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까지 알고 있어?” 민정아는 차갑게 웃었다. “너와 네 친아빠 엄마... 도대체 나한테 뭘 숨기고 있는 거야?” “너... 날 구해주기만 하면 다 알려줄게.” “그래, 구해줄게.” 민정아는 승낙했다. 전화를 끊고 민정아는 복잡한 표정으로 서준명을 바라봤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저... 저희 엄마 아빠가...” “그쪽이 제 친 사촌동생일 수도 있겠네요. 민정연은 신분을 위조한 거고.” 서준명이 민정아의 말을 끊었다. 구서준은 굉장히 기뻐했다. “잘 됐네, 준명아, 우리 안 그래도 친한데 더 친해지겠다.” 서준명은 따뜻하게 민정아를 불렀다. “정아 씨...” 민정아는 전혀 기뻐하는것 같지 않았다. 이 갑작스러운 변화가 그녀를 힘들게 했다. 특히 자기 친부모님들이 이미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그녀는 갑자기 이 세상이 너무 쓸쓸하게 느껴졌다. 이 상류사회에는 너무도 많은 사기와 더러운 행동들이 넘쳐났다. 서가 네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부모님과 언니까지 신분을 위조한다고? 정말 웃긴 상황이었다. 그제야 민정아는 왜 신세희가 부소경과 결혼한 지 그렇게 오래됐음에도 쉽게 그 얘기를 꺼내지 않는지 알 것 같았다. 신세희는 항상 자기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녀는 이미 갖은 고난과 수모를 겪었기 때문이었다. 민정아는 진실을 알고 싶었다. 그리고 진실을 알게 된 후에는 신세희처럼 그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민정아는 서준명을 멀리하고 싶었다. 민정아는 구서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구 대표님...” “왜 또 구 대표님이라고 불러요, 남편이라고 부르라니까요.” 구서준은 민정아를 더욱 힘껏 끌어안았다. 민정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여보, 절 빈민촌에 있는 지하 여관으로 데려다주세요.” “민정연을 구하러?” 구서준이 물었다. “그냥 진실을 밝히러 갈 뿐이에요.” “나도 가지.” 서준명이 말했다. “그래, 지금 가자!” 구서
그녀는 그저 살짝 웃었을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차량은 굉장히 빨리 지하 여관 앞에 도착했다. 같은 새벽시간, 같은 자리에 서서 이번에는 민정아가 문 앞 쓰레기통에 놓인 민정연의 바지를 발견했다. 민정아는 민정연을 하나도 동정하지 않았다. 차에서 내려 그녀는 구서준, 서준명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이때 마침 여자 사장도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민정아를 보자 사장은 화들짝 놀랐다. “민... 민 아가씨... 어째서 이런 누추한 곳에 귀한 분들께서...” 사람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던가. 고작 3일 내로 눈앞의 이 여인은 죄수로부터 여왕이 되어있었다. 민정아는 눈길도 주지 않고 물었다. “민정연은요?” “그... 안에... 있습니다. 그... 근데 아가씨, 혹시 구하러... 오신 건가요?” 사장은 울상이 된 얼굴로 말했다. 민정아는 차가운 미소로 응답했다. “안 그럼요?” 여자 사장은 간곡히 간청했다. “아가씨, 전에 아가씨께서 끌려오셨을 때 제가 아가씨를 받고 빚을 청산해 준 건 정말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쪽은 확실히 저한테 2억을 빚졌는걸요. 여기 세 가족의 지장이 찍힌 계약서도 있습니다. 억울한 사람 붙잡아두고 있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민정연 씨를 데려가더라도 2억은 갚으셔야죠?” “맞는 말이네요. 돈을 빌렸으면 갚는게 응당한 도리죠. 전 그저 얼굴 한번 보러 왔을 뿐입니다. 묻고 싶은 게 있어서. 만약 정말 데리고 나가야 할 일이 생긴다면 그땐 돈을 꼭 갚도록 하죠.” “그러니까 얼른 절 민정연한테 데리고 가세요” 민정아는 소리를 질렀다. 사장은 전전긍긍해서 어쩔 바를 몰라 했다. “저... 아가씨, 저 여자 꼴을 보고 절 너무 탓하지 마세요. 원래는 좋은 가격에 팔려고 했거든요, 그래야 빨리 돈을 청산하니까. 근데... 쟤 처음이 아니래요... 값어치가 안나가는 애라고요...” “뭐라고요?” 민정아가 물었다. “자기가 직접 얘기한 거예요. 자긴 값이 안 나가니까 풀어달라고. 열여덟
