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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부소경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온한 모습으로 들어왔다.

사과도, 그 어떤 변명도 없이. 조용히 다시 자리에 앉았다.

“가만히 서서 뭐 해? 빨리 내 손가락 좀 찾아봐...”

임지강은 감히 부소경에게 아무것도 따지지도 못하고 멍해 있는 허영을 향해 호통을 쳤다.

허영은 그제야 꿇어앉아 끊어진 손가락을 찾기 시작했다.

이내 창백해진 손가락을 찾아낸 허영이 말했다.

“찾았어... 여보, 찾았어요.”

“버려요!”

부소경이 명령적인 어투로 말을 툭 내뱉었다.

“들어와!”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밖에서 건장한 사내가 들어왔다. 공항에서 임씨 집안 사람들을 호송하던 용병 중의 한 명이었다.

“대표님, 부르셨습니까?”

용병이 공손한 태도로 부소경에게 묻자, 그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임 사장 사모님 손에 있는 잘린 손가락, 물고기 먹이 하게 한강에 던져버려.”

잔인한 말을 내뱉는 그의 얼굴에는 어떤 감정도 섞여 있지 않았다.

그러나 오히려 그 무표정함은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금방까지 부씨 집안과 반씨 집안의 이야기를 전했던 서씨 집안 어르신도 부소경의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이때, 허영이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

“부... 부 대표님. 갑자기 이렇게 화를 내시면... 지강 씨는 딸을 교육하는 차원에서... 세희를 어떻게 하겠다는 게 아니었어요. 부... 부 대표님, 저희가 잘린 손가락을 가지고 병원으로 가 붙일 수 있게, 한 번만 봐주세요...”

“지금 당장 손에 들린 손가락을 가져다 한강에 버려!”

부소경은 허영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평온한 눈빛으로 용병에게 명령했다.

“네, 대표님!”

그러자 용병은 곧 부소경의 명령에 따라 허영의 손에서 손가락을 빼앗아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룸을 나섰다.

“내 손가락...”

그 모습을 보며 임지강이 울부짖었고 허영과 임서아는 공포에 떨며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방금까지 잔뜩 기고만장해 있던 임서아는 두려움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 아버지를 위해 부소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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