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죠!맞냐고 묻잖아요!"이 순간 민정아는 더 이상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고, 그녀의 감정은 거의 폭발해 버렸다.구서준이 그녀를 꽉 껴안지 않았다면, 민정아는 울면서 땅에 쓰러졌을 것이었다.부모님!그들을 20년 동안이나 부모님이라 불렀는데, 이 감정을 그녀가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도대체 어떻게!어떻게 이들을 버릴 수가 있겠는가!하지만, 버리지 않는다면?20년 동안 그들은 그녀에게 상처만 주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상처.그녀가 지금까지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이유는 그녀가 신세희를 만났기 때문이다.신세희가 그녀의 영혼을 구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게 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한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민정아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아마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죽음을 맞이했겠지.혼자 울고 웃으며 민정아는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부터 나 민정아는 당신들과의 관계를 단칼에 끊어 버릴 거에요, 당신들은 더 이상 내 부모가 아닙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남이에요!"이내 민정아는 지친 듯 군 구서준에게 말했다. "서준씨, 사촌 오빠. 가요""정아야..." 민정연 아버지는 이내 다급히 민정아를 불렀다."저희는 이제 남이라고 했잖아요. 제발 저 좀 그만 부르세요.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를 때마다 구역질만 난다고요!"20년을 키운 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자니 두 사람은 가슴이 저려왔다.하지만 그들이 뭘 할 수 있겠는가?20년 동안 키웠지만 처음부터 목적을 가지고 키운 것이고, 게다가 이 아이에게 말도 안되는 말을 강요하며 어려서부터 자신은 언니 민정연의 부속품이라는 것을 그녀에게 세뇌 시켰는데, 이 아이가 어찌 그들을 증오하지 않겠는가?하지만 증오는 증오인 것이고, 어쨌든 그들은 자신의 친딸을 위해 고개를 숙여 빌어야 했다."정아야, 우리가 너를 20년 동안 키우면서 너는 부모 곁에서 컸지만 네 언니는 부모가 있어도 부모 옆에서 자라지 못했어, 제발 한 번만 살려줘, 응?"살려줘?20년 동안 자신
"네???" 민정아가 놀라 말했다.서준명도 구서준을 쳐다보았다.솔직히 말해서, 서준명 역시 민정연에게 화가 났다. 민정연 부모님이 오랫동안 자신을 속인 것에 정말 화가 났지만, 민정연이 20년 동안 서가 집에서 같이 살았고, 그들은 정말 형제자매처럼 컸기에 서준명은 사실 민정아의 이런 결정에 찬성이었다.확실히 근묵자흑, 근주자적은 맞는 말이다.민정아는 매일 신세희와 함께 놀면서 은연중에 그녀는 신세희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다.그 순간 서준명은 자신의 사촌 민정아에게 매우 감탄했다. 자신의 진짜 사촌 동생은 민정연보다 훨씬 더 넓은 아량을 가지고 있었다.그런데, 그는 구서준이 갑자기 부소경에게 알리겠다고 할 줄 몰랐다.구서준은 이미 부소경의 휴대전화 번호를 눌렀고, 이 때 부소경은 회의실로 회의하러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최근 가성섬을 점령하기 위해 긴박하게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매일 오전마다 측근들과 정기 회의를 한다.사실 정기 회의라기보다는 그냥 진행 상황 회의에 더 가까웠다.이런 중요한 회의에 들어가려는 찰나 구서준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보고 그는 사람들에게 "조금만 기다려줘, 전화 좀 받을게"라고 말했다.그는 곧 한적한 곳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이 자식아! 무슨 일이야!""삼촌…" 구서준은 말끝을 흐렸다.사실 부소경이 민정연을 구서준에게 처리하도록 시킨 것은 구서준이 부소경에게 먼저 맡겨 달라고 했기 때문이었다."삼촌, 이번엔 민정연 그 년을 가만두지 않을 거지! 기왕 손보기로 했으면 그 여자 나에게 넘겨줘! 내가 어떻게 농락하는지 지켜봐! 조의찬 그 자식도 싫다한 여자였는데, 걔는 나한테도 시집올려고 우리 정아를 거의 죽일 뻔했어.이번에는 삼촌이 그냥 봐주겠다고 해도,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죽느니만 못하게 만들겠어.""너가 원하는 대로 해, 난 사실 그 여자가 어떻게 죽던 관심은 없어. 그냥 그 여자가 다신 시끄럽게 못하게 하면 돼!" 그때 당시 구서준은 이렇게 부소경에게 부탁을 했었고, 부소경은 하고싶은
