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신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금은 반호영과 내전을 할 때가 아니다. 그녀는 반드시 침착해야 했다.이대로 상황을 유지하기만 해도 살 길이 생길 수도 있다.그리고 반호영은 어머니인 하숙민의 아들이고 부소경의 쌍둥이 형제이기도 했다.신세희는 정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다.반호영은 유독 신유리를 극진히도 아꼈다.여기까지 생각하니 신세희의 마음이 그제야 조금 석연해졌다.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신세희......”반호영이 입을 열려는데 신세희가 그의 말을 끊었다.“흥분하지 말고 상처 치료를 잘해. 지영명의 분노의 화살은 부소경을 향한 것이지 너를 향한 게 아니야. 지영명은 너를 죽이지 않을 거야. 그러니 이제부터는 잘 살면 돼.”신세희는 반호영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지영주에게 말했다.“난 이만 갈게.”여기는 지영주가 반호영을 감시하는 공간이었고 신세희가 있는 곳은 지영명이 따로 안배했다.“그래.”지영주가 대답했다.적나라한 그녀의 과거를 듣고 또 그녀에게서 다리까지 치료받고 나니 신세희가 친근해졌다. 지영주는 혹시라도 불편할까봐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부축하기까지 했다. 밖으로 향하던 그들은 마침 거기에 있던 지영명과 마주쳤다.다시 지영명을 보게 된 신세희는 험악해 보였던 그의 얼굴이 전에처럼 무섭지 않았다.그녀는 지영명을 향해 미소를 짓기까지 했다.“......”놀란 지영명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그가 마음대로 주무른 여자는 부지기수였고 재미를 보고는 모두 죽여버렸다.꼭 죽여야 했던 이유는 그녀들이 지영명을 바라보는 모욕적인 눈빛과 반대로 살려달라고 하는 가식적인 모습이 가증스러웠기 때문이었다.그 여자들의 모습은 심지산의 와이프 홍원을 떠오르게 했다.홍원은 얼마나 고귀한 여자인가?심지산을 유혹해 어머니에게서 남편을 빼앗은, 어머니가 충격을 받고 미치게 만든 장본인이다.그녀는 서울의 잘 나가는 패션 디자이너이다.백옥같은 피부에 기품이 흘러넘쳤다.지영명이 심지산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앞에서 대놓고
지영명의 고백을 들은 신세희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러나 신세희는 마음속의 악감정을 참으며 개의치 않는다는 듯 냉소를 지었다. 그리고 대꾸했다.“그래? 임신한 날 사랑한다는 걸 보니 내가 그만큼 매력이 넘치나 보지 뭐.”“......”할말을 잃은 지영명은 오만하고 호락호락하지 않은 그녀의 이런 성격이 마음에 쏙 들었다.“그래.”지영명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운 톤을 유지하고 있었다.“......”신세희는 대꾸하지 않았다.“나 지영명은 여자를 구워삶는 데에 능숙해. 있는 것이 방법이지. 단, 그 상대가 너라면 인내하면서 기다릴 수 있어. 반드시 네가 날 좋아하게 만들 거야.”지영명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너......”그의 태도에 도리어 신세희가 말문이 막혔다.이때 지영주가 갑자기 끼어들었다.“오빠! 신세희는 좋은 사람이야!”지영명은 냉소를 지었다.“지영주! 잊지 마! 우리는 전에도 좋은 사람들을 상대했었어!”“진짜 좋은 사람이야. 내 상처도 치료해 줬고 나의 아픔도 공감해 줬어. 그녀는 나와 같은 비통한 운명에 우리보다 더 험한 고통을 겪었어. 오빠.”지영주는 차근차근 자신의 오빠를 설득했다.하지만 그 순간, 지영명은 불같이 화를 냈다.“그게 아니면 내가 왜 신세희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지영주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지영명은 목소리를 내리깔고 다시 입을 열었다.“잘 감시해! 오빠는 곧 마흔이고 많이 지쳤어. 이제는 가정도 이루고 싶어. 이 여자를 너의 형수로 꼭 만들고 싶어.”지영주는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오빠.”오빠가 가족을 이루고 싶다는 게 무리한 요구는 아니잖아?하나도 과하지 않다.오빠는 한평생을 방화에, 살인에 안 해본 악행이 없어 와이프가 없었다.이 모든 것이 그의 여동생 때문이었다.그날 밤, 지영주와 신세희는 함께 잠들었다.비록 지영주보다 어린 신세희이지만 밤중에 일어나 무거운 몸을 움직여 지영주에게 이불을 덮어줬다.“뭐야!”지영주는 총을 품에 안은 채
