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은 바로 고분고분하게 대답했다. “알겠어요, 사모님. 저 먼저 나가볼게요. 부탁할 일 있으시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저는 항상 사모님 편이에요.”당당한 서울의 김 씨 집안의 공주가 진문옥 앞에서 고개를 수그리고 있다. 마치 하인처럼 말이다.하지만 김미정은 이 모든 걸 응당히 치러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진문옥의 방에서 걸어 나왔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더니 최여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진아, 너 지금 어디야? 내가 네가 있는 곳으로 갈게. 좋은 소식이 있어.”한편, 최여진은 부 씨 저택 뒤쪽에 있는 정원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다.최여진은 한번 또 한 번 몸을 씻어냈다.하지만 몸에서 아직도 짙은 악취가 풍기고 있는 것 같았다.다른 사람들이 굳이 맡아 볼 필요도 없었다. 본인 코에도 냄새가 났으니까.“나 지금 씻고 있어! 그냥 넘어와!” 최여진은 심드렁한 말투로 대답했다.“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 김미정은 전화를 끊은 후, 바로 뒤쪽 정원으로 발걸음으로 옮겼다.그녀가 자리를 떠난 후, 유리는 아무도 모르게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유리와 같이 뒤를 따르는 사람 중에는 엄선희와 민정아도 있었다.“정아 이모, 선희 이모 이렇게 하면 우리 엄마 구할 수 있는 거 확실해?” 유리는 고개를 들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민정아는 엄선희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머리가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힘을 쓰거나 연기를 하는 것도 덤벙대며 제대로 못 하는데…방법을 생각해 내라니… 그것도 이런 일에… 민정아가 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엄선희 말을 듣는 것뿐이었다.엄선희는 무척이나 근엄한 표정으로 유리를 쳐다보았다. “유리야, 이게 제일 빠른 방법이야! 이렇게 해야만 우리가 너네 엄마를 빠르게 구해낼 수 있어! 알겠어?”신유리는 진중하고 침착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유리는 다시 민정아를 쳐다보았다. “정아 이모…”민정아는 바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유리야! 정아 이모가 다른
유리는 아빠의 품속에 기대고 있었다. 유리는 기대감이 가득한 눈빛으로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아빠…”유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소경은 유리의 말을 끊어버렸다. 부소경은 딸의 입을 막으며 확고하게 말했다. “할 수 있어! 우린 꼭 엄마를 구해낼 거야! 너네 엄마가 누군데!”이 생각이 들자, 부소경의 눈동자에서 부드러운 빛이 흘러나왔다. “너네 엄마 조용하고, 연약하고, 다른 사람들이랑 잘 싸우지도 않지만, 사실은 상대하기 엄청 힘든 사람이야.”“생각해 봐, 아빠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데? 결국 이렇게 엄마 손에 넘어가게 됐잖아. 너네 엄마, 그때 아빠 피한다고 너네 삼촌이랑 자그마치 6년 동안 도망을 다녔어.”“6년이라는 시간 동안 너네 엄마는 여자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삶을 버리지 않았어. 죽음은 생각해 본 적도 없고.”“그때도 그랬는데 지금은?”유리는 고개를 들어 부소경을 쳐다보았다. “아빠, 지금 상황이… 6년 전보다 좀 더 나아?”“그때보다 더 나빠.” 부소경이 대답했다.“그럼 엄마는…”“엄마는 죽지 않아.” 부소경은 입을 열었다.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길게 숨을 내쉬더니 무척이나 확고하게 유리에게 말했다. “엄마한테 그때는 자식이 너 하나밖에 없었어. 하지만 지금 엄마에게는 자식이 둘이나 있잖아? 게다가 엄마에게는 지금 외할머니까지 있어.”“엄마가 죽으면 너랑 네 동생, 그리고 외할머니는 어떡해?”“너네 엄마는 아마 계속 이런 것들을 고민하고 있을 거야.”“그러니까, 유리 엄마는 아무리 험난한 환경에 있다고 해도 분명 살아 나갈 방법을 찾아낼 거야.”“유리 엄마는 죽음을 찾아가는 사람이 아니니까!”유리도 견고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우리 엄마 분명 아주 잘살고 있을 거야! 하지만 아빠, 그래도 우리 최대한 빨리 엄마 구해내자.”“최대한 빨리!” 부소경도 유리의 말에 동의했다.빨리 엄마를 구해내려면, 그들은 어떻게 해야 더 실감 나게 연기를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유리는 갑자기 불안해
