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아의 말투는 처량하기 그지없었다."세희 씨,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세희 씨가 남성에서 겪었던 곤경들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 사람이 당신처럼 강인하게 버틸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 나는 원래 엄청 겁이 많아서, 위기가 닥치면 너무 잘 숨어. 나를 구 씨 집안처럼 큰 가문에서 살게 하는 건 정말 감당할 수 없어. 세희 씨, 나는……나는 더 이상 서준 씨랑 살고 싶지 않아. 그 사람이랑 이혼하고 싶어.” 신세희는 그녀의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그녀는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한참 후에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일단 차에 타, 타서 말하자.”신세희의 차는 5년 전과 같은 일반 승용차였고, 차는 매우 멀쩡했기에 그녀는 차를 바꿀 계획이 전혀 없었다.신세희는 물욕이 있는 여자가 아니었고, 차는 운전만 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그녀는 특별한 요구가 없었고, 굳이 사치스러운 차를 갖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의 차가 떠나는 순간, 반 씨 가족 세 자매와 반건호 부부가 모두 눈을 부릅뜨고 차를 쳐다보고 있었다. 차 값을 보고 그들은 차 주인의 신원을 분석할 수 있었고, 신세희는 게다가 오늘 매우 허름한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우리 동생이 사귄 친구들 수준 좀 봐! 하나같이 궁상맞다니까!” “우리 동생이 착하고 마음이 약하니까, 우리 동생을 꼬신 거 아니야!” 세 자매는 저마다 한 마디씩 말했고, 반건호가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다.“나는 저 사람들이 우리 원명이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할 뿐 아니라,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얘들아, 너희 셋이서 저 운전하고 있던 여자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려는 건지 보고 와라! 어제도 원명이의 집에서 여자들이 있다는 걸 봤다고 하지 않았니? 원명이는 마음이 약하고 우리 집 사람들을 달갑지 않아 하니 만약 원명이가 집안일을 저 사람들에게 말한다면 우리는 속기 쉬울 거다! 내가 봤을 때 저 사람들은 좋은 사람 같지 않아!” 그의 말에 세 자매는 경각심을 갖게 되었고, 그들은
민정아는 그녀는 꿋꿋이 다시 일어나려 했다!“신세희 씨, 재벌 집 며느리가 되는 건 좋은 일이 아니야. 진지하게 생각해 봤는데 재벌 집 며느리가 될 바엔 스스로가 재벌이 되는 게 더 나은 것 같아. 나도 재벌이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건 알지만 세희 씨, 난 내 힘으로 살아갈 수 있고 나 자신을 더욱 강하고 고상하게 만들 수 있어! 이게 바로 귀족으로서의 기질과 기세지! 설마 내가 내 아이 둘을 못 키우겠어? 난 반드시 아이들에게 좋은 생활과 환경을 마련해 줄 거야!”신세희가 백미러로 민정아를 바라본다. “정아 씨,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서준 씨가 바람을 피운 거야? 아니면 시어머니 때문이야?”민정아는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세희 씨, 그거 알아? 시어머니는 하루 종일 나랑 서준 씨 앞에서 이러쿵저러쿵 말하는데 그렇게 한두 번 정도는 서준 씨도 믿지 않아. 근데 10번, 100번은? 1000번은? 100번이면 한 번, 1000번이면 10번은 믿는 법이야. 혼자 애 둘씩이나 키우는 나에게 서준 씨가 10번이나 그런 질문을 하는 건 이미 우리 사이를 망가뜨리기엔 충분해. 우리의 결혼은 원래 평등하지 않았어. 난 이미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했고 구 씨 집안에서 나는 하인보다 못한 존재야. 가끔 하인도 나를 멸시하는 눈빛으로 보더라고. 세희 씨, 내가 예민한 게 아니야. 나는 예민하기보단 쉽게 덜렁거리는 사람이지만 나를 보는 눈빛은 여전히 느낄 수 있었어. 하지만 서준 씨는 내 둘째 삼촌이 아니니까 둘째 삼촌처럼 강하고 기가 세고 두말하지 않는 사람이 못 돼. 둘째 삼촌은 둘째 숙모를 잘 보호해 줘서 숙모에게 감히 뭐라 말하는 사람도 없지만 서준 씨는 그렇지 않더라고. 서준 씨는 여전히 부모님의 통제하에 있고 며느리로서 서준 씨에게 부모와 자식 간의 연을 끊으라고 할 수도 없고. 누구에게나 아들을 키우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고 나조차도 아들 둘이 있으니. 어떻게 서준 씨에게 가족의 연을 끊으라는 말을 할 수 있겠어? 그런 말은 못 하겠어
