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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6화

최가희는 저도 모르게 반박했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 여자가 왜 불쌍해요?”

그녀는 속으로 혹시 잘못 기억하고 계신 거 아니냐고 묻고 싶었다. 분명 아빠가 더 불쌍한데, 남자 혼자 딸을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지만 최가희가 그 말을 하기도 전에 밖에서 장기를 두던 한 노인이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유미 딸이구나! 네 엄마 불쌍하다고! 정말 팔자가 지지리도 안 좋은 애였어! 네 아빠 같은 인간을 만나서 고생을 너무 했지!”

“그리고 너! 난 너 같은 애도 처음 봐! 자기 엄마를 그렇게 욕하다니!”

소문은 이미 고향까지 퍼진 모양이었다.

“아가, 너도 나중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건데 그러면 안 돼!”

최가희는 엄마의 결혼식장에서 당했던 것보다 더 큰 수치심을 느꼈다.

그녀는 그냥 돌아가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20대인 그녀는 자존심도 강하고 참을성이 없는 나이였다.

그녀는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아빠가 뭘 잘못했는데요? 우리 아빠 홀로 저를 키워냈어요! 혼자 엄마 역할까지 다 했다고요! 우리 아빠는 잘못이 없어요!”

“그 여자가 나가서 남자를 만나고 바람을 피웠잖아요! 우리 아빠가 뭘 잘못했는데요?”

노인은 경멸에 찬 표정으로 최가희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너 여자 맞아?”

“당연하죠!”

최가희는 깊은 분노를 느꼈다.

“왜 그런 질문을 저한테 하시는 거죠?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마을 사람 전체가 성유미 그 여자한테 홀렸나요?”

그 말을 들은 노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넌 정말 벌 받을 거야! 어떻게 그런 말을 하지? 누가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어? 네 아빠라는 작자가 그러라고 했어? 그 죽어 마땅할 놈이?”

최가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녀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항상 자상한 사람이었다.

그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

그런데 이 망할 노인이 아버지를 저주하고 있었다.

최가희는 정말 이곳을 떠나고 싶었지만 벌써 마을 주민들이 몰려와서 그녀를 포위하고 손가락질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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