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저 살짝 웃었을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차량은 굉장히 빨리 지하 여관 앞에 도착했다. 같은 새벽시간, 같은 자리에 서서 이번에는 민정아가 문 앞 쓰레기통에 놓인 민정연의 바지를 발견했다. 민정아는 민정연을 하나도 동정하지 않았다. 차에서 내려 그녀는 구서준, 서준명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이때 마침 여자 사장도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민정아를 보자 사장은 화들짝 놀랐다. “민... 민 아가씨... 어째서 이런 누추한 곳에 귀한 분들께서...” 사람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던가. 고작 3일 내로 눈앞의 이 여인은 죄수로부터 여왕이 되어있었다. 민정아는 눈길도 주지 않고 물었다. “민정연은요?” “그... 안에... 있습니다. 그... 근데 아가씨, 혹시 구하러... 오신 건가요?” 사장은 울상이 된 얼굴로 말했다. 민정아는 차가운 미소로 응답했다. “안 그럼요?” 여자 사장은 간곡히 간청했다. “아가씨, 전에 아가씨께서 끌려오셨을 때 제가 아가씨를 받고 빚을 청산해 준 건 정말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쪽은 확실히 저한테 2억을 빚졌는걸요. 여기 세 가족의 지장이 찍힌 계약서도 있습니다. 억울한 사람 붙잡아두고 있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민정연 씨를 데려가더라도 2억은 갚으셔야죠?” “맞는 말이네요. 돈을 빌렸으면 갚는게 응당한 도리죠. 전 그저 얼굴 한번 보러 왔을 뿐입니다. 묻고 싶은 게 있어서. 만약 정말 데리고 나가야 할 일이 생긴다면 그땐 돈을 꼭 갚도록 하죠.” “그러니까 얼른 절 민정연한테 데리고 가세요” 민정아는 소리를 질렀다. 사장은 전전긍긍해서 어쩔 바를 몰라 했다. “저... 아가씨, 저 여자 꼴을 보고 절 너무 탓하지 마세요. 원래는 좋은 가격에 팔려고 했거든요, 그래야 빨리 돈을 청산하니까. 근데... 쟤 처음이 아니래요... 값어치가 안나가는 애라고요...” “뭐라고요?” 민정아가 물었다. “자기가 직접 얘기한 거예요. 자긴 값이 안 나가니까 풀어달라고. 열여덟
어두운 불빛 아래 민정연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있었고 열몇 명은 되어 보이는 남자들이 그녀를 누르고 있었다. 실외에는 줄을 서있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인지 매우 거칠어 보였다. “살... 살려줘. 부탁이야.” 지금의 민정연에겐 아무런 존엄도 남아있지 않았다. 비록 좀 전까지만 해도 서준명은 그녀를 욕하고 증오했으나 이런 처참한 모습을 보니 연민의 감정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남성 서 씨네 서준명이 여기서 지켜보고 있는 한 저 여자 털끝 하나라도 건드려봐. 너희뿐만 아니라 너네 일자리도 다 없애버릴 테니까.” 서준명은 갑자기 호통을 쳤다. 자리에 있던 남성들은 서준명의 기세에 눌려 모두 도망가 버렸다. 그중 누군가가 말했다. “저... 전 돈을 냈는데...” “꺼져!” 서준명은 발로 그 사람을 문밖으로 차버렸다. 그 후 누구도 찍소리도 못 냈고 5분내로 모든 남성들이 자취를 감췄다. 세 사람은 그렇게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있는 민정연을 바라볼 뿐이었다. “정아야, 대충 몸 좀 가릴 옷이라도 줄 수 있을까?” 민정연이 물었다. “미안, 스카프를 가져오지 않아서. 너한테 옷을 사줄 돈도 없네.” 민정아가 차갑게 대답했다. 그녀는 확실히 돈이 없었다.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은 가짜 부모님에게 다 뺏겼고 휴대폰마저 뺏겨버렸으니 돈이 어딨겠는가. 원수를 구하기 위해 약혼남에게 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민정아는 이미 민씨네 가족들한테 철저히 마음을 돌린 상태였다. 민정연은 서준명을 바라봤다. “오빠...” “난 이제 네 오빠가 아니야.” 어쩔 수 없이 민정연은 침대 커버를 벗겨 두 남자 앞에서 자신의 몸을 가렸다. 두 남자도 그녀를 쳐다보지 않으려고 몸을 돌렸다. 민정연은 침대 커버를 몸에 두르고 나서야 민정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나... 너네랑 함께 가도 돼?” “안되지!” 뒤에 서있던 여자 사장이 큰소리로 호통쳤다. “데려가는 건
