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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그건 마치 언니가 동생을 귀여워하는 모습 같았다. 민정아는 그게 너무 부러웠다.

그녀가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민정연은 그녀를 살살 구슬려 마치 자기가 부잣집 아가씨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건 모두 그녀를 자만에 빠지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민정아는 그저 필요할 때 이용하고 버려버리는 패에 불과했던 것이다.

역시나 그녀는 하늘 높은 줄도 모르고 회사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녔다. 거만한 그녀의 태도에 질린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기피하고 혐오했다.

반면, 엄선희는 착하고 대인관계도 좋았다. 동료들도 그녀를 좋아했고 상사도 그녀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니 서준명이 내미는 기회도 바로 잡을 수 있지 않았는가? 엄선희도 나중에는 신세희처럼 부잣집 사모님이 될 수 있을 터였다. 민정아의 자존감이 또 한 번 하락하는 순간이었다.

제 잘난 멋에 살던 여자가 기가 죽어 몸을 잔뜩 웅크리는 데는 3주라는 시간이면 충분했다. 다행히 민정아는 본성이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민정아가 어색해하는 걸 눈치챈 신세희가 말을 걸어왔다.

“뭐 어때? 데이트하러 간 사람은 빼고, 우리끼리 구내식당에서 밥이나 먹지 뭐.”

민정아의 얼굴이 금세 밝아졌다.

“으응, 사... 사모님.”

“신세희라고 불러줘.”

“응, 세희 씨.”

민정아가 웃으며 말했다.

신세희는 민정아도 자기처럼 사랑받으면 한없이 밝아지는 사람이라는 걸 발견했다. 두 사람은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며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진작부터 신세희에게 아부하며 잘 보이려고 애를 썼던 리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바로 그들을 따라갔다.

엘리베이터에 오른 리나는 굳이 신세희를 찾아와 커피를 건넸던 계미림을 마주치게 되었다. 잠깐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은 이내 서로를 못마땅해했다. 그러나 신세희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진 두 사람이었기에 대화는 또 쉽게 이어 나갈 수 있었다.

“사모님이 민정아 씨를 용서하는 걸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우리도 몇 번 아부하고, 눈앞에 자주 나타난다면 성공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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