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서 들리는 웃음소리와 신세희의 따뜻하고 깨끗한 그리고 모성애가 가득한 웃음 또 엄선우의 호탕한 웃음소리를 들으며, 부소경은 몇 년 동안 살았던 이 큰 집에서 생기가 느껴졌다.부소경은 혼자 사는 게 습관이 되어 예전 집에는 일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지금 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 신세희 모녀 때문에 특별히 고용한 사람들이었다.오늘 날, 혼자서 20년을 살아온 부소경은 갑자기 이런 집 같은 느낌도 좋다고 생각했다.그는 소리 없이 서재에서 식탁으로 와서 세 사람이 엄선우의 폰을 둘러싸고 임서아의 사진을 감상하는 걸 보았다.제일 먼저 부소경을 본 건 엄선우였고, 엄선우는 놀라서 미소가 굳었다. “도… 도련님.”“왜 아직도 안 가고 있어?” 부소경의 말투는 차가웠다.엄선우:“......”이제 온지 막 3분 됐는데!겨우 3분인데!그는 신유리를 달래듯이 말했다. “작은 공주님, 그… 사진도 이미 봤으니까, 나는 이제 가볼게…”“싫어, 더 볼래!” 신유리는 입술을 내밀었다.“그게…” 엄선우는 부소경을 보다가 다시 작은 공주님을 보고 또 신세희를 보았다. “부인, 카톡 아이디 남겨주시면, 제가… 핸드폰으로 보내드릴까요?”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세요.”두 사람은 연락처를 주고받았고, 엄선우는 빠르게 임서아의 엽사를 신세희에게 보낸 뒤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도련님이 그를 집으로 들인 건 맞지만, 도련님의 기분은 예상할 수 없어, 막상 그를 초대해도 언제 그를 잡아먹을지는 모른다.엄선우는 자신의 다리가 빨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부소경 집에서 나오자 그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그리고 그를 더 기쁘게 만든 건, 엄선우가 차에 타자마자 신세희한테 받은 문자였다.“엄 비서님, 감사해요.” 신세희는 문자에 웃는 이모티콘까지 보냈다.엄선우는 흥분한 채 답장했다. “사진만 보여드렸을 뿐인데요 뭘.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이죠.”그리고 신세희는 빠르게 답장했다. “임서아는 제가 싫어하는 사람이라서요. 오늘 임서아의 이런 불쌍한 사진을
그래서 신세희는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그녀는 모순적이었고 자신의 마음을 굳게 닫고 그저 한 발 짝씩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현재로써 제일 중요한 건 새로 찾은 일자리를 열심히 하는 것이었다.다시 정신을 차리고 신세희는 유리에게 세수를 해주고 유리와 자신의 옷을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다시 거실로 나왔다. 이때 부소경은 이미 잠옷을 입고 거실에 와 있었다.세 가족이 모두 거실에 모여 있으니 어색했다.부소경과 신유리는 딱히 느끼지 못 했지만 신세희는 어색했다.그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부소경에게 물었다. “그… 유리가 임서아한테 잘못한 건…”“내 딸이니까 내가 알아서 해. 넌 신경 꺼!” 부소경이 말했다.“어......” 신세희는 무슨 말을 이어가야 할지 몰랐다.다행히도 이때 이씨 아주머니가 저녁 밥을 다 만들었다.세 가족이 모여 같이 밥을 먹는 장면은 훈훈했고, 신유리가 중간에 껴 있으니 세 가족은 더 편해보였다.저녁 식사 후, 부소경은 신유리를 데리고 장난감을 갖고 놀았고, 신세희는 더 이상 부소경이 신유리를 어떻게 할까 봐 걱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걱정없이 옆방에서 내일 출근 준비를 하며 디자인도 살짝 그렸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핸드폰을 보니 어느덧 저녁 10시였다.신세희가 얼른 나와보니 부소경은 막 신유리의 방에서 나왔다.“유리 자요?”“너 팔찌 팔았어?”두 사람은 동시에 서로에게 물었다.부소경은 바로 대답했다. “동화 몇 개 읽어주고 재웠어.”신세희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팔찌 안 팔았어요. 그건 하씨 아주머니가 저한테 준 거니까 안 팔 거예요.”부소경이 말했다:“안 팔았으면 됐어.”그는 더 캐묻지 않았다. 그는 이 날 밤에도 그녀에게 수면에 도움되는 일을 강요하지 않았고, 그녀는 이미 준비도 하고 심지어 기대하고 있었다.그는 여전히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그는 내일 그녀의 첫 출근인 걸 생각해서 저녁에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첫 출근이니 신세희는 일찍 일어나서, 튀지도 않고 너무 차가워 보이