“진희 씨, 진희 씨, 문 좀 열어줘요. 저 문 앞에 서 있는데 다리가 너무 아파서 쓰러질 것 같아요.”남자는 아양을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 소름 돋을 지경이었다.“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저 남자는 뭐 하는 사람이지! 이렇게 경망스럽다니! 이건 진희 아주머니 얼굴에 먹칠하는 거잖아! 어머! 내가 차에서 내려서 저 뻔뻔한 남자를 쫓아 보낼게!”차에 앉아 있던 민정아는 화가 나 당장 남자를 혼내주고 싶었다.하지만 신세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세희 씨, 왜, 왜 그래, 왜 그러는 건데?”신세희는 침울한 표정으로 쓴웃음을 지었다.“내가 오늘 엄마를 보러 온 것도 이 일 때문이야. 난 벌써 이틀 전에 이 남자를 알게 됐어.”“근데 아직도 이러고 있다고? 망할 자식! 이건 진희 아주머니를 모욕하는 거잖아! 세희 씨, 세희 씨는 지금 아마 화가 나겠지. 세희 씨가 지금까지 다른 사람과 싸운 적이 없다는 것도 알아! 내가 대신 싸워줄게! 오늘 이 남자를 갈기갈기 찢어버리지 않으면 난 오늘부터 민정아가 아니야!”민정아는 여전히 그 막돼먹은 민정아였다.구 씨 집안처럼 큰 재벌 집안에서 원칙적이고 교양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매 순간 자신을 단속해 왔다. 그 결과 단속할수록 더욱 실수가 많았고 망가져 버렸다.결국 긴장감 속에서 살아야 했던 민정아는 실수가 잦았다.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으로 돌아왔고 구 씨 집안을 떠난 뒤 그녀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허리에 손을 올리고 길거리에서 욕하며 싸우는 것이 바로 그녀의 본성이었다.그녀는 그렇게 막돼먹은 악녀였다!그 순간 민정아는 더없이 통쾌했다.하지만 신세희가 민정아의 손목을 잡았다.“정아 씨, 정아 씨가 우리 엄마를 위하는 마음은 알아. 하지만... 우리 엄마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홀로 지내셨어. 아직 50세밖에 되지 않은 엄마도 연애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 만약 이 남자가 확실히 돌싱이고 엄마를 진심으로 대해준다면 나도 엄마를 막을 이유가 없잖아?”민정아는 침묵에 잠겼다.“.
오고 가던 이웃들이 참지 못하고 비웃으며 말했다.“어머, 기생오라비가 또 서 여사님을 찾아오셨네요? 서 여자님이 아직도 못 들어가게 해요?”꽃을 든 남자는 머쓱해하며 웃음을 지었다.“네, 진희 씨는 고귀한 여인이잖아요. 고귀한 여자의 마음을 갖기란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저는 인내심도 있고 진심이에요, 저는 진희 씨한테 진심이라고요. 그래서 기다릴 거예요.”“나이가 어떻게 되세요?”누군가 남자에게 물었다.“저 마흔둘이에요.”대답을 마친 남자는 곧바로 질문을 이었다.“저, 혹시 나이 들어 보이나요?”한 이웃이 웃음을 터뜨린다.“아니요, 마흔둘 같지 않은데요, 서른여섯, 일곱 살처럼 보여요.”남자는 멋쩍게 웃었다.“하하, 감사합니다, 감사해요.”이웃들이 피식 웃으며 떠난다.“세희 씨, 내가 볼 땐 저 남자 여자를 전문적으로 꼬셔서 여자에게 빌붙어 사는 사람 같아. 심지어 사기 치려고 접근하는 거일 수도 있고, 이른바 돼지죽이기 수법이지.”민정아의 말은 항상 직설적이었다.말을 마친 그녀는 갑자기 말실수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세희 씨, 난, 난 그런 뜻이 아니었어, 진희 아주머니가 어떻게 돼지야! 이 망할 주둥아리.”민정아는 정말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서진희 아주머니는 그녀를 아꼈다.민정아가 구 씨 집안에 시집을 갈 때 서진희는 친정어머니처럼 민정아에게 두둑한 혼수까지 해주었다.“진희 아주머니는 그렇게 쉽게 속는 사람이 아니야, 난 진희 아주머니에 대해 잘 알아. 그러니까 세희 씨, 너무 걱정하지 마.”민정아가 말했다.그러자 신세희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정아 씨, 정아 씨 말이 맞아. 나도 이 남자가 사기를 치려는 게 아닌가 싶어. 우리 엄마에게 사기를 치려고 하는 거야. 이런 사람들은 전문적인 조직이 있고 그 과정도 매우 성숙해. 많은 여자들, 특히는 혼자 외롭게 지내고 자유롭고 돈 많은 사모님들은 모두 그들의 타깃이야. 이런 사람은 정말 가증스러워. 하지만 그럴수록 우린 경거망동해선
