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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7화

“내가 진짜 양심이 없는 사람이었다면, 진짜 악랄한 사람이었다면, 내가 네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그렇게 잘 해줬겠어?”

진문옥의 말에 부소경은 연신 냉소를 내뿜었다. 냉소를 내뿜던 그의 얼굴색이 갑자기 변했다.

“양심 얘기를 꺼내시니까, 당신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그래요! 우리 사이의 원한이 저번 세대부터 이어오던 것이라고 쳐요! 그럼 제 딸은요! 유리 이제 고작 6살이에요! 유리랑 당신 사이에 무슨 원한이 있는데요! 나 부소경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내가 눈이 멀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날 바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진문옥씨! 제 딸 죽이는 게 그렇게 쉬울 것 같아요? 진문옥 씨! 당신이 옛날에 우리 어머니한테 무슨 짓을 했든 간에, 그 일에 대해서는 추궁하지 않기로 했어요. 어쨌든 당신 아들들이 다 황천길을 건넜으니까요. 저도 제 아버지 옆에 동반자가 있길 바랐어요. 그래서 F 그룹을 이어받은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당신을 건드리지 않은 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자꾸 일을 만들잖아요. 당신은 제 쌍둥이 동생만 해친 게 아니라, 제 6살 딸아이도 가만두지 않았어요. 제가 당신을 살려줄 여지가 남아있다고 생각해요?”

그의 말을 들은 진문옥은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았다.

부소경은 다 알고 있었다.

모든 걸 알고 있었다.

사실 진문옥이 뒤에서 몰래 저지른 계략을 부소경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 알고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매일 기쁨에 빠져있었다니… 정말이지 광대가 따로 없다.

지금 이런 상황이 되자, 진문옥은 자신의 처지를 불쌍해하지도,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지도 못했다. 더 이상 모른 척 연기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흐린 눈동자로 자신의 남편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부성웅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부부는 같은 숲에 사는 새지만, 고난에 부딪히면 각자 날아간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이 맞다.

진문옥은 처량한 미소를 짓더니, 울다 웃으며 미친년처럼 행동했다.

정신병이라도 걸린 것 같았다.

그녀는 엄선우가 데리고 온 보디가드들에 의해 밖으로 끌려갔고, 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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