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성유미는 밤새 최홍민에게 폭행을 당했다.그날 밤, 성유미는 딸을 안고 밤새 울었다.그녀의 나이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어린 성유미는 지옥에서 사는 느낌이었다. 매일 아침 날도 밝지 않은 시간에 나가 밤이면 최홍민을 피해 집에 살금살금 돌아왔다. 가끔은 딸을 업고 도망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하지만 최홍민은 딸에게는 자상한 아빠였다.그는 딸을 목숨처럼 아꼈고 식사도 거르고 육아에 집중했다.딸도 최홍민을 아주 따랐다.그게 성유미에게는 일종의 위로였다. 그래도 딸을 보살펴 줄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모든 육아와 가사일을 최홍민에게 맡기고 돈 버는 데만 집중했다.그 뒤로 성유미는 더 열심히 일했다.새벽 3시에 일어나서 물건 도매하러 갔고 밤 열한 시까지 길거리 장사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그렇게 또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최홍민이 가끔 폭행할 때마다 성유미는 딸을 데리고 집에서 도망쳤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최가희는 늘 고열에 시달렸다.바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는 열이 나고 식욕이 없었고 계속 구토를 해댔다.아이는 아빠가 보고 싶었던 것이다.그때 최가희는 조금씩 엄마와 유대감이 사라지고 있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는 성유미는 속상하고 괴로웠다. 홀로 길거리 장사를 나설 때면 그녀는 몰래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나가지 않으면 굶어 죽어야 할 판이라 안 나갈 수도 없었다.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성유미는 최대한 외출 시간을 줄이고 일찍 집에 돌아와서 딸과 유대감을 쌓으려고 했다.하지만 그럴 때마다 최홍민은 그녀가 가져온 돈을 가지고 나가서 도박을 했다.그러다 보니 그새 모은 돈은 전부 탕진해 버렸다.성유미는 매번 허름한 옷을 입고 있는 딸을 볼 때마다 가슴이 쓰렸다.심지어 최홍민을 죽여버릴 생각도 했었다.하지만 딸을 사랑하는 최홍민의 모습을 떠올리고 딸에게는 아빠가 필요하다고 자신을 설득했다. 그녀는 딸을 위해 가정을 지키기로 결심했다.성유미는 어릴 때 엄마를 잃
그는 성유미에게 무척이나 다정하게 대해주었다.그렇게 성유미는 처음으로 남자의 품에 숨어 울음이라는 걸 터뜨려 보았다. 그녀는 무척이나 서럽게 울었다.성유미는 남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학창 시절 그녀의 성적은 매우 우수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중학교도 채 마치지 못하고 엄마한테 쫓기면서 돈을 벌게 되었다. 성유미의 새엄마는 그녀보고 늙은 남자들을 꼬셔 불법으로 돈을 벌라고 부추겼다. 그때 성유미는 고작 16살이었다. 계속 업소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일부러 문제를 일으킨 후 그곳을 도망쳐 나왔다.그러던 도중 최홍민이 그런 그녀를 구해주었고, 성유미는 또 다른 불구덩이에 빠지고 말았다.그렇게 그녀는 아이가 생기게 되었다.그녀의 남편은 무척이나 무능한 사람이었다. 거기다 병까지 달고 있었다.딸을 낳은 후 그녀는 줄곧 독수공방이었다. 이렇게 지낸 지도 벌써 10년이다.성유미는 남자의 품에 안겨 엉망진창으로 눈물을 흘렸다.진정을 한 후, 여자는 촉촉한 눈빛으로 듬직한 남자를 쳐다보았다.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여자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다정한 눈빛으로 여자를 쳐다볼 뿐이었다. “유미 씨, 당신 정말 너무 예뻐요. 당신은 이런 힘든 삶은 살지 말았어야 해요. 꼭 당신에게 본인이 얼마나 예쁜지 알려줄 거예요. 제 앞에서 환하게 꽃 피울 수 있게 할 거예요. 진정한 여자가 어떤 건지 당신에게 알려줄 거예요.”그날 오후, 그들은 호텔에서 미친 듯이 서로를 탐닉했다.그날 밤, 성유미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가끔씩 이성이 돌아왔을 때마다 잠깐 딸 생각이 나긴 했다.마치 딸의 울음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날이 밝자마자, 그녀는 조용히 남자의 곁을 떠났다.그녀는 자신의 딸이 마음에 걸렸다.가희가 아빠를 더 따른다는 사실은 그녀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아빠 곁에서 가희를 데리고 오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딸을 버리고 젊은 남자랑 새 출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기엔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그녀는
