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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엄선우와 맞은편의 두 사람은 동시에 흠칫했다.

무의식적으로 신세희를 자신의 뒤로 보낸 서준명이 두렵지만 각오한 표정으로 부소경을 바라보았다.

"형, 세희 씨는 내버려 두고 나한테만 뭐라고 해요. 형의 아이를 낳은 여자잖아요. 화풀이는 나로 족해요.”

부소경은 아무 말 없이 넥타이를 풀어 헤쳤다. 그리고 이내 옷깃의 단추도 하나 풀었다. 서준명은 멍하니 구릿빛의 근육질 몸을 바라보았다.

부소경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상상을 하는 거야? 차 안이 좀 답답했을 뿐이야."

"아... 형, 목은 왜 다친 거예요?"

"고양이가 할퀴었어."

부소경이 여상하게 말했다.

엄선우와 신세희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얼굴이 빨개진 신세희는 고개를 돌린 채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다. 애꿎은 손으로 신유리의 머리칼을 매만졌다.

엄선우가 속으로 생각했다.

‘도련님, 거짓말이 너무 티 나는 거 아닌가요? 어느 길고양이의 손톱자국이 두 줄의 가는 이빨 자국처럼 생겼답니까?’

백 보 양보해서 설령 길고양이에게 물렸다고 해도 고양이의 이빨과 사람의 이빨은 다른 법이었다.

도련님은 서준명에게 질투도 하고 선전포고도 하는 거였다.

서준명도 바보가 아닌지라 이내 고양이에게 할퀸 게 아니라는 걸 바로 알아차렸다

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부소경을 잘 안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형 주변엔 미녀들이 넘쳐나잖아요. 그러니 굳이 형이 미워하는 여자를 곁에 둘 필요 있을까요? 오히려 형이 더 불쾌할 테니 차라리..."

가볍게 코웃음 친 부소경이 신세희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서준명, 네가 잘못 알고 있어."

”......”

“내가 말한 겁 없는 고양이가 이 여자거든. 감히 내 여자를 네 차에 태우고 집까지 바래다주다가 나랑 딱 마주친 건 어떻게 설명할 거지?"

”......”

신세희는 민망해서 더는 고개를 들 수조차 없었다. 부소경의 품에 깊이 파묻힌 그녀는 서준명이 어떻게 떠났는지, 부소경이 어떻게 그녀를 안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집에 들어간 신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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