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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기러기가 까치집을 차지한다고 해요. 그것도 모자라서 회사까지 와서 행패를 부려요? 폭행죄로 감방 가고 싶어요?”

“아니요!”

폭행죄라는 말에 민정연은 흠칫 놀라며 말했다.

“기러기가 까치집을 차지하는 게 아니라, 나 원래....”

민정연은 말을 꺼내다가 급히 자기의 입을 막고는 뒤 돌아 도망갔다.

하지만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민정아에게 관심이 쏠렸다.

신세희는 민정아에게 말했다.

“괜찮아, 정아 씨?”

민정아는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 괜찮아. 세희 씨, 고마워.”

신세희는 괜히 민정아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예전에 그 배짱들은 다 어디 갔어? 나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더니, 그래도 언니라고 못 되게 못 하겠어? 왜 가만히 있어? 정아 씨가 가만히 있으니 내가 나섰잖아.”

신세희는 농담을 던졌다.

신세희는 민정연에게 호감이 없기에 민정연이 민정아가 아닌 다른 사람을 괴롭힌다 해도 나섰을 것이다.

하지만 민정아는 신세희의 말에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도 가족인데, 어떻게 미워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사촌이고 엄마 아빠도 언니 많이 이뻐하는데 그냥 나는 다들 나 용서하고 집에 갈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

민정아의 표정이 슬펐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엄선희도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

“세상에 어떤 부모가 이래? 조카 사랑은 그럴 수 있어. 하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데 정아 씨 부모님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민정아는 씁쓸한 표정으로 머쓱하게 웃었다.

“그러게. 우리 부모님은 어렸을 때부터 언니를 더 아꼈어. 언니는 귀족 혈통이라 앞으로 남성에서 제일 잘 나가는 집에 시집 보낼 거라면서 말이야. 항상 나보고 언니한테서 배우라고만 했지. 그런데 지금은 언니 카드도 정지당하고 백수가 되었는데도 부모님은 변하는 거 없고 오히려 날 더 미워해.”

“하! 정아 씨, 힘내! 구서준과 결혼해서 사모님 소리 들으며 살라고! 그러면 아무도 건드리지 못해!”

엄선희는 민정아를 힘내라고 별 뜻 없이 말했는데 마침 뒤에서 경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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