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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화

허공에 나타난 얼굴을 보고서 이진희는 하마터면 넋을 잃을 뻔했다.

그동안 윤도훈 따라서 이 세상에 말도 안 되는 많은 일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망정이지 아니면 이미 쓰러졌을 것이다.

이때 거대한 얼굴이 이진희를 향해 선의의 웃음을 자아내면서 웃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매우 섬뜩하기만 한 웃음이었다.

“괜찮아. 나 너 살려주려고 그러는 거야. 나쁜 사람 아니야.”

거대한 사람의 얼굴은 한 줄기 허영으로 변해 이진희와 직접 소통하기 시작했다.

“너 뭐야... 사람이야? 귀신이야?”

이진희는 의심쩍은 표정으로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쪽 말로 하려면 귀신이 맞지. 내가 이곳의 주인이야. 근데 내가 정확히 누구인지는 나도 이미 잊어버렸어. 하도 오랜 시간 동안 갇혀 있는 바람에...”

상대는 마치 흐느끼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꽤 평온해 보이는 느낌이었다.

그런 그를 마주하면서 이진희는 서서히 긴장이 풀려갔다.

여하튼 귀신이든 뭐든 소통을 할 수 있고 다른 원령들의 악한 기운도 없었으나 말이다.

“이곳의 주인이라고? 왜 나를 살린 거야?”

이진희는 마음을 추스렀지만 여전히 그에 대한 경계심이 가득했다.

“악령의 소굴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수많은 유혼과 영혼의 에너지로 가득 차 있어. 내가 바로 이곳에서 가장 강력한 영혼이거든. 넌 나를 ‘악령의 주인’이라고 불러도 돼. 그리고 내가 널 구한 이유는 너랑 손을 잡고서 싶어서 그런 거야. 여기서 살게 해줄 테니 나 좀 데리고 가줘. 어때?”

기대의 빛을 띠면서 악령의 주인은 이진희를 향해 웃으며 물었다.

그 말을 듣고서 이진희는 눈이 몇 번 반짝이고 마음속으로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이윽고 상대의 말에 따라 대화를 이어갔다.

“어떻게 하면 여기서 널 데리고 나갈 수 있어? 또 어떻게 하면 난 여기서 네 도움으로 살 수 있는 거야?”

악령의 주인은 웃으면서 말했다.

“어렵지 않아. 의식적으로 저항하지 않으면 돼. 영혼 속으로 들어가게 하고 잠시 너의 영혼과 융합하면 넌 여기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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