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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3화

심신해도 차갑게 웃었다. “난 너 같은 도우미 필요 없어! 우리 집에 도우미 엄청 많거든! 너 엄청 짜증 나는 거 알아? 당장 꺼져! 난 너 싫어!”

“…” 심지산은 아무 말도 없었다.

심지산은 마음이 조금 아팠다.

둘 다 그의 친 자식이었다. 둘 다 그의 피가 흐르는 핏줄이다.

작은 딸은 공주처럼 살고 있었다.

그에 비해 큰딸은 도우미를 한다면서 부탁을 하고 있다.

심지산의 마음에 형언할 수 없는 씁쓸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큰 딸을 볼 때마다 혐오감이 차올랐다. 심설의 몸에서는 유은설의 모습이 보였다. 시골에 살고, 공짜 좋아하고, 아는 거 없이 무식하고, 보는 눈도 없고, 주눅 든 모습이 유은설과 똑같았다. 게다가 심설의 몸에는 오빠의 그림자도 조금 섞여 있었다.

친부인 자신에게 조금은 적대적인 눈빛이었다.

갑자기 그해, 심지산이 유은설과 결혼하던 때가 떠올랐다. 5, 6살 남짓한 아이는 아침부터 밤까지 커다란 눈을 부라리며 심지산을 노려보고 적대감을 보였다. 한번은 그가 유은설과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때 삽을 들고 지켜보기까지 했다.

그때 심지산은 깜짝 놀랐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심지산은 지영명이 싫었다.

그렇게 점점 유은설도 싫어졌다.

심지어 그의 친딸인 심설도 싫었다.

특히 큰 딸이 주눅 든 모습으로 쭈굴대고 있을 때, 심지어 염치도 없이 도우미를 시켜달라며 부탁할 때, 그는 정말 이런 말을 퍼붓고 싶었다. “너나, 네 엄마나, 너네 오빠나 다 똑같아! 똑같이 재수 없어!”

“재수 없어!”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심지산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심신해가 심설이 자신의 친 언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서는 안 됐다. 그는 작은 딸의 마음에 그림자를 남겨주고 싶지 않았다.

아이의 어린 시절에는 행복만 가득해야 한다.

사람들은 말한다. 행복한 어린 시절이 평생을 치유하고, 불행한 어린 시절은 평생을 쏟아가며 치유해야 한다고.

심지산과 홍원은 지식인이었다. 그들은 당연히 이 도리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심신해의 자유와 행복을 줄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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