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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8화

전화기 너머로 나이가 들어 보이는 목소리가 전해졌다.

“안… 안녕하세요. 부 씨 집안 도련님 부소경 씨 전화 맞나요?”

부소경은 단번에 전화 친 사람이 누군지 알아챘다.

김은국이었다.

김은국은 여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 부성웅보다 10살이나 더 많았다.

김은국은 이미 20년 동안 집 밖을 나서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는 남쪽에는 부 씨 집안이 있고, 북쪽에는 구 씨 집안이 있고, 밖에는 정 씨 집안과 장 씨 집안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는 김 씨 집안이 평생 집 밖을 나서지 않는다고 해도 부귀를 누리며 살 수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김 씨 집안 어르신은 평생 동안 이룬 게 아무것도 없었다. 원래도 겁쟁이였던 그는 그 어떤 일에도 참견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평생 먹고 살 수 있고, 김 씨 가문의 체면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그래서 20년 전, 그가 나이가 고작 50밖에 되지 않았을 때 이미 집을 나서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다만, 설사 그가 집을 나서지 않는다고 해도 그가 계집질을 하는 것에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

비록 김 씨 집안이 지금 권력도 세력도 없긴 하지만, 가문의 기세는 여전했다.

김은국의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여자는 강을 건너는 물고기만큼 많고도 많았다.

그리고 김미정의 모친은 그 물고기 중 한 마리였다.

김미정의 모친은 김은국보다 12살이나 어렸다. 올해 고작 50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김미정은 김은국의 어린 연인이 낳은 막내딸이었다. 그래서 김은국은 이 딸은 유난히 더 아꼈다.

20년 동안 세상일에 관심을 두지 않던 사람이 이렇게 직접 나서서 자신의 딸을 살리려고 하다니.

고고하게 잘난척하던 사람도 딸 하나 구하겠다고 이렇게 직접 나서서 부소경한테 직접 전화하며 사정을 봐달라고 해야 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김은국은 부소경이 자신의 체면을 세워줄지 줄곧 걱정하고 있었다.

“도… 도련님… 집에만 박혀있는 이 늙은이가 이렇게 나서는 걸 봐서,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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