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녀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며 그녀가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해 주었고, 심지어 그녀가 유학을 가서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할 수 있도록 후원하기까지 했다.하지만 그녀는 다른 좋은 남자는 필요 없었고, 오직 반호영만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반호영은 그녀의 오빠에 의해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 지영주는 눈물이 잔뜩 고인 채로 그녀의 오빠를 바라보며 말했다."오빠, 분명 반호영을 죽이지 않겠다고 한 거 아니었어? 오빠……” 지영명은 비웃었다. "지영주! 우리가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뭘 더 생각해? 나는 방금 반호영을 죽이고 싶지 않았어, 저 사람을 죽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내가 방금 죽이고 싶었던 건 신세희라고! 신세희의 몸에는 아이까지 있으니 두 명을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였어!”지영주는 눈물을 흘렸다. "오빠, 미쳤어? 신세희는 날 구해줬다고!” 그러자 지영명이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오빠는 미치지 않았어, 오늘은 우리 남매가 죽는 날이야……”“……”지영주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이때, 부소경이 한걸음 한걸음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본 지영명은 순간 필사적으로 저항했고, 도저히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느꼈는지 아예 사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의 힘은 매우 강했고, 자신을 누르고 있던 4~5명에게 벗어나 몸을 일으켜 미친 듯이 부소경에게 달려들었다. "소경 씨, 조심해요! 지영명한테는 총이 있다고요!” 신세희는 재빨리 부소경을 향해 소리치자 그는 즉시 옆으로 몸을 숙였다. 하지만 지영명이 부소경에게 달려들려고 할 때, 그는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어 신세희를 향해 돌진했다.이 남자는 평생을 싸우고 죽이는 일에 익숙했고, 매우 교활하고 사악했다! 지영명이 신세희에게 달려들자 그녀는 놀라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지영명이 그녀에게 달려들려고 할 때, 그의 뒤에서 여러 발의 총성이 울렸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오빠!”지영주가 비명을 지르며 지영명을 향해 돌진했다. "오빠! 죽지 마, 오
"지영주!" 신세희가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달려가려는 순간 부소경이 그녀를 붙잡았다. 부소경은 신세희를 팔로 꼭 껴안고 말했다. "부하들이 처리할 거야.” 그는 아내를 너무나 아꼈다. 그의 아내가 배가 너무 부른 상태에서 몇 분 안에 두 사람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는 것은 그녀에게 매우 치명적이라는 걸 알았다. 특히나 반호영. 신세희 조차도 이렇게 슬픈데, 부소경은 오죽할까? 하지만 아무리 슬프더라도 현재 상황에서는 아내를 먼저 잘 보살피는 것이 그의 급선무였다. 그가 손을 들자 부하직원이 멀리서 휠체어를 끌고 왔고, 부소경은 조심스럽게 신세희를 휠체어에 태운 뒤 담요를 덮어주었다.신세희는 그렁그렁 한 눈으로 반호영을 바라보았다. “호영……불쌍한 호영……”"알아.”부소경의 목소리도 슬픔에 잠겨 있었다. "그를 엄마 곁에 묻을 거야. 살아생전에 엄마를 만나지 못한 게 호영이에게도 매우 안타까운데, 우리 엄마는 오죽하실까. 앞으로 엄마 곁에서 함께 할 수 있게 해줄 거야. 생각해 보니, 호영이는 나보다 행복하네.” 부소경은 돌아서서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지영명의 시체를 즉시 처리하도록!” 그러자 옆에 있던 엄선우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대표님, 저 여자는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까요……”엄선우가 말한 여자는 지영주였다. 부소경은 신세희를 내려다보았다.그는 지영주의 몇 마디 말을 통해 요즘 신세희와 지영주가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지영주가 매번 신세희에게 그렇게 친절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부소경이 물었다. "당신과 지영주는..."그러자 신세희는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지영주는 팔자가 사나운 아이예요,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녀의 아버지는 바람을 피웠고, 그 후 그의 어머니와 이혼했죠. 그녀에게는 이복 여동생이 있었는데 그 세 식구는 매우 잘 살고 있었지만 아버지의 패션 회사가 위기에 처하자 그 짐승만도 못한 아버지가 그녀를 70세의 늙은이에게 팔아넘기려고 했어요.” “그런 일이
