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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9화

하지만 신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은 반호영과 내전을 할 때가 아니다. 그녀는 반드시 침착해야 했다.

이대로 상황을 유지하기만 해도 살 길이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반호영은 어머니인 하숙민의 아들이고 부소경의 쌍둥이 형제이기도 했다.

신세희는 정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반호영은 유독 신유리를 극진히도 아꼈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신세희의 마음이 그제야 조금 석연해졌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

“신세희......”

반호영이 입을 열려는데 신세희가 그의 말을 끊었다.

“흥분하지 말고 상처 치료를 잘해. 지영명의 분노의 화살은 부소경을 향한 것이지 너를 향한 게 아니야. 지영명은 너를 죽이지 않을 거야. 그러니 이제부터는 잘 살면 돼.”

신세희는 반호영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지영주에게 말했다.

“난 이만 갈게.”

여기는 지영주가 반호영을 감시하는 공간이었고 신세희가 있는 곳은 지영명이 따로 안배했다.

“그래.”

지영주가 대답했다.

적나라한 그녀의 과거를 듣고 또 그녀에게서 다리까지 치료받고 나니 신세희가 친근해졌다. 지영주는 혹시라도 불편할까봐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부축하기까지 했다.

밖으로 향하던 그들은 마침 거기에 있던 지영명과 마주쳤다.

다시 지영명을 보게 된 신세희는 험악해 보였던 그의 얼굴이 전에처럼 무섭지 않았다.

그녀는 지영명을 향해 미소를 짓기까지 했다.

“......”

놀란 지영명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가 마음대로 주무른 여자는 부지기수였고 재미를 보고는 모두 죽여버렸다.

꼭 죽여야 했던 이유는 그녀들이 지영명을 바라보는 모욕적인 눈빛과 반대로 살려달라고 하는 가식적인 모습이 가증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 여자들의 모습은 심지산의 와이프 홍원을 떠오르게 했다.

홍원은 얼마나 고귀한 여자인가?

심지산을 유혹해 어머니에게서 남편을 빼앗은, 어머니가 충격을 받고 미치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녀는 서울의 잘 나가는 패션 디자이너이다.

백옥같은 피부에 기품이 흘러넘쳤다.

지영명이 심지산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앞에서 대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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