어두운 불빛 아래 민정연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있었고 열몇 명은 되어 보이는 남자들이 그녀를 누르고 있었다. 실외에는 줄을 서있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인지 매우 거칠어 보였다. “살... 살려줘. 부탁이야.” 지금의 민정연에겐 아무런 존엄도 남아있지 않았다. 비록 좀 전까지만 해도 서준명은 그녀를 욕하고 증오했으나 이런 처참한 모습을 보니 연민의 감정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남성 서 씨네 서준명이 여기서 지켜보고 있는 한 저 여자 털끝 하나라도 건드려봐. 너희뿐만 아니라 너네 일자리도 다 없애버릴 테니까.” 서준명은 갑자기 호통을 쳤다. 자리에 있던 남성들은 서준명의 기세에 눌려 모두 도망가 버렸다. 그중 누군가가 말했다. “저... 전 돈을 냈는데...” “꺼져!” 서준명은 발로 그 사람을 문밖으로 차버렸다. 그 후 누구도 찍소리도 못 냈고 5분내로 모든 남성들이 자취를 감췄다. 세 사람은 그렇게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민정연을 바라볼 뿐이었다. “정아야, 대충 몸 좀 가릴 옷이라도 줄 수 있을까?” 민정연이 물었다. “미안, 스카프를 가져오지 않아서. 너한테 옷을 사줄 돈도 없네.” 민정아가 차갑게 대답했다. 그녀는 확실히 돈이 없었다.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은 가짜 부모님에게 다 뺏겼고 휴대폰마저 뺏겨버렸으니 돈이 어딨겠는가. 원수를 구하기 위해 약혼남에게 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민정아는 이미 민씨네 가족들한테 철저히 마음을 돌린 상태였다. 민정연은 서준명을 바라봤다. “오빠...” “난 이제 네 오빠가 아니야.” 어쩔 수 없이 민정연은 침대 커버를 벗겨 두 남자 앞에서 자신의 몸을 가렸다. 두 남자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으려고 몸을 돌렸다. 민정연은 침대 커버를 몸에 두르고 나서야 민정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나... 너네랑 함께 가도 돼?” “안되지!” 뒤에 서있던 여자 사장이 큰소리로 호통쳤다. “데려가는 건
"돈 갚을 방법이 생각났어요." 민정아가 불쑥 입을 열었다."말씀하세요." 여사장은 여전히 민정아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우리 민가는 집에 단독 저택을 하나 가지고 있어요. 아마 못해도 4억은 하지 않을까 싶어요. 민정연의 부모님이 그 단독 저택은 원래 민정연 재산이어서 지금 그 집을 팔면 아마 4억 정도는 받아서 돈을 충분히 갚을 수 있을 거라 했어요. 그 날 저한테 머리를 맞은 배상 값까지 충분한 액수이죠.""그게 사실인가요?" 여자가 물어왔다."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민정연이 의아한 듯 물었다. 이에 민정아는 경멸 섞인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언니가 알 길이 없지, 이게 부모가 있는지 없는지의 차이 아니겠어? 우리 부모님이 사실은 언니 진짜 부모님이었지만, 그래도 나도 20년 동안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어, 어렸을 때 이 사실을 알려주시고, 날 데리고 가서 직접 청소도 했었지, 남성 서북쪽에 작은 마을에 있는 저택이야.시골집은 원래 돈이 안되지만그 저택은 그래도 값이 꽤 나가지.""아니! 민정아, 대체 너 무슨 생각이야? 너 설마 우리 부모님과 나의 마지막 남은 머물 곳까지 팔려는 거야?" 민정연이 질타하는 말투로 물었다.이에 민정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너…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민정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여사장이 급히 말했다. "가! 당장 얘 부모를 데려와서, 이 딸 좀 데리고 가라고 그래, 이런 여자는 필요 없어. 저리 치워. 난 그 저택을 가져야겠어!"이에 부하들이 즉시 움직였다."…""정연 언니, 설마 자기가 돈을 흥청망청 다 써 놓고 다른 사람한테 계산하라고 할 생각은 아니지? 만약 그런거라면 그냥 여기서 죽어버리고, 그게 아니라면 그 집을 팔아 돈을 내!" 민정아가 말했다."민정아! 너 지금 돈 없는 거 아니잖아, 너 구서준한테 시집도 갈거면서 뭘 더 원하는 거야! 구서준이 흘린 돈만 해도 날 구하고도 남았잖아!""내가 내 원수를 구하겠어?" 민정아가 말했다."... 그럼
