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엄선우는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 “네, 부인.”전화 너머 신세희는 정직한 말투로 물었다. “엄 비서님, 그 엄선희씨가…”“네, 부인. 제 친척 동생입니다.” 엄선우는 땀을 닦으며 대답했다.신세희의 말투는 여전히 평온했다. “제가 여기서 일하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친척 동생한테 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라고 시키신 거예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제가 여기 그만두면 되니까요. 저도 누군가한테 이렇게 감시받는 거 싫어요!”한편 엄선우는 말을 더듬으며 해명했다. “아니요, 그게 아니에요 부인. 부인께서… 분명 오해하신 것 같아요. 그게 제가… 저번에 임서아 엽사를 보내 드리려다가 저희가 카톡 친구 추가가 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카톡 친구여서…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봤어요.제가 그래서 스토리에 올리신 글을 보고, 잘 됐다, 마침 친척 동생도 거기서 일을 하고 있으니, 이 상황을 도련님께 보고 드렸죠. 그래서, 제 동생이 새로운 환경을 적응하실 수 있게 도와주라고 도련님께서 말하셨어요. 도련님의 따뜻한 관심이시죠.”신세희:“어......”그녀가 스토리를 올리긴 했다. 그때는 자신의 스토리를 볼 친구도 딱히 없고, 안정적인 이 마음을 말할 사람은 또 없어서 스토리에 기록을 했을 뿐이다.그녀는 오늘 아침 엄선우와 친구 추가한 걸 잊고 있었다.전화너머 엄선우는 불안한 마음에 가득 차 신세희에게 묻고 싶었다. ‘부인, 도련님께 고맙다고 말 한 마디 없으신가요?’정말 없으신가요?신세희는 그저 ‘어…’ 만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그녀가 고맙다고 하지 않은 이유는 부소경의 속셈을 알 수 없어서였다. 부소경의 속셈은 너무 깊어서 그녀가 쉽게 들여다볼 수 없었다.그리고 신세희도 들여다 보고싶지 않았다.그저 하루하루를 보내며 최대한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았다.핸드폰을 내려놓고 신세희는 기분을 가다듬은 뒤 다시 사무실로 들어왔고, 그제서야 다시 큰 사무실을 스캔했다.디자인부서의 사무실은 넓고 밝았고 현대적이었다.특히 그녀의 책
신세희는 고개 들어 소리친 여자를 보았다.여자는 비싼 옷을 입고, 10센티가 넘는 하이힐을 신고 있었으며 번쩍거리는 화려한 귀걸이를 하고, 검은색 긴 생머리는 그녀의 얼굴을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여자는 경멸과 도발하는 눈빛으로 다시 물었다. “내가 물었잖아, 네가 왜 여기 있냐니까!”신세희 맞은편에 앉아 있던 엄선희는 놀라서 쫄았고, 그녀는 발로 신세희를 건들였다. 비록 엄선희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신세희는 엄선희가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 알 수 있었다. 엄선희는 그녀에게 이 여자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신세희는 다시 이 여자를 보았고, 모르는 여자였다.그 순간, 신세희는 자신이 안 좋은 사람들을 몰고 다니는 기운이 있나 의심했다.어떻게 하나 같이 사나운 여자들이 다 그녀를 아는 거지?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건 아니였다.6년 전 그녀는 남성에서 악명이 높아서 그녀를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어쩌면 그녀는 인플루언서였다.악명이 높아도 유명한 건 유명한 거니까!신세희의 표정은 평온했다. “죄송해요. 저는 그쪽이 누군지 몰라서요.”오늘은 첫 출근이었다. 어렵게 찾은 직장에서 그녀는 첫 날부터 소란 피우고 싶지 않았다.이렇게 교양 없는 여자가 그녀에게 똥물을 튀기지 않는 이상, 그녀는 모른 척할 수 있었다.신세희가 담담하게 이 여자의 행동을 무시하자 엄선희는 그대로 굳었다.1초 후, 엄선희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희씨, 모르는 사람이에요?”신세희는 밥을 한 입 먹으며 “저는 저희 부서 부장님, 제 멘토 세라씨, 그리고 그쪽 말고는 몰라요.”“쉿!” 엄선희는 조심스럽게 제먹대로 행동하는 이 여자를 보았고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민 아가씨는… 저희 회사 대 주주 사촌 여동생의 동생이에요.”신세희:“......” 그녀는 이해하지 못 했다.“엄선희씨! 그냥 내가 누군지 알려줘요!” 이 여자는 신세희 때문에 돌아서 미칠 지경이었다.식당이 공공장소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당장 신세희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내동