차 안에 있던 신세희와 민정아는 당황했다.반 씨 집안 자매들이 왜 어머니 집 문 앞에 나타난 건지 두 사람은 알 수 없었다.신세희와 민정아 두 사람은 서로 눈길을 주고받았다.문밖에 서 있던 서진희도 꽤나 당황스러웠다.눈앞의 세 여자가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은 서진희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누구세요?”“벌써 우리를 까먹은 거야?”반영이는 이상한 말투로 말하고는 꽃을 든 남자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전보다 더 짙어진 미소를 지으며 남자가 물었다.“실례지만 이 우아하신 아가씨는 누구신가요?”반영이가 대답하기도 전에 서진희는 남자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희남 씨! 한눈팔면 안 돼요! 똑똑히 말하는데 누나도 질투할 줄 알아요!”서진희의 말은 그녀가 동희남이라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 셈이었다.동희남은 진주와 보석으로 치장한 반영이와 우아하고 정숙한 서진희를 번갈아보더니 이내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누나...”“집으로 들어가세요!”서진희는 문을 열며 동희남을 한바탕 꾸짖었다.동희남은 아쉬운 눈빛으로 반영이를 힐끔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네, 알겠어요 누나. 누나가 처음 저를 집 마당으로 들이는 거네요. 마당은 꽃향기와 새들의 노랫소리로 가득해요. 누나의 손을 거치니, 선경이 따로 없네요. 일찍부터 들어와 보고 싶었는데 영광이에요, 정말 영광입니다. 얼른 들어갈게요.”동희남은 말하며 집으로 들어갔다.‘쿵’하고 문을 닫은 서진희는 그제야 눈을 부릅뜨고 반영이를 바라보았다.“당신들이 누구인지 생각났어요. 그날 반 선생의 집에서 세 분을 만났었죠, 당신들이 바로 반 선생의 집에 강제로 침입한 귀부인들이시죠!”“헐!”반영이가 미친 듯 웃어댔다.“우리가 귀부인인 걸 아는구나!”서진희가 차갑게 웃는다.“당신들의 옷차림을 보면 알 수 있죠.”반호이가 경멸하는 태도로 입을 열었다.“눈썰미가 좋으시네, 저희가 귀부인인 것도 알고! 이 늙은 여편네야, 잘 들어, 우리는 비록 작은 현성에서 왔지만 재벌이야! 어릴
“그래요, 저 궁상맞아요. 근데 뭐가 어때서요?”서진희가 담담하게 말했다.“늙은 여편네 같으니라고! 늙어빠졌는데 아직도 남자친구를 만난다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사실 반영이는 마흔이 넘은 여자였다. 그저 서진희보다 몇 살 어리다는 이유로, 더 화려한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무작정 서진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작은 현성에서 왔다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 이 늙은 여자야, 똑똑히 말하는데 비록 당신은 남성시 큰 도시에 살고 나는 작은 현성이라 하지만 나와 비교하면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야! 당신이 하고 있는 수작들 싫증이 난 지 오래라고! 방금 들어간 남자와 당신이 하는 썩어 빠진 수작들! 당신은 고귀한 척 이 정원에 살고 있지만 구석진 곳에 있는 나이트에서 남자 찾아서 연기하고 있는 거 다 알아! 양복 차림으로 신사처럼 장미꽃을 들고 당신을 쫓아다니지만 사실은! 사실은 다 가짜잖아, 눈속임과 돈을 사기 치기 위해서잖아. 내 추측이 맞는다면 저 정원도 월세로 사는 거지? 저 정원과 방금 들어간 남자 둘이 돈 많은 사람들의 돈을 사기 쳤겠구먼!"그녀는 기세등등하게 말했다.하지만 서진희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반영이 여사님, 혹시 제가 사기를 쳤다는 증거라도 있으신가요?”반영이는 진작에 생각을 했었다는 듯 말했다.“솔직하게 말할게. 우린 한 여자를 따라왔어. 우리 동생 집에서도 그 여자를 봤었고 아마 당신들은 다 한 패겠지. 그 여자는 이 근처 차에 앉아 있을 테고, 지금까지 얼굴도 안 내미는데 그게 무슨 뜻이겠어? 그 여자는 당신, 그리고 방금 그 남자와 모두 한 패라는 의미지. 당신들은 거지 같은 범죄조직이고 아가씨들과 아주머니들에게 사기를 치고 있는 거잖아. 그러다 내 동생처럼 마음 약하고 신분과 지위가 높은 남자의 돈도 사기 치게 된 거고. 정말 안타까워! 당신들의 수법은 너무 비열해! 게다가 늙어빠진 아낙네들이 젊은 남자들의 돈을 사기 치려고 하다니, 푸핫! 너무 웃겨! 웃기네 정말! 당신과 한패인 사람들은 감히 얼굴도 못 내밀지?
