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말에 안중헌은 더는 뭐라 할 수 없었고 그냥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점점 멀어져가는 지프차를 보며 서준영에게 사과했다.“서 신의님, 죄송합니다. 못 볼 꼴을 보여드렸습니다.”그 말에 서준영은 담담하게 웃어 보이며 답했다.“소령님이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 일은 소령님 탓이 아니니까요.”그러자 안중헌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서 신의님, 사실 모르시는 부분이 있는데. 나서진 대장이 전에는 저렇지 않았어요.”“네? 그게 뭔 말씀이죠?”서준영이 의아해하며 물었다.그러자 안중헌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먼 곳을 바라보더니, 추억에 잠긴 듯했다.“3년 전 일이죠. 저도 예전에 강운시 그림자 팀에서 부대장으로 있었어요. 저희 할아버지가 저에게 마련해주신 체험이라고 보시면 되죠.”“그때 나서진은 대대장이었어요.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친절하고 화끈했고요. 생활적인 부분에서나 업무적인 부분에서 매 사람의 기분도 다 신경 써주는 스타일이었어요.”“근데 한 사건 때문에 나서진이 크게 변했죠. 괴팍해지고, 난폭해졌으며, 남을 믿지 않게 됐어요.”서준영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뭔 일이요?”그러자 안중헌이 한숨을 내쉬었다.“3년 전에도 정보 작전이었어요. 백상국에서는 우리를 겨냥하며 파괴 계획을 세웠고, 그들은 정예 스파이를 강운시로 파견시켰어요.”“나서진은 윗선의 명령대로 8명의 소대를 데리고 스파이를 없애는 업무를 하게 되었죠.”“하지만 정보작전에 문제가 생겼어요. 상대 스파이 소대 실력을 무시했던 탓에 나서진이 데리고 갔던 소대 6인이 사망했어요. 두 분은 식물인간으로 되었고 현재도 혼미 상태고요.”“나서진은 자기 경험과 실력을 발판으로 삼아, 다친 몸을 뒤로 하고 그 심하게 상한 두 명을 데리고 돌아왔죠. 근데 다른 6인의 시체는 영원히 적수들 쪽에 남아있게 되었어요. 1달 동안 시체가 걸려 있다가 그 뒤로는 그냥 불에 태워 없어졌어요.”여기까지 말하던 안중헌의 눈에는 분노가 가득 찼고 주먹을 꽉 쥐었다!이것은 지울 수
서준영이 회사로 가는 도중 하연우의 회사.정인호의 사무실.그는 다리를 꼬고 앉아 아침 뉴스를 보며 놀라서 소리쳤다.“허재웅이 죽었다고? 어떻게 죽은 거래?”이윽고 옆에 비서가 답했다.“구체적인 건 잘 모릅니다. 한진 그룹 쪽에서 이미 사람을 시켜 강운으로 가 모든 현장의 정보를 차압했습니다.”“허재웅의 사망 소식에 관해서는 다른 정보는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진 그룹에서 일하는 친구의 말을 들어보면 잔인하게 맞아 죽었다고 합니다! 가슴 쪽 갈비뼈도 거의 끊어지고, 심장도 고장 난 상태라고 하는데 아마 사람에 의해 밟혀 죽은 듯합니다.”“밟혀 죽었다고? 허재웅이 누구한테 미움 산적 있어?”정인호는 궁금하다는 듯 물으며 신문을 내려놓았다.그러자 비서가 머리를 저으며 답했다.“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날 저녁 업소 직원의 봤던 정황에 따르면, 두 명의 남성이 허재웅의 룸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렇게 얼마 안 지나 허재웅의 비명이 들려왔고, 그 뒤로 허재웅이 죽은 거라고 합니다.”“그 두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했어?”정인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러자 비서는 핸드폰을 꺼내 들며 몰래 찍은 몇 장의 사진을 보여줬다.“이건 업소 직원이 몰래 찍은 사진입니다. 상대방이 룸에 들어가는 뒷모습과 나오는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여기 옆모습도 한 장 있습니다.”“사진은 제가 이미 다 사들였으니 저희 손에만 있습니다.”정인호는 핸드폰을 받아들며 자세히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 사람, 서준영 닮지 않았어?”“서준영이요?”비서가 미간을 찌푸리며 자세히 보더니 답했다.“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대담하진 않을 거 같은데요?”그 말을 듣던 정인호도 얼굴색이 굳어지더니 한참을 생각 후 다시 입을 열었다.“현장 CCTV는?”비서가 웃으며 답했다.“당당하지 못하게 장사를 하는 업소라 CCTV 같은 건 없을 것입니다.”“그럼 한진그룹 쪽은 누굴 보낸 거야? 어떻게 할 예정인데?”정인호가 이어서 물었다.