"돈 갚을 방법이 생각났어요." 민정아가 불쑥 입을 열었다."말씀하세요." 여사장은 여전히 민정아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우리 민가는 집에 단독 저택을 하나 가지고 있어요. 아마 못해도 4억은 하지 않을까 싶어요. 민정연의 부모님이 그 단독 저택은 원래 민정연 재산이어서 지금 그 집을 팔면 아마 4억 정도는 받아서 돈을 충분히 갚을 수 있을 거라 했어요. 그 날 저한테 머리를 맞은 배상 값까지 충분한 액수이죠.""그게 사실인가요?" 여자가 물어왔다."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민정연이 의아한 듯 물었다. 이에 민정아는 경멸 섞인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언니가 알 길이 없지, 이게 부모가 있는지 없는지의 차이 아니겠어? 우리 부모님이 사실은 언니 진짜 부모님이었지만, 그래도 나도 20년 동안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어, 어렸을 때 이 사실을 알려주시고, 날 데리고 가서 직접 청소도 했었지, 남성 서북쪽에 작은 마을에 있는 저택이야.시골집은 원래 돈이 안되지만그 저택은 그래도 값이 꽤 나가지.""아니! 민정아, 대체 너 무슨 생각이야? 너 설마 우리 부모님과 나의 마지막 남은 머물 곳까지 팔려는 거야?" 민정연이 질타하는 말투로 물었다.이에 민정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너… 너 지금 뭐라고 했어?""…" 민정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여사장이 급히 말했다. "가! 당장 얘 부모를 데려와서, 이 딸 좀 데리고 가라고 그래, 이런 여자는 필요 없어. 저리 치워. 난 그 저택을 가져야겠어!"이에 부하들이 즉시 움직였다."…""정연 언니, 설마 자기가 돈을 흥청망청 다 써 놓고 다른 사람한테 계산하라고 할 생각은 아니지? 만약 그런거라면 그냥 여기서 죽어버리고, 그게 아니라면 그 집을 팔아 돈을 내!" 민정아가 말했다."민정아! 너 지금 돈 없는 거 아니잖아, 너 구서준한테 시집도 갈거면서 뭘 더 원하는 거야! 구서준이 흘린 돈만 해도 날 구하고도 남았잖아!""내가 내 원수를 구하겠어?" 민정아가 말했다."... 그럼
민정연의 아버지는 죽을 상을 하고는 말했다."네 부모님이 비행기 사고 때문에 돌아가신 건 네 사촌오빠 준명이도 알잖니."뒤에 있던 서준명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아 씨, 당신 부모님이 돌아가신 건 비행기 사고 때문이었어요. ""그런 거라면… 왜 우리 신분을 바꾼 건가요?" 민정아가 수상한 듯 물었다.그녀는 이내 눈물을 터트렸다.사실 그녀는 서가의 부귀 영화를 부러워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단지 삼촌과 숙모의 행동에 너무 실망한 것이었다.민정아의 눈물에 삼촌의 얼굴에는 죄책감이 떠올랐다.그는 민정아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그녀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민정아의 친아빠 민효충과 민정연의 친아빠 민효형은 쌍둥이 형제였다. 하지만 그들은 어릴 때부터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민효충은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고, 대학원을 다니던 중 동기인 아내, 즉 서준명의 이모를 만났다.뜻이 잘 맞던 두 사람은 외국의 한 연구소에서 일하다 시간이 흘러 서로 감정이 생긴 후에야 남성으로 돌아와 결혼식을 올렸다.민효충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남성에 있는 고향으로 돌아와 결혼을 하려 할 때 쌍둥이 동생 민효형도 연애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민효형의 연애 상대는 그와 같은 공장에 다니는 평범한 노동자였다.형과 형의 여자친구가 박수 속에 귀향하는 것을 보자 민효형은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어려서부터 그는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엄마 아빠는 그 둘에게 똑같은 기회를 제공했고, 받는 용돈도 똑같았다. 심지어 형 민효충은 동생에게 자신의 용돈을 주기도 했다.하지만 동생은 여전히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사업이 잘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다행히 형과 동생은 사이가 매우 좋았다.두 형제는 같은 날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심지어 두 형제의 아내가 아이를 임신한 날도 불과 반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그해 민효충 부부는 남성에서 출산을 준비하고 있었다.