지영주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마치, 내가 줄곧 그 사람한테 빚을 지고 있는 것 같아. 그 사람이 나한테 빚을 진 게 아니라. 나는 한 살 때부터 아버지의 사랑이란 걸 느껴본 적이 없었어. 난 항상 아버지의 사랑 갈망했어. 심지산이 조금이라도 날 사랑해 줬다면 난 지금 무척 행복했 을거야.”“사실 난 아직도 가끔씩 이 모든 게 다 꿈이길 바라고 있어.”“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예전으로, 소설 속 주인공들이 과거로 환생하는 것처럼!”“난 우리 아버지가 죽는 걸 바라지 않아. 난 우리 아버지를 원망하고 싶지도 않아. 난 아무것도 필요 없어. 그냥 아버지 하나면 돼. 난 그냥 아버지가 갖고 싶을 뿐이야… 누가 내 아버지 좀 돌려주면 안 되나?”서른이 넘은 여자는 아이처럼 울고 있었다.그녀의 말에는 두서가 없었다. 자신의 아버지를 미워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아버지가 자기에게 얼마나 매정하게 굴었는지 말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그녀는 단지 한번 또 한 번 질문을 내 던지고 있을 뿐이었다. “누가 내 아버지 좀 돌려주면 안 될까?”누가 그녀의 아버지를 돌려줄 수 있을까?사람들이 자주 하던 말이 생각난다. 행복한 어린 시절이 평생을 치유하고, 불행한 어린 시절은 평생을 쏟아가며 치유해야 한다는 말 말이다.사람은, 그런 존재다.지영주가 자신의 품에 안겨 아이처럼 우는 모습을 보자 남성에 있는 유리의 모습이 신세희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이 세상은, 마치 모든 사람들이 고난을 겪고 있는 것 같다.신세희도 그랬다.신세희의 양아버지와 생모도 그랬다.유리도 똑같았다. 유리의 영유아 시절에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없었다. 5살이 되어서야 부소경과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다행인 건, 서시언이 유리의 곁에 있어 주었다는 사실이었다.그래서, 유리는 비록 가난하고 힘든 영유아 시절을 겪었지만 대신 사랑은 모자라지 않았다.유리는 줄곧 건강하고 바르고 활발하게 자랐다.하지만, 앞으로는?아이는 어렵게 아빠와 2년이
“너!” 살짝은 몽롱한 정신이었던 부소경은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 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험악했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눈까지 빨갛게 충혈되었다.옆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김미정은 깜짝 놀랐는지 몸을 움찔거렸다.부소경이 누구 전화를 받은 거지?왜 받자마자 화를 내는 거지?고민하던 그녀는 갑자기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그 아이가 아직도 살아있다고?아직도 실종이 안됐다고?김미정의 마음은 순식간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유리에게 당했다면서 부소경에게 솔직하게 말 할 생각으로 이곳에 찾아온 것이었다. 그녀에게는 자신의 말을 입증 할 증거가 충분했다. 게다가 유리가 자신의 처지를 난감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유리한테 따져 묻지 않을 생각이었다.그녀는 어제부터 지금까지 줄곧 유리를 찾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수소문을 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김미정은 자신이 제일 먼저 부소경에게 알려주러 이렇게 찾아왔다는 말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부소경은 줄곧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었다.그의 의식이 조금은 돌아온 지금, 김미정은 그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며 완곡하게 부소경에게 알려주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부소경은 신유리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재수 없는 애 같으니라고!아직도 살아있다니!하루가 지났는데도 아직도 아무 일이 없다고? 인신매매 범한테 안 잡혀갔다고?이런 젠장!아무리 기분이 더러워도 김미정은 그들의 대화를 들어야만 했다.“유리, 너 대체 어딜 간 거야!”“그냥 평생 돌아오지 마!”“이제는 가출까지하고 진짜 대단하다! 네 엄마랑 아직 태어나지 않은 네 동생도 버리다니! 그냥 죽어!”부소경의 목소리는 히스테리적이었다.그의 목소리에는 혐오감이 가득하고 그의 입에서는 술 냄새가 풍겼다.김미정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 사람이 정말 내가 아는 부소경이 맞나? 아내를 무척이나 아끼고, 자기의 자식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남성 전체를 겁에 질리게 만든 그 부소경이 맞나?김미정이 알던 부소경은 늘 침착하고 진중한 사람이다. 이렇게 화를 내며 갈팡질팡
