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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헛소리 지껄이지 마!”

신세희의 말을 들은 허영이 벌떡 일어나며 신세희를 노려보았다.

임지강 역시 신세희에게 가까이 다가가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찌르기라도 할 듯 삿대질하며 말을 이었다.

“이 염치도 없는 년이, 어디 부끄러운 줄 모르고...”

“슥-”

부소경은 어느샌가 짧지만 날카로운 단도를 꺼내 들고 서 있었다. 4, 5센티미터에 불과한 단도는 한없이 시린 냉기를 뿜어내고 있는 듯했고, 위에는 한 방울의 피도 묻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신세희를 가리키고 있던 임지강의 손가락은 툭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부소경의 동작이 어찌나 빠르고 깔끔했는지, 손가락을 잘린 당사자가 미처 그 고통을 느낄 새도 없었다.

임지강이 알아차렸을 때 부소경은 이미 신유리의 귀를 손으로 막고 아이를 품에 가둬 신유리가 그 잔인한 장면을 보지도, 듣지도 못하도록 한 뒤 신유리를 안고 자리를 빠져나왔다.

이때 임지강의 처절한 울부짖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 내 손가락, 내 손가락이 잘렸어...”

부소경은 이미 방을 벗어난 뒤였다.

그는 품에 안긴 신유리를 밖에서 지키고 있던 엄선우에게 맡겼다. 그에 엄선우가 긴장하며 물었다.

“대표님, 무슨 일입니까?”

부소경이 제법 다정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별거 아니야.”

그는 이제 6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두려워할까, 그것이 걱정 될 뿐이었다. 부소경은 자기 딸에게 트라우마를 남겨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부소경은 꼬마 숙녀인 신유리가 이미, 이런 장면에 퍽 익숙해져 있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엄마를 따라 도망치던 5년 동안, 아이는 큰 세상은 보지 못했지만, 엄마를 지키기 위해 꽤 자주 다른 사람과 싸움에 휘말리곤 했다.

그래서 지금 이 상황에서도, 신유리는 전혀 두려움을 느끼고 있지 않았다.

신유리는 오히려 해맑은 태도로 부소경에게 말했다.

“아빠, 잘 때렸어요! 그 망할 임씨 영감탱이, 내가 진작에 때려버리고 싶었는데. 이번엔 준비가 잘되지 않았으니까, 다음엔 내가 갈고리를 두 개 가져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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