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지나 거실로 들어가 보니 안색이 좋지 않은 중년남성이 젊은 남자하고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남성은 유지오와 서준영이 들어오는 걸 확인하고는 젊은 사람한테 물러나라는 손짓을 하고 몸을 일으키더니 웃으며 그들을 맞았다."지오야, 얼른 들어와. 콜록콜록, 어서 여기 와서 앉아."그에 유지오가 얼른 그 앞으로 다가가 차를 건네주었다."천수야, 너 병세가 더 악화한 거 아니야?"그러자 중년남성이 손사래를 치고는 차를 홀짝이며 말했다."더 이상 악화할 것도 없어. 그리고 이건 며칠 전 찬 바람은 쐰 바람에 기침이 좀 난 것뿐이니까 괜찮아."유지오가 한숨을 쉬고는 서준영을 소개해 주었다."참, 내가 전에 얘기했지? 서준영 씨라고 의술이 대단한 분이셔. 오늘 너 몸 상태 봐주시러 오셨어."그에 안천수가 서준영을 보고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서준영 씨, 안녕하세요. 지오한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용산 그룹 어르신을 살려주셨다고요. 이렇게 젊은 분이실 줄은 몰랐네요."서준영이 악수를 하며 옅게 웃었다."아니요, 아니요. 운이 좋았을 뿐이죠."안천수가 서준영한테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한 후 유지오를 향해 말했다."지오야, 서준영 씨까지 모셔 올 필요 없었어. 이거 고질병이라서 의술이 좋은 의사들도 지금 다 손을 들었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이분 모시고 다시 가."그 말을 들은 유지오가 다급하게 말했다."천수야, 나 믿고 서준영 씨한테 맡겨 봐봐. 이분 의술은 병원에서 날고 기는 의사들도 못 따라가. 전에 다리가 끊어진 사람을 다시 걸을 수 있게 만드는 걸 내가 이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니까!"안천수는 유지오의 열변에 어쩔 수 없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유준영 씨, 부탁 좀 하겠습니다."그러자 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사실은 볼 필요도 없습니다. 안 과장님은 병 같은 게 아니라 안 좋은 기운이 몸속에 흘러들어서 그런 것뿐입니다."유준영은 안천수를 본 순간부터 이미 그가 아픈 원인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다. 그건 병 같은 게 아니었
서준영은 손을 들어 날아오는 주먹을 한 손으로 잡은 후 천천히 힘을 주었다. 그러자 남자가 비명을 질렀다."아파, 아파!""그만 못해! 당장 내 아들 손 놔!"안천수가 일어서서 외쳤고 유지오도 옆에서 서준영을 말렸다."준영 씨, 여기는 천수의 아들인 안성호예요. 이만 놔주세요. 부탁드립니다."그에 서준영이 천천히 손을 풀자 안성호가 얼른 뒤로 물러섰다. 그러고는 자신의 주먹을 어루만지며 서준영을 노려보며 물었다."사기꾼 새끼가 감히 우리 집에서 사기 치려고 해? 죽고 싶어?"그에 유지오가 얼른 설명했다."성호야, 이분은 내가 모셔 온 거다. 너희 아버지 병 봐주시려고 온 거야.""흥."안성호가 유지오한테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지오 삼촌. 하지만 삼촌, 저희 아버지 병을 이런 사기꾼한테 보게 하다뇨! 제가 이미 의사한테 연락했어요. 제세당의 방은호 선생이라고. 삼촌도 들은 적 있으실 거예요.""제세당의 방은호 선생이라고?"유지오는 그 이름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안성호가 그 방은호 선생을 찾을 줄은 몰랐기에."맞아요."안성호는 저릿한 손을 몇 번 털더니 서준영을 한번 째려보고 안천수를 향해 말했다."아버지, 제가 제세당 방은호 선생한테 연락을 넣었으니 곧 도착할 겁니다. 방은호 선생만 있으면 그 고질병을 이번에야말로 다 고치실 수 있을 겁니다!"그에 안천수는 몇 번 기침을 한 후 안성호의 어깨를 두드리며 웃었다."그래, 그래. 역시 아들밖에 없다."안성호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서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사기꾼 새끼가 왜 아직도 안 꺼지고 있어? 당장 우리 집에서 꺼져!"유준영이 안성호의 싸가지 없는 태도에 혼을 내주려고 하자 유지오가 손을 잡으며 그를 제지했다."준영 씨, 저희는 이만 갑시다."유지오의 낮은 목소리에 서준영도 할 수 없다는 듯 떠났다. 자신이 해줄 충고는 이미 다 해준 상태였고 들을지 말지는 그들 몫이라고 생각했다.안성호는 서준영의 뒷모습을 보며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생각했다.그도 태권도