그 표정, 술에 취해 불분명했던 의식이 다시 돌아온 표정이 분명했다.부소경은 이제야 김미정이 신유리를 데리고 나갔다는 사실이 떠올랐다.김미정은 더듬거리며 말을 이어 나갔다. “소경 씨… 방금까지 유리랑 통화하셨잖아요…”“맞아요! 하지만 유리는 지금 어딨죠? 당신, 대체 내 딸을 어디에 둔 거예요! 김 씨 집안이라 그랬죠? 그 집안 공주님이에요? 잘 들어요. 만약 우리 딸 못 찾아오면 당신을 찢어버릴 거예요!”“그래요!” 김미정은 갑자기 눈물을 터뜨렸다.어느새 그녀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버렸다.이건 그녀가 이곳으로 부소경을 찾아오기 전에 진문옥이 직접 전수해 준 것이었다. “소경이는 자기 말을 고분고분 따르는 여자를 싫어해. 신세희 그 여자, 단 한 번도 소경이 말을 들은 적이 없었어! 그러니까 이거 하나만 기억해. 적당히 소경이 말에 반박도 하고 화도 내야 한다는 걸. 소경이가 널 죽일까 두려워하지 말고.”진문옥의 말에 김미정은 입을 오므렸다. “저… 소문으로는 사람을 밥 먹듯 죽인다던데… 저 무서워요…”“그렇게 무서우면서 뭘 해!” 진문옥은 김미정을 나무랐다.“사람을 밥 먹듯이 죽이기는 해! 하지만 지금 소경이가 너한테 쏟을 정신이 있을 것 같아? 할아버지 장례식에, 와이프고 딸이고 다 실종됐는데 사람 죽일 정신이 있겠어?”그 말에 김미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겠네요…”“그러니까, 지금 이 타이밍을 잘 이용해야 한다니까. 제일 약하고 힘들 때, 반항도 하고 위로도 해주면서! 울어야 할 때는 또 울면서! 여자의 눈물을 잘 이용해야 해!”“귀여운 척, 이쁜 척 하면서 울라는 거 아니야! 그러면 짜증만 나지!”“억울하게 울라는 뜻이야! 신유리가 널 이렇게 만들었는데, 넌 당연히 억울한 입장이잖아. 네가 어떤 상황인지, 얼마나 억울한지 그 감정을 담아서 소경이한테 울어 보이라는 거야!” 진문옥은 직접 시범을 보일 뻔했다.이렇게 자세하게 알려줬는데, 김미정도 바보는 아니었다. 그녀는 바로 진문옥의 뜻을 알아차렸다. 줄 듯 말 듯
김미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신세희의 자리를 탐내고 있긴 했다. 그녀는 부소경의 아내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마음을 부소경에게 알려주지 않았다.순간 김미정은 부소경에게 뭐라 대답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저…”“같이 술 좀 마셔줘요.” 부소경은 해롱해롱한 정신으로 말했다.“저 술을 잘 못해서…”그녀는 술을 마실 수 있었다. 하지만 부소경이 같이 술을 마셔달라고 할 줄은 몰랐다.이곳은 부태성의 장례식장이었다.김미정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계속 더듬거리며 말을 이어 나갔다. “저…”“앉아요! 나랑 같이 술 몇 잔만 마셔줘요!” 부소경은 다시 한번 김미정에게 명령했다. 그는 한 손으로 여자의 손목을 낚아채기까지 했다.그의 손에는 힘이 넘쳤다. 그는 마치 집게처럼 여자의 손목을 낚아챘고 옴짝달싹 못 하게 했다. 하지만 김미정은 무척이나 기뻤다.자신의 손목이 드디어 남자의 손에 들어가게 됐다.느낌이 달랐다.김미정의 얼굴은 그만 빨개지고 말았다. “저… 알겠어요.”비록 같이 술을 마셔준다고 했지만 김미정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 계속 부소경만 잔을 들이키고 있었다. 부소경은 진짜 술을 마셨다.몇 병의 술이 부소경의 입에 들어갔고, 그는 그만 인사불성으로 취하고 말았다.김미정은 부소경이 술에 취하면 자기에게 뭔가 어긋나는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건 김미정이 무척이나 바라고 있던 일이었다. 하지만 인사불성이 된 부소경은 그녀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손조차 잡지 않았다.그는 단지 비틀대며 빈소 앞에 누울 뿐이었다. 그는 횡설수설 중얼거렸다.처음, 김미정은 이런 반응에 실망했다.하지만 조용히 그의 말을 듣던 그녀의 기분은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부소경은 계속 중얼거렸다. “당신… 굳이 유리가 뭔 짓을 했는지 나한테 설명하지 않아도 돼요. 나도 알아요. 유리가 어떤 애인지. 애만… 애만 아니었다면… 걔 엄마가 납치되는 일은 없었을 거예요!”김미정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음… 당신 몸에는 냄새가 나요.” 부소경은 어눌한 말투였다.