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는 씩 웃으며 말했다."내가 고른 남편인데 무서울 리가요."그녀는 아주 득의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속에는 약간의 귀여움도 뒤섞여 있었다.부소경은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뭐? 당신이 날 남편으로 골랐다고? 당신 도망쳤거든? 내가 6년이란 시간을 들여서 당신을 잡아 온 거야! 똑똑히 얘기해!"두 사람에겐 이미 아이도 세 명 있었다.게다가 맏이는 이미 열두 살이다.비록 부부로 산 지는 6년 남짓했지만 이미 노부부나 다름없었다.둘 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견고했다.그 때문에 부부 사이에 서로 단점을 얘기하는 경우도 많았다.하지만 신세희는 화를 내지 않았다.이미 뻔뻔할 대로 뻔뻔하기 때문이다.뻔뻔할 뿐만 아니라 당연하다고 여길 정도였다."맞아요!"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당신이 나를 데려온 건 맞아요. 하지만 잊지 말아요, 나는 처음부터 당신이 마음에 들었어요! 내가 당신보다 당돌했단 거 잊지 말아요! 당신은 모든 남성들 중에서도 염라대왕과도 같은 존재였지만 난 당신이 염라대왕이란 걸 알면서도 마대를 끌고 당신 결혼식에서 깽판 부린 사람이에요. 내가 당신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면 왜 거기까지 찾아가서 깽판 부렸겠어요? 음! 다시 생각해 봐요, 당신이 날 먼저 데려왔어요 아니면 내가 먼저 당신을 빼앗았어요?"그녀의 말에 부소경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지금 생각해 보니 그녀의 말도 맞았다.확실했다!그땐 신세희가 먼저 그와 임서아의 결혼식에서 깽판을 부렸었다."응! 맞아, 역시 내 와이프가 나보다 당돌하지!"부소경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맞죠?"신세희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맞아."부소경은 두 팔을 들어 여자를 품에 꼭 껴안았다.세희는 예쁜 미소를 지으며 남편에게 기댔다.휠체어에 앉은 채 멀지 않은 곳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온란희는 그들은 노부부가 아니라 열애 중인 풋풋한 커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신세희는 웃자마자 고개를 들어 온란희를 발견했다.그녀는 웃으며 온란희에게 말했다
"때가 되면 온수그룹은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 없을 거예요. 시장은 곧 전쟁터잖아요."그녀의 말에 온란희는 깜짝 놀라 입을 떡 벌렸다.신세희의 말이 맞았다.만약 F그룹과 온수그룹의 계약 관계만 아니었다면 부소경은 온수그룹을 사정없이 후려쳤을 것이다.온란희는 저도 모르게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그제야 두 사람의 궁합을 뼛속 깊이 느끼게 되었다.부소경만 강한 게 아니었다.신세희도 만만치 않았다.그들은 마음이 통하는 커플이었고 궁합이 아주 잘 맞았다.그들 부부는 온란희가 본 커플 중에 가장 궁합이 좋은 커플이었다.온란희는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나... 혹시 벌거벗은 못난이 같아요? 지금 아주 민망한 상황 맞죠?"온란희는 고개를 들어 신세희를 보며 물었다.신세희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니에요, 온란희 씨, 기운 내요. 온란희 씨 말고도 전에 우리 남편에게 시집오겠다고 했던 여자들 많아요. 게다가 온란희 씨보다 더 비겁한 수단으로 접근했던 사람도 많고요. 온란희 씨는 제가 본 여자 중에 가장 모던한 사람이에요. 그 정도로 민망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온란희 씨가 지금 생각해야 할 건 앞으로 온씨 가문을 어떻게 이어 나갈지예요. 당신의 혜안으로 듬직한 남자를 찾아요."온란희는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말했다."당, 당신 말이 맞아요. 고마워요, 사모님."신세희는 그녀를 보며 힐끗 미소를 짓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부소경의 팔을 끌어안고 나란히 차에 올라탔다.온란희는 휠체어에 앉은 채 혼자 멍하니 그들 부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그녀는 도무지 이 기분을 알 수 없었다.부소경에 대한 미련인 걸까?이번 생에는 아마 부소경 같은 남자를 두 번 다시 찾지 못할 거란 걸 안 순간에도 그녀는 여전히 그에게 시집가고 싶었다. 비록 안 된다는 것도 알지만 말이다.그리고?그들 부부에 대한 존경심이라고 할까?부소경뿐만 아니라 신세희도 마찬가지였다.아주 대단한 여자다.오직 그녀만이