민정연의 아버지는 죽을 상을 하고는 말했다."네 부모님이 비행기 사고 때문에 돌아가신 건 네 사촌오빠 준명이도 알잖니."뒤에 있던 서준명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아 씨, 당신 부모님이 돌아가신 건 비행기 사고 때문이었어요. ""그런 거라면… 왜 우리 신분을 바꾼 건가요?" 민정아가 수상한 듯 물었다.그녀는 이내 눈물을 터트렸다.사실 그녀는 서가의 부귀 영화를 부러워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단지 삼촌과 숙모의 행동에 너무 실망한 것이었다.민정아의 눈물에 삼촌의 얼굴에는 죄책감이 떠올랐다.그는 민정아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그녀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민정아의 친아빠 민효충과 민정연의 친아빠 민효형은 쌍둥이 형제였다. 하지만 그들은 어릴 때부터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민효충은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고, 대학원을 다니던 중 동기인 아내, 즉 서준명의 이모를 만났다.뜻이 잘 맞던 두 사람은 외국의 한 연구소에서 일하다 시간이 흘러 서로 감정이 생긴 후에야 남성으로 돌아와 결혼식을 올렸다.민효충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남성에 있는 고향으로 돌아와 결혼을 하려 할 때 쌍둥이 동생 민효형도 연애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민효형의 연애 상대는 그와 같은 공장에 다니는 평범한 노동자였다.형과 형의 여자친구가 박수 속에 귀향하는 것을 보자 민효형은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어려서부터 그는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엄마 아빠는 그 둘에게 똑같은 기회를 제공했고, 받는 용돈도 똑같았다. 심지어 형 민효충은 동생에게 자신의 용돈을 주기도 했다.하지만 동생은 여전히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사업이 잘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다행히 형과 동생은 사이가 매우 좋았다.두 형제는 같은 날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심지어 두 형제의 아내가 아이를 임신한 날도 불과 반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그해 민효충 부부는 남성에서 출산을 준비하고 있었다.민효충의 아내가 아이를 낳은 후 그 부부는 완전히 귀국해 남성에 있는 연구소에 취직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가장 아끼던 큰아들과 큰며느리가 비행기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들은 일흔이 넘은 노부부는 그 충격과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갑작스레 심장병으로 두 사람이 함께 세상을 떴다.이렇게 원래 3대, 8식구였던 민씨 가족은 순식간에 네 식구만 남게 되었다.그중에는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두 잃은 생후 7개월 된 아기도 있었다.당시 서씨 가족은 서울에 있었고, 서준명의 부모님은 당시 외국에 나가 있었기 때문에 이 7개월 된 아기는 잠시 삼촌과 숙모가 돌보고 있었다.그러나 당시 민효형의 아내는 아이를 낳은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었는데, 둘이 먹기엔 젖이 부족했다. 그녀는 이기심에 먼저 자신의 아이를 충분히 먹이고는 이 생후 7개월 된 아기에게는 남은 것만 주었다.민정아가 한 살 반이 되었을 때도 그녀의 몸집과, 몸무게는 이제 막 한 살이 된 민정연이랑 똑같았다.심지어 민정아는 민경연보다 키가 크지도, 민정연만큼 튼튼하지도 않았다.뿐만 아니라 민효형과 아내는 원래도 잘 살지 않았는데, 민효형의 아내가 두 아이를 혼자 키워야 했기에 도저히 일을 나갈 수 없어 민씨네 살림살이가 어려워졌다.그래서 그들은 생활은 한없이 궁핍했다.이렇게 궁핍한 생활이 6년간 이어졌고, 민효형의 아내가 심지어 이 민정아를 다른 집으로 보내 버리려던 찰나에 서가 사람이 왔다.서준명의 어머니가 조카를 보러 온 것이다.그리곤 그녀는 이 민씨 부모에게 말했다."요즘 생활이 많이 힘든 거 알아요. 제가 제 조카를 데리고 서가로 가서 키우고 싶은데, 만약에 동의한다면 제가 남성에 집을 한 채 드릴게요. 그리고 시골에 작은 저택도 마련해 드릴게요. 그렇게 하면 생활이 어느정도 보장될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나이가 들면 그 집을 딸에게 물려주고, 두 분은 시골에 내려가서 지내면 될 거예요.""그게…" 민효형은 처음엔 아이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이 두 아이 다 그가 키운 아이였다. "우리가 아이를 또 볼 수 있을까요? 얘는 우리 형과 형수의 유일한 핏줄이에요!"그러자