“…”“보통 이렇게 몸에 냄새가 나는데도 가… 감히 내 앞에 나타나는 여자는 정말 별로 없는데… 아니… 많이 없는 게 아니라… 그게… 아예 없죠…”말을 이어 나가던 부소경은 헛구역질을 몇 번 하더니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내가 만난 적 있던 여자들은 하나같이 다 화려하고 예쁘게 꾸미고 내 앞에 나타났어요. 향수를 얼마나 뿌렸는지 100미터 밖에서도 맡아질 정도였어요. 내 코를 마비시킬 정도라니까요.”“하지만 당신은… 당신은…” 부소경은 흐린 눈으로 김미정을 쳐다보았다.“당신은… 달라요. 당신은 그런 여자들과 반대예요… 당신 몸에서 나는 악취가 100미터 밖에서 맡아질 정도예요.”“…” 김미정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울고 싶었다.그녀는 정말 울고 싶었다!아!이 죽일 놈의 남자!만약 눈앞에 있는 남자가 부소경이 아닌 다른 남자였다면 김미정은 지금 신고 있는 하이힐로 제대로 혼을 내줬을 것이다. 눈앞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하이힐로 찍어버리고 얼굴을 피범벅으로 만들어버렸을 것이다.하지만…이 남자는 부소경이었다.그녀는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김미정은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분명 다른 여자와 다르다며 자신을 칭찬하는 말들인데, 그가 하는 그 말들은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찌르고 있었다. 정말 손 쓸 길이 없었다.너무 어색했다.하지만 듣지 않을 수는 없었다.“당신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유일하게 더러운 냄새를 풍기면서도… 감히 내 앞에 나타나는 사람이에요.” 부소경은 띄엄띄엄 말을 이어 나갔다.김미정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이것도 특별한 점이 될 수 있나?내가 지금 이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그리고… 그리고… 우리 딸 교육이 필요한 거 나도 알아요. 하지만 그 누구도 감히 내 앞에서 그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당신은 해요! 당신은… 당신은 용감한 여자예요.” 부소경은 이상하게 말을 중얼거렸다.그 말에 김
김미정은 몸에서 나는 이 냄새가 너무 혐오스러웠다.그것만 아니었다면 분명 오늘 부소경을 손에 넣었을 것이다.진문옥이 한 말이 다 맞았다. 지금은 부소경이 제일 약할 때다. 지금이 바로 그의 마음을 파고들 가장 좋은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녀의 몸에서는 악취가 진동했다.밉다!망할 놈의 아이가, 유리가 너무 미웠다!왜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있는 거지!그녀는 줄곧 부소경이 자신의 딸을 엄청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갑자기 한 가지 사실을 알아차렸다. 왜 부소경이 신유리의 성을 부 씨로 정하지 않은 거지? 왜 유리의 성을 엄마인 신 씨로 정한 거지?사실 부소경은 마음속으로 이 아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아하!그럼 나도 이제 딱히 사양할 이유가 없지!“당신… 꺼져요! 당신… 정말 냄새 때문에 견딜 수가 없네요! 꺼… 꺼져요!” 부소경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김미정은 감히 부소경 근처에 다가가지 못했다.그녀는 몸을 일으키더니 나쁜 꿍꿍이가 가득한 얼굴로 빈소를 빠져나왔다. 마침 부 씨 집안의 하인 두 명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김 씨 아가씨, 도련님이… 도련님은 어떠세요? 아직도 술 드시고 계세요?” 그중 한 명이 김미정에게 물었다.김미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이걸 어쩌면 좋죠?”마치 부 씨 집안의 안주인이라도 된 듯한 말투였다.다른 하인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도련님 줄곧 이곳에 돌아오기 싫어하셨어요. 돌아가신 할아버님한테 정이 많지 않으셨거든요. 그래서… 도련님이 계속 술을 드시고 계신거에요… 계속…”“사실 전 도련님 마음이 이해가 가요. 아무래도 아직 아내가 남의 손에 잡혀있으니까… 그런데 도련님은 여기서 빈소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시고… 그래서 요 며칠 도련님이 술에 쩔어 계시는 거예요. 아가씨… 아가씨는 우리 도련님에게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분이세요. 아가씨가 꼭 저희 도련님 말려주셔야 해요. 더 이상 술 드시지 않게…”“그러다 몸 다 상하세요.”두 하인의 희망은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