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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6화

심설은 아빠가 울먹이는 걸 봤다.

가끔은 아빠가 자기를 가여워한다는 걸 심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아빠에 대한 감정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심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심지산을 바라보며 “아빠, 볼일이 더 남았어요?”라고 물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빠 앞에서 심설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게됐다.

심지산은 심설 앞으로 다가와 “밥은 먹었어?”라고 물었다.

“아직 못 먹었어요, 아빠.” 심설이 달갑게 아버지를 불렀다.

“가자, 아빠가 맛있는 거 사줄게!” 아이를 바라보며 심지산이 말했다. “뭐 먹고 싶어. 아빠한테 말해봐.”

심설은 얌전히 웃으며 말했다. “전 배만 채우면 돼요.”

“얘가!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아빠가 다 사줄게.”

“그럼...맥도날드 먹어요 돼요?” 심설이 물었다.

“고작 맥도날드야? 당연하지! 우리 오늘 배불리 먹어보자!” 심지산은 심설을 데리고 가장 가까운 맥도날드로 가서 먹을 것을 잔뜩 시켰다.

심지산이 맛있게 먹는 심설을 바라봤다.

심지산이 잔소리를 하는 틈을 타 심설은 슬쩍슬쩍 주머니 속으로 치킨을 집어넣었다.

옷에 기름이 묻었지만 괜찮다. 이젠 심신해가 입지 않는 옷들은 심설이 입어도 된다. 심설도 이제부터는 예쁜 옷을 입을 수 있다.

심설의 행동을 지켜보던 심지산은 아이를 꾸짖으려다 그만 뒀다. 심설더러 집에 와서 심신해랑 같이 놀라는 말을 해야 했기때문이다.

“설아, 아빠도 다 고충이 있어...”

“아빠, 저도 알아요. 걱정 마세요. 신해를 영원히 제 동생처럼 대할게요. 신해 원래부터 제 동생이잖아요. 신해가 어려서 아무것도 몰라서 그러는 거 저도 다 알아요. 신해 마음이 참 예쁜 아이예요. 우리가 잘 지켜줘야 해요.

걱정하지 말아요. 절대 동생한테 아빠의 딸이란 거 얘기 안 할게요.

아빠랑 홍원아줌마랑 같이 신해동생 잘 지킬게요. ”심설이 진심 어린 말투로 말했다.

심설이 그렇게 말한 건 아빠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심지산은 마음이 뭉클했다.

동시에 위안도 받았다.

많이 미워했던 딸이였는데 이젠 그리 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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