경찰에 신고한 후 반씨가문의 세 자매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그들 셋을 보았다.민정아 곁에 있는 두 아이는 사리 분별이 안 되는 3살짜리 어린아이들이었지만 눈을 무섭게 뜨고 씩씩거리고 있는 이 세 명의 아줌마가 너무 무서웠다.한 명은 민정아 품에, 또 다른 한 명은 신세희 품에 안겨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잔뜩 겁을 먹은 그들의 행동에 그들 셋은 점점 기고만장해졌다.“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왜 하필 사기를 치냐고! 사기를! 내 동생이 착하고 남성에서 친인척이 없단 걸 이용해? 오늘 너희들을 혼 내주지 않으면 내가 성이 반 씨가 아니야! 그리고 이 두 아이도 유괴한 거 아니야? 이건 엄연한 죽을죄야.”반호이는 정의감 넘치는 목소리로 그들에게 으름장을 놓았다.마치 곧 처형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반호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셋째 반유이의 얼굴이 환희로 가득했다.그녀는 큰 언니를 잡아끌어 벽 쪽으로 가더니 낮게 속삭였다.“아이들이 너무 귀여운데 우리가...”그러자 반영이가 대뜸 그녀를 흘기며 나무랐다.“네가 입양이라도 하려고? 나이가 40이 다 되어가는데 어쩌려고 입양하겠다는 거야? 심지어 남자아이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 정말 한가한 모양이구나!”반유이가 급히 덧붙였다.“우리 지역의 부동산 갑부, 윤상의 와이프가 저랑 동갑인 걸 잊은 거예요? 저와 동창이고 재산이 아마 몇천억은 될 거예요. 그런데 아이가 없어요. 동창회에서 언뜻 듣기로 입양도 생각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한 명이 아니에요. 이참에 쌍둥이를 소개해 주면 얼마나 기뻐하겠어요?”“지금, 이 상황에서는 그 얘기는 잠시 접어 둬. 그들이 입양하든 안 하든 우리와 상관없어. 지금 해결해야 할 건 동생이 어울리고 있는 사람들의 정체를 밝히는 거야. 우리야말로 제일 가까운 사람이라는 것도 각인시켜야 해.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남성에서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남성의학원에 입학시키는 거잖아? 그러면 우리 후대는 남성 사람이 되는 거야! 남성 사람!이미 38살을 먹은 적지 않은 나이에
“무섭지?”반영이는 으스댔다.“너무 무서워.”신세희도 그녀의 장단을 맞춰주었다.“무서운 줄은 또 아나 보네?”반영이가 비아냥거리자, 신세희가 되물었다.“그럼. 당연히 무섭지. 넌 안 무서워?”“내가 왜 무서워해야 하지?”반영이는 비웃으며 덧붙였다.“난 지은 죄가 없는데?”그리고 잠시 멈칫하고는 말을 이었다.“난동 부리고 사기에, 모함에, 유괴까지 무슨 죄라고 하는지 알아?”신세희가 고개를 저었다.“몰라.”반영이가 박장대소했다.“내가 알려줄게! 이건 죽을죄야! 사형감이라고! 무식한 것들! 어떻게 남성에 와서 사기를 칠 생각을 해? 그런 너희들이 어떻게 우리 동생 같은 애를 만난 거야?”“그럼 지금 도망가도 될까?”신세희가 천연덕스럽게 물었다.“도망?”반영이는 더 크게 소리 내며 웃었다.“지금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그리고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온다는 게 느껴지지 않아?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너희는 오래전부터 이미 경찰에게 포위된 상태였어. 단지 너희들이 모르고 있었을 뿐이야! 하지만 나에게 너희들의 죄를 조금 감량해 줄 방법이 있기는 해. 한번 들어볼래?”신세희가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말해 봐.”“옆에 있는 아이들을 나한테 넘겨. 그러면 내가 경찰에게 잘 말해줄게.”반영이가 드디어 자신의 검은 속내를 드러냈다.“헛소리 집어치워!”민정아가 버럭 화를 냈다.그녀는 아이들을 품에 안으며 반 씨 세 자매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아이들을 건드리면 내가 가만있지 않을 거야!”반유이가 실소를 터뜨렸다.“유괴범 주제에 너무 당당한 거 아니야? 그렇다 한들 조금 후면 이렇게 날뛰지 못할 거야. 오늘은 경찰만 오는 게 아니고 남성의 갑부이자 대그룹인 F그룹 부소경도 올 거야! 그러니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경찰차가 도착했다.타이밍이 기가 막혔다.출동한 경찰들은 그들이 병원에서 봤었던 사람이었다.그녀들을 본 경찰들도 왜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