딱 보니 신세희 욕을 하고 있는 두 여자는 신세희를 모르는 듯했고, 자신들이 욕하고 있는 당사자가 눈 앞에 있다는 걸 몰랐다. 그녀들은 심지어 당사자 이름이 신세희라는 것도 몰랐다.두 여자는 신세희 앞에서 숨김 없이 재밌게 욕을 했다.“아, 너 그거 알지, 그 부씨 가문 저택에서 그 딸을 가족으로 인정했데.”“진짜? 왜 붙잡아 온 여자가 낳은 딸을 인정해? 부씨 가문 어른들이 그 여자 싫어하는 거 아니였어? 들어보니까 그 여자 감옥살이도 했었다던데.”“원리대로라면, 이 딸을 저택에서 인정하지 않는 게 맞지만, 어르신이 그 아이를 엄청 좋아하나 봐. 그리고 부씨 가문에 이제 손자가 부 도련님 한 명 남았는데, 도련님의 딸이 당연히 유일한 증손녀니까, 후계자가 누가되든 아쉬운 상황 아니야?”“아이고, 그 애 엄마 이제 엄마라고 여왕 놀이하는 거 아니야?”“쳇! 무슨! 들어보니까 도련님이 그 여자는 저택에 안 데리고 가셨데. 생각해봐, 그 여자가 어떻게 인정받겠어? 한 때 죄수였고, 이제 도련님이랑 아무 감정도 없을 텐데. 게다가 6년 전에 남성에서 이미 악명이 높았데. 근데 도련님이 어떻게 다시 받아주겠어?설령 도련님이 받아준다고 해도 저택에 어른들이 동의하지 않을 걸.”“부씨 가문에서 아이는 인정해도, 애 엄마는 절대 안 받아줄 거야.”“그래서 서씨 어르신의 손녀 임서아가 당연히 아직 도련님의 약혼녀지!”“아, 근데 새로운 소식 하나 들었는데. 궁금하지?”“무슨 소식?”“들어 보니까 임씨 아가씨가 어제 누구랑 싸웠데…”엘리베이터에서의 시간은 짧았고, 36층까지 도달하는데 약 2분 정도 걸렸다. 두 여자는 엘리베이터에서 재밌게 남 얘기를 하면서 신세희는 투명인간 취급했다.36층에 도착하자 두 여자는 신세희를 보고 한 여자가 물었다. “36층 가세요?”신세희는 살짝 웃었다. “네.”“신입이에요?”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아, 그러시구나.”두 여자는 신세희를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세 여자가 함께 나
인사부에서 수속을 밟은 뒤, 인사부 매니저가 그녀를 건축 디자인부로 데려다 주었다. 부서에 도착하자 신세희는 방금 마주친 여자들을 보았다.두 여자는 그녀를 보며 흥미롭게 웃었다.신세희는 그저 고개를 살짝 숙였다.디자인 부서의 부장은 그녀에게 책상을 배치해주었고, 신세희가 자리에 앉자 사무실 밖에서 어떤 여자가 들어와 목소리를 높이며 물었다. “신세희, 신세희가 누구예요?”신세희는 일어나서 여자를 보았다. “안녕하세요, 제가 신세희인데, 무슨 일 있으신가요?”그녀는 이 여자를 알지 못 했고, 방금 인사부에 갔을 때도 없었다. 근데 이 여자는 그녀를 어떻게 알고 무슨 일로 찾아온 거지?신세희는 의심했다.그녀는 성격이 내성적이라 누구에게 먼저 말을 거는 스타일이 아니었고, 만약 누군가 그녀에게 다가온다면 신세희는 왠지 모를 불편한 감정이 느껴졌다.여자는 신세희를 향해 웃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엄선희예요. 저희 친척 오빠가 말해줬는데, 오늘 여기 첫 출근이시라고 잘 챙겨주라고 하셔서요.”엄선희?엄씨?신세희는 바로 이 엄선희라는 여자의 친척오빠가 엄선우인 걸 알 수 있었다.엄선우는 이미 그녀가 이곳에서 출근할 걸 알고 있는 건가?신세희는 말문이 살짝 막혀 엄선희에게 물었다. “그 친척오빠 분이…”“엄선우요!” 엄선희가 말했다. “저희 오빠가 친한 친구라고 특별히 부탁했어요. 오늘 회사가 처음이시라 아무것도 모르실 테니 잘 챙겨주라고 해서요. 걱정 마세요 세희씨, 앞으로 궁금한 거 있으시면 다 저한테 물어보시고, 식당이나 밥이나, 출퇴근이나, 야근 같은 문제는 다 저한테 물어보시면 돼요. 저는 모르는 게 없거든요. 제가 회사에 있으니 외롭지도 않으실 거예요.”신세희는 바로 미소를 지었다. “네, 고마워요 선희씨.”“그럼 저는 올라 가볼게요. 저는 판매부예요. 바로 윗층에 있으니까 무슨 일 있으면 전화주세요. 그럼 이만.” 엄선희가 인사했다.“네, 고마워요.”엄선희가 자리를 떠난 뒤 신세희는 책상에 앉아서 주변을 돌러본 후 핸드폰을 들고