신세희는 자기 머리를 부소경 가슴에 묻고 말했다."당신도 내가 본 남자 중에 가장 똑똑한 남자예요. 왜냐하면 당신은 날 아내로 맞이했으니까요."남자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은 채 운전에 집중했다. 비록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대화는 없었지만, 꼭 잡고 있는 두 손으로 마음을 전했다.마치 6년 전 결혼하고 나서 연애하던 순간으로 되돌아간 것만 같았다.온란희는 그저 하나의 걸림돌에 불과했다.이 걸림돌은 신세희와 부소경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었다.그들은 서로의 중요성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부부 사이 서로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어른들의 경험을 토대로 삼아 평생 가족이 가장 중요하단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서로에 대한 솔직함, 충성이야말로 돈독한 가정이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한 시간 정도 지나자, 집에 도착했다.아이들은 모두 집에 있었다.신세희와 부소경이 문을 열자, 열두 살 난 신유리가 한눈에 들어왔다.신유리는 이미 성인만큼 키가 컸지만, 체형이 너무 말랐고 아직 성장기였다.마르고 큰 키에 귀여움을 잃지 않은 유리 옆에는 두 아이가 두 눈을 반짝이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신유리가 부모님께 맞는 한이 있어도 그들은 신유리를 응원할 것이다.하!부소경과 신세희는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어때, 엄마? 오늘 세미나에서 온란희 엄청 바보 같았지? 엄마랑은 비교조차 할 수 없어. 내 예상이 맞았지?"신유리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신세희는 씩 웃으며 말했다."너도 참, 만만찮게 엿먹였더구나. 오늘 가보니 한쪽 다리에 깁스까지 했던데. 얘야, 사실 네 도움 없이도 엄마 혼자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 게다가 더 재미있게. 지금 그녀에겐 아무런 힘도 없어. 앞으로 엄마 도와준다고 나쁜 사람한테 먼저 손대지 마. 알겠지? 넌 평생 어른들의 속셈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를 거야. 넌 아직 그들을 상대할 수준이 아니야. 넌
신세희는 다급히 큰소리로 외쳤다."너 진짜! 내가 네 버릇 못 고칠 것 같아? 아빠, 빨리 우리 아들한테 뽀뽀해 줘요"부소경은 곧바로 신세희와 함께 두 아이를 사이에 두고 미친 듯이 뽀뽀하기 시작했다.뽀뽀를 마친 뒤 신유리에게 시위까지 했다.신유리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흥, 누가 부럽대? 난 내 친구들이랑 놀 거야."신유리는 최근 들어 몇몇 네티즌들과 친구를 맺게 되었다.그 네티즌들은 죄다 그녀 또래인 사람들이었다.네티즌은 한 동네 마을에 살고 있었는데 한적한 곳이지만, 환경조건이 좋아 보였다.네티즌은 신유리에게 자신이 사는 동네 사진을 자주 찍어 보내주곤 했다.신유리는 방학이 되면 그곳으로 여행 갈 계획이었다.그녀는 이제 혼자서 여행할 수 있다.네티즌들과 톡하는데 정신이 팔린 신유리는 신세희와 부소경이 입구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우리 애 많이 컸네요."신세희는 감탄하며 말했다.부소경도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그러게, 이젠 어른이야. 앞으로 구속이 없는 자유로운 공간을 줘 독립 자주적인 사상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신세희는 부소경을 잡고 안방으로 돌아오며 말했다."소경 씨, 유리도 이젠 중학교 일 학년이에요. 앞으로 유리도 저처럼 건축학을 배우는 게 어떨까요?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는 동시에 내 바람도 같아서 그래요.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게 제일 큰 아쉬움이었는데 난 유리가 세계 최고 건축대학에 입학했으면 좋겠어, 그럼 난 내가 배운 모든 지식을 유리에게 가르쳐줄 거야."신세희는 이미 기대로 가득 찬 표정이었다."난 이미 15년 뒤 우리 유리가 세계 최고 건축디자이너가 된 모습이 상상돼. 난 유리의 엄마로서 얼마나 자랑스러울까...""당신의 꿈을 왜 아이한테 강요하는 거야?"부소경은 단번에 신세희의 환상을 깨트렸다.신세희는 입을 삐죽 내밀며 물었다."왜요, 유리가 건축학을 배우는 게 싫어요?"부소경이 대답했다."나야 당연히 좋지. 난 유리가 건축학을
