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신고한 후 반씨가문의 세 자매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그들 셋을 보았다.민정아 곁에 있는 두 아이는 사리 분별이 안 되는 3살짜리 어린아이들이었지만 눈을 무섭게 뜨고 씩씩거리고 있는 이 세 명의 아줌마가 너무 무서웠다.한 명은 민정아 품에, 또 다른 한 명은 신세희 품에 안겨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잔뜩 겁을 먹은 그들의 행동에 그들 셋은 점점 기고만장해졌다.“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왜 하필 사기를 치냐고! 사기를! 내 동생이 착하고 남성에서 친인척이 없단 걸 이용해? 오늘 너희들을 혼 내주지 않으면 내가 성이 반 씨가 아니야! 그리고 이 두 아이도 유괴한 거 아니야? 이건 엄연한 죽을죄야.”반호이는 정의감 넘치는 목소리로 그들에게 으름장을 놓았다.마치 곧 처형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반호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셋째 반유이의 얼굴이 환희로 가득했다.그녀는 큰 언니를 잡아끌어 벽 쪽으로 가더니 낮게 속삭였다.“아이들이 너무 귀여운데 우리가...”그러자 반영이가 대뜸 그녀를 흘기며 나무랐다.“네가 입양이라도 하려고? 나이가 40이 다 되어가는데 어쩌려고 입양하겠다는 거야? 심지어 남자아이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 정말 한가한 모양이구나!”반유이가 급히 덧붙였다.“우리 지역의 부동산 갑부, 윤상의 와이프가 저랑 동갑인 걸 잊은 거예요? 저와 동창이고 재산이 아마 몇천억은 될 거예요. 그런데 아이가 없어요. 동창회에서 언뜻 듣기로 입양도 생각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한 명이 아니에요. 이참에 쌍둥이를 소개해 주면 얼마나 기뻐하겠어요?”“지금, 이 상황에서는 그 얘기는 잠시 접어 둬. 그들이 입양하든 안 하든 우리와 상관없어. 지금 해결해야 할 건 동생이 어울리고 있는 사람들의 정체를 밝히는 거야. 우리야말로 제일 가까운 사람이라는 것도 각인시켜야 해.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남성에서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남성의학원에 입학시키는 거잖아? 그러면 우리 후대는 남성 사람이 되는 거야! 남성 사람!이미 38살을 먹은 적지 않은 나이에
“무섭지?”반영이는 으스댔다.“너무 무서워.”신세희도 그녀의 장단을 맞춰주었다.“무서운 줄은 또 아나 보네?”반영이가 비아냥거리자, 신세희가 되물었다.“그럼. 당연히 무섭지. 넌 안 무서워?”“내가 왜 무서워해야 하지?”반영이는 비웃으며 덧붙였다.“난 지은 죄가 없는데?”그리고 잠시 멈칫하고는 말을 이었다.“난동 부리고 사기에, 모함에, 유괴까지 무슨 죄라고 하는지 알아?”신세희가 고개를 저었다.“몰라.”반영이가 박장대소했다.“내가 알려줄게! 이건 죽을죄야! 사형감이라고! 무식한 것들! 어떻게 남성에 와서 사기를 칠 생각을 해? 그런 너희들이 어떻게 우리 동생 같은 애를 만난 거야?”“그럼 지금 도망가도 될까?”신세희가 천연덕스럽게 물었다.“도망?”반영이는 더 크게 소리 내며 웃었다.“지금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그리고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온다는 게 느껴지지 않아?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너희는 오래전부터 이미 경찰에게 포위된 상태였어. 단지 너희들이 모르고 있었을 뿐이야! 하지만 나에게 너희들의 죄를 조금 감량해 줄 방법이 있기는 해. 한번 들어볼래?”신세희가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말해 봐.”“옆에 있는 아이들을 나한테 넘겨. 그러면 내가 경찰에게 잘 말해줄게.”반영이가 드디어 자신의 검은 속내를 드러냈다.“헛소리 집어치워!”민정아가 버럭 화를 냈다.그녀는 아이들을 품에 안으며 반 씨 세 자매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아이들을 건드리면 내가 가만있지 않을 거야!”반유이가 실소를 터뜨렸다.“유괴범 주제에 너무 당당한 거 아니야? 그렇다 한들 조금 후면 이렇게 날뛰지 못할 거야. 오늘은 경찰만 오는 게 아니고 남성의 갑부이자 대그룹인 F그룹 부소경도 올 거야! 그러니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경찰차가 도착했다.타이밍이 기가 막혔다.출동한 경찰들은 그들이 병원에서 봤었던 사람이었다.그녀들을 본 경찰들도 왜 또
