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04화

“무슨 선물인데요?”

신세희는 잠결에 배시시 웃었다. 그녀는 무슨 선물인지 정말 감이 잡히지 않았다. 부소경은 차가운 사람이었기에 여자를 어떻게 달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신세희는 그가 어떤 선물을 준비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때 등 뒤에 감춰두었던 그의 손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의 손에는 꽃다발이 들려져 있었다. 꽃집에서 파는 잘 다듬어진 장미꽃이 아닌 여러 종류의 야생화가 섞여진 꽃다발이었다. 신세희는 깜짝 놀랐다.

“여보, 이게...”

그녀는 식물 키우기를 좋아했으나 한 번도 부소경에게 얘기한 적이 없었다.

“이른 아침에 이걸 꺾으러 다녀온 거예요?”

신세희가 물었으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얼른 일어나서 꽃꽂이 해야지. 주인이 이렇게 게을러서야 쓰나.”

“네! 얼른 가서 꽃꽂이 해야겠어요!”

비록 그가 가져온 꽃들은 꽃꽂이 하기에는 색갈이 조화롭지 못했으나 신세희는 매우 기뻤다. 이른 아침부터 꽃다발 때문에 기분이 업된 그녀는 콧노래까지 부르며 이미 어제 서 씨 어르신과 다툰 일은 까마득히 잊은 듯했다. 부소경의 집은 매우 컸기에 또 그만큼 쓸쓸했다. 하지만 반년 사이 신세희와 유리가 이 집에 적지 않은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특히 집에 화분이나 꽃이 점점 많아졌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야생화를 식탁에 올리기는 처음이었다

“엄마, 이 꽃들 하나도 안 예뻐.”

유리는 꽃을 보고 처음에는 놀라 했으나 바로 안 이쁘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조합이 어수선하긴 했다.

“안 예뻐? 근데 엄마는 너무 예뻐 보이는걸? 내가 본 것 중에 최고로 예쁜 꽃이야. 엄만 너무 좋아.”

“휴...”

유리는 한숨을 쉬었다.

“엄마 이렇게 못생긴 꽃들을 직접 꺾은 거야?”

신세희의 얼굴에는 감추지 못하는 기쁨이 어려있었다.

“아빠가 이른 아침에 꺾어서 엄마한테 선물해 준 거야.”

유리는 드디어 엄마가 왜 이렇게 기뻐하는지, 집에 어쩌다 이렇게 못생긴 꽃이 놓이게 됐는지 알게 되였다. 아빠가 선물해 준 거였구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