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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그럴 리가 없어요. 제가 분명 들어가시는 걸 봤는데요!”

엄선우는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생각했다. 부소경은 고개를 저었다.

“간밤에 우리가 잠깐 졸고 있을 때 도망쳤을 수도 있어. 분명 우리를 일부러 피하는 걸 거야. 우리한테 들키기 싫은 거라면 우리가 이렇게 요란하게 왔는데 도망칠 수밖에 없지.”

그의 목소리에 실망감이 역력했다. 신세희에게 깜짝 선물이 있다고 큰소리치고 왔는데 오늘 아침에는 이 선물을 주지 못하게 돼버렸다.

“한 사람만 남아서 여기를 지키게 하고 나머지는 모두 철수해.”

부소경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네, 대표님.”

엄선우는 머쓱해났다. 대표님이 많이 온화해졌기에 망정이지 예전 같았으면 부소경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엄선우는 이미 죽을 각오까지 마쳤을 것이다. 엄선우는 부하 한 명에게 명령을 내리고 나머지 부하들을 철수시킨 후 홀로 차를 몰고 골목을 지나 밖으로 나갔다. 골목이 매우 좁았기에 엄선우는 차를 빨리 몰지 않았다. 골목을 막 벗어날 무렵 앞에 차 한 대가 그를 가로막았다. 엄선우는 이 차가 매우 낯익었다. 요즘따라 삼촌과 숙모네 집에서 자주 보던 차 같았다.

“대표님, 앞에 서대표님 차량이 있는데요, 그분이 왜 여기 계실까요?”

엄선우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말했다. 말을 마치고 그는 차를 세운 후 부소경에게 말했다.

“대표님, 제가 한번 가볼까요?”

부소경은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엄선우는 앞으로 몇 발자국 걸어가 서준명이 허름한 자택에서 나오는 걸 목격했다.

“서 대표님.”

엄선우가 불렀다.

“엄 비서, 그쪽이 왜 여기 있지?”

서준명은 매우 놀랐다. 엄선우는 대충 둘러댔다.

“부 대표님께서 이쪽 땅을 알아보고 싶어 하셔서 제가 차를 몰고 한번 둘러보러 왔습니다.”

서준명은 그제야 차 뒤에 앉아있는 부소경을 보았다. 그는 예의를 갖추며 부소경에게로 다가갔다.

“소경이 형.”

부소경은 여전히 무표정인 얼굴로 물었다.

“여기에 친척이라도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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