"민정아를 아니까." 부소경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민정아는 애초에 신세희처럼 마음이 여린데 자신의 사촌 언니와 자신을 오랫동안 키운 부모님이니 애증과 원한이 뒤섞여 있는 게 정상이지." "…"삼촌이 이렇게 똑똑하고 한눈에 모든 일을 꿰뚫어볼 수 있다는 걸 난생처음 알았다.역시 그는 부씨 가문의 강력한 기둥이다."그래서 삼촌, 그…. 내 체면 좀 세워주시면 안 될까, 이번에 민정연을 한 번만 더 봐줘..." 구서준이 머쓱해하며 말했다."이 자식아." 부소경의 말투는 여전히 무미건조했다.사실 이것은 별 큰 일이 아니다.그는 의연하게 말했다. "너가 그 여자 잘 관리해, 나중에 또 무슨 일이 일어나면 네 책임이야.""응! 고마워 삼촌" 구서준은 부소경의 말투에서 자신의 체면을 세워준 것이란 걸 알 수 있었다.한시름 놓은 그는 민정아와 서준명 두 사람을 보고는 웃으며 미소를 지었다."어휴, 이 사촌 남매는 어쩜 그리 원수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거예요, 어쨌든 난 이 둘의 이런 정 많은 성격이 맘에 들긴 해요."구서준이 둘을 사촌 남매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서준명은 애정 어린 눈빛으로 민정아를 바라보았다. "정아씨... 저는 정아씨가 내 사촌 동생인 줄도 몰랐네요. 예전에 서운하게 한 적이 있다면 부디 용서해 주세요. 이 사촌 오빠가 어떻게 보상해 줬으면 좋겠나요?"사촌 여동생을 이제야 찾았으니 서준명은 정말 기뻐했다.이럴 때 민정아가 뭘 요구하던 들어줄 게 뻔했다.그러나 민정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사촌 오빠, 혹시 저를 디자인 부서로 옮겨 줄 수 있을까요? 저는 가방끈이 짧아 건축 디자인은 할 수 없다는 건 잘 알아요. 저는 단지 세희씨의 조수가 되고 싶어요. 뭔가 건축을 공부할 때 마다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냥 기술을 하나 배우고 싶어요."사촌동생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자 서준명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일단 나랑 집에 갈까요?" 서준명이 말했다.민정아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부소경이었다.항상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던 부소경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 그는 몸에 얼음이라도 두른 듯 차갑고 싸늘했다.하이텐션이던 룸 안은 순식간에 어색한 공기가 돌았고,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부소경을 보자 벌떡 일어섰다.룸 안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신세희가 놀라 물었다. "여보, 여긴 어쩐 일이에요?"그녀도 매우 신나게 잘 놀고 있었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줄곧 음악을 좋아했다.다만 지금까지 딱히 그녀가 노래할 일이 없었고, 특히 임지강의 집에 가면 임지강이 그녀의 노래하고 피아노 치는 취미를 꺾었다.임 씨 집에는 피아노가 있지만, 그것은 그저 장식품이었다.때때로 임지강이 연주할 때도 있지만, 신세희가 듣기엔 피아노 치는 소리가 깨진 징을 치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다.반대로 신세희는 피아노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데도 그냥 묻어버렸다.오늘 동료들이 함께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자고 하자 신세희는 너무 즐거워 어린아이처럼 팔짝 뛰었다.아무튼 이 시간 동안 그녀는 정말 재밌게 놀았다.그녀는 아버지의 유골을 가지고 돌아왔고, 어머니의 생사는 알 수도 없지만, 사실 그녀에게 있어서는 한 가닥의 희망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녀는 지금 좋은 근무 환경에서 일하고 있고, 동료들은 모두 우호적이고 화목하며 분위기도 매우 좋았다.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녀와 부소경의 관계가 안정되었다는 것이다. 그 둘은 지금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모든 것이 만족스러웠고, 정말 행복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점점 더 명랑해지고 있었다.지금 신세희는 송주혁과 듀엣으로 ‘나에게 넌, 너에게 난’을 부르고 있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이 노래에 가장 잘 어울린다.송주혁은 나이는 매우 어리지만 훈훈해서 이 노래와 잘 어울렸다.심지어 신세희는 친남매처럼 송주혁의 어깨에 한쪽 팔을 얹고 있었다.그런데 이 때 부소경이 쳐들어온 것이다.게다가 싸늘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송주혁은 겁에 질려 당장이라도 오줌을 지릴 것 같았다. 그는 급하게 어깨를 움츠리며 구석으로
