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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2화

염선의의 말에 엄선우는 심장이 찌릿했다. “뭐라고? 널 때렸다고? 거기서?”

그녀는 어깨를 들썩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것도 뺨을요.”

“이런 나쁜 놈!”

“뺨만 때린 게 아니라, 사람들 다 보는 데서 면전에 대고 욕까지 했어요.”

‘정말 뻔뻔하다! 그렇게까지 나랑 결혼하고 싶은 거야? 뻔뻔한 된장녀! 꺼져! 다음에 만날 땐 얼굴을 찢어버릴 테니까! ‘

그녀의 말에 엄선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사람이 널 미워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

“맞아요. 그 사람 나 미워해요. 나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고요.”

“그 사람, 인성은 참 좋았어요. 버스에서 임산부를 만날 때면 항상 자리를 양보해 주었고, 버스에서 안전하게 내릴 수 있게 부축해 주기도 했어요.”

“그 사람은 농구를 좋아했어요. 농구장에 있을 때면 항상 단호하고 기세가 넘쳤고, 무척이나 남자다운 매력을 드러냈어요. 하지만 평소 절 대하는 모습은 오히려 정반대였죠. 엄청 다정하고 잘해줬어요. 정말 좋은 사람이었죠. 그에겐 어두운 면이 없었어요.”

“회사에서도 동기들이랑 아주 잘 지냈어요. 그 사람은 정말 똑똑했고, 상사들에게 인정도 특별하게 받고 있었어요.”

“제일 중요한 건, 영어까지 유창하게 한다는 사실이었어요.”

“제 주위에도 영어 잘하는 동기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들에게 영어란 단지 좋은 직업을 찾는 도구일 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하지만 그는 달랐어요. 항상 영어를 배우는 이유가 개인적인 취미 때문이라고 그랬거든요.”

‘내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가 아니야. 처음에 영어를 시작한 이유는 그냥 문학이 좋아서였어. 나는 책과 소설들을 좋아했어. 그 중 클래식한 소설들을 특히 좋아했지. 번역본을 챙겨보다 아무리 노력해도 번역본은 원본의 뜻을 완벽하게 전달하지는 못한다는 걸 알게 됐어. 원서를 사서 보는 게 내게 더 깊은 뜻을 안겨주었지.’

‘솔직히 말해서 언어라는 건 그냥 일종의 소통 수단일 뿐이잖아? 엄격히 말하자면 우리의 스펙이 될 수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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