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시죠?” 신세희는 말했다. 상대방의 목소리는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신세희는 상대방의 차갑고 허스키한 목소리 때문에 여자인지 남자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하하하! 나를 기억 못 하는군. 나는 너의 악몽이야! 오늘 밤 네 꿈에 나타나 너를 죽일지도 몰라!” 상대방은 악마처럼 서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최여진! 당신 제정신 아니지! 내가 그렇게 만만해?” 신세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최여진은 말했다. “너야말로 제정신 아니지, 이 망할 년아! 네가 친구들 데리고 와서 행패만 부리지 않았어도 내가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어! 너만 없었으면 고윤희는 이미 죽었어! 신세희! 내가 꼭 네 꿈속에 찾아가서 죽도록 괴롭힐 거야! 신세희는 말했다. “최여진, 잘못 알고 있네! 내가 없었어도 당신은 윤희 언니한테 졌어. 당신은 그 이유를 모를 거야! 내가 알려줄 테니 잘 들어! 당신과 구경민 씨 사이에는 그 흔한 첫사랑의 아름다운 기억조차 없어. 구경민 씨는 지금 이 순간 당신과의 아름다운 추억은 모두 잊었어.”최여진에 대한 구경민의 인내심은 이미 바닥났다. 구경민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사람이다. “구경민 씨가 다쳤을 때, 술에 취했을 때, 감기에 걸렸을 때 옆에 있던 사람은 윤희 언니야. 윤희 언니는 위가 안 좋은 구경민 씨를 위해 농가까지 가서 유기농 콩가루를 구해서 죽을 끓여줬어. 그런데 당신은 구경민 씨를 위해 뭘 했지? 당신은 구경민 씨한테 받기만 했을 뿐 해준 게 있나? 아무것도 없어! 당신은 구경민 씨와 함께 보낸 세월이 없어. 함께 보낸 세월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 목숨만큼 중요해! 윤희 언니는 구경민 씨와 8년을 함께 보냈어! 당신이 구경민 씨를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 윤희 언니가 구경민 씨 옆을 지켜줬어. 구경민 씨가 가장 힘들어할 때 윤희 언니가 위로해줬다고! 인생에 몇 번의 8년이 있을 것 같니? 최여진, 당신을 이 지경으로 만든 건 당신이야. 자초한 일이라고! 그런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탓할 수 있어? 내가 한 가지
“최여진!” 신세희는 대답했다. 잠시 후, 신세희는 말을 덧붙였다. “윤희 언니 남자를 뺏어간 그 여자야! 바보같이 남 탓을 하더라니까!“세희야, 바보 같은 최여진은 다시는 경민이를 뺏을 수 없어. 윤희가 돌아왔으니 더 이상 걱정하지 말고 오빠한테 신경 써. 시언이도 이제 서른도 넘었는데 빨리 결혼을 해야지.”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이고 웃으며 말했다. “응, 알겠어. 엄마, 이제 나보다 오빠를 더 아끼네.”서진희는 웃으며 말했다. “맞아, 시언이는 불쌍한 아이잖아. 나는 아들 하나가 더 생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언이는 나한테 친아들과 다름없어. 그러니 윤희야, 하루빨리 오빠 결혼 상대를 찾아줘. 오빠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엄마한테도 손자가 생기는 거잖아.”“네! 어머니,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신세희는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서진희가 신세희게 진지하게 부탁했다. 이날 오후, 신세희는 서진희 집에서 나와 고윤희와 구경민과 헤어졌다. 신세희는 차 안에 같이 타고 있던 부소경에게 말했다. “소경 씨 회사에 예쁜 여자 있어요?”운전을 하고 있던 엄선우는 당황했다. 엄선우는 속으로 ‘왜 저런 질문을 하지?’라는 생각을 했다.신세희와 부소경 가운데 앉아있던 신유리는 고개를 들어 궁금한 표정으로 신세희에게 물었다. “엄마, 오늘 열나?”신유리는 신세희의 이마와 본인의 이마에 고사리 같은 손을 올리고 말했다. “열 안 나는데? 엄마, 왜 갑자기 아빠 회사에 예쁜 여자가 있냐고 물어봐?"신유리는 신세희를 빤히 쳐다봤다. 신세희는 말없이 신유리를 쳐다보다가 부소경을 쳐다봤다. 하지만 부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부소경에게 걱정거리가 있었다. 부소경은 요 며칠 해외에서 전화가 세 번이나 왔다. 음성변조를 한 상대방은 ‘왜!’라는 짧은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부소경은 계속해서 누구인지 추측했다. 한 시간 전 서진희 집에서 구경민과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해외에서 또 전화가 왔었다. 상대방은 여전히 ‘왜!’라는 말만 하고