반호영의 시체와 지영명의 시체는 함께 옮겨졌다.지영명의 부하들 중 무수한 살인 사건을 저지른 자들만 직접 경찰에 넘겨주었다. 오늘 밤은 잠 못 이루는 밤이 될 것이다. 신유리와 민정아, 엄선희, 서준명, 서진희 그리고 방금 퇴원한 고윤희와 아이를 안고 있는 구경민, 서시언 부부까지, 모두 부소경의 집에 있었다. 반명선은 그의 삼촌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매우 궁금했다. 부소경의 거실은 넓지만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어 다소 혼잡하기까지 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듯했다. "오늘 엄마가 돌아올 수 있을까?”신유리가 계속해서 물었다. 그녀는 할머니에게 달려가 기대 섞인 말투로 물었고, 또 잠시 뒤에는 민정아와 엄선희 앞으로 가서 조마조마한 눈초리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오늘 엄마가 돌아올 수 있겠지?”신유리는 3, 4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물었고, 아이는 5일 동안 엄마를 보지 못했다. 이는 신유리가 태어난 이후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엄마와 떨어져 지낸 것이었다. 민정아와 엄선희 그리고 할머니가 대답하지 않자 아이는 눈물을 글썽였고, 서진희는 즉시 아이를 팔에 안았다.서진희의 마음은 신유리보다 나을 게 없었다, 그녀는 요즘 절망에 빠질 정도로 걱정하고 있었으며 신세희가 살아 돌아오지 못하면 그녀 또한 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딸을 잃을 수 없었다.흰머리가 검은 머리를 먼저 보내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그러나 매번 신유리를 볼 때마다 서진희는 고통스러웠다, 자신이 죽으면 이 어린 손녀가 얼마나 불쌍할까? 아니!그녀는 어린 손녀를 키워야 했고, 서진희는 생각을 하며 신유리를 꼭 껴안았다. 그녀는 신유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할머니가 옆에 있잖아.”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 신유리는 천장이 무너져라 울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서진희는 신유리를 꼭 끌어안고 아이를 위로하며 말했다.“유리야, 할머니가 하는 말 잘 들어. 네 엄마는 세상에서
방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신세희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신유리가 가장 빠르게 반응했는데, 1초 전 울음 범벅이 된 축 늘어졌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햇살처럼 웃고 있는 얼굴만 남았다. 아이는 기쁜 마음으로 엄마에게 달려갔다. "엄마! 엄마!” 아이는 계속 소리를 지르며 신세희를 향해 달려들자, 신세희는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모두가 예상 못 한 일이었고, 부소경은 멍해졌다. 그는 아내가 집에 무사히 도착했지만 딸에 의해 넘어질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내가 인질로 잡혀 있던 5일 동안 부소경은 절망에 빠질 정도로 걱정했지만 아내는 무사했다.그러나 그녀는 가장 안전한 곳으로 돌아왔을 때 쓰러졌다. “……”한참 후에야 먼저 소리친 사람은 역시나 서진희이었다. "세희야, 내 딸……괜찮은 거지!” 신세희는 땅바닥에 누워 있었고, 몸이 무거워 일어날 수 없었다.그리고 그녀는 다리 사이에서 무언가가 흘러나오는 것을 느꼈고, 약간의 고통을 느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손을 들어 부소경의 팔을 잡았다.이때 정신을 차린 신유리는 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엄마...엄마...흑흑……미안해 엄마……”그러자 신세희가 미소를 지었다."울지 마, 우리 아가. 빨리 엄마를 일으켜 줘. 내 생각엔, 아이가 나올 것 같아……”뭐라고?부소경이 갑자기 반응했다.그는 재빨리 몸을 웅크려 신세희를 들어 안았고, 그의 한 손은 신세희의 다리 사이에 있어 콸콸 흐르는 액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신세희의 다리에서 손을 빼고 살펴보았지만, 액체는 결코 피는 아니었으며 연한 노란색을 띠고 있었다. "양수야, 소경아, 세희가 곧 출산을 할 것 같다. 빨리 병원으로 데리고 가!” 이 방에는 서진희와 고윤희, 두 사람 모두 경험이 있었다. 서진희는 재촉했고, 부소경은 신세희를 안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엄마, 엄마!" 신유리는 짧은 다리로 아빠의 뒤를 바짝 따라갔다.세 식구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고, 그들이 엘리베이터