부소경이 곧바로 물었다."왜 그래, 엄마 뒤를 이어받고 싶지 않아서 그래? 괜찮아. 우리 유리는 혼자 선택해도 돼. 배우고 싶은 게 있다면 엄마 아빠가 모두 응원해 줄 거야."신유리는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나도 엄마처럼 건축디자인 배우고 싶어."부소경과 신세희는 순간 입을 떡 벌렸다."..."두 사람은 신유리가 건축디자인을 배우고 싶어 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신유리는 다시 확고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내가 어렸을 때 엄마 따라 현장에 많이 나갔었잖아. 그때 아주 힘들었었지. 엄마는 가끔 삼촌을 챙겨야 했고 나는 삼촌 옆에서 매일 엄마가 겪는 수고들을 지켜봤어. 엄마는 동네 주민들을 도와 집도 디자인해 줬고 지어낸 집마다 아주 든든했어. 엄마가 그동안 많은 경험을 쌓은 것도 그때 현장에서 5, 6년 동안 일한 시절이 있어서 그래. 게다가 주민들 요구도 다양해서 엄마는 각가지 방안들을 디자인해 냈지. 그러다 보니 경험이 많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어. 난 엄마가 연구하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건축디자인에 흥미가 생기게 되었어. 앞으로 더 크면 세계여행을 떠나 더욱 많은 건물을 볼 거야."아직 어린 나이지만 이미 자신의 꿈과 계획까지 있었다.부소경과 신세희는 아주 기뻤다.특히 직접 키운 아이가 꿈도 생기고 자신만의 생각도 있으니, 이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그녀의 열두 살은 아주 암울했다.하지만 아이는 달랐다.자신의 열두 살 기억을 떠올리며 신세희는 표정이 어두워졌다."엄마, 왜 그래?"신유리가 물었다."엄마도 엄마가 보고 싶어서 그래."신세희가 대답했다.신유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쉬워. 지금 당장 보러 가면 되잖아."어차피 주말이라 수업도 없었다."엄마 요즘 바빠서 할머니 뵈러 안 간 지도 오래됐네."신세희가 말했다.부소경이 곧바로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좋아, 그럼 오늘 함께 어머님 만나 뵈러 가자."간다면 가는 법이다.아침 식사를 마치고 난 뒤 다섯 식구는 곧바로 서진희의 집
앞에서 운전하고 있던 신세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반면 신유리는 매우 차분한 말투로 대답했다."엄마, 상상력도 참 순수하고 귀엽네. 외할머니가 데이트하러 가셨다고? 엄마, 외할머니 올해 연세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신세희는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알지, 할머니 올해 쉰여섯이잖아.""우리 외할머니 열여섯이 아니라 쉰여섯 살 이셔!"신유리는 신세희를 노려보며 말했다.신세희도 질세라 신유리를 노려보며 말했다."응! 네 외할머니는 열여섯이 아니라 쉰여섯이야! 그럼 쉰여섯 살인 사람은 연애도 못 해? 네 외할머니가 얼마나 열심히 관리했는데, 춤 노래는 물론 카리스마도 있어, 남자 찾아 연애하는 게 뭐 어때서."신유리는 골똘히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응, 그러고 보니 맞는 말이네. 우리 외할머니 혼자 외롭게 지내지 말고 남자친구 찾아야지."말을 마친 그녀는 고개를 돌려 부소경과 동생들을 바라보았다."여러분들 생각은 어때?"뒤에 앉아있던 남자 세 명, 그중 두 아이는 가엾은 눈빛으로 신유리를 바라보았다.오직 부소경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맞아!"신유리는 또다시 애어른처럼 말했다."내가 먼저 할머니한테 연락해서 어디에 계시는지 여쭤볼게.""그러지 마!"신세희는 곧바로 신유리를 제지했다."너 이 녀석, 다짜고짜 물어보면 안 되지. 할머니 부끄러워하면 안 되잖아."신유리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응, 하긴..."바로 그때 서진희와 함께 춤을 추러 다니던 할머니가 그들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신세희가 곧바로 그녀를 불러세웠다."조씨 아주머니, 조씨 아주머니, 혹시 저 기억하세요?"조씨 아주머니는 곧바로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어머, 세희야, 내가 노안인 데다 바구니까지 들어 미처 너희들을 보지 못했구나. 어머니 보러 여기까지 찾아온 거야?"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전엔 계속 집에 계셨는데 무슨 일인지 집에 안 계시네요. 아주머니, 혹시 우리 엄마한테 요즘 무슨 일이 있나요? 예