"하하하!" 민정아는 여기까지 듣더니 갑자기 폭소를 터트렸다.그러더니 그녀는 비꼬면서 말했다."제가 이제 당신들을 엄마, 아빠라고 불러야 하나요, 아님 숙모라고 불러야 하나요, 그것도 아니면 원수라고 불러야 하나요?" "정아야, 우리는…" 민정연의 아버지가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우리는 그래도 널 진심으로 아꼈었잖니.""나를 아꼈다고요?" 민정아가 따지고 들었다. "어릴 때부터 나더러 나는 하녀이고, 당신들 친딸 민정연은 여왕이라더니, 이게 날 아낀거예요?그것도 아니면 어릴 때부터 내가 민정연의 부하라고, 언니가 하는 일이 옳든 그르든 내가 나서서 언니 대신 싸워야 한다고 가르쳤던 것?나를 아껴서 나더러 언니가 안어울린다고 버린 옷을 입으라고 한 거예요? 나를 아꼈다면, 당신들은 대체 왜 나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죠?나를 아꼈는데 왜 내가 거리에 자란 들풀처럼 웃자라게 뒀냔 말이에요! 이게 다 당신들이 나를 아끼는 방식인가요?""정아아, 너는 어려서부터 공부를 못했어…" 민정연의 아버지가 무안해하며 대답했다."제가 어려서부터 공부를 못 한 건 당신들이 마작을 시키거나 밥을 지으라고 시켰기 때문이죠."민정아는 계속해서 비난했다. "좀 더 커서 내가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뭐라고 했어요?난 공부 할 필요 없다고, 내 사촌 언니가 명문가 아가씨여서 나중에 남성에서 제일가는 명문가 부씨네로 시집갈 거니, 그때 반드시 나를 데리고 출세할 거라고!그 사촌 언니가 적어도 부씨 가문에서 고위 관리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줄 거라고. 당신들이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나에게 세뇌 시킨 것 아니에요!""..." 이에 두 부모는 할 말이 없어졌다."이젠 다 알겠어요. 제가 나중에 커서 하루는 당신들이 의심쩍어 친자 확인을 할까 봐, 그게 두려워서! 어렸을 때부터 저한테 그렇게 교육시킨 거겠죠.제가 완전 멍청이로 큰다면!친자 확인은 생각도 못 할 거니까요, 맞죠?!"사실 그 부모는 정확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그래서 그들은 뭐라 변명할 말이
맞죠!맞냐고 묻잖아요!"이 순간 민정아는 더 이상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고, 그녀의 감정은 거의 폭발해 버렸다.구서준이 그녀를 꽉 껴안지 않았다면, 민정아는 울면서 땅에 쓰러졌을 것이었다.부모님!그들을 20년 동안이나 부모님이라 불렀는데, 이 감정을 그녀가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도대체 어떻게!어떻게 이들을 버릴 수가 있겠는가!하지만, 버리지 않는다면?20년 동안 그들은 그녀에게 상처만 주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상처.그녀가 지금까지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이유는 그녀가 신세희를 만났기 때문이다.신세희가 그녀의 영혼을 구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게 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한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민정아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아마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죽음을 맞이했겠지.혼자 울고 웃으며 민정아는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부터 나 민정아는 당신들과의 관계를 단칼에 끊어 버릴 거에요, 당신들은 더 이상 내 부모가 아닙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남이에요!"이내 민정아는 지친 듯 군 구서준에게 말했다. "서준씨, 사촌 오빠. 가요""정아야..." 민정연 아버지는 이내 다급히 민정아를 불렀다."저희는 이제 남이라고 했잖아요. 제발 저 좀 그만 부르세요.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를 때마다 구역질만 난다고요!"20년을 키운 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자니 두 사람은 가슴이 저려왔다.하지만 그들이 뭘 할 수 있겠는가?20년 동안 키웠지만 처음부터 목적을 가지고 키운 것이고, 게다가 이 아이에게 말도 안되는 말을 강요하며 어려서부터 자신은 언니 민정연의 부속품이라는 것을 그녀에게 세뇌 시켰는데, 이 아이가 어찌 그들을 증오하지 않겠는가?하지만 증오는 증오인 것이고, 어쨌든 그들은 자신의 친딸을 위해 고개를 숙여 빌어야 했다."정아야, 우리가 너를 20년 동안 키우면서 너는 부모 곁에서 컸지만 네 언니는 부모가 있어도 부모 옆에서 자라지 못했어, 제발 한 번만 살려줘, 응?"살려줘?20년 동안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