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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1화

“그리고 유리는 착하니까 내가 잘 얘기했으니 이해할 거야.”

서시언이 말했다.

“오빠, 지금은 일하는 시간인데 여긴 왜 왔어? 혹시 무슨 고민 있어?”

신세희는 서시언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나… 내일 가희랑 혼인신고하기로 했어.”

서시언이 말했다.

신세희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걱정되는 거라도 있어?”

서시언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세희야, 내가 좀 쪼잔한 거야? 예전에 너무 고생하며 살다가 돌아와서 쪼잔해졌나? 여자가 내 돈을 물 쓰듯이 쓰는 게 좀 기분 나빠.”

신세희가 물었다.

“가희 씨가 돈을 많이 써?”

“감당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닌데 어제 몇 억을 쇼핑하고 내일 또….”

신세희는 순간 인상을 찡그리다가 말했다.

“사실 별거 아니긴 하지. 요즘 어린 여자애들 쇼핑 싫어하는 애들이 어디 있겠어? 나도 그 나이였으면 좋아했을 거야. 그런 건 사실 별 거 아니야.”

“그래.”

서시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뭔지 모르겠어. 사실 가희 엄청 좋아하고 좋은 여자라고 생각해. 특별히 눈에 보이는 안 좋은 습관도 없어. 그런데 결혼하려니까 이제 사귄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조금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야.”

“그럼 결혼하지 말고 지켜봐. 나도 두 달은 좀 짧다고 생각해.”

신세희가 말했다.

“하지만….”

서시언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걔 엄마가 너무 불쌍해. 딸을 위해 내 앞에서 무릎까지 꿇으려 하면서 가희한테 평생 잘해주라고 부탁했단 말이야. 꼭 행복하게 해주라고… 그런 분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어.”

동생 앞에서 서시언은 드디어 자신의 진짜 생각을 털어놓았다.

서시언은 요즘 성유미와 있었던 일을 전화로 신세희에게 말해줬었다. 신세희도 그 말을 듣고 병원에 문안을 갈 생각이었다. 어쨌든 상대는 오빠의 목숨을 구한 은인이었다.

그런데 서시언이 이른 시점에서 최가희와 결혼을 서두른 이유가 성유미의 부탁 때문일 줄은 몰랐다.

“됐다. 그만하자. 어차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인데 언제 결혼하든 다 똑같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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