그의 목소리에 모두 고개를 돌렸다.거기에는 백발이 드리운 어르신이 있었다. 그는 천천히 인파로 걸어오고 있었다.겉모습으로 보아 90은 되어 보인다. 하지만 그에게는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었고 사람들로 하여금 겁에 질리게 했다.그들은 뒷걸음질 치며 그에게 통로를 만들어드렸다.그중에 눈치 빠른 이가 한 명 있었다.“서씨 집안 어르신?”그랬다. 여기로 걸어오고 있는 그는 서진희의 아버지이자 신세희의 외할아버지였다.서씨 집안 어르신이란 말에 경찰들도 고개를 돌렸다.그중의 두 명은 급히 달려가 공손하게 두 손을 모았다.“여기에는 어떻게 오신 거예요? 어르신, 몸도 불편하신데 심려를 끼쳐서 죄송해요. 저한테 어느 분이 따님인지 알려주시겠어요?”늙은이는 온화한 표정으로 서진희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서진희는 고개를 떨구고 그의 시선을 회피하고 있었다.그녀는 이미 몇 년 전처럼 아버지를 미워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좋아하지도 않았다.아버지란 존재가 제일 필요했던 때에 사랑으로 보듬어 주지 않았을뿐더러 도리어 엄격한 잣대로 엄하게 몰아붙였다. 어렸던 그녀는 어른이 되어서도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는 친구들이 부러웠다.그녀는 자비감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이런 부정적인 정서는 그녀의 일생을 좌우지했다.그렇게 이후의 그녀 인생에도 영향을 주었다. 자비감 때문이 아니었더라면 임지강과 같은 사람과 결혼하지도 않았다.그랬더라면 자신과 딸도 견디기 어려운 수모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아버지를 용서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버지에게는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아버지와 깊은 감정을 나누려 하지도 않았다.아버지와 오빠가 몇 번이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다.더 극진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고 도우미들도 있으니 아주 편할 거라면서 말이다.그녀의 취미활동에도 지장이 되지 않을 것이고 심지어 그녀만을 위한 피아노까지 있어서 그녀의 예술 활동에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그녀가 아직 어렸을 때 오빠란 자식은 손찌
신세희도 서준명과 같은 마음이었다.신세희가 어머니를 생각하는 것만큼 서준명도 고모를 관심했다. 신세희가 회사에서 나와 한창 운전하고 있을 때 서준명은 회사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는 회의까지 제쳐두고 고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그리고 마침 할아버지가 전화한 것이다.전화 저편에서 노쇠한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할아버지는 요즘 너의 고모가 보고 싶구나. 주말에 시간 되면 나랑 무용단에 다녀오자꾸나. 너의 고모를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 거야.”할아버지의 말을 들은 서준명이 지금 당장 고모에게 가자고 했다.둘은 신세희보다 더 일찍 여기에 도착했다.다만 할아버지의 요구대로 비교적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차를 세워뒀다. 하지만 내리지 않았다.그는 딸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딸이 자신을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매번 딸이 보고 싶을 때면 가만히 먼 곳에서 힐끔거리기만 했다.어차피 고모가 돌아오지 않아서 서준명도 그대로 차 안에 있었다.얼마 안 되어 신세희가 도착했다. 그리고 장바구니를 든 서진희의 모습이 보이더니 동희남이란 그 남자가 장미꽃을 손에 들고 쫓아오는 모습이 보였다.그때 서준명은 차에서 뛰쳐나가 그 남자의 다리를 분질러 버리고 싶었다.하지만 고모가 너무 가여웠던 서준명은 이 남자가 고모를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고모를 전적으로 응원했고 고모만 행복하다면 된다고 생각했다.하여 서준명은 할아버지를 겨우 진정시켰다.그리고 반씨가문의 세 자매가 나타났다.서준명과 늙은이는 그녀들이 막무가내로 생트집을 잡는 모든 과정을 보았다.할아버지와 손자는 세 자매가 도대체 무슨 꿍꿍인지 궁금했다.이미 경찰에 신고했기에 급한 것도 없었다.그리고 반영이와 반유이가 구석에서 민정아의 두 아이를 데려가 갑부에게 환심을 사려는 계획까지 서준명이는 똑똑히 들었다.그들은 너무 웃겼다.그들은 지금까지 경찰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그 순간이 오고 할아버지와 손자가 끝내 모습을 나타냈다.세 자매가 그에게 말을