회사라는 곳이 작은 세상이기도 하니까.하지만 신세희는 민정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엄선희에게 담담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괜찮아요.”이미 부소경에게 붙잡힌 삶이다. 자신이 언제까지 목숨을 부지 할 수 있을지는 신세희도 모르는 일이었다.본디 잃을 게 없는 사람이 두려운 것도 없는 법이다.그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민정아는 노발대발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너! 당장 일어나!”그녀의 목소리는 크고 날카로웠다. 신세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이 상황을 모두 다 보고 들을 수가 있었다. 그들 중, 누군가는 밥을 먹고 있었고 누군가는 밥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모든 이목이 일제히 신세희에게 주목되었다.건축설계사 세라도 그중에 있었다. 대표님이 세라에게 신세희를 일주일간 멘토링 하라는 임무를 내렸었다.“흥! 진짜 내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 출근 첫날에 벌써부터 말썽을 일으키다니. 그것도 회사 대표 친척이랑. 난 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잖아. 이렇게 눈치 없는 애 사수가 되다니. 정말 재수도 없어!” 세라는 무척이나 조소하는 말투로 동료에게 말했다.“왜? 쟤가 네 후배야?” 동료가 그녀에게 물었다.세라는 킥킥대며 대답했다. “안 그래도 걱정이야. 쟤 옷 입은 것 좀 봐. 촌스럽고 보수적이잖아. 딱 봐도 어디 후진 시골 촌구석에서 온 거겠지. 대표님이랑 인사팀 직원들 눈이 다 뼜나 봐. 저런 감각도 없는 여자를 디자인 팀으로 발령시키다니. 이런 여자는 10년을 가르쳐도 답이 없을걸? 시간 낭비만 하는 거지. 뭐 이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네. 민정아가 저렇게 난리를 치니, 오늘 당장 짐 싸서 나가게 되겠어.”세라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민정아의 목소리가 몇 배 더 커지기 시작했다. “뻔뻔한 첩 년아! 내 말 못 들었어? 당장 일어나라고!”신세희는 여전히 열심히 밥을 먹고 있었다. 밥 한입에 반찬 한 입, 그녀는 무척이나 평온했다.“…” 민정아가 자리에 있지만 않았어도, 엄선희는 사촌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
”…”눈앞에 나타난 남자의 나이는 20대 초반인 것 같았다. 조의찬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지는 않았고 어딘가 낯이 좀 익은 것 같았다.누굴 닮은 거지?순간, 신세희는 그 사람이 누군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그녀는 멍하니 자신을 향해 웃는 남자를 쳐다보았다.“당신… 난 당신 몰라요.” 신세희가 솔직하게 대답했다.등 뒤, 식당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신세희의 말에 그대로 놀라버리고 말았다.구서준!구서준은 이 회사의 대주주였다. 대표와도 다름이 없는 사람이었다.회사가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된다. 많아봤자 백 명 조금 넘는 직원에 연 매출이 400억밖에 되지 않는 동업자 몇 명이 창립한 회사이긴 하지만, 몇 명의 창업자 뒤에는 어마어마한 배경이 숨겨져 있었다.예를 들면 서준명, 서준명은 운성의 내놓으라 하는 집안의 자식이다.그리고 구서준, 구서준은 북쪽 정치판에 제일 잘나가는 집안 자식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리 대단한 직업을 가지진 않았지만, 그의 작은 숙부인 구경민은 서울에서 이름 좀 날리는 사람이었다.더구나 구경민은 운성의 부소경과 생사를 함께한 형제 같은 사이였다.비록 구서준이 운성 사람은 아니지만, 운성에서 감히 그를 건드릴 사람은 없었다.그 조의찬도 구서준 앞에서 예의를 차렸으니 말이다.구서준이 운성에서 서준명, 그리고 다른 동업자들과 회사를 차린 진정한 목적이 있었다. 그의 진정한 목적은 운성에서 미인을 만나는 것이었다. 북쪽의 미인들은 구서준의 눈에 차지 않았다. 북쪽 미녀들은 거센 바람 때문인지 피부가 까맣고 거칠었다.게다가 북쪽의 여자들은 무척이나 건장했다.남쪽 여자들처럼 청순하지 못했다.구서준의 말로 설명하자면, 그는 운성에서 회사를 차리고 주식을 하겠다는 핑계로 여색을 탐하러 온 것이었다.회사의 모든 처녀 직원들은 구서준이 바람둥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회사에 있는 여자들 모두 그와 밥 한 끼 먹으려고 열심히 노력했었다. 하지만 구서준은 친근감 있게 여자 직원들과 얘기만 나눌뿐, 한 번도 회사 여직원에게 손댄 적