준성그룹 로비 앞에서 임현우는 10여 명의 수하를 데리고 줄 서서 제복 차림의 댓 명의 행정관리국 사람들과 대치하고 있었다.현장은 긴장한 분위기가 감돌았다.황인범도 어두운 안색으로 서서 몇 번이고 주먹을 날리려 했지만, 임현우에 의해 저지당했다.황인범은 거기 있는 사람 중에서 주먹 실력이 가장 뛰어나, 마주하고 선 공무원들을 때려눕히는 건 사실 식은 죽 먹기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주먹으로 일 처리 하는 시대는 아니었다.임현우가 웃음기 싹 뺀 얼굴로 의뭉스럽게 물어봤다.“맹 과장님, 우리는 분명히 필요한 절차랑 서류 다 갖췄어요. 합법하지 않다는 게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검은 정장을 한 눈앞의 남자는 손가락으로 안경을 올려 쓰면서 옅은 미소를 지었다.“임 사장, 그건 우리 행정국에서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겁니다. 내가 합법하지 않다고 하면 합법하지 않은 거예요.”임현우는 한층 차가워진 말투로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맹 과장님, 그게 대체 무슨 뜻입니까?”예전 같으면 공무원이고 뭐고 주먹질부터 시작했을 임현우였는데, 지금은 준성그룹 사장이라는 타이틀이 그를 변화시켰다. 현재 신분과 위치는 무슨 일이든 결과를 생각하고 움직이게 했다. 게다가 서준영도 몇 번이고 이전같이 조직에서 하던 대로 하면 행동하면 안 된다고 얘기했었다. 뭐든 법에 저촉되는 일은 하지 말고 따르는 후과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이다. 임현우가 지금 참을성 있게 맹 과장을 대하는 것도 그 선을 지키고 있는 것이었다. 맹호민은 뒷짐을 지고 가식적인 웃음을 지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별 뜻 없습니다. 절차대로 공무를 집행하겠다는 말이고, 준성을 조사하겠다는 말입니다. 석 달 영업정지를 통보하는 바이고, 새로 절차를 밟고 서류제출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벌금 12억도 제때 납부하세요.”“그리고 임 사장, 내 기억에서 당신 건달생활하고 그랬는데 이렇게 사람이 하루아침에 달라지나? 준성그룹 사장이 되더니 사람이 달라 보이네. 내가 순간 착각할 뻔했어. 이렇게 뻔뻔스럽게 행동하니까
“대표님.”임현우는 서준영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흥분해서 얼른 맞이했다.서준영은 머리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고는 고개를 돌려 맞은편에 있는 맹호민 등을 쳐다보았다. 맹호민도 그 시각 서준영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물었다.“누구신지?”“이 회사의 대표 서준영이라고 합니다.”서준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조용히 답했다.맹호민은 듣자마자 바로 깨닫고 웃으며 말했다.“아, 서 대표님이네요, 실례합니다. 대표님이 친히 왔으니 다시 한번 행정관리국의 결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잠시만요, 거기 결정 같은 건 급하지 않아요. 지금 급한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하겠어요.”서준영은 차갑게 맹호민의 말을 끊었다.“무슨 일을 말하는지?”맹호민은 미간을 찌푸리며 서준영이 무슨 일하려는지 몰랐다.서준영은 웃으며 말했다.“귀가 어두운 것 같네요. 맹 과장님은. 저는 방금 저희 직원이 모욕당하는 걸 들었어요. 맹 과장님이 저희 직원들에게 사과하기를 요구합니다. 설마 못 들은 건 아니죠?”그 말에 현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냉기가 서렸다.임현우와 이윤도 서준영이 나서주니 자신감이 넘쳐서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맹호민의 얼굴은 어두운 빛이 돌았고 흉측한 표정을 하고 냉소적으로 말했다.“서 대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요.”“몰라요?”서준영은 어이없어하며 말했다.“그러면 제가 다시 한번 알아듣게 말씀드리죠. 방금 당신이 내뱉은 말은 저의 직원에게 모욕감을 주는 말이었으니 사과해요.”말하면서 서준영은 이윤에게 오라고 손을 저었다.“윤이, 나와 봐.”이윤은 바로 나와서 공손하게 서준영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대표님.”서준영은 이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맹호민에게 말했다.“이들도 사람입니다. 하물며 이윤이 나쁜 짓을 한 적이 없는데 잡아야 처넣어야 한다는. 그런 말은 실례죠. 그리고 이 사람들 본성이 나쁘지 않아요, 올바른 길로 가려고 애쓰는 애들이고요. 오히려 맹 과장이 금방 문지기라고 해서 저는 매우 불쾌합니다. 사람은 다 자존심