“네, 맞아요!” 신세희는 대답했다. “......” 부소경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F 그룹의 대표이자 남성의 유명 인물인 부소경이 결혼중매자 노릇을 하게 되다니?부소경은 운전을 하고 있는 엄선우를 쳐다봤다. 엄선우는 신세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부소경은 옆에 앉아 있는 신유리를 쳐다봤다. 신유리는 기뻐하며 말했다. “아빠, 나는 아빠가 삼촌한테 예쁜 언니를 찾아줬으면 좋겠어. 삼촌이 나이가 많은데 여자친구 없는 거 아빠도 알지? 예전에는 엄마랑 내가 삼촌 옆에 있어줬는데 지금은 삼촌 혼자니까 얼마나 외롭겠어?”“......” 부소경은 말이 없었다.잠시 후, 부소경은 질투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은 이제 걸을 수 있잖아!” “......” 신유리는 말문이 막혔다. 서시언이 걸을 수 있는 것과 여자친구가 없는 게 무슨 상관 인가?부소경은 다시 한번 말했다. “시언 삼촌은 이제 걸을 수 있으니 스스로 여자친구를 찾을 수 있어!”“삼촌은 쑥스러움이 많아.” 신유리는 말했다. 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숫기 없는 시언 오빠한테 여자친구를 직접 만나라고 하는 건 오빠를 힘들게 하는 거예요”“......” 부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것은 부소경도 짐작했던 것이다. 부소경은 여우 두 마리를 키웠다. 정말 양심도 없다!부소경이 서시언을 도와준 이유는 신유리와 신세희 때문이다.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부소경은 서시언을 그냥 죽게 내버려 뒀을 것이다!서시언은 부소경 덕분에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서시언을 도와 서씨 그룹을 다시 되찾아줬다!그런데 이것도 모자라서 서시언에게 여자까지 소개해 주라고 하다니!“내가 서시언 여자친구까지 구해줄 것 같아?” 부소경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신세희와 신유리는 동시에 말했다 “네!”부소경은 엄선우를 쳐다봤다. “네!” 엄선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부소경은 할 말이 없었다. 이때, 엄선우는 용기 내어 말했다
“......” 신세희와 신유리는 잠시 말이 없었다. 한참 후, 신세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선우 씨!”“선우 삼촌!”엄선우는 억울해하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사모님, 유리야! 저한테 해코지 안 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리고 다들 시언 씨가 빨리 결혼해서 아기 낳고 사는 걸 바라시잖아요? 시언 씨도 많이 힘들 거예요.” 엄선우는 서시언뿐만 아니라 부소경도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거액을 들여 서시언의 다리를 치료해 주지 않았을 것이며 더욱이 회사 되찾는 것을 도와주지 않았을 것이다.부소경은 서시언을 동정하기는커녕 사랑의 라이벌로 생각한다!때문에 엄선우는 서신언이 안쓰러웠다. “사모님, 사실 선희랑 서준명 대표님께서 이미 시언 씨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셨어요. 사모님께서 임신하시고 회사에 안 나오셔서 모르고 계셨던 것뿐이에요.”엄선우는 말을 끝내고 한숨을 내쉬었다. “휴...”신세희는 엄선우에게 물었다. “왜 한숨을 쉬세요?”잠시 후, 엄선우는 입을 열었다. “선희가 시언 씨에게 여자를 몇 명이나 소개해 줬어요. 그런데 시언 씨는 여자한테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시언 씨...” 엄선우는 말끝을 흐렸다. 신세희는 초조했다. ‘선우 씨가 시언 오빠 게이인 거 눈치챈 거 아니야?’부소경도 걱정이 되었다. 부소경은 서시언를 미워하고 질투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서시언을 아낀다. 부소경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엄선우를 쳐다봤다. 잠시 후, 엄선우는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런데... 시언 씨가 성적 취향에 문제가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시언 씨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한테 관심을 보이는 것도 본 적이 없어요.”“선우 씨, 지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마음이 초조해진 신세희는 다급하게 말했다. 엄선우는 말했다. “선희가 시언 씨에게 여자를 소개해 줘서 제가 시언 씨랑 자주 만났어요. 그런데 시언 씨가 회사 다음으로 제일 자주 가는 곳은 수용소였어요.”“수용소요?