그러자 조의찬이 부드럽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저...세희 씨가 아이를 낳으려고 하는데, 그……묻고 싶은 게……호영 삼촌은 어디에 있죠?”반명선은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조의찬이 반명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네 삼촌이 어떤 사람인데? 소경 형이 세희 씨를 데려올 수 있었다면 네 삼촌도 데려왔을 거야.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반호영은 줄곧 신세희를 좋아했어. 그래서 반호영은 세희 씨랑 소경 형이랑 같이 집에 안 왔을 거야. 내 생각엔 네 삼촌이기도 하지만, 유리의 삼촌이기도 하니 아마 어느 호텔에 묵고 있지 않을까?” “그러길 바라야죠.”반명선은 한숨을 내쉬며 대꾸했다.그녀는 삼촌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줄곧 우울해했으며 늘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반명선은 어렸을 때부터 삼촌을 두려워했다.그녀는 삼촌이 삶과 죽음을 아주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늘 느꼈고, 게다가 반명선은 그가 삶에 별로 미련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모두를 싫어하던 삼촌이 남성을 떠날 때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로 2억 원을 그녀에게 주었고, 그 순간부터 반명선은 그를 진정한 가족으로 여겼다. 그 후, 지난 6개월 동안 그는 반명선에게 한두 번 전화도 걸었었다. 매번 그는 그녀에게 돈을 아껴 쓰지 말라 했고, 해외에 있을 때, 그녀를 위해 돈을 남겨놓기도 했다. 반명선은 그녀의 삼촌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울고 싶었다.그녀는 삼촌에게 진심으로 이 말을 전하고 싶었다."삼촌, 남성으로 다시 오세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내가 대학을 졸업하면 일하면서 평생 모실게요.” 이 순간 반명선은 이 말을 삼촌에게 말할 기회가 아직 있을지 궁금했다.그녀의 삼촌은 아직 살아있는 걸까? 그녀는 알지 못했고,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 그녀는 차를 타고 병원까지 가서 신세희가 출산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신세희의 아이가 태어나고 두 부부가 안정을 취했을 때 물어볼 수 있을
신유리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자 부소경은 갑자기 일어나 분만실로 달려갔다.분만실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고, 부소경은 조급한 마음에 여섯 살 난 딸을 안고 두 사람은 문틈으로 들여다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잠시 후 분만실 문이 열렸고, 간호사가 작은 아기를 안고 나왔다. "축하합니다 부소경 씨, 어린 왕자님이에요.”어린 왕자님?남자 아기라고? “우리 엄마가 나한테 남동생을 낳아줬다고?”신유리는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 이때 신세희도 침대에 누운 채로 나왔고, 얼굴이 창백하고 핏기도 전혀 없었으며 머리카락은 젖어 있어 물이 뚝뚝 떨어졌다. "소경 씨……”신세희가 허약한 목소리로 부소경을 불렀다.부소경은 아이를 계속해서 쳐다보는 걸 멈추고는 몸을 굽혀 신세희를 손으로 감싸고 혀끝으로 그녀의 이마에 맺힌 촘촘한 땀방울에 입을 맞췄다. “고생했어, 고생했어 자기야. 이제는 아이를 낳지 말자……”부소경의 이런 모습을 보고 신세희를 밀어주던 간호사는 속으로 매우 부러워했다.아내에 대한 사랑 때문에 아내가 아이를 갖지 못하게 하는 남자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침대카트를 한걸음 한걸음 따라가며 신세희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뜨거운 눈물을 조금씩 흘렸다.남동생의 피부는 분홍빛을 띠고 있었고, 매우 부드러웠다. 아기는 한쪽 눈을 뜨고 한쪽 눈은 감고 있었고, 작은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신유리는 자신의 작은 손을 내밀어 동생과 비교해 보았는데, 동생의 작은 얼굴은 손바닥만 한 크기에 매우 통통했으며, 작은 입술은 마치 자그마한 콩알 같았다. 신유리는 곧장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히히, 이 아기가 내 동생이라고? 나 이제 남동생이 있는 거야?”복도에 도착하니 밖에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고, 그들의 친척과 친구들이었다. "나왔어, 나왔다고! 세희가 아기를 낳은 거지?”가장 먼저 달려온 사람은 서진희였고, 재빨리 달려가서 갓 태어난 아기를 보기 위해 몸을 숙였다."할머니, 여긴 내 동생이에요." 신유