“정말요? 방 선생님, 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안천수는 두 손을 모으고 연신 감사 인사를 올렸다.안성호도 곧바로 입을 열어 감사 인사를 올렸다.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고마움에 어찌할 줄 모르는 두 사람에 방은호는 절레절레 손을 내저어 보였다. “아닙니다.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하는 건 원래 저의 직책입니다. 하지만 안 과장님 몸속에 습기가 너무 많아 침을 맞고 제거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예, 예. 모두 방 선생님 말씀만 따르겠습니다.”안천수는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입꼬리가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그는 활짝 웃으며 방은호를 내당으로 안내했다.그때, 서준영이 그들의 발걸음을 가로챘다. “침을 놓는 것은 안 됩니다. 침을 놓는다면 안 과장님은 그대로 피를 토하고 의식을 잃을 것입니다…”“그게 무슨 헛소리야!”방은호는 버럭 화를 내며 서준영의 말마디를 끊어버리고는 안천수와 함께 내당으로 향했다.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낮게 한숨을 내쉬고는 더 말하지는 않았다.안성호는 내당으로 들어간 방은호와 자신 아버지의 뒷모습이 더는 보이지 않자 별안간 고개를 돌리고는 서늘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향해 입을 열었다. “당장 꺼지지 못해? 꼭 내가 사람을 불러 널 쫓아내야겠어?”서준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보이고는 몸을 돌려 유지오와 함께 정원을 빠져나와 다시 차에 돌아왔다.유지오는 어색함과 수치심에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어 고개를 푹 떨군 채 연신 사과만 할 뿐이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서 도사님. 저도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서준영은 유지오를 진정시키기 위해 고개를 저으며 담담히 다독여 주었다. “아니,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이런 풍수, 현술 같은 건 원래 미신이라 여겨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유지오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일단 먼저 서 도사님을 모셔다드리겠습니다.”하지만 유지오의 예상과는 달리 서준영은 전혀 떠나려는 생각이 없어 보였다. “급할 것 없어.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유지오가 고개를 갸우뚱거리
안성호는 잠깐 멈칫하더니 급히 외쳤다. “맞아! 서준영이라면 반드시 아버지를 구할 수 있을 거야.”안성호는 몸을 돌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서준영을 붙잡을 기세였다.이를 본 방은호는 코웃음을 치며 안성호를 꾸짖었다. “그 사기꾼은 의술의 의자도 몰라. 그런데 무슨 수로 네 아버지를 구한단 말이냐. 서준영이 안 과장님을 구한다면 나, 방은호, 이제 의사 가운을 벗어 던지련다.”“성호야, 내 말을 들어라. 인제 그만 애쓰고 아버지 후사나 준비하란 말이다.”“비켜! 이 돌팔이야!”계속 자신의 앞에 막아서는 방은호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 안성호는 방은호를 밀쳐내고 정원으로 뛰쳐나갔다.문 앞에 도착해 보니 유지오의 차가 아직 문 앞에 세워져 있었다. 이를 본 안성호는 구세주라도 본 듯 크게 기뻐하며 급히 뛰어가 유리창을 두드리며 외쳤다. “삼촌, 삼촌! 서 도사님 아직 계시죠?”유지오는 눈앞에 나타난 안성호를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뒷좌석에 앉아있는 서준영을 돌아보았다.‘설마, 정말 서 도사님 말대로 된 건가?’유지오는 다급히 차 유리창을 내리고 안성호에게 상황을 물었다. “성호야, 무슨 일 있어?”그때, 안성호는 뒷좌석에 눈을 감고 수양하는 서준영의 모습을 보고는 다급히 외쳤다. “서 도사님, 아버지께서 피를 토하시고는 의식을 잃었습니다. 제발 저의 아버지 좀 구해 주십시오. 제가 이렇게 간절히 빌겠습니다.”그러나 서준영은 여전히 말없이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이에 유지오가 낮은 목소리로 서준영을 깨웠다. “서 도사님, 일어나십시오.”그때, 서준영이 어슴푸레 눈을 뜨고는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버지를 구해달라고? 아까는 사기꾼이라고 안 믿는다며? 왜 이제야 나한테 와서 이러는 거지? 지오야, 이만 가자.”서준영의 말에 유지오는 잠시 망설였지만 어쩔 수 없이 서준영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유지오가 차에 시동을 걸자 안성호는 더욱이 다급해져 차 유리창을 꽉 붙잡으며 울부짖었다.“서 도사님, 전엔 제가 잘못했습니다