반영이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녀는 재차 확인했다.“네? 뭐라고요?”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둔 어르신이 서진희를 보며 말했다.“”진희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아버지한테 말해 봐. 어떻게 저런 상스러운 소리를 듣고 신고까지 당했냐 말이다.”서진희가 대답하기 전에 경찰관들이 대신 입을 열었다. “어르신, 오해세요. 뭔가 오해가 생긴 모양이에요.”“오해라고?”어르신이 세 자매를 쏘아보았다.“내가 보기엔 누군가가 고의로 질서를 어지럽히고 공권력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네?”세 자매: “...”“진희야, 말해 봐. 아버지가 해결해 줄게.”이건 딸과 화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가 이 좋은 기회를 놓칠 리 없다.그는 다정하게 서진희를 보고 있었다.하지만 서진희는 도리어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연세도 있으시고, 다리도 불편하시니 될수록 이런 걸음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무 일도 아니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요. 제 나이가 이젠 50이 넘으니 더 이상 어린애도 아니에요. 제가 한 행동에 책임질 수 있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완전 정을 떼려는 것은 아니었으나 어느 정도 선을 긋는 느낌이었다.무표정에 새침한 그녀가 기품이 넘치는 어르신과 함께 있으니, 전에 느끼지 못했던 고귀함이 느껴졌다.반 씨 집안의 세 자매들은 너무 놀라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특히 막내 반유이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그녀는 서진희를 보며 말을 더듬었다.“당신이 그, 그...”“뭐가?”서진희가 웃으며 덧붙였다.“사기꾼? 죽을죄라고? 작은 도시에서 온 당신이지만 법을 꿰뚫고 있어 속일 생각을 하지 말라고? 내가 당신들을 알아? 어디서 만난 적이라도 있었어? 왜 내 집 앞에서 난리들이야? 나를 뭐라는 건 그렇다고 쳐. 그런데 왜 없는 죄를 뒤집어 씌우냔 말이야! 오늘 합당한 이유를 대지 않으면 여기에서 못 빠져나갈 줄 알아!”그녀의 호통에 셋은 겁에 질려 뒷걸음질 쳤다.그때 멀리에서 차 한 대가 들어왔다.멈춰 선 차에서 3명이 내렸다.그중에 앞선
반원명은 참을 수밖에 없었다.심지어 한순간에는, 자신을 키워준 양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까지 했다. 그들이 예상치 못한 사고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반원명은 넋이 나간 세 누나의 모습을 보며 이 상황을 무척이나 고소하게 생각했다. 그는 양부모님의 뒤를 따르며 자책이 넘치는 말투로 말했다. “죄송해요, 서 씨 아주머니. 제가 아주머니에게 폐를 끼쳤네요.”그 말에 서진희는 반원명에게 인자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원명아, 아줌마 이제야 알았어. 네가 예전에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 이제는 걱정하지 마. 남성에 차고 넘치는 게 네 가족들이야. 남성에 있는 가족들은 절대로 너에게 예전 같은 고난을 겪게 하지 않을 거야. 이제는 걱정하지 마, 원명아.”반원명의 마음은 순식간에 따뜻해졌다.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제 탓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들이…”말을 이어 나가던 반원명은 갑자기 자기 양부모님과 세 누나를 쳐다보았다.그는 양부모님과 세 누나가 한 짓이 자기랑 아무 연관이 없다고 말하려고 했다. 만약 그들이 서 씨 아주머니를 다치게 했다면 경찰을 불러 이 일을 해결하자고 말하려고 했었다.이 일은 경찰이 책임지고 정의를 구현해야 했다.하지만 반원명이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그의 양아버지 반건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말투는 무척이나 흉악했다.“내가 뭐, 너 무서워할 줄 알고! 네가 무슨 신이라도 돼? 미리 말하는데! 우리 아들 친구가 남성에서 제일 돈이 많고 권력이 엄청난 F 그룹 대표 부소경이야! 분명 부소경이 우리 뒤를 봐줄 거야! 부 대표님이 곧 이곳으로 찾아올걸!”“너희 남성 사람이잖아. 설마 F 그룹의 대표 부소경이 누군지 모르는 건 아니지?”“그래 너네 대단해!”“너네 엄청 대단해! 하지만 너희 중에 부 대표님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있을까?”반건호는 입에 부 대표님이라는 말을 내내 달고 있었다.하지만 사실, 일흔이 넘어가는 반건호는 부소경이 누군지 전혀 알