전혀 마음이 없는 거야?에이, 그런 척하는 거겠지!신세희는 구서준에게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그녀는 심지어 구서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고개를 숙여 식판에 있는 밥을 먹을 뿐이었다. 그러다 그녀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아…”단 한 글자뿐이었다.그 반응이 구서준을 웃게 만들었다.“대표님!” 민정아는 약이 오른 모습으로 구서준에게 말했다. “이 여자는 첩이에요! 우리 언니랑 형부의 감정을 깨트렸다고요. 우리 형부를 꼬신 못된 여자예요!”구서준은 귀찮다는 표정으로 민정아를 쳐다보았다. “당신 지금 막돼먹은 욕쟁이 아줌마 같은 거 알아요?”“대표님, 지금… 뭐라고 그러셨어요?”그녀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고 싶었다.오늘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회사에서 사랑을 받고 있었다. 몇몇 대주주들은 그녀를 동생처럼 챙겨주었고 그녀의 친척 언니, 오빠들은 그녀를 엄청 아껴주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구서준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날 막돼먹은 욕쟁이 아줌마라고 하다니!민정아는 어금니가 부서질 정도로 이를 악물었다.구서준은 그런 민정아의 모습을 흘겨보고는 혐오스러운 눈빛을 지었다. “당신 형부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운성 바닥에서 여자랑 가장 많이 놀아본 집안이 누구냐고 한번 물어봐 봐요. 당신 형부가 2등이라고 하면 그 누구도 감히 1등이라고 나서지 못할걸요! 그리고, 당신 형부가 바람 피우는 건 민정아씨 개인사 아닌가요? 그 얘기를 왜 회사에서 하고 있는 거예요? 더 말할 거면 집에 가서 말하세요.”“아, 그리고.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신세희씨가 당신 형부랑 바람 피우는 거 민정아씨가 두 눈으로 직접 봤어요? 왜 자꾸 첩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이런 당신이 막돼먹은 여자가 아니면 뭔데요?”구서준의 말에 민정아는 얼굴을 들지 못했다.그녀의 얼굴에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기 시작했다. 너무 억울했다. 당장 한강에 뛰어들어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대표님, 다시 한번 말해 보실래요?” 민정아는 억울하게 눈
”…” 구서준은 아무 말이 없었다.한참이 지난 후,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세희씨, 오늘이 첫 출근이지 않나요? 지금 일도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시간이 없을 수가 있죠? 만약 누가 첫날부터 세희씨한테 야근을 시킨 거라면 나한테 말해줘요. 이건 회사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일이에요. 내가 해결할게요!”“…”구서준은 눈썹을 들썩이더니 이내 말을 이어 나갔다. “야근 문제는 해결이 된 것 같은데, 아직 거절할 다른 이유가 남았나요?”“아니요.” 신세희는 말을 아끼며 대답했다.하지만 구서준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신세희는 빈 식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식당을 떠나버렸다.그녀의 행동에 구서준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구서준은 멀리 사라지는 신세희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자신의 이마를 만지며 웃기 시작했다. 그는 내내 무슨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 여자, 재밌는 여자네.”“…”한편, 주위에 있던 회사 직원들은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 특히 여직원들.그들은 구서준이 새로 들어온 여직원에게 거절당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체면이 깎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구서준에게는 화낼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였다. 구서준은 새로 들어온 그 촌스러운 여직원을 쫓아내지 않았다.대표님은 화를 내지 않았지만, 여직원들은 무척이나 화를 내고 싶었다!그들 중 구서준과 안면을 튼 여직원이 이 기회를 틈타 그를 위로하려 했다. 이 기회에 구서준에게 얼굴 좀 비추려고 하려는 그때 구서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구서준은 몸을 일으키더니 바로 전화를 받았다.곧이어, 그는 전화로 뭐라 대화를 하면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렇게 이때를 틈타 구서준에게 알랑방귀를 뀌려던 사람들도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세라도 그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세라는 이 회사에서 5년이란 시간 동안 일을 했다. 22살 대학을 졸업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이 회사에 몸을 담갔다. 처음 이 회사에 들어왔을 때 그녀는 이 건축회사가 재벌 2세들이 같이 꾸린 회사라는
