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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9화

“모든 건 제가 자초한 거예요.”

“그런 말 하지 마, 선의야.”

엄선우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염선의는 고개를 흔들었다.

“정말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이에요, 제가 자초한 거죠. 그저 월급을 인상 받아 경제적 부담을 덜어내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월급은 확실히 올랐고, 직급도 올랐지만 3개월의 적응 기간이 있어요. 이 3개월 동안 제가 감당할 수 있어야지 인사팀에서 약속한 대로 월급을 인상 받을 수 있고 직급도 유지할 수 있어요. 사실 인사팀과 저의 책임자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저 형식적인 것이었죠. 왜냐하면 외국 수출 주문서는 영어를 아는 사람에게 특히나 간단한 내용이었어요, 전문지식과 영어 모두 장악한 사람에게는 쉽다 못해 아무런 걱정 없이 가장 정확하게 번역할 수 있는 업무였죠. 하지만 저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였죠. 영어를 읽는데 천자문을 읽는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회사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죠, 들킬까 봐 무서웠거든요. 그러다 결국 비싼 돈을 들여 전문 번역가를 찾았죠. 몇 십만 원을 들여 고작 몇 페이지 안 되는 외국 주문서 번역을 전문가에게 맡겨야 했어요.”

“세상에, 그럼 네 월급은 오히려...”

엄선우는 이미 결과를 예상했다.

“맞아요, 인상 받은 월급은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돈을 들여 번역가를 찾느라 더 형편없어졌죠. 이뿐만이 아니라 더 번거로운 일도 있었어요. 우리 회사에서 받은 외국 주문서는 사실 한 번에 완성되지 않았고 클라이언트와 여러 번 소통해야 했어요. 매번 다른 수정 의견이 있었고 주문서 하나당 한두 번 수정하는 것도 적은 축에 속했어요, 많게는 대여섯 번 수정한 적도 있었죠. 비록 대부분 내용은 같았지만, 매번 다른 수정 의견을 받을 때마다 전문 번역가를 찾아 번역을 맡겨야 했어요. 제 돈을 들여 찾은 번역가는 대부분 내용이 같다고 수정한 부분만 돈을 받기는커녕 횟수에 따라 돈을 받곤 했죠. 그럴 때면 한 달에 100만 원이나 되는 빚을 졌어요. 당시 저는 이미 형편이 좋지 않아 하루 세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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