서시언은 본인이 제대로 들은 게 맞는지 귀를 의심했다. 부소경이 갑자기 여자를 소개해 주다니?서시언의 결혼을 걱정하는 사람은 어머니와 신세희 그리고 엄선희와 민정아 아니겠는가!그런데...어째서 부소경까지 서시언의 결혼을 신경 쓰게 된 걸까?“소경이 형... 세희가 강요했어요? 아니면 유리가 강요했어요? 예전에 사람들이 형이 아내를 무서워한다고 했을 때 안 믿었는데... 소경이 형, 이제 그 말을 믿지 않을 수가 없네요.”서시언은 이제 부소경이 전혀 무섭지 않았다. 6년 전, 서시언은 부소경과 잘 알지 못했을 때 부소경을 가까이하지 못했다. 서시언은 대부분 조의찬에게 듣고 부소경에 대해 알게 되었다. 조의찬은 부소경이 살인을 일삼는 피에 굶주린 살인자라고 했다. 게다가 부소경은 한없이 무자비하고 잔인해서 이복형들에게도 인정사정없다고 했다. 그 당시 서시언은 조의찬을 말을 듣고 부소경이 무서웠다. 서시언은 조의찬과 함께 있다가 부소경을 마주치면 다리가 후들거렸다. 하지만 나중에 서시언은 자기 자신을 겁쟁이라고 자책했다. 그 후, 신세희는 서시언을 용감한 남자로 탈바꿈 시켜줬다. 그 덕분에 서시언은 더 이상 부소경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마음 한편으로는 부소경을 무서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서시언은 부소경의 부성애와 힘든 고난을 겪었다는 걸 알게 된 후부터 부소경을 이해했다. 게다가 부소경은 사실 매우 정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서시언은 부소경이 자신을 도와 서 씨 기업을 되찾아 준 후에 부소경은 전혀 무서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또 한번 느꼈다.서시언은 신세희와 신유리 때문에 부소경과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게 되었다. 심지어 서시언은 조의찬보다 본인이 부소경과 더 친하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서시언은 상남자 성격의 부소경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만약 주변 사람들이 강요하지 않았다면 부소경이 왜 굳이 서시언에게 여자를 소개해 줄까?서시언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하하! 소경이 형... 여
서시언은 여자에 대한 존중과 관심 이외에는 다른 생각이 전혀 없었다.서시언은 이런 마음가짐으로 맞선 자리에 나갔다. 서시언은 여자의 나이를 맞선 자리에 나가서야 22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자는 생기발랄하고 적극적이었다. 여자는 서시언에게 적극적으로 말했다. “시언 씨, 안녕하세요? 저는 오래전부터 시언 씨를 알고 있었어요.”서시언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네? 저... 저를 아세요?”여자는 웃으며 말했다. “네! F 그룹에 자주 오셨잖아요. 대표님 딸을 데리고 오시기도 하셨죠. 시언 씨가 유리를 따뜻하게 보살피고, 시언 씨를 삼촌이라고 부르면서 따르는 유리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회사 사람들이 시언 씨를 좋아했어요. 시언 씨를 알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에요.”“......” 서시언은 당황스러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서시언은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를 대고 화장실에 가 부소경에게 전화를 했다. “소경이 형, 이게 뭐예요? 여자분이랑 저랑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요. 22살이라뇨? 제 나이가 32살입니다! 형, 제가 아저씨 뻘이에요! 그리고 여자분이 저를 알고 있던데요?”부소경은 정말 결혼중개사처럼 서시언에게 여자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름은 최가희, 대학교 졸업한 지 이제 1년 됐어. 졸업하기 전에 F 그룹에서 인턴을 했었는데 힘든 일을 잘 견디고 매사에 아주 열심히 해. 회사에서 여자들은 몸을 쓰는 일이 많지 않은데 노고를 마다하지 않는 인품이 아주 좋은 사람이야! 가장 중요한 것은 최가희 씨 집안도 돈이 목적이 아닌 아주 반듯한 집안이야. 그리고 최가희 씨는 공주병도 없어.”“하지만 저랑 10살 차이가 나요!“10살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야! 잘 만나 봐!” 부소경은 서시언을 다그치며 말했다. “저는 형의 처남이에요!”“너는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나를 넷째 형이라고 불렀어!”“......” 서시언은 말이 없었다. “됐고! 최가희 씨랑 잘 만나봐!”“......” 서시언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시언은