그래서 부소경은 줄곧 술을 자제하고 있었다.하지만 자신의 상태를 인사불성으로 만들려면 술의 도움이 필요했다. 마시지 않을 수가 없었다.다행히도, 주량은 그대로였다.단지 조금 어지러울 뿐이었다.부소경은 미리 엄선우에게 술 깨는 약을 준비하라고 부탁을 했었었다.그래서 그에게 아무 일도 없는 것이었다.6살밖에 안된 어린 것이 자기를 걱정해 주자, 부소경의 마음은 조금 더 따뜻해졌다.그래도 가족이 최고였다.다른 사람들은 가족이라 부를 자격이 있나? 어머니 말고 다른 사람에게 가족이라는 말이 가당키나 하나?부 씨 저택 전체를 놓고 봐도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비록 개개인으로 따지면 다들 그와 혈연관계가 있긴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하지만 그들중 누구도 부소경 마음속의 진정한 가족은 아니었다.특히 그의 아버지.아무리 그래도, 유리가 부성웅의 친 손녀인데… 하지만 부성웅은 유리와 신세희의 착한 마음을 이용해 두 사람을 속였다. 그로 인해 신세희가 납치가 된 것이고!그것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니 부소경과 부성웅, 부자간의 사랑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그는 부성웅이 너무 미웠다!그는 아버지가 너무 미웠고, 이 집이 너무 미웠다!이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너무 미웠다!지금 관속에 누워있는 사람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 할아버지 부태성은 어렸을 때부터 그를 인정해 주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 심지어 그의 존재를 부정하기까지 했다.하지만 할아버지의 생각은 뚜렷했다. ‘너네 엄마는 너네 아빠의 정실부인이 아니니, 널 인정해 줄 수 없다. 내가 너까지 인정해 주면 그건 너의 큰엄마한테 아주 큰 실례가 된다. 우리 부 씨 집안 가훈이 이렇게 엄격해!’‘밖에서 노는 여자는 일체 집으로 데려와서는 안돼! 평생 정실부인과 싸워서는 안돼!’‘설사 애가 있다고 해도, 아이를 방패 삼아 집 안으로 들어올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아들이 있다고 해도 평생 부 씨 집안의 가업을 이어받을 생각은 하지 마! 가업은커녕, 부
유리의 표정을 확인하던 부소경은 억지로 웃음을 참아냈다. 그는 너무 웃고 싶었다.유리는 태어날 때부터 잔머리를 잘 굴렸다. 유리의 머릿속에는 사람을 어떻게 골탕 먹이는지 그에 대한 계략이 가득했다. 유리처럼 좋은 조수가 옆에 있는 덕분에, 부소경은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그는 다정하게 유리에게 말했다. “가 봐. 대신 아빠한테 약속해야 해. 너무 심한 짓은 하지 말기. 또 그 여자 몸에 똥이라고 묻히는 날에는 아빠 냄새 때문에 죽을지도 몰라.”“흥! 당연히 전에 쓰던 방법으로 다시 골탕 먹이지는 않지! 하지만 오늘은 그럴 생각 없어. 오늘은 나보다 더 나쁜 조수들이 있거든.” 말을 끝낸 후, 유리는 아빠에게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짓더니 밖으로 뛰어갔다.아이는 ‘쓩-’하고 부 씨 저택 뒤쪽 정원으로 달려갔다.유리는 저택에 자주 와 본 건 아니었다. 2년 동안 4, 5번 왔었나? 게다가 매 방문마다 항상 불쾌했다. 하지만 그 몇 번의 방문은 유리가 이 저택의 구조를 파악하기에는 충분했다. 유리는 이 저택이 무척이나 익숙했다.유리의 작은 몸이 정원에서 뛰고 있었고, 정원에 있는 하인들은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어떤 하인들은 참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불쌍하기도 하지. 그래도 부 씨 집안의 유일한 후손인데. 왜 이렇게 사모님과 대표님의 사랑을 못 받을까?”“그러니까! 난 공주님을 엄청 귀엽고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대표님은 왜 공주님을 싫어할까?”“엄마 때문이겠지.”“아니, 난 사모님 때문인 것 같아.” 다른 하인이 무척이나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엄청 낮았다. 들은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였다. “도련님이 사모님 친아들은 아니잖아. 그러니 사모님도 당연히 공주님을 친 손녀라고 생각하지 않겠지. 공주님이 죽든 살든, 사모님은 관심도 없는 거야. 그래서 사모님이 대표님을 꼬셔서 대표님도 공주님을 싫어하게 만든 거지.”“휴, 얼마나 불쌍해.”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던 그때, 유리가 그들의 앞에 다가왔다. 유리는 달콤하