"…" 신세희는 말이 없었다.자신이 냄새 알레르기 있다는 것은 스스로 알고 있었다. 이상한 냄새를 맡으면 안 되며 특히 코를 찌르는 향수 냄새는 맡으면 숨이 막혀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자신한테 언제 피부가 알레르기가 생겼을까?자신은 왜 모를까?신세희는 호기심에 가득 찬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남자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남자는 여전히 냉담한 표정이었다. "네가 그렇게 가까이서, 침이 튈 수도 있는 거리에 있는데! 위생은 신경 쓰지도 않고, 세희한테 알레르기가 일어나면 너가 책임 질거야?""…"신세희와 함께 일한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그는 신세희에게 피부 알레르기가 일어난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신세희는 그렇게 연약한 사람이 아니었다.너무 억울해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지만 감히 울지도 못했다.그는 부소경이 손을 뻗어 신세희의 손을 잡고 끌고 나가는 것을 빤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는 신세희를 끌고 나가며 잔소리를 했다. "자기가 몸이 안 좋은 걸 모르는 거야? 젊은 애들이나 가는 노래방이나 따라 가고 말이야?""그게… 저는 올해 스물일곱도 안 됐어요.""너 그렇게 노래 못 부르면, 뱀 나오는 거 알아 몰라!""저기... 소경 씨, 저... 노래도 잘 부르고 피아노도 칠 줄 알아요, 그… 우리 고향에 갔을 때 제가 말했었잖아요. 소경 씨… 기억력이 안 좋아진 거 아니에요?"이에 부소경은 "흥!" 하고 냉소하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신세희도 말이 없었다.이렇게 억지스럽게 고양이가 쥐를 잡는 것처럼 신세희는 부소경에게 억지로 노래방에서 끌려 나오게 되었다.문을 나서면서 신세희는 룸을 향해 소리쳤다. "내가 살게, 내가 살게."그러고는 부소경에게 끌려갔다.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벙어리가 된 듯 서로 멍하니 쳐다만 보았다. 이렇게… 위기가 지나간 것인가?새로 들어온 민정아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다들 집에 갑시다. 괜찮아요."그제야 벙어리가 됐던 사람들은 비로소 긴장을 풀었다."놀라 죽을 뻔했다. 빨리 가요." 그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요 반 년 동안 그가 늘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이 바로 그녀를 벌하는 것이었다.지금까지 그녀는 그가 벌을 주고 있는 거라는 생각은 자주 했었다.하지만 오늘에서야, 이 순간이 되어서야 신세희는 무엇이 진짜 벌인지 알게 되었다. 밤새도록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그녀는 그의 야성을 두 눈으로 보았다.그의 야성은 남성의 사람들이 보고 두려워하는 그런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야성이 그녀에게 발동되자, 정말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 놓을 것 같았다.다음날 아침, 그녀는 이미 침대에서 내려올 힘이 없었다.그도 늦잠을 잤다.어젯밤에 계속 그렇게 달려들었더니 그도 확실히 피곤했다.오히려 그녀가 그보다 더 일찍 깨어났다.자신의 팔을 베고 잠든 남자를 바라보던 신세희는 문득 그가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하루아침에 그의 그 소유욕, 그 횡포, 그 억지를 알게 되었다.그가 베고 있는 팔이 저리고 시큰했다.신세희는 화가 나 죽을 것 같았다!화가 나 눈을 부릅 뜨고는 자신의 옆에 있는 남자를 노려 보았다.하지만, 정말 무섭긴 했다.하룻밤 사이에 그녀는 그에게 완전히 정복당했다.그녀는 팔을 그의 머리 밑에서 빼내기 귀찮아서, 그냥 그렇게 그에게 베개로 받친 채, 다른 팔로 가볍게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는데, 그의 머리카락이 매우 단단한 것이 그의 성격과 같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그의 빽빽하고 단단한 머리에 닿자, 신세희의 마음은 갑자기 온화해졌다.그가 평생 가장 아꼈던 것은 바로 그의 어머니였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난 지 6년이 되었다.이 6년 동안, 그는 줄곧 혼자였다.모든 사람들이 알듯이 그는 냉혈하고 정이 없어서 지금까지 사람들과도 친하게 지내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의 친아버지 와도 정을 나누지 않았다.하지만 그 누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속마음을 알 수 있겠는가?그녀와 신유리가 돌아온 그 날부터 그는 매일 시간이 되면 칼 퇴근을 한 후 그녀를 데리러