“저 여기 있습니다.” 서시언은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순간 서시언은 울부짖던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여자는 서진희와 비슷한 50대 중반의 나이로 얼굴에 주름과 흰머리가 있었다. 여자의 차림새는 매우 너저분했으며 씻지 않아 머리카락과 얼굴에는 기름기까지 가득했다.“무슨 일로 저를 찾으시죠?” 서시언은 여자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렸다. 하지만 제정신이 아닌 사람 또한 존중과 인내의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잠시 후, 여자는 갑자기 눈물을 그치고 서시언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서시언을 쳐다보며 말했다. “서 대표님, 제가 젊었을 때 교통사고가 나서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렸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집이 어디인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아요. 신분증은 잃어버렸지만 정신은 멀쩡해요. 수용소에서 저를 깨끗하게 씻기고 정신병원에 데려다주려고 해요. 그 사람들이 좋은 뜻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저는 바보도 아니고 정신도 멀쩡해요. 저는 일을 해서 돈을 모은 다음에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청소부라도 좋으니 일자리를 갖고 싶어요.”“......” 서시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 대표님, 저의 요구사항은 높지 않아요. 대표님은 좋은 일을 하시는 선량한 사람이시니 저를 좀 도와주세요. 저는 미친 사람 취급받고 싶지 않아요. 화장실 청소부라도 좋으니 일을 하고 싶어요.”서시언은 애걸복걸하는 여자의 모습을 보고 서진희가 생각났다. 서시언이 다시 일어나 남성으로 돌아갔을 때 서진희는 이미 집을 마련했었다. 하지만 서시언은 서진희가 7~8년 동안 떠돌이 생황을 했다는 것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 시절 아마 다른 사람이 서진희를 봤을 때도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서시언은 눈앞에 있는 여자의 고통과 요구사항을 이해한다. 서시언은 여자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머니 마음 이해합니다. 그럼 우선 깨끗하게 씻고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도록 해요. 만약 아주머니께서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면 제가 일자리를 마련해 드리겠습
하지만 최가희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서시언은 30대 초반의 산전수전을 겪은 성숙한 어른이며 내성적이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다. 때문이 서시언을 이해하는 최가희는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해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매번 데이트 때마다 서시언은 모든 데이트 비용을 책임지고 선물도 사주며 최가희를 한없이 따뜻하게 챙겨줬다. 최가희가 유일하게 말 못 하는 것은 서시언이 지금까지 스킨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10살 차이가 난다. 아마 서시언의 생각이 이상할 수 있다. 서시언은 여자와 신혼밤을 보내기 전에는 여자를 망친다고 생각한다. 서시언은 항상 남자로서 지켜야 할 선을 지키며 여자와 스킨십을 하지 않았다. 최가희는 이런 서시언때문에 더욱 조급했다. 하지만 최가희는 오히려 신중한 서시언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최가희는 서시언이 가벼운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서시언이 본인을 좋아하는 것만 확실하면 됐다.두 사람이 레스토랑으로 식사를 하러 왔을 때 아주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두 사람을 직접 찾아보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했지만 오는 길을 알지 못했다. 서시언은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아주머니, 저희가 갈게요.”아주머니가 버스를 타고 환승도 해야 하니 두 사람이 가는 것이 더 나았다. 아직 주문을 하기도 전이라 두 사람은 레스토랑에서 나와 아주머니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아주머니를 만났다. 아주머니는 한 달 전보다 얼굴이 훨씬 밝아진 얼굴로 서시언을 보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서 대표님, 저 이번 달에 10만 원 모았어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여비가 충분해서 고향에 한 번 다녀오려고요. 가기 전에 두 분에게 선물로 드리려고 과일 좀 샀어요.”서시언은 차에서 100만 원을 챙겨와 아주머니에게 건네며 말했다. “아주머니, 고맙다는 말씀은 나중에 하세요. 과일은 우선 고향에 돌아가서 편히 쉬다가 다시 일하러 오셨을 때 사주세요. 차비는 10만 원으로 충분한 것 같아요. 하지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