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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5화

부소경은 차갑게 피식 웃더니 다짜고짜 온란희의 턱을 잡고 험담을 뱉기 시작했다.

"당신! 당신은 그저 부씨 가문 남자들이 내연녀를 만난다는 사실만 알고 있지 그 여자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아요? 부씨 가문에 대해 잘 안다면서요, 그럼 내 어머니에 대해 잘 알아요? 우리 어머니는 평생 웨딩드레스 한 번 못 입어보셨고 결혼식에 서보지도 못한 데다 부씨 가문 저택에 발 한 번 들여보신 적 없어요. 돌아가시기 직전에도 두 아이의 아버지인 남자는 얼굴조차 내비치지 않았어요. 내연녀의 아이가 어릴 때부터 어떻게 컸는지 알아요? 내연녀는 아이를 낳을 자격도 없어 결국 두 아이 중 한 명을 숨길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그 아이는 평생 어둠 속에서 살면서 따뜻한 집이 있는 게 가장 큰 꿈이었다는 거 알아요? 자꾸 내연녀를 쉽게 얘기하시는 것 같은데, 스무 살밖에 되지 않은 여자아이가 부씨 가문 남자의 아이를 뱄다는 이유로 매몰차게 쫓겨나 혼자 아이를 낳은 건 알아요? 그러다가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그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팔렸어요. 그리고 스무 살짜리 여자아이는 절망 끝에 가출을 선택했고 평생 괴로움 속에서 살고 있어요. 팔린 부씨 가문의 아이는 평생 얼마나 큰 고통을 감수했는지 알아요? 당신이 알아요? 알기나 해요? 그런데 자꾸 내 앞에서 내연녀 내연녀 할 거예요?”

부소경은 누군가와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최근 며칠 동안 그는 줄곧 우울함 속에 묻혀서 살았었다.

F그룹 업무 때문이 아니었다.

수십 년 동안 산속에서 은둔생활을 보낸 성희를 보고 부소경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처량함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성희에게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인가?

어머니에게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인가?

모두 남자들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들을 해친 남자는 법률의 제재를 피해 평온한 삶을 누리고 있다.

그러다가 마지막이 돼서야 후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후회한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뭐가 있단 말인가.

성희의 젊음, 어머니의 목숨, 반호영의 목숨, 반원명의 고통스러운 동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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