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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8화

그의 목소리에 모두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는 백발이 드리운 어르신이 있었다. 그는 천천히 인파로 걸어오고 있었다.

겉모습으로 보아 90은 되어 보인다. 하지만 그에게는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었고 사람들로 하여금 겁에 질리게 했다.

그들은 뒷걸음질 치며 그에게 통로를 만들어드렸다.

그중에 눈치 빠른 이가 한 명 있었다.

“서씨 집안 어르신?”

그랬다. 여기로 걸어오고 있는 그는 서진희의 아버지이자 신세희의 외할아버지였다.

서씨 집안 어르신이란 말에 경찰들도 고개를 돌렸다.

그중의 두 명은 급히 달려가 공손하게 두 손을 모았다.

“여기에는 어떻게 오신 거예요? 어르신, 몸도 불편하신데 심려를 끼쳐서 죄송해요. 저한테 어느 분이 따님인지 알려주시겠어요?”

늙은이는 온화한 표정으로 서진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서진희는 고개를 떨구고 그의 시선을 회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몇 년 전처럼 아버지를 미워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좋아하지도 않았다.

아버지란 존재가 제일 필요했던 때에 사랑으로 보듬어 주지 않았을뿐더러 도리어 엄격한 잣대로 엄하게 몰아붙였다. 어렸던 그녀는 어른이 되어서도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녀는 자비감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런 부정적인 정서는 그녀의 일생을 좌우지했다.

그렇게 이후의 그녀 인생에도 영향을 주었다. 자비감 때문이 아니었더라면 임지강과 같은 사람과 결혼하지도 않았다.

그랬더라면 자신과 딸도 견디기 어려운 수모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버지를 용서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버지에게는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아버지와 깊은 감정을 나누려 하지도 않았다.

아버지와 오빠가 몇 번이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더 극진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고 도우미들도 있으니 아주 편할 거라면서 말이다.

그녀의 취미활동에도 지장이 되지 않을 것이고 심지어 그녀만을 위한 피아노까지 있어서 그녀의 예술 활동에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녀가 아직 어렸을 때 오빠란 자식은 손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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