민효충의 아내가 아이를 낳은 후 그 부부는 완전히 귀국해 남성에 있는 연구소에 취직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가장 아끼던 큰아들과 큰며느리가 비행기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들은 일흔이 넘은 노부부는 그 충격과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갑작스레 심장병으로 두 사람이 함께 세상을 떴다.이렇게 원래 3대, 8식구였던 민씨 가족은 순식간에 네 식구만 남게 되었다.그중에는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두 잃은 생후 7개월 된 아기도 있었다.당시 서씨 가족은 서울에 있었고, 서준명의 부모님은 당시 외국에 나가 있었기 때문에 이 7개월 된 아기는 잠시 삼촌과 숙모가 돌보고 있었다.그러나 당시 민효형의 아내는 아이를 낳은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었는데, 둘이 먹기엔 젖이 부족했다. 그녀는 이기심에 먼저 자신의 아이를 충분히 먹이고는 이 생후 7개월 된 아기에게는 남은 것만 주었다.민정아가 한 살 반이 되었을 때도 그녀의 몸집과, 몸무게는 이제 막 한 살이 된 민정연이랑 똑같았다.심지어 민정아는 민경연보다 키가 크지도, 민정연만큼 튼튼하지도 않았다.뿐만 아니라 민효형과 아내는 원래도 잘 살지 않았는데, 민효형의 아내가 두 아이를 혼자 키워야 했기에 도저히 일을 나갈 수 없어 민씨네 살림살이가 어려워졌다.그래서 그들은 생활은 한없이 궁핍했다.이렇게 궁핍한 생활이 6년간 이어졌고, 민효형의 아내가 심지어 이 민정아를 다른 집으로 보내 버리려던 찰나에 서가 사람이 왔다.서준명의 어머니가 조카를 보러 온 것이다.그리곤 그녀는 이 민씨 부모에게 말했다."요즘 생활이 많이 힘든 거 알아요. 제가 제 조카를 데리고 서가로 가서 키우고 싶은데, 만약에 동의한다면 제가 남성에 집을 한 채 드릴게요. 그리고 시골에 작은 저택도 마련해 드릴게요. 그렇게 하면 생활이 어느정도 보장될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나이가 들면 그 집을 딸에게 물려주고, 두 분은 시골에 내려가서 지내면 될 거예요.""그게…" 민효형은 처음엔 아이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이 두 아이 다 그가 키운 아이였다. "우리가 아이를 또 볼 수 있을까요? 얘는 우리 형과 형수의 유일한 핏줄이에요!"그러자
"하하하!" 민정아는 여기까지 듣더니 갑자기 폭소를 터트렸다.그러더니 그녀는 비꼬면서 말했다."제가 이제 당신들을 엄마, 아빠라고 불러야 하나요, 아님 숙모라고 불러야 하나요, 그것도 아니면 원수라고 불러야 하나요?" "정아야, 우리는…" 민정연의 아버지가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우리는 그래도 널 진심으로 아꼈었잖니.""나를 아꼈다고요?" 민정아가 따지고 들었다. "어릴 때부터 나더러 나는 하녀이고, 당신들 친딸 민정연은 여왕이라더니, 이게 날 아낀거예요?그것도 아니면 어릴 때부터 내가 민정연의 부하라고, 언니가 하는 일이 옳든 그르든 내가 나서서 언니 대신 싸워야 한다고 가르쳤던 것?나를 아껴서 나더러 언니가 안어울린다고 버린 옷을 입으라고 한 거예요? 나를 아꼈다면, 당신들은 대체 왜 나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죠?나를 아꼈는데 왜 내가 거리에 자란 들풀처럼 웃자라게 뒀냔 말이에요! 이게 다 당신들이 나를 아끼는 방식인가요?""정아아, 너는 어려서부터 공부를 못했어…" 민정연의 아버지가 무안해하며 대답했다."제가 어려서부터 공부를 못 한 건 당신들이 마작을 시키거나 밥을 지으라고 시켰기 때문이죠."민정아는 계속해서 비난했다. "좀 더 커서 내가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뭐라고 했어요?난 공부 할 필요 없다고, 내 사촌 언니가 명문가 아가씨여서 나중에 남성에서 제일가는 명문가 부씨네로 시집갈 거니, 그때 반드시 나를 데리고 출세할 거라고!그 사촌 언니가 적어도 부씨 가문에서 고위 관리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줄 거라고. 당신들이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나에게 세뇌 시킨 것 아니에요!""..." 이에 두 부모는 할 말이 없어졌다."이젠 다 알겠어요. 제가 나중에 커서 하루는 당신들이 의심쩍어 친자 확인을 할까 봐, 그게 두려워서! 어렸을 때부터 저한테 그렇게 교육시킨 거겠죠.제가 완전 멍청이로 큰다면!친자 확인은 생각도 못 할 거니까요, 맞죠?!"사실 그 부모는 정확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그래서 그들은 뭐라 변명할 말이