신세희는 손을 들더니 상징적으로 딸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녀에게는 딸의 얼굴을 꼬집을 정도의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남아도는 힘이 있다고 해도 쓰기가 너무 아까웠다.그녀는 딸의 얼굴을 어루만지더니 갑자기 유리를 품속으로 끌어안았다. 그녀는 흐느끼고 있었다.“우리 아가… 드디어 엄마가 다시 네 곁으로 왔어. 엄마 네 동생 잃어버리지 않았어. 밖에 버려두지 않았어. 우리 네 가족, 다시는 네 아빠와 할머니가 걸었던 길을 걷지 않을 거야. 앞으로 우리 네 가족은 죽어서도 함께하는 거야. 함께!” 신세희는 울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울면서 말이다.세 사람, 그리고 왼쪽에 갓 태어난 아이, 그들은 서로의 손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웃음을 지었다.신세희는 그대로 병원에 입원했고, 이틀 만에 바로 퇴원했다.그녀는 자연분만으로 애를 낳았다. 그래서인지 찢어진 상처가 그리 크지는 않았다. 회복도 무척이나 빨랐다. 그래서 이틀 만에 퇴원하게 된 것이었다.퇴원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후, 신세희는 그제야 앞으로의 일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묻기 시작했다.저택 쪽, 부 씨 어르신은 아직 발인하지 않은 상태였다. 남성의 극소수 상류층들은 부소경과 구경민이 싸울 줄 알았다. 그리고 반호영도 그들 사이에 끼게 될 줄 알았다.지영명과 지영주의 일도 아직 처리되지 않은 상태였다.요 며칠 부소경은 무척이나 바빴다.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하나하나 처리해야 할 일들이었다.신세희가 퇴원하고, 그 두 번째 날, 부소경은 저택으로 돌아갔다. 큼지막한 저택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하인들은 감히 발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었고, 커다란 빈소는 그 누구 지키는 이 하나 없었다. 조문하러 찾아오는 사람들은 더더욱 없었다.부소경이 아직 저택에 도착하기 전, 부성웅과 진문옥은 그곳에서 싸우고 있었다.“당신이 그랬잖아! 다 당신 손바닥 위에 있다며? 소경이랑 경민이 사이의 대결이 왜 가짜인 건데! 왜!” 부성웅은 진문옥을 향해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다.사
부소경은 차가운 얼굴로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최여진은요?”“최여진… 최여진은?”그녀의 행방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도망갔어요?” 부소경은 뻔히 다 알면서 그들에게 물었다.예상할 수 있었다.그때 당시 부소경이 줄곧 최여진을 이곳에 두고, 그녀를 더 심하게 감시하지 않은 이유는 다 지영명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부소경이 지영명을 처리하고 있을 때 미처 최여진을 통제하지 못했던 것이었다.어릿광대 같은 여자가 더 이상 어떻게 나댄다고?부소경이 오늘 이곳에 찾아온 목적은 하나였다. 아버지에게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부성웅은 냉랭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들을 보며 두려워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부성웅은 도둑이 제 발 저린 표정을 지었다. 그는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왜 아무 말도 없어요?”부소경은 살기가 등등했다.옆에 있던 진문옥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었다.그녀는 화도 나고 무섭기도 했다. 그녀는 먼저 선수를 쳤다. “소경아! 너 그게 무슨 뜻이야! 아빠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진문옥을 쳐다보았다.차갑고 날카로운 그의 눈빛은 마치 예리한 검과 같았다!진문옥은 그 눈빛에 놀랐는지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소경아, 너…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니?” 부성웅의 심장은 격하게 두근대고 있었다.“당신 아들들이 죽은 거, 그거 제 탓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부소경은 진문옥에게 차갑게 물었다.“너… 그 말 무슨 뜻이야?”“당신 아들들이 죽은 거, 그거 제 탓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부소경은 또 한 번 물었다.그의 말투는 무언가를 해명하려는 말투가 아니었다. 사람을 죽이려는 듯한 말투였다.진문옥은 부소경이 자신을 미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냉랭한 살기가 넘친 적은 오늘이 처음이었다.“너… 너 지금 네 어미를 시해할 생각인 거니!” 진문옥은 마음속에 치밀어 오르는 두려움을 억누르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어미를 시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