성유미는 겁에 질린 얼굴로 최홍민을 쳐다보았다. “홍민씨, 지금… 지금 나보고 외국에 가라고 한 거야? 몇 년 동안 집에도 돌아오지 말라는 거야?”“당연하지!” 최홍민이 냉소했다. “한 달에 한 번씩 오면, 돈이 모이기나 하겠어?”“그럼… 우리 딸은 어떡하고?”“당신 딸은 뭐 내 딸 아니야? 성유미! 넌 여자가 돼서 자기 딸도 안 챙겨? 감히 기생오라비 같은 남자랑 바람을 폈겠다? 네가 그러고도 엄마야? 네가 자격이 있어?”“너 우리 딸 유치원이 어딘지는 알아?”“학부모 회의에 나간 적은 있고?”“우리 딸이 지금 몇 학년인지는 알아?”최홍민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그의 말에 성유미도 화가 났는지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최홍민!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나 18살 때부터 당신이랑 함께했어. 당신 하나만 보고 살았다고! 당신, 그 흔한 결혼식조차 안 해줬잖아!”“당신은?”“난 딸 생각해서 당신이랑 같이 산 거야!”“당신 밖에 나가는 거 창피하다고 매일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잖아! 나중에 병 걸리고 나서는 힘쓰는 일 못한다고 집안일까지 다 나한테 떠넘겼고!”“내가 그동안 돈 안 벌었으면, 우리 가희 분유도 못 먹였어! 그대로 굶어 죽었다고!”“가희가 다니는 유치원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아마 유치원도 못 다니고 있었겠지!”“최홍민! 네가 무슨 염치로 그런 말 하는 건데? 너 혼자 애 키웠어? 네가 진짜 남자라면 밖에 나가 돈이라도 벌어왔어야지! 우리 모녀, 먹여 살렸어야지!”여자의 울부짖음에 최홍민은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무심하게 웃었다. “성유미, 네가 나한테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우리 딸이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가희는 내 하나뿐인 가족이야. 내 삶의 버팀목이라고.”“가희는 네 말 절대로 안 믿는다고. 이제 알겠어? 이 미친 여자야!”“…”최홍민은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성유미, 내가 더 이상 남자구실 못 하는 건 맞아. 널 만족시켜주지 못하겠지. 하지만 네가 내 아내라는 사실은 잊으면
성유미는 구걸하듯 최홍민을 쳐다보며 말했다. “제발 우리 딸한테 이러지 마. 당신 가희 엄청 아끼잖아, 응?”최홍민은 콧방귀를 끼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가희는 내 목숨이야! 가희는 내 것이야! 성도 최씨잖아! 네 것이 아니라고! 이 뻔뻔한 여자야!”“잘 들어. 외국으로 나가서 돈이나 벌어와. 한 5년 뒤에, 우리 부녀가 쓸 돈 다 모은 다음에 돌아와. 내가 이미 다 알아봤어. 1년에 4000만 원은 거뜬하게 벌 수 있다더라! 5년 동안 2억 모아서 다시 돌아와!”“아니면…”“아… 알았어…” 성유미는 눈물을 머금으며 그의 제안을 수락했다. “알았어. 갈게, 외국. 그래봤자 5년이잖아. 돌아왔는데 우리 딸 털끝이라도 달라졌으면, 그럼 너 죽고 나 죽는 거야!”그 후로 성유미는 외국으로 노동을 하러 갔다.그녀는 계약을 5년만 한 게 아니었다.그녀는 8년 동안 계약을 했다.그녀는 자기에게도 어느 정도의 돈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래야 최홍민을 벗어나 다시 가희의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았다.8년 이란 시간동안 그녀는 2억을 모아냈다. 그리고 몰래 6000만 원 정도 모아놓았다.집으로 돌아간 후, 월세를 구하고 일자리를 찾은 후에 가희를 데리고 올 생각이었다.그녀는 딸이 너무 보고 싶었다.하지만 장기간 축적된 과로와 딸에 대한 그리움이 쌓인 데다, 초반에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겹겹이 쌓여 그만 큰 병에 걸리고 말았다.그녀의 병은 반년 동안 지속되었다.성유미의 몸이 나아졌을 때는 이미 1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였다.병원에 누워있는 동안 그녀는 밤낮없이 딸을 그리워했다. 우리 딸이 어떻게 변했으려나?처녀가 됐겠지?드디어 17살인 가희가 수능을 치던 날, 성유미는 수험장 밖에서 자신의 딸을 보게 되었다.오랜만에 만난 딸은 그녀가 예상했던 것처럼 예쁜 처녀로 변해있었다.너무 이뻤다.엄마인 성유미보다 훨씬 예뻤다.성유미가 막 앞으로 달려가 딸과 감격의 상봉을 하려던 그때 최홍민이 그녀를 차갑게 끌고 가버렸다.“성유미!