엄선희를 보자 신세희의 마음이 순간 따뜻해졌다.신세희는 친구가 없었다.옛날에 친했던 대학 친구들은 그녀가 감옥에 들어간 후에 연락이 끊겨버렸고, 그러다 감옥에서 하씨 아주머니를 만났지만, 아주머니는 그만 세상을 떠나버렸다. 그리고 나중에는 서시언이 목숨을 걸어가며 그녀를 보호해주었다. 하지만 서시언도 부소경이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보내버렸다.이렇게 많은 일들은 겪게 되자, 신세희는 쉽게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엄선희의 환하고 찬란한 웃음과 자신을 존경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 신세희는 디자인 팀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그녀는 엄선희를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구대표랑 사귀게 되면, 결혼도 할 수 있는 거예요?”“네?” 엄서희가 대답했다.“구대표, 결혼을 전제로 여자친구를 사귀는 거예요?”“아니요! 절대 아니에요!” 엄선희가 대답했다. “다 알고 있을걸요? 구대표님은 그냥 놀고 싶은 것뿐이에요.”“그럼 내가 왜 그 사람의 말을 들어줘야 하죠?” 신세희가 입을 열었다.“…”그러게!이 문제는 많은 여자들이 생각하지 못한 일 같았다. 다들 구서준이 바람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구서준과 엮이길 바라고 있었다.하지만 신세희는 남달랐다!그녀는 신이다.엄선희는 디자인 팀으로 들어가는 신세희의 모습을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녀가 안으로 들어서고 난 후에야 엄선희는 발걸음을 돌렸다.밥을 다 먹고 디자인 팀으로 들어가자, 신세희는 디자인 팀의 많은 동료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음을 느꼈다. 동료 중에는 남자도 있었고 여자도 있었다.오전 내내, 그녀는 세라의 자료정리를 도와주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고개 들어 자신의 동료들을 쳐다볼 시간조차 없었다. 신세희는 지금에서야 여자 동료들이 하나같이 화려한 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엄청난 눈 호강이었다. 남자 동료들도 하나같이 힙하게 옷을 입고 있었다.신세희만 그들과 달랐다.후진 도시에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지 신세희의 옷차림은 무척이나 보수적이었
신세희는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팔짱을 끼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는 세라의 모습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세라씨.” 신세희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당신 첩이에요?” 세라는 날카로운 말투로 신세희에게 물었다. 마치 신세희가 본인의 남자라도 뺏은 듯 살기가 등등했다.말을 끝낸 후, 세라는 눈도 깜빡하지 않은 채로 신세희를 쳐다보았다.그녀는 신세희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한번 보고 싶었다.사무실에 있는 직원들도 일제히 신세희를 쳐다보기 시작했다.다른 사람이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틀림없이 화를 냈을 것이다.그리 뻔뻔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 울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신세희의 표정은 무척이나 담담했다. “죄송한데, 제가 누구의 첩이라는 말씀이세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제가 세라씨 남편의 첩이냐고 물어보시는 거라면, 죄송해요. 저는 당신 남편이 누군지 몰라요. 설령 제가 진짜 당신 남편의 세컨드라고 해도 먼저 집에 가서 쓰레기 남편 관리부터 제대로 하셨으면 좋겠네요!”“…”세라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머리털이 곤두서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촌년이 이렇게 공격적으로 말할 줄은 몰랐다.“당신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저 아직 결혼도 안 했거든요!”“아직 결혼도 안 하셨다니, 그럼 제가 당신 남편을 꼬실 일은 더더욱 없겠네요! 당신 지금 모함하고 있는 거예요!” 신세희는 세라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자리에 돌아갔다.죽는 것도 두렵지 않은 그녀가 세라를 두려워할까?고작 직장일 뿐이잖아!신세희는 이미 이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봤었다. 운성으로 돌아왔으니 재수가 없는 게 당연했다.12살 때 임씨 집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그 집안사람들에게 구걸하는 거지 취급을 당했었다. 나중에 출소하고 나서는 재벌 집 사람들에게 개처럼 맞고 살았고.도망치며 살던 6년의 세월 동안, 비록 살인 위협을 자주 받긴 했지만 그녀의 일자리와 생활은 무척이나 안정적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다시 운성으로 돌아왔고, 일자리를 찾게 되자마자 우연히 민정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