신세희는 사실 스토리를 볼 친구가 없었다.게다가 그녀는 스토리를 잘 안 올렸다.합쳐서 2-3개가 다였다.그 중 하나는: ‘딸이 드디어 안정되었다.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아래 사진은 우리 유리의 귀여운 사진들.’ 이라고 적혀 있었다.그리고 두번째 글은 신세희가 일자리를 찾았다는 내용이었다.‘좋아하는 일과 멋진 건물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아래 사진은 회사 사무실과 회사 이름.’이 스토리만 봐도 신세희가 일자리를 찾아서 기분이 좋아진 걸 알 수 있었다.그리고 맨 위에 오늘 올린 글이 있었다. 내용은 ‘이 여자가 이렇게 맞은 모습을 보니까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을까? 구석에 숨어서 크게 웃고싶다. 하하하하. 아래 사진은 임서아가 맞아서 못생겨진 사진.’알고 보니 그녀는 관심 없는듯 보였지만 은근 소녀 같은 감성이 있었다.하지만 부소경은 이 글 들에서 신세희의 고독함이 느껴졌다.자신의 고독함을 혼자서 겹겹이 감춘 느낌.그녀는 쉽게 그 누구도 믿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공유하지 않았다.왜냐면 과거에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었기 때문이다.이 글들을 보자 부소경은 마음이 씁쓸해졌다.표정은 딱 봐도 어두워졌다.그런 도련님을 보자 엄선우는 깜짝 놀랐다.만약 지금 도련님에게 부인과 작은 공주님 앞에서 좀 더 존재감을 드러내고 그들과 더 잘 어울려 보라고 말하면, 도련님은 총을 들고 그를 죽이려 할 테다.엄선우는 놀라서 다리랑 배가 마비된 기분이었다.하고싶은 말을 참고 그는 혀를 깨문 채 말했다. “그, 도련님… 제가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를 주시겠습니까?”부소경은 엄선우를 보았다:“......” 잘못한 게 없는데 뭘 바로잡겠다는 거지?엄선우가 이어서 말했다. “제가… 그 친척 여동생이 있는데 이 회사에서 일한지 2-3년정도 됐거든요. 그래서 동생한테 말해서… 부인 좀 잘 챙겨주라고 하면… 그걸로 제가 부인과 친구 추가한 실수를… 메꿀 수 있을 것 같아서요…”아!부소경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친구 추
“받아!”엄선우는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 “네, 부인.”전화 너머 신세희는 정직한 말투로 물었다. “엄 비서님, 그 엄선희씨가…”“네, 부인. 제 친척 동생입니다.” 엄선우는 땀을 닦으며 대답했다.신세희의 말투는 여전히 평온했다. “제가 여기서 일하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친척 동생한테 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라고 시키신 거예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제가 여기 그만두면 되니까요. 저도 누군가한테 이렇게 감시받는 거 싫어요!”한편 엄선우는 말을 더듬으며 해명했다. “아니요, 그게 아니에요 부인. 부인께서… 분명 오해하신 것 같아요. 그게 제가… 저번에 임서아 엽사를 보내 드리려다가 저희가 카톡 친구 추가가 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카톡 친구여서…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봤어요.제가 그래서 스토리에 올리신 글을 보고, 잘 됐다, 마침 친척 동생도 거기서 일을 하고 있으니, 이 상황을 도련님께 보고 드렸죠. 그래서, 제 동생이 새로운 환경을 적응하실 수 있게 도와주라고 도련님께서 말하셨어요. 도련님의 따뜻한 관심이시죠.”신세희:“어......”그녀가 스토리를 올리긴 했다. 그때는 자신의 스토리를 볼 친구도 딱히 없고, 안정적인 이 마음을 말할 사람은 또 없어서 스토리에 기록을 했을 뿐이다.그녀는 오늘 아침 엄선우와 친구 추가한 걸 잊고 있었다.전화너머 엄선우는 불안한 마음에 가득 차 신세희에게 묻고 싶었다. ‘부인, 도련님께 고맙다고 말 한 마디 없으신가요?’정말 없으신가요?신세희는 그저 ‘어…’ 만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그녀가 고맙다고 하지 않은 이유는 부소경의 속셈을 알 수 없어서였다. 부소경의 속셈은 너무 깊어서 그녀가 쉽게 들여다볼 수 없었다.그리고 신세희도 들여다 보고싶지 않았다.그저 하루하루를 보내며 최대한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았다.핸드폰을 내려놓고 신세희는 기분을 가다듬은 뒤 다시 사무실로 들어왔고, 그제서야 다시 큰 사무실을 스캔했다.디자인부서의 사무실은 넓고 밝았고 현대적이었다.특히 그녀의 책