“어떡해? 이러다 공주님이 진짜로 그 여자랑 싸우게 되면? 그렇게 되면 분명 공주님이 엄청 손해 보게 될 텐데.” 지금 이 순간, 두 하인은 그만 유리의 눈물에 정신을 홀려버렸다. 그들은 유리가 김미정에게 질까 봐 너무 걱정되었다.그들은 이곳이 부 씨 저택이라는 사실도 까먹고 있었다.부소경이 버젓이 여기서 지키고 있는데 누가 감히 그의 친딸을 건드리겠는가?두 하인은 거짓말쟁이 유리의 불쌍한 눈물연기에 홀라당 속고 말았다.두 사람은 동정 어린 눈빛으로 먼 곳으로 뛰어가는 유리의 모습을 보면서 작당 모의를 하기 시작했다.“우리, 평소에 공주님이랑 작은 사모님을 불쌍하게 생각하고 있던 하인들이랑 힘을 합쳐야 해. 지금은 우리가 힘을 합쳐 공주님을 지켜야 할 때야!”“맞아! 우린 꼭 공주님을 지켜야 해! 작은 사모님의 행방이 지금 묘연한 상태야. 외간 여자가 감히 부 씨 저택에서 공주님을 괴롭히다니! 공주님이 정말 너무 불쌍해!”“지금 당장 문자 보내자! 부 씨 저택 안에 있는 사장님의 심복들에게는 굳이 연락하지 않아도 돼. 그냥 젊은 사람들한테만 연락하면 될 것 같아. 나중에 공주님이 진짜로 김미정이란 여자랑 싸우면, 그때 다 같이 우르르 몰려드는 거야!”“몰려들자! 공주님을 지키기 위해서!”“제길! 정 안되면 일 그만두지 뭐!”“가자!”두 하인은 나이가 무척 어렸다, 하지만 그들은 의리가 넘쳤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공주님을 옹호하는 하인들과 손을 맞잡았다. 수소문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몰랐을 것이다. 부패한 부 씨 저택 안에 이렇게나 사람들의 마음이 벌써부터 작은 사모님과 공주님을 향해 있다는 사실을.그들은 모두 같은 뜻을 표했다. 공주님이 손해를 보게 되는 일이 생기게 되면, 지금의 일자리를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김미정 그 여자를 단단히 혼내줄 것이라고!그들은 그 김에 최여진이라는 여자도 같이 손 봐줄 생각이었다.그들은 두 여자를 보기만 해도 기분이 더럽고 속이 메스꺼웠다!부 씨 저택 일이 지들이랑 무슨 상관이라고!빨리 꺼지는
유리는 요 며칠 엄선우와 구경민 입에서 지영명이라는 이름을 들었었다.유리는 알고 있었다. 최여진이 말하고 있는 지영명이라는 사람이 바로 아빠의 원수라는 사실을. 그해, 아빠는 경민 삼촌을 도와주기 위해 지영명이라는 사람이랑 알게 되었고, 그때 지울 수 없는 원한을 남기게 된 것 같았다.그리고 이번에도, 지영명은 삼촌을 이용해 엄마를 납치했고, 엄마와 삼촌을 빌미로 삼아 아빠를 협박하려고 했다.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망할 놈의 최여진이 지영명이랑 한 통속이었다니!모두 쓰레기다!쓰레기!“흥! 우리 아빠가 너네 어디 가만두나 봐라! 너네 머리를 다 터뜨려 버릴 거야!” 신유리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주먹을 꼭 쥐었다,유리는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아빠의 적이라면, 유리는 아빠와 같은 편이 되어 그 사람에게 벽을 칠 것이다!흥!유리는 자기의 생각을 가다듬더니 숨을 죽이고 더욱더 꼼꼼히 최여진의 전화를 엿들었다.같은 시각, 최여진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그녀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요염했다. 닭살이 돋을 정도였다. “영명 도련님, 요즘은 어떻게, 잘 지내세요? 제가 보고해 드릴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서요.”“네네. 아주 좋은 소식이에요. 헤헤헤헤.”“그러니까, 저번에 말이에요. 구자현 아가씨가 말씀드렸던 그 작전 기억하세요? 김 씨 아가씨를 앞에 내세워서 부소경을 꼬시는 그 작전 말이에요. 지금 김 씨 집안 아가씨,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부소경의 삶에 성공적으로 스며들었어요.”“헤! 김 씨 집안 아가씨가 누군데요? 국내 제일 명문가의 규수잖아요. 확실히 다르더라고요.”“김 씨 아가씨가 나서자마자, 부소경의 눈빛이 달라지더라니까요?”“잘 아시잖아요. 부소경 그 남자 여색을 멀리하는 거. 특히 신세희가 옆에 있고 난 뒤부터는 그 여자를 무슨 보물처럼 다뤘어요. 김미정도 처음에는 감히 부소경 근처에 다가가지도 못했는데, 제가 또 누구예요…”최여진은 지영명에게 자신의 공을 자랑하는 것도 까먹지 않았다.그녀는
