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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아버지...”

민정아는 처량하게 불렀다.

그는 걸음을 멈췄으나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죽은 형과 형수를 볼 면목이 없었다.

“아버지, 아버지랑 돌아가신 형님 둘 다 한배에서 나온 친형제 아닌가요? 제가 정말 묻고 싶은건, 20 몇 년동안 어떻게 편히 주무신 거예요? 벌받을까 두렵지 않으셨나요?”

이 물음을 던지는 민정아의 얼굴은 어느새 눈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그러다 민정아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 보니 이미 벌을 받았네요. 민정연, 당신이 그렇게 아끼는 조카딸, 아마 지금쯤 굉장한 수모를 겪고 있을 거예요.”

이 말을 듣자 민정아 아버지도 눈물을 쏟아냈다. 이때 그의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아버지는 떨리는 손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아... 아빠, 도와주세요. 저 죽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막 절 때리고요, 옷도 막 벗기고, 몇백명이 들어와서... 아빠, 저 못 버티겠어요. 아빠...”

수화기 반대쪽에서 민정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민정연은 더 이상 “삼촌”이라고 부르지 않고 “아빠”라고 불렀다. 옆에 서있던 민정아 어머니는 민정연의 처절한 울음소리를 듣고 바로 전화기를 빼앗아갔다.

“딸... 우리 딸... 괜찮아? 우리 불쌍한 딸.... 흑흑”

어머니는 통곡을 했다. 그러다 울음이 서서히 잦아들자 민정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정아야, 엄마가 이렇게 부탁할게. 제발 언니 좀 살려줘. 응? 언니 좀 살려줘... 우리가 20여 년간 널 키운 정을 생각해서라도 언니 한 번만 살려주면 안 될까?”

민정아도 울음을 터뜨렸다.

“20년 키운 정이요? 살려달라고요? 일주일 전에 절 그런 곳으로 보낼 때에는 절 구할 생각을 하긴 했어요? 절 그 마대 안으로 쑤셔 넣을 때 제가 받을 수모를 생각해 보긴 했어요? 당신은 악마고 마녀예요... 둘 다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거예요! 난 당신들을 증오해요. 지금 죽여버릴 거고 셋 다 산 밑으로 밀어버려서 곱게 못 죽게 만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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