그런데도 성유미는 딸을 놓아주지 않았다. 성유미는 두 손으로 최가희의 팔을 잡으며 기대감이 가득 찬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가희의 눈매는 16살의 성유미와 무척이나 닮아있었다.오히려 16살의 성유미보다 더 예뻤다.가희는 근심걱정이 없어 보였고, 옷도 공주처럼 예쁘고 입고 있었다.성유미의 가슴속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격스러움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연신 눈물을 흐느끼며 횡설수설 말을 이어 나갔다. “가희야, 엄마야. 엄마 기억 못 하는 거야? 가희가 지금 입고 있는 예쁜 옷들 다 엄마가 번 돈으로 산 거잖아.”“가희야…”최가희는 갑자기 성유미를 난폭하게 밀어냈다. “이 미친 여자야! 그냥 죽지 그랬어?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정말 뻔뻔하다! 이게 당신이 산 옷이라고?”“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잖아!”“남자밖에 모르는 사람이잖아!”“아빠도 버린 사람이 무슨 염치로 엄마라는 글자를 입에 올려! 무슨 염치로 그런 말을 해?”“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아빠 혼자서 날 키웠어! 아빠가 내 머리 묶어주고, 아빠가 날 학교에 데려다주고, 아빠가 학부모 회의에 와줬어! 아빠가 낮마다 날 챙겨주고 밤마다 일하면서 날 키웠다고!”“그냥 죽어!”“우리 엄만 죽었어! 죽은 지 오래야!”“당신만 보면 그냥 화가 치밀어 올라! 그냥 칼로 찔러 죽이고 싶어!”“…”딸은 이를 악물며 악담을 퍼부었다.딸은 마치 원수처럼 그녀를 증오하고 있었다.성유미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한참 동안 말도 못 할정도였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최홍민을 쳐다보았고 그는 불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도 성유미에게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세상 저런 엄마가 어디 있어!”“저런 여자는 살아있을 자격이 없어!”“당장 차에 치여 죽어라!”그때, 최홍만이 눈물범벅인 얼굴을 하고 성유미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냥 가! 그동안 딸이 어떻게 지내는지 신경도 안 썼으면서 이제 와서 뭐 하려고? 왜 찾아왔어?”“딸이 수능 잘 봐서 그래? 대학생이라서?”“그
사람들의 말은 성유미의 가슴에 비수로 꽂혔다.그날 오후, 성유미는 혼자 최홍민과 함께 살았던 동네로 돌아갔다. 동네 사람들은 그가 벌써 이사했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알려주었다.최홍민이 남성 외곽에 집을 샀단다.그곳에서 마트를 운영하며 꽤 잘살고 있다고 했다.성유미는 혼자 그들이 전에 살던 허름한 집에 숨어 그들이 남기고 간 가희의 옷들을 끌어안으려 엉엉 울기 시작했다.내가 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하늘이 나한테 이런 벌을 주는 걸까?그녀는 어릴 때부터 엄마를 잃고 아버지랑 함께 힘들고 가난한 삶을 살았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었을 때, 아빠는 새엄마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새엄마는 그녀를 학대했다.겨우 도움을 받아 도망을 쳤는데, 도움을 준 그 사람은 그녀의 인생을 망쳐버렸다.그리고 지금, 성유미의 평판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그녀는 창년, 죽일 년, 자식도 버리는 매정한 년이라는 죄명을 달고 있었다. 이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그녀의 딸도 그녀를 알아주지 않았다.이 순간, 성유미는 살인이라도 저지를 수 있을 것만 같았다.하필 지금, 최홍민이 그녀를 찾아왔다.“내가 너 여기 숨어있을 줄 알았어. 성유미,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단정하게 차려입은 최홍민이 냉랭한 기운을 풍기며 성유미의 앞에 나타났다.“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딸도 내가 낳았고, 돈도 내가 고생해서 모았어. 최홍민, 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성유미는 살기가 가득한 눈으로 최홍민을 노려보았다.최홍민은 냉랭한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나 몰래 다른 남자랑 시시덕댄 거, 그게 네 잘못이야!”“다른 남자들이 자꾸 너와 사랑에 빠지는 거, 그게 네 잘못이야!”“매일 밤만 되면 너 물건 들여온다고 나갔잖아! 지하철 탈 때마다 그 큰 짐을 들고 다닐 텐데, 남자들 도움 없이 네가 그걸 어떻게 해?”“나 몰래 기생오라비 같은 남자랑 붙어먹은 거, 그게 네 잘못이야!”“침대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뒹굴던 네 모습을 봐!”“성유미 넌 정말 저급한 년