최여진은 마음속에서 치밀어오르는 질투심을 억누르며 지영명에게 물었다. “여기에 있는 여자들 전부 빠짐없이 안았으면서 왜 나만 놓아주는 건데요?”“너도 나랑 같은 아시아인이니까! 모국어도 같고! 내가 집토끼까지 잡아먹을 정도로 미치지는 않았거든! 꺼져!”지영명의 말에 최여진은 갑자기 화를 냈다. “싫어요! 난 꼭 당신이 나랑 잤으면 좋겠어요!”“왜 마흔 넘은 늙은 여자랑도 자면서, 나랑은 안자는 건데요?” 최여진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지영명이 안고 있는 늙은 여자를 쳐다보았다.그 말에 지영명은 차갑게 웃었다. “늙은 여자? 마흔이 늙었나?”“마흔 살 여자가 남자를 제일 잘 알지. 어느 방면을 놓고 봐도 더 성숙하고, 여러모로 맛이 있지. 근데 넌? 너한테는 뭐가 있는데? 걸레인 거 말고 가진게 아무것도 없잖아!”말을 끝낸 후, 지영명은 최여진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나버렸다.“잠깐만요!” 최여진은 급하게 그를 불러세웠지만, 지영명은 여전히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최여진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지영명은 키도 크고, 잘생겼고, 위엄이 넘치며, 무척이나 용맹했다. 하지만 그는 최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이렇게 둘 수는 없었다!여자는 달려가더니 단번에 지영명을 막아섰다. 여자는 남자를 그대로 덮쳐버렸고, 남자에게 입을 맞추고 살을 깨물고, 강제적으로 남자의 옷을 벗기기까지 했다.결국 지영명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여자를 바닥에 눌러버렸다. 그는 여자를 마치 개처럼 엎드려 있게 했다.그 순간, 최여진은 말할 수 없는 만족감을 느꼈다.지영명과 함께 세상을 떠돌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하지만 최여진은 최여진이었다.그녀는 부귀영화를 포기할 수가 없었다.어차피 이미 한번 가졌는데 뭐. 그리고, 지영명이 이렇게 도망자의 삶을 살고 있는 걸 보면 언제 황천길을 넘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그녀는 아직 더 살고 싶었다.그날, 그렇게 지영명이 자리를 떠난 후, 최여진은 그후로 다시 그를 본 적이
최여진은 잠시 멍해졌다.곧이어 그녀의 마음에 질투심이 가득 찼다. 그녀는 비꼬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 “신세희 향수는 어디서 났어?”김미정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음흉함이 드러나 있었다. “비록 내 몸에 더러운 악취를 묻히긴 했지만, 그래도 그날 그 애랑 같이 있을 때 꽤 쓸만한 걸 많이 알게 되었단 말이지.”“뭐!” 최여진이 물었다.“예를 들면, 엄마가 자주 쓰는 향수 브랜드라던가.” 김미정은 조금은 자랑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그녀는 김미정이 공부만 하는 바보인 줄 알고 데리고 온 것이었다.근데 이제 와서 보니 그게 아닌 것 같았다.이 여자, 뼛속까지 음흉한 사람이다!하지만 그렇다 해도 상관은 없었다. 만약 김미정이 성공적으로 부소경을 꼬시게 된다면, 그래서 부소경이 자기 말을 고분고분 듣게 만든다면, 그래서 부소경이 공적인 일도 잘 처리하지 못하게 하면 지영명의 세력을 천천히 남성으로 끌어올 수 있게 된다.그때가 되면, 지영명은 구자현의 아버지인 구성훈과 손을 잡을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분명 부소경과 구경민 두 사람을 완전히 쓰러지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좋아. 아주 좋아. 엄청 향기롭네. 이제 가봐. 지금 부소경한테 제일 필요한 사람은 바로 너야. 에휴, 미리 말하는데, 언젠가 네가 부소경에게 시집가게 되면 꼭 나 불러야 돼.”“에이, 부끄럽게.” 김미정은 가식적으로 대답했다.김미정은 최여진을 흘겨보더니 알 듯 말 듯 하게 한마디 더 보탰다. “우리 소경 씨, 집안도 엄청나고 가업도 대단한 남성의 왕이야. 결혼식을 올리게 되면 분명 엄청 성대한 파티를 열 거야. 그때 꼭 너 부를게. 아니, 아니, 꼭 초대할게.”행복감에 둘러싸인 김미정의 모습을 보자 최여진의 마음은 칼로 베는 듯 아파왔다.김미정은 그녀가 불러들인 사람이었다. 김미정은 자신을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지랄하는 김미정의 모습을 봐라!정말 자기가 부소경 아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퉤!급살당할 년!흥!최여진은 속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