신세희는 고개 들어 소리친 여자를 보았다.여자는 비싼 옷을 입고, 10센티가 넘는 하이힐을 신고 있었으며 번쩍거리는 화려한 귀걸이를 하고, 검은색 긴 생머리는 그녀의 얼굴을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여자는 경멸과 도발하는 눈빛으로 다시 물었다. “내가 물었잖아, 네가 왜 여기 있냐니까!”신세희 맞은편에 앉아 있던 엄선희는 놀라서 쫄았고, 그녀는 발로 신세희를 건들였다. 비록 엄선희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신세희는 엄선희가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 알 수 있었다. 엄선희는 그녀에게 이 여자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신세희는 다시 이 여자를 보았고, 모르는 여자였다.그 순간, 신세희는 자신이 안 좋은 사람들을 몰고 다니는 기운이 있나 의심했다.어떻게 하나 같이 사나운 여자들이 다 그녀를 아는 거지?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건 아니였다.6년 전 그녀는 남성에서 악명이 높아서 그녀를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어쩌면 그녀는 인플루언서였다.악명이 높아도 유명한 건 유명한 거니까!신세희의 표정은 평온했다. “죄송해요. 저는 그쪽이 누군지 몰라서요.”오늘은 첫 출근이었다. 어렵게 찾은 직장에서 그녀는 첫 날부터 소란 피우고 싶지 않았다.이렇게 교양 없는 여자가 그녀에게 똥물을 튀기지 않는 이상, 그녀는 모른 척할 수 있었다.신세희가 담담하게 이 여자의 행동을 무시하자 엄선희는 그대로 굳었다.1초 후, 엄선희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희씨, 모르는 사람이에요?”신세희는 밥을 한 입 먹으며 “저는 저희 부서 부장님, 제 멘토 세라씨, 그리고 그쪽 말고는 몰라요.”“쉿!” 엄선희는 조심스럽게 제먹대로 행동하는 이 여자를 보았고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민 아가씨는… 저희 회사 대 주주 사촌 여동생의 동생이에요.”신세희:“......” 그녀는 이해하지 못 했다.“엄선희씨! 그냥 내가 누군지 알려줘요!” 이 여자는 신세희 때문에 돌아서 미칠 지경이었다.식당이 공공장소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당장 신세희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내동
회사라는 곳이 작은 세상이기도 하니까.하지만 신세희는 민정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엄선희에게 담담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괜찮아요.”이미 부소경에게 붙잡힌 삶이다. 자신이 언제까지 목숨을 부지 할 수 있을지는 신세희도 모르는 일이었다.본디 잃을 게 없는 사람이 두려운 것도 없는 법이다.그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민정아는 노발대발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너! 당장 일어나!”그녀의 목소리는 크고 날카로웠다. 신세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이 상황을 모두 다 보고 들을 수가 있었다. 그들 중, 누군가는 밥을 먹고 있었고 누군가는 밥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모든 이목이 일제히 신세희에게 주목되었다.건축설계사 세라도 그중에 있었다. 대표님이 세라에게 신세희를 일주일간 멘토링 하라는 임무를 내렸었다.“흥! 진짜 내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 출근 첫날에 벌써부터 말썽을 일으키다니. 그것도 회사 대표 친척이랑. 난 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잖아. 이렇게 눈치 없는 애 사수가 되다니. 정말 재수도 없어!” 세라는 무척이나 조소하는 말투로 동료에게 말했다.“왜? 쟤가 네 후배야?” 동료가 그녀에게 물었다.세라는 킥킥대며 대답했다. “안 그래도 걱정이야. 쟤 옷 입은 것 좀 봐. 촌스럽고 보수적이잖아. 딱 봐도 어디 후진 시골 촌구석에서 온 거겠지. 대표님이랑 인사팀 직원들 눈이 다 뼜나 봐. 저런 감각도 없는 여자를 디자인 팀으로 발령시키다니. 이런 여자는 10년을 가르쳐도 답이 없을걸? 시간 낭비만 하는 거지. 뭐 이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네. 민정아가 저렇게 난리를 치니, 오늘 당장 짐 싸서 나가게 되겠어.”세라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민정아의 목소리가 몇 배 더 커지기 시작했다. “뻔뻔한 첩 년아! 내 말 못 들었어? 당장 일어나라고!”신세희는 여전히 열심히 밥을 먹고 있었다. 밥 한입에 반찬 한 입, 그녀는 무척이나 평온했다.“…” 민정아가 자리에 있지만 않았어도, 엄선희는 사촌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