아무리 가희가 성유미를 엄마라고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가희는 그녀의 아킬레스건이었다.딸의 인생을 망친다는 말, 딸이 자신의 팔자를 그대로 따라간다는 말, 그 말은 그녀의 약점이었다.죽는 한이 있어도, 평생 가희를 딸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가희에게 창창한 앞길만 펼쳐진다면, 앞으로 가희가 자기를 아껴주는 남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수만 있다면 그녀는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성유미는 그냥 이럴 팔자였나보다.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다.딸이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만 있다면, 조용히 학교만 다닐 수 있다면, 그러다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만 할 수 있다면 아무 상관이 없었다.“지금부터 내 딸한테 매달 100만 원씩 보내! 나중에 결혼할 때 보태게!”최홍민은 본인 앞에서 다시 한번 두 손을 든 성유미를 쳐다보며 말했다.“알았어.” 성유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그녀에게는 아직 2000만 원 정도의 돈이 남아있었다.그녀는 아직 젊었다. 열심히 벌면 한 달에 100만 원은 거뜬했다.안되면 허리끈을 졸라매며 살수 밖에 없다. 그녀는 딸 가희가 잘 살 수 있는 것 말고는 남은 삶 이렇다 할 목표가 없었다.“대신, 조건이 있어.” 성유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가 나한테 조건 운운할 자격이나 있어?” 최홍민이 차갑게 냉소했다.“계좌 하나만 개통해. 명의는 너랑 나랑 공동으로. 비밀번호는 너 절반, 나 절반 입력하는 걸로 하자!” 성유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너!”“허락 안 하면 지금 당장 죽어버릴 거야!” 성유미가 냉랭하게 말했다.내 딸도 날 엄마라고 인정 안 하는 마당에 더 이상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차리리 죽는 게 더 나아.만약 남은 생 딸을 위해 조금의 재부라도 축적할 수 있다면 시체처럼 살아도 상관없다. 멀리서 가희를 지켜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성유미의 단호한 모습에 최홍민은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 네 말대로 할게! 어차피 다
이웃집 사람들은 아침부터 성유미에게 볶음밥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많은 이웃들이 성유미를 보러 찾아왔다.사람들은 모두 성유미를 달래주고 있었다. 꼭 잘 살아있어야 한다며, 언젠간 분명 딸과 함께할 날이 올 거라고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성유미의 가슴이 따뜻해지기 시작했다.덕분에 성유미는 살아갈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그날 이후, 성유미는 남성에 정착하게 되었다.4년이란 시간동안, 성유미는 최가희가 다니는 대학교 근처에서 살고 있었다. 그녀는 그 근처에서 알바를 여러 개 뛰었고, 매달 200만 원이 넘는 수입을 벌게 되었다.그중 100만 원은 가희를 위해 꼬박꼬박 모아두고 있었다.그러다 최가희는 대학을 졸업했고, 성공적으로 F 그룹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되었다. 성유미는 가희가 안정적으로 직장을 다니게 된후에야 이사를 했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가끔씩 최가희 근처에 나타났다. 단지 딸의 얼굴을 잠깐이라도 더 보기 위해서. 얼굴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하지만 성유미의 바램과 희망은 최가희의 악몽이었다.처음에 최가희는 성유미를 쫓아내기만 했다.그러다 나중에는 그녀에게 욕을 하기 시작했고, 더 나중에는 말이 점점 더 험악해지기 시작했다.지금은 성유미의 얼굴을 볼 때마다 나가 죽으라고 저주를 퍼부었다.어떨 때는 신고한다면서 성유미를 협박하기까지 했다!하지만 그런데도 성유미는 한 번도 뒤로 물러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따끔 딸을 찾아왔다.동네 사람들 모두 성유미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모두 성유미를 도와 숨겨진 진실을 최가희에게 알려주고 싶어 했다.하지만 성유미는 최가희가 충격에 빠지는 게 두려웠다.그래서 줄곧 사람들의 제안을 거절했다.그 선택이 최가희의 행동을 점점 더 난폭하게 만들었다.최가희가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친엄마의 뺨을 내리치며 성유미를 창년이라고 욕하던 그때, 그녀의 심장은 아예 죽어버리고 말았다.성유미가 너무 오랫동안 버텨온 탓일까? 그래서 너무 힘들었나?아님, 최가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