부소경은 힘들어 뻗어버렸다.신세희의 잔소리도 듣지 못한 채 그저 그녀의 품에서 잠이 들어버리고 말았다.그것도 모자라 몸을 뒤집더니 한 손으로 그녀의 팔을 잡았다.“응, 다 네 거야. 다 너 줄게.”부소경이 중얼거렸다.“뭐라고요?!”신세희는 뜬금없었다.부소경이 계속 중얼거렸다.“내가 만들어 놓은 세상, 다 당신 거야. 아, 그리고 우리 유리도, 당신이랑 유리꺼야.”“....”신세희는 저도 몰래 달콤해졌다.그녀는 부소경의 머리를 콕 찌르며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누가 당신이 만들어 놓은 세상을 달래요! 먹지도 못하고 마시지도 못할걸! 난 당신이면 돼요! 나랑 유리는 당신이면 된다고요! 우리 세 가족이 항상 함께 할 수만 있다면 고생 좀 해도 괜찮아요. 나 엄청 참을성이 강해요. 고생도 할 수 있어서 당신과 유리 먹여 살릴 수도 있다고요. 날 만만하게 보지 마요. 우리 가족이 영원히 함께할 수만 있다면 내가 두 사람 먹여 살려도 돼요.”신세희는 자기가 돈을 벌어 두 사람을 먹여 살릴 상상을 하니 웃음이 나왔다.‘어젯밤처럼 날 가만두지 않으면 내가 나가 일이나 할 수 있겠어?’신세희는 일하는 것도 좋지만 유리의 옆에 있는 것이 더 좋았다.신세희는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덧 출근 시간이 다가왔다.바로 이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들려온 벨 소리에 그녀는 부소경이 잠에서 깨기라도 할까 봐 깜짝 놀라 전화를 꺼버렸다. 그러고는 부소경의 머리 아래로 살며시 팔을 빼고서 몸을 일으켜 그녀의 셔츠와 휴대폰을 들고 방을 나갔다.디렉터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신세희는 디렉터가 아마 어젯밤 노래방에서 발생한 일을 물을 거로 생각해 급히 옥상으로 올라와 다시 전화를 걸었다.“저기, 디렉터님. 어제는 죄송했어요”신세희가 미안한 마음을 담아 말했다.전화기 저편에서 디렉터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어제 뭐요? 난 아무것도 모르는데. 나 아침부터 대표님한테서 연락받았어요. 대표님이 그러시는데 오늘 아침 6시쯤 큰 오더를
‘나 지금 무뢰한이랑 대화하고 있는 거야?’신세희는 기가 막혀 부소경을 바라보았다.부소경은 진지했다. 표정을 보아하니 평소와 다른 점이 없었다.“당신...”신세희는 말이 안 나왔다.부소경은 신세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내가 뭐?”“난 당신이 내 출근을 반대하는 줄 알고 오늘 회사 안 나가려고 했어요. 우리 디렉터님한테 욕먹을 준비도 했다고요. 그런데 지금 와서 회사에 가라고요?”열 받은 신세희는 쌀쌀맞게 웃었다.부소경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언제 회사 나가지 말라고 그랬어?”“....”확실히 부소경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전날부터 오늘까지, 아침에 나눈 대화를 빼고는, 어제 노래방에서도 별말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어젯밤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냥 본인이 그렇게 느꼈다.그냥 혼자서 얻은 결론이었다. 그 상황에 신세희는 그런 줄로 생각했다.“이 무뢰한 같은 사람!”신세희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찐빵 하나를 집어 부소경의 입에 밀어 넣었다.신유리는 그 모습에 웃음이 터져버렸다.“아빠, 지금 너무 귀여워. 엄마한테 혼나고 아무 대꾸도 못 하잖아. 우리 아빠 성격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 엄마도 더 많이 많이 사랑하는 거지? 그렇지?”부소경은 머리를 끄덕였다.“....”신유리가 계속 물었다.“맞다, 아빠. 나 틱톡에서 아내 바보라는 말을 봤는데. 그게 무슨 뜻이야?”부소경은 인내심 있게 신유리의 말에 대답했다.“음, 지금 엄마 아빠처럼, 아빠가 엄마한테 혼나도 대꾸도 못 하는 사람을 아내 바보라고 그래.”“....”‘저 입 확 막아버리고 싶어.’“나 오늘 운전 못 해요. 나랑 유리 데려다줘요.”“그래.”부소경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신세희는 급히 식사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었다. 몸이 불편한지라 그녀는 오버핏의 캐주얼한 옷을 찾아 입었다. 거울 앞에 선 그녀는 목덜미의 키스 마크를 보더니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다시 하이넥 후드로 갈아입었다. 캐주얼한 패션에 똥머리를 묶은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