분노의 소리가 울리자 부하들이 바로 차압 딱지를 들고 대문에 붙였다.이윤이 바로 달려들어 찢으려고 하자 서준영이 그를 막았다.“붙이게 해.”“대표님, 이거...”이윤은 이해가 안 됐다. 더 많은 것은 맹호민에 대한 분노였다.너무 사람을 업신여겼다!서준영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물었다.“맹 과장, 나의 예측이 맞는다면 진강오가 오라고 한 거지?”이 말을 듣자 맹호민의 눈빛이 멈칫하더니 바로 소리쳤다.“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진강오가 누군지 나는 모른다! 너희 회사를 차압하는 것은 여기 회사가 문제 있다고 제보를 받았기 때문이야! 당신 다른 사람을 연루시키지 마!”서준영은 담담하게 웃었다. 금방 맹호민의 눈빛 변화에서 이미 답을 찾은 그는 맹호민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맹 과장, 내가 충고를 하나 해주는데, 누구에게 이용당하지 말죠. 이 차압 딱지, 붙이긴 쉬워도 도로 떼려고 하면 쉽지 않을 거라서.”“어렵다고? 어렵기는 뭐가 어려워. 이 차압 딱지는 당신이 나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는 한 평생 뗄 생각을 말아.”맹호민이 소리쳤다. 그 말을 들은 임현우 등의 얼굴에는 모두 초조함과 분노의 기색이 서렸다. 듣다 보면 맹호민은 고의로 그들의 회사를 겨냥한 것이 분명했다. “맹 과장, 당신 이렇게 하는 게 진짜 합법한 건가?”“이봐요, 맹 씨! 우리도 고소할 수가 있어. 당신 조심해!”“C발! 분명히 다른 사람이 맹 과장을 내세워서 시킨 거야 이건. 고의로 여기를 겨냥한 거야!”그들은 분노에 차서 싸우지 못해 큰 소리로 외쳤다.맹호민은 입에서 피를 토해내며 사나운 표정으로 말했다.“허! 그러면 또 뭐 어때서? 오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나의 동의가 없이는 이 차압 딱지는 누구도 못 떼!”“그래?”갑자기 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맹 과장, 똑같이 그 말을 돌려주지. 만약 우리 직원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당신이 딱지를 떼려고 해도 가능하지 않을 거야.”“떼기는 개X!”맹호민은 소리쳤다.“누가 와도 내가
최요섭은 예의고 뭐고 없이 차갑게 말했다.“기 국장! 밑에 있는 사람들 단속을 어떻게 하길래 갈수록 저렇게 함부로 행동하고 다녀?”기상철은 최요섭의 말에 안색이 변하였고 무슨 용무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 허허거리며 말했다.“최 실장, 무슨 일인지 말을 해줘야 알지. 이렇게 문제로 물으면 내가 알 길이 없잖아. 혹시 우리 사람들이 최 실장을 화나게 했어?”최요섭은 어이없어하면 이번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말해주었다.“기 국장. 나 솔직히 말해줄게. 서 대표, 일반 사람이 아니야! 시장님이 나보고 시간 내서 음식 대접하라고까지 한 사람이라고. 더 중요한 건, 내가 요즘 많은 정보를 입수했는데 서 대표와 안호철 어르신이 깊은 관계가 있다는 거지. 그 어르신이 손녀사위라고 생각하고 있대! 이 일은 기 국장이 알아서 잘 처리해! 만에 하나 그게 안 되면 내가 볼 때, 당신 국장 자리는 누군가 대체하지 않을까 싶어.”최요섭이 차갑게 말했다. 한순간, 기상철은 중압감을 크게 느꼈다. 빌딩 입구에서 발걸음을 멈춰 선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최 실장, 당신 이거 나를 속이는 건 아니지?”“내가 왜 속여? 빨리 가서 해결부터 하라고!”최요섭은 말을 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기상철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그제야 반응하고 몸을 돌려 기사에게 말했다.“빨리! 준성그룹으로 가! 빨리!”...준성그룹의 입구.서준영이 전화 통화를 마치자, 맞은 편에 선 맹호민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비웃으며 말했다.“아이고, 서 대표. 어느 최 실장님한테 전화를 걸었을까? 혹시 뭐 강운시 비서실장 그 최 실장님은 아니겠죠?”이 말이 나오자 맹호민 옆에 있던 부하들이 모두 하하 크게 웃었다.“맹 과장님, 무슨 그런 농담을 하십니까? 저 인간이 무슨 최 실장님을 안다고?”“그러게, 최 실장님이 어떤 분인데? 아무나가 알 수 있는 인물은 아니죠.”“최 실장님이 그를 알고 있으면 제 머리를 떼서 축구를 하게 내어줄게요!”맹호민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서 대표, 들