먼저 유지오더러 안천수를 부축하여 정원 마당에 눕히도록 하였고 서준영이 정원 마당을 에둘러 한 바퀴를 돌아다니며 모든 방의 구조를 살폈다.그리고 다시 정원에 돌아온 서준영은 주위의 벽 모서리에 있는 막돌들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살을 한껏 찌푸렸다.한 편, 옆에서 이 모든 걸 구경하던 방은호는 그러한 서준영을 싸늘한 목소리로 비웃었다. “왜? 치료할 줄 모르겠지? 지금이라도 빨리 솔직하게 말해. 나중에 들통나면 더 창피할 테니까.”그때, 안성호가 황부, 검은 개 피와 절의 향재를 들고 헐레벌떡 뛰어왔다.“서 도사님, 분주하신 물건들 모두 구해왔습니다.”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향재를 정원의 네 모서리에 뿌리고 모든 방에도 조금씩 뿌려주었다.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은 안천수 앞에 다가왔다.아까부터 안천수를 부축하고 있던 유지오의 이마는 이미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 “서 도사님, 이제 무얼 하면 됩니까?”서준영은 유지오에게 이제 더이상 말하지 말도록 눈짓하였다. 이윽고 손가락을 모아 허공을 가리키자, 안성호의 손안에 있던 황부가 갑자기 공중에 떠오르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정원에 네 모서리의 막돌들 위로 떠 올랐다.그리고 동시에, 안천수의 눈앞에도 한 장의 황부가 떠올랐다.이것만으로도 현장에 있던 유지오, 안성호와 방은호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충분했다. 이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 믿기지 않는 듯 눈앞의 광경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세상에!’‘이건 대체 무슨 수법이란 말인가.’이윽고 그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서준영이 허공에 손을 휘릭 그으니 그릇에 담겨있던 검은 개 피가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대로 공중에 떠올랐다. 그러고는 서준영의 손길에 따라 각기 5장의 황부위에 떨어져 정체 모를 난해한 부문을 남겼다.진택부!서준영의 4단계의 기를 단련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었다면 한꺼번에 그려낼 수 없는 것이었다.이윽고 서준영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진!”그 때, 휙휙 하는 소리와 함께 5장 중 4장의 황부가 네 개의 막돌 위
현재의 방은호는 정말 너무 후회되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내면의 교만함과 완강함 때문에 결코 눈앞에 일어난 일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흥! 이런 속임수들로 나를 속이는 건 어림도 없어!”방은호는 코웃음을 치고는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 “오늘 내가 겪은 수모는 반드시 열 배로 갚아주마!”말을 마치고 방은호는 손을 털며 발길을 돌려 정원을 빠져나갔다.안천수와 안성호는 성에 차지 않은 듯 계속하여 서준영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성호야, 네가 서 도사님과 지오를 모시고 나가서 밥 한 끼 대접해 드려라.”안천수의 부름에 안성호는 재빨리 응했다. “네, 아버지.”서준영도 그들의 호의를 거절하지는 않았다. 확실히 치료하기 위해 많은 영기를 소모했기 때문에 영기를 보충하기 위해 잘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안천수에게 몇 마디 더 당부하고 몇 가지 약을 처방해 준 뒤 치료비로 600만 원어치를 받았다. 그러고는 유지오와 안성호와 함께 정원을 빠져나왔다.정원에서 나온 뒤, 서준영은 다시 한번 안성호에게 신신당부했다. “살기는 제거되었지만 그래도 이사를 가는 것이 좋을 거야. 지하에 음택이 있어 사람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지금은 문제가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야.”“알겠습니다. 서 도사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따르겠습니다.” 안성호는 존경 어린 눈빛으로 서준영을 우러러보았다.현재의 서준영은 안성호에게 있어서 정말 우상과도 다름없는 존재였다.누가 감히 서준영을 욕보인다면 안성호가 가장 먼저 나설 기세였다.차에 오른 뒤.서준영은 영기를 토해내며 물었다. “성호야, 아까 보니 싸움 솜씨가 있어 보이는데 전에 배운 적 있어?”안성호는 서준영의 물음에 멋쩍게 웃어 보이며 머리를 긁적였다. “전에 학교 무술 동아리에서 태권도를 배운 적 있습니다. 제가 부회장이기도 하고요.”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오히려 안성호는 무언가 생각 난 듯 흥분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그, 서 도사님,