울려 퍼지는 소리에 사람들은 일사불란하게 고개를 돌렸다.멀지 않은 곳에서, 정장 차림을 한 남자가 차에서 내려 서서히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남자의 몸에는 기품이 흘러넘쳤고, 그런 그의 뒤를 따르는 수행원도 둘이나 있었다.수행원들은 모두 금테 안경을 끼고 있었고, 손에는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세 사람의 모습은 모르는 사람이 봐도 그들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 엄청난 남자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반원명이 자기 동생이라고?구경꾼들은 모두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반 씨 세 자매도, 반원명의 양부모님도 의혹스러운 눈빛으로 느릿하게 걸어오는 남자를 쳐다보았다.둘째 반호이의 눈썰미가 제일 좋았다. 남자의 모습을 확인한 그녀는 바로 입을 열었다. “어라? 언니, 이 남자 며칠 전 주말에 원명이네 집에서 본 그 남자 아니야?”그녀의 말에 반영이가 바로 대답했다. “맞네. 그 남자네. 하지만 오늘은 왠지 그날보다 더 기세가 넘치는 것 같은데? 근데, 왜 우리 막냇동생 원명이를 자기 동생이라고 하는 거야? 정말 영문을 모르겠네!”반영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옆에 있던 경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여사님, 방금 전에 남성 F 그룹 대표 부소경이 동생분의 친구라고 하지 않으셨어요?”그 말에 반영이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부 대표님이 우리 동생 친구예요. 부 대표님은 우리 동생의 친구일 뿐만 아니라 남성에서 제일 권력이 높은…”반영이의 말이 끝나지도 전에 경찰이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 “그러신 분이 왜 부 대표님을 알아보지 못하시는 거죠?”“네?”“지금 걸어오고 있는 사람이 바로 여사님이 방금 말씀하신 F 그룹의 최고 권위자이자 동생분의 친구이며 반 씨 집안의 친구이기도 한 부소경, 부대표님이에요!” 경찰의 말에는 조롱이 가득했다.경찰들은 사건의 자초지종이 어떤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세 자매의 오만한 태도를 통해 그들이 생트집을 잡는 사람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경찰은 그들이 생트집을 잡는 사
지금 남성의 최고 권위자를 인맥으로 만들게 된다면, 반 씨 세 자매는 출세한 것과 다름이 없는 게 아닌가?하!기회는 항상 반 씨 가문에게 찾아온다!이 모든 공로는 엄마, 아빠가 그해 고아 반원명을 입양한 것에 돌려야 한다.착한 사람에게는 당연하게도 좋은 일이 찾아온다!반 씨 집안 첫째, 반영이가 제일 먼저 부소경의 앞으로 달려갔다. 복스러운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녀는 부소경의 얼굴을 쳐다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 “부 대표님, 안녕하세요. 소문은 많이 들었는데 얼굴 볼 기회가 없었네요. 저희 부 대표님 정말 뵙고 싶었어요. 유감스럽게도 대표님이 너무 바쁜 바람에… 혹시라도 방해가 될까 봐요.”역시나 반 씨 집안 첫째였다.그녀의 말은 수준이 넘쳤다.부소경은 평온하게 반영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 며칠 전 내 동생 집에서 난리를 피우던 그 사람이지?”그 말에 반영이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개지고 말았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바로 반응했다. “아이고, 한 집안사람도 못 알아뵙고…”“맞아요! 저희가 바로 며칠 전에 원명이 집에서 난리 피우던 사람들이에요.”“하지만 우린 남이 아니에요.”“부 대표님이 그러셨잖아요. 원명이가 대표님 동생이라고. 대표님이 아실지는 모르겠는데, 원명이 저희 동생이에요. 저희 친동생이에요.”“원명이는 반씨에요. 우리도 반 씨고요.”“우리는 같은 부모님을 가지고 있어요.”말을 이어 나가던 반영이는 자신의 친부모님을 가리키며 그들을 부소경에게 소개해 주었다.소개가 끝난 후, 그녀는 계속해서 웃음을 지어내며 말을 이어냈다. “부 대표님, 병원에 있을 때 병원 원장님이 저희한테 알려줬어요. 대표님이 제 동생의 친구시라고. 대표님이 제 동생을 친형제처럼 대하신다고 했는데, 그게 진짜였네요.”“원장님이 그러셨어요. 대표님이 직접 찾아오셔서 제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실 거라고.”“저희는… 하하.”“저희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어요. 대표님이 이렇게 빨리 찾아오실 줄은 몰랐어요.”“대표님이 이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