노발대발하는 소리를 들은 맹호민은 흠칫 놀라더니 바로 머리를 돌려서 쳐다봤다.기상철을 확인한 순간, 맹호민은 깜짝 놀랐고 바로 비굴하게 앞으로 다가가서 공손하게 말했다.“기 국장님,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습니까?”“그걸 나한테 물어? 내가 오지 않으면 맹 과장 너 큰 사고를 쳤어!”기상철은 노발대발했다.“전화가 최 실장님한테까지 갔어! 너 말 좀 해봐, 도대체 무슨 바보짓을 한 거야!”‘뭐라고? 최 실장님에게 전화가 갔다고?’맹호민은 너무 놀라서 몸을 떨었다! 기상철의 입에서 나오는 최 실장님이 누가 또 있겠는가? 분명히 시장의 옆에 있는 그 분일 것이다.맹호민은 머리를 홱 돌려 의자에 앉아 수박을 먹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온몸에서 식은땀이 흐르며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설마? 저 녀석이 진짜 최 실장님을 안다고?’그리고 이때 기상철은 상을 치른 표정을 하는 맹호민을 쳐다보지도 않고 서준영을 향해 걸어가서 겸손하게 물었다.“실례합니다만, 어느 분이 선준영 대표입니까?”“접니다.”서준영은 손에 든 수박껍질을 버리고 손을 닦으며 담담한 눈빛으로 앞에 서 있는 기상철을 바라보았고 기상철은 두 손을 내밀며 정중하게 웃으며 말했다.“서 대표, 오래전부터 많이 들었는데, 과연 듣던 바와같이 훌륭한 분이네요. 어쩐지 최 실장님이 그렇게 마음에 들어 하시더라.”서준영은 웃으며 말했다.“기 국장님 별말씀을, 최 실장님께서 부르셨어요?”기상철은 웃으며 머리를 끄덕이었다.“맞아요, 최 실장님의 설명을 듣고 바로 왔죠. 서 대표 걱정하지 말아요. 이 일은 내가 제대로 잘 처리할 것입니다.”서준영은 머리를 끄덕이었다. 기상철은 즉시 몸을 돌려 뒷짐을 지고 굳은 얼굴로 호통쳤다.“맹호민, 굴러들어 와!”맹호민은 놀라서 온몸을 떨면서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움츠리며 기상철의 앞으로 와서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기 국장님.”팍!기상철은 맹호민의 뺨을 한 대 쳤고 그의 얼굴은 바로 일그러졌다!“맹 과장이 사람을 데리고 서 대표 회사를
그 말에 맹호민은 몸을 떨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살기 어린 미소를 띤 서준영을 흘끔 쳐다보았다. 맹호민은 속으로 몇천 번이고 욕을 씨불였지만, 억지웃음을 짜내며 속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다.“서 대표, 아니, 아니 서 선생님. 모두 오해입니다.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에요. 이것 봐요, 이 딱지 내가 바로 찍어낼게요. 우리 한 번만 봐줘요.”“네, 네. 서 대표님, 눈 딱 한 번만 감아주세요.”“오해에요. 다 오해에요. 같은 편인 줄도 모르고 저희가.”“서 대표님. 저희가 사과드리겠습니다. 한 번 넘어가 주세요.”맹호민 뒤에 선 부하직원들이 똑같이 얼굴에 미소를 띠고 간사하게 용서를 구했다.이윤은 어이없는 듯 불쑥 내뱉었다.“하, 인제 와서 뭘 봐줘? 아까는 그 누가 와도 못 뗀다고 하던 사람들이.”“그러니까! 맹 과장, 아까 그렇게 오만방자하더니 그 기세는 다 어디 사라졌대?”“문지기 개라고 욕하던 사람이. 맹 과장도 직장에서는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어대는 별수 없는 아랫사람이네.”경비원들은 비웃음을 되갚아주며 맹 과장을 비난했고, 귀에 들리는 말에 맹호민은 안색이 시커멓게 변했다. 얕잡아 보던 깡패들한테 그런 소리를 들으니 속이 말이 아니게 언짢았다. 그러나 서준영 앞이니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부들부들 치만 떨었다.최 실장한테 직접 통화를 할 수가 있고 기 국장이 직접 나서주는 인물이면, 본인이 터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님을 알고도 남는다. 맹호민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당할 수밖에 없었다.“서 대표. 내가 직접 이 딱지를 뜯어낼까요? 그게 좋겠죠?”맹호민은 계속 웃는 얼굴로 물었고 서준영은 차갑게 답했다.“안 좋은데요.”맹호민의 낯빛은 보기 안쓰럽기까지 했다. 기상철이 미간에 힘을 살짝 주더니 미소를 짜내며 물었다.“서 대표, 이 사람이 어찌하면 되겠어?”서준영은 웃으며 말했다.“맹 과장이 아까 전 언행에 대해 우리 직원들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세요.”맹 과장은 꿇으라는 말에 즉시 대노하며 소리쳤다.“이봐, 서 씨! 너무한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