“젠장! 넌 또 누구야? 저리 비켜!”권봉석은 불같이 화를 내며 상대방에게 붙잡힌 손을 빼내려 하였다.하지만 상대의 손은 마치 커다란 쇠집게마냥 자신의 손을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고 자신 역시 꼼짝도 할 수 없었다.“흥.”서준영은 콧방귀를 끼고는 손의 힘을 풀었다. 그러자 관성에 의해 권봉석이 크게 비틀거리며 한참 뒷걸음질 치더니 그대로 털썩하고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그때, 한편에서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보던 안성호는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하지만 곧이어 표정을 거두고는 냉담하게 비웃었다. “권봉석, 인제 보니 너도 별거 아니네.”“젠장!”권봉석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꽉 쥐고는 안성호와 서준영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너희들 딱 기다려.”말을 마치자 권봉석은 재빨리 몸을 돌려 도망쳤다.권봉석의 곁에 있던 섹시한 옷을 입고 요염한 화장을 한 여자만이 홀로 덩그러니 남겨졌다. 그녀는 무뚝뚝한 얼굴로 그저 지그시 안성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더니 입을 열고 안성호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안성호, 너 미쳤어? 너 권봉석이 누군지 몰라?”“권봉석이 누군지 내가 알 바야?”안성호 역시 화가 나 버럭 소리를 질렀다.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날카로우면서도 시큰둥한 눈빛으로 안성호를 바라보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바보 같으니라고. 내가 알려줄게. 넌 이제 죽었어. 권봉석을 건드렸으니, 당신들 이제 다 죽은 목숨이라고.”말을 마치자, 여성도 곧바로 몸을 돌려 권봉석의 뒤를 쫓아갔다.권봉석의 뒤를 쫓는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안성호는 분한 듯 주먹을 휘둘렀다. 안성호의 얼굴은 수치스러우면서도 분한 기색이 역력했다.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전 여자친구?”안성호는 깊이 심호흡하며 이를 갈았다. “전 저딴 천한 인간은 모릅니다.”그 뒤, 세 사람은 함께 룸안으로 들어왔다.술을 몇 잔 들이켠 후, 서준영의 수법에 넘어가 버려 술을 한가득 들이부은 안성호가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서 도사
“젠장! 네 이놈 자식 대체 어디에서 나온 자신감이야?”권봉석이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 “다들 멈춰! 먼저 이 자식한테 맛 좀 보여줘야겠어. 오늘 이 자식 얼굴을 뭉개놓지 않으면 난 이제 권봉석이 아니다.”말이 끝나자, 한편에서 안성호를 때리던 사내들이 일제히 몸을 돌려 싸늘하게 웃으며 매섭게 서준영을 노려보았다.안성호는 여전히 바닥에 누운 채 얼굴은 피범벅이 되어 너무나도 아픈 나머지 일어날 힘조차 없었다. “권봉석! 너 이 자식 준영 형님은 건드릴 생각하지 마. 그렇게 잘났으면 나만 때리라고.”“걱정하지 마. 좀 이따 다시 잘 모셔줄 테니까.”권봉석이 코웃음을 쳤다.그 시각, 5, 6명의 사내는 이미 주먹을 들어 서준영을 향해 휘둘렀다.유지오는 아까부터 옆에서 이 모든 과정을 바라보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유지오는 알고 있었다. 이 사람들은 서준영에게 얻어맞기 위해 작정한 인간들이라는 것을.그 때문에 유지오도 굳이 나서지는 않았다.아니나 다를까 서준영이 눈도 들지 않고 손을 들어 올려 쓱 흔들어 보이자, 식탁 위에 있던 젓가락 몇 개가 순식간에 벼락이 치듯 빛의 속도로 빠르게 터져 나왔다.픽픽하는 소리와 함께 그 사내들의 주먹은 이미 젓가락에 의해 뚫려 피범벅이 되었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광경은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그때, 몇몇 사내가 주먹을 움켜쥐고는 바닥에 주저앉아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바닥에 누워있던 안성호는 그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마음속으로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준영 형님…정말 너무 강한 것 아닌가.영화 속의 장면보다도 더욱 짜릿하고 소름이 끼쳤다.만약 자신이 이 수법을 배운다면 정말 그야말로 무적 아닌가.이 장면은 동시에 권봉석도 그대로 얼어붙게 했다. 자신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을 건드린 것을 눈치채자 재빨리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서준영이 손을 들어 올려 의자 하나를 집어 그대로 룸의 입구로 던져버렸다.그 의자는 정확히 권봉석을 가격했고 권봉석은 그대로 정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