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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이진희는 지금 윤도훈의 한 손에 안겨 있는데, 마음이 이상하게 안정되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안정감이 자기를 감싸고 있는 것만 같았다.

처절한 싸움이 지척에서 벌어지고 있음에도 윤도훈의 품에 안겨 있으니 마치 다른 세계에 있는 것만 같았다.

일단 품을 떠나면 아비규환의 지옥이지만, 품 속은 고요한 항구 같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는지 주위는 마침내 평온해졌고, 이진희는 두 다리가 바닥에 닿는 것이 느껴졌다.

이윽고 한 쌍의 아름다운 눈이 움츠러들며 또 다른 방향의 사람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검은 옷은 입은 닌자들이 모두 시체로 변해 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인도 거의 비슷했다.

무릎이 부서지고 두 다리가 거꾸로 비틀어져 꿇은 채 일본도가 정수리부터 땅바닥에 꽂혀 땅에 박혔다.

한 눈에 내다보면, 땅에 꽂혀 버린 시체들이 줄 지어 있었다.

쓰읍-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강슬기, 이성하, 제작진, 배역들 그리고 웨딩숍 사람들까지 영혼이 전율하는 것만 같았다.

여전히 윤도훈을 향한 원한을 품고 있는 강슬기를 제외한 다른 여성들은 우뚝 서있는 윤도훈의 모습을 보며 경외하고 추앙하는 눈빛을 드러냈다.

“이게 진짜 고수지!”

“왠지 모르게, 섬뜩하기 보다는 오히려 속이 후련한 걸!”

“모르겠어? 우리가 모두 염하국 국민이라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너무 멋있어! 카리스마 쩔어!”

“어쩐지 아내가 연예인보다 예쁘더라! 저 정도는 돼야 이런 남자와 어울릴 수 있는 거겠지?”

바로 이때 음산하기 그지없는 소리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허허허…… 한낱 제작진의 무행이 이런 엄청난 고수였다니.”

소리에 따라 시선을 돌려보니, 왜소한 모습의 사람 한 명이 갑자기 호수에서 뛰어나와 언덕에 떨어졌다.

도포를 입고 있는 이 사람은 두 칼을 짊어진 채 매서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다.

“난 무행이 아니다!”

윤도훈은 상대방을 쳐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상관없다. 어차피 넌 죽을테니.”

왜소한 남자가 삼엄하게 말했다.

그는 말하다 문뜩 뭔가 떠오른 듯 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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