맞죠!맞냐고 묻잖아요!"이 순간 민정아는 더 이상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고, 그녀의 감정은 거의 폭발해 버렸다.구서준이 그녀를 꽉 껴안지 않았다면, 민정아는 울면서 땅에 쓰러졌을 것이었다.부모님!그들을 20년 동안이나 부모님이라 불렀는데, 이 감정을 그녀가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도대체 어떻게!어떻게 이들을 버릴 수가 있겠는가!하지만, 버리지 않는다면?20년 동안 그들은 그녀에게 상처만 주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상처.그녀가 지금까지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이유는 그녀가 신세희를 만났기 때문이다.신세희가 그녀의 영혼을 구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게 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한 것이다.그렇지 않았다면, 민정아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아마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죽음을 맞이했겠지.혼자 울고 웃으며 민정아는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부터 나 민정아는 당신들과의 관계를 단칼에 끊어 버릴 거에요, 당신들은 더 이상 내 부모가 아닙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남이에요!"이내 민정아는 지친 듯 군 구서준에게 말했다. "서준씨, 사촌 오빠. 가요""정아야..." 민정연 아버지는 이내 다급히 민정아를 불렀다."저희는 이제 남이라고 했잖아요. 제발 저 좀 그만 부르세요.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를 때마다 구역질만 난다고요!"20년을 키운 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자니 두 사람은 가슴이 저려왔다.하지만 그들이 뭘 할 수 있겠는가?20년 동안 키웠지만 처음부터 목적을 가지고 키운 것이고, 게다가 이 아이에게 말도 안되는 말을 강요하며 어려서부터 자신은 언니 민정연의 부속품이라는 것을 그녀에게 세뇌 시켰는데, 이 아이가 어찌 그들을 증오하지 않겠는가?하지만 증오는 증오인 것이고, 어쨌든 그들은 자신의 친딸을 위해 고개를 숙여 빌어야 했다."정아야, 우리가 너를 20년 동안 키우면서 너는 부모 곁에서 컸지만 네 언니는 부모가 있어도 부모 옆에서 자라지 못했어, 제발 한 번만 살려줘, 응?"살려줘?20년 동안 자신
"네???" 민정아가 놀라 말했다.서준명도 구서준을 쳐다보았다.솔직히 말해서, 서준명 역시 민정연에게 화가 났다. 민정연 부모님이 오랫동안 자신을 속인 것에 정말 화가 났지만, 민정연이 20년 동안 서가 집에서 같이 살았고, 그들은 정말 형제자매처럼 컸기에 서준명은 사실 민정아의 이런 결정에 찬성이었다.확실히 근묵자흑, 근주자적은 맞는 말이다.민정아는 매일 신세희와 함께 놀면서 은연중에 그녀는 신세희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다.그 순간 서준명은 자신의 사촌 민정아에게 매우 감탄했다. 자신의 진짜 사촌 동생은 민정연보다 훨씬 더 넓은 아량을 가지고 있었다.그런데, 그는 구서준이 갑자기 부소경에게 알리겠다고 할 줄 몰랐다.구서준은 이미 부소경의 휴대전화 번호를 눌렀고, 이 때 부소경은 회의실로 회의하러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최근 가성섬을 점령하기 위해 긴박하게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매일 오전마다 측근들과 정기 회의를 한다.사실 정기 회의라기보다는 그냥 진행 상황 회의에 더 가까웠다.이런 중요한 회의에 들어가려는 찰나 구서준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보고 그는 사람들에게 "조금만 기다려줘, 전화 좀 받을게"라고 말했다.그는 곧 한적한 곳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이 자식아! 무슨 일이야!""삼촌…" 구서준은 말끝을 흐렸다.사실 부소경이 민정연을 구서준에게 처리하도록 시킨 것은 구서준이 부소경에게 먼저 맡겨 달라고 했기 때문이었다."삼촌, 이번엔 민정연 그 년을 가만두지 않을 거지! 기왕 손보기로 했으면 그 여자 나에게 넘겨줘! 내가 어떻게 농락하는지 지켜봐! 조의찬 그 자식도 싫다한 여자였는데, 걔는 나한테도 시집올려고 우리 정아를 거의 죽일 뻔했어.이번에는 삼촌이 그냥 봐주겠다고 해도,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죽느니만 못하게 만들겠어.""너가 원하는 대로 해, 난 사실 그 여자가 어떻게 죽던 관심은 없어. 그냥 그 여자가 다신 시끄럽게 못하게 하면 돼!" 그때 당시 구서준은 이렇게 부소경에게 부탁을 했었고, 부소경은 하고싶은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