휴대폰 너머로 서진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애도 참, 멀쩡한데 무슨 위험한 상황이겠어?""그럼 지금 어디에 계시는데요!"이렇게 대답할수록 신세희는 마음만 급해졌다."원명이랑 같이 있어."서진희가 대답했다.그러자 신세희가 물었다."네?"순간 신세희는 할 말을 잃었다."시언과 유미랑 얘기하다가 원명이 얘기가 나왔지 뭐니. 생각해 보니 원명이 엄마도 있어서 생각난 김에 시언이랑 유미와 함께 보러 왔어."서진희가 말했다.신세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아, 알겠어요, 알겠어요, 엄마. 엄마, 거기서 기다려요. 제가 금방 갈게요.""그래."서진희는 웃으며 대답했다.통화를 마친 뒤 신세희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깜짝 놀랐네.""왜 그래, 세희야?"조씨 아주머니가 물었다."뭐 때문에 놀란 거야?""엄마가 사기당했을까 봐 걱정됐거든요."신세희는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럴 것까진 없어. 그래도 엄마한테 조심하라고 얘기해줘."조씨 아주머니가 말했다."네, 고맙습니다, 아주머니.""괜찮아, 나 먼저 갈게.""안녕히 가세요, 아주머니."조씨 아주머니와 인사를 마친 뒤 신세희와 부소경은 아이들을 데리고 반원명 집으로 갔다.반원명이 성희를 데려오고 나서부터 신세희와 부소경은 단 한 번도 그들을 보러 간 적이 없었다.주로 며칠 전 반원명이 남성에서 살았던 집을 청소하랴 성희를 찾아주랴 바삐 돌아친 탓에 신세희와 부소경 모두 업무가 잔뜩 밀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며칠 동안 밀린 업무를 해결하느라 바빴던 두 사람은 반원명과 성희의 안부를 미처 묻지 못했다.마침 지금 만나러 가기 딱 좋았다.한 시간 뒤 그들은 반원명의 집에 도착했다.집에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안으로부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반원명은 병원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이 아파트는 부소경의 이름으로 된 아파트였다.부소경은 하루빨리 집을 반원명에게 넘겨주려고 했다.배다른 동생.부소경은 F그룹을 손에 넣었지만, 반원명은
말을 마친 그녀는 곧바로 반명선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드넓은 거실에는 외할머니 서진희가 앉아있었다.삼촌, 이모, 그리고 사촌 동생까지 있었다.그리고 반원명, 지영주, 그리고 그들의 엄마 성희가 있었다.오늘 다시 본 성희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성희는 어머니와 나이가 비슷했는데 두 사람 모두 부드러운 성격이었고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신세희와 부소경이 온 것을 보고도 서진희와 성희는 대화를 멈추지 않았다.서진희는 신세희를 힐끗 쳐다본 뒤 곧바로 성희에게 말했다."언니, 그 댄스팀에 있는 사람들 모두 우리 또래야. 몇 년 추면 몸도 가벼워질 거라니까, 이거 거짓말 아니야. 와, 나랑 같이 춤추자. 누가 알아? 두 번째 봄을 맞이할 수도 있잖아."성희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난 지영주를 돌봐야 해. 우리 원명이랑 나이는 비슷하지만, 어릴 때부터 몸 관리도 제대로 못 하고 자랐어. 난 평생 팔자가 이 모양이라지만 영주 이 아이는 처음 생리가 왔을 때도 옆에 아무도 없었어. 그때 영주 엄마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오빠 따라 밖을 떠돌아다녔지. 영주는 처음 생리가 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 그러다가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생리가 돌아간다는 말을 들었나 봐. 그래서 겁도 없이 찬물에 온밤 내내 몸을 담갔다고 하더라고. 생리는 끝났지만, 이 아이는, 휴..."성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챙겨주는 이가 없잖아."그녀의 말에 지영주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그녀는 성희의 품에 안겨 말했다."어머니, 흑흑흑, 저 지금 너무 행복해요. 남편도 있고 어머님도 계셔서 너무 행복해요."반원명은 성희의 앞에 앉아 위로하며 말했다."괜찮아요, 어머니. 영주가 아이를 낳지 못한다면 입양할 수 있잖아요. 아이를 네댓 명 입양하여 키우면 어머니께서 지쳐서 드러누우실걸요?"성희는 곧바로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머, 난 그날이 기대되는구나. 병원이나 보육원에 버려진 아이를 발견하면 우리가 데려와 키우자꾸나. 생김새가 어떻든,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