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언은 여자에 대한 존중과 관심 이외에는 다른 생각이 전혀 없었다.서시언은 이런 마음가짐으로 맞선 자리에 나갔다. 서시언은 여자의 나이를 맞선 자리에 나가서야 22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자는 생기발랄하고 적극적이었다. 여자는 서시언에게 적극적으로 말했다. “시언 씨, 안녕하세요? 저는 오래전부터 시언 씨를 알고 있었어요.”서시언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네? 저... 저를 아세요?”여자는 웃으며 말했다. “네! F 그룹에 자주 오셨잖아요. 대표님 딸을 데리고 오시기도 하셨죠. 시언 씨가 유리를 따뜻하게 보살피고, 시언 씨를 삼촌이라고 부르면서 따르는 유리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회사 사람들이 시언 씨를 좋아했어요. 시언 씨를 알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에요.”“......” 서시언은 당황스러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서시언은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를 대고 화장실에 가 부소경에게 전화를 했다. “소경이 형, 이게 뭐예요? 여자분이랑 저랑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요. 22살이라뇨? 제 나이가 32살입니다! 형, 제가 아저씨 뻘이에요! 그리고 여자분이 저를 알고 있던데요?”부소경은 정말 결혼중개사처럼 서시언에게 여자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름은 최가희, 대학교 졸업한 지 이제 1년 됐어. 졸업하기 전에 F 그룹에서 인턴을 했었는데 힘든 일을 잘 견디고 매사에 아주 열심히 해. 회사에서 여자들은 몸을 쓰는 일이 많지 않은데 노고를 마다하지 않는 인품이 아주 좋은 사람이야! 가장 중요한 것은 최가희 씨 집안도 돈이 목적이 아닌 아주 반듯한 집안이야. 그리고 최가희 씨는 공주병도 없어.”“하지만 저랑 10살 차이가 나요!“10살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야! 잘 만나 봐!” 부소경은 서시언을 다그치며 말했다. “저는 형의 처남이에요!”“너는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나를 넷째 형이라고 불렀어!”“......” 서시언은 말이 없었다. “됐고! 최가희 씨랑 잘 만나봐!”“......” 서시언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시언은
“저 여기 있습니다.” 서시언은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순간 서시언은 울부짖던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여자는 서진희와 비슷한 50대 중반의 나이로 얼굴에 주름과 흰머리가 있었다. 여자의 차림새는 매우 너저분했으며 씻지 않아 머리카락과 얼굴에는 기름기까지 가득했다.“무슨 일로 저를 찾으시죠?” 서시언은 여자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렸다. 하지만 제정신이 아닌 사람 또한 존중과 인내의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잠시 후, 여자는 갑자기 눈물을 그치고 서시언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서시언을 쳐다보며 말했다. “서 대표님, 제가 젊었을 때 교통사고가 나서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렸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집이 어디인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아요. 신분증은 잃어버렸지만 정신은 멀쩡해요. 수용소에서 저를 깨끗하게 씻기고 정신병원에 데려다주려고 해요. 그 사람들이 좋은 뜻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저는 바보도 아니고 정신도 멀쩡해요. 저는 일을 해서 돈을 모은 다음에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청소부라도 좋으니 일자리를 갖고 싶어요.”“......” 서시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 대표님, 저의 요구사항은 높지 않아요. 대표님은 좋은 일을 하시는 선량한 사람이시니 저를 좀 도와주세요. 저는 미친 사람 취급받고 싶지 않아요. 화장실 청소부라도 좋으니 일을 하고 싶어요.”서시언은 애걸복걸하는 여자의 모습을 보고 서진희가 생각났다. 서시언이 다시 일어나 남성으로 돌아갔을 때 서진희는 이미 집을 마련했었다. 하지만 서시언은 서진희가 7~8년 동안 떠돌이 생황을 했다는 것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 시절 아마 다른 사람이 서진희를 봤을 때도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서시언은 눈앞에 있는 여자의 고통과 요구사항을 이해한다. 서시언은 여자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머니 마음 이해합니다. 그럼 우선 깨끗하게 씻고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도록 해요. 만약 아주머니께서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면 제가 일자리를 마련해 드리겠습
하지만 최가희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서시언은 30대 초반의 산전수전을 겪은 성숙한 어른이며 내성적이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다. 때문이 서시언을 이해하는 최가희는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해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매번 데이트 때마다 서시언은 모든 데이트 비용을 책임지고 선물도 사주며 최가희를 한없이 따뜻하게 챙겨줬다. 최가희가 유일하게 말 못 하는 것은 서시언이 지금까지 스킨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10살 차이가 난다. 아마 서시언의 생각이 이상할 수 있다. 서시언은 여자와 신혼밤을 보내기 전에는 여자를 망친다고 생각한다. 서시언은 항상 남자로서 지켜야 할 선을 지키며 여자와 스킨십을 하지 않았다. 최가희는 이런 서시언때문에 더욱 조급했다. 하지만 최가희는 오히려 신중한 서시언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최가희는 서시언이 가벼운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서시언이 본인을 좋아하는 것만 확실하면 됐다.두 사람이 레스토랑으로 식사를 하러 왔을 때 아주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두 사람을 직접 찾아보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했지만 오는 길을 알지 못했다. 서시언은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아주머니, 저희가 갈게요.”아주머니가 버스를 타고 환승도 해야 하니 두 사람이 가는 것이 더 나았다. 아직 주문을 하기도 전이라 두 사람은 레스토랑에서 나와 아주머니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아주머니를 만났다. 아주머니는 한 달 전보다 얼굴이 훨씬 밝아진 얼굴로 서시언을 보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서 대표님, 저 이번 달에 10만 원 모았어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여비가 충분해서 고향에 한 번 다녀오려고요. 가기 전에 두 분에게 선물로 드리려고 과일 좀 샀어요.”서시언은 차에서 100만 원을 챙겨와 아주머니에게 건네며 말했다. “아주머니, 고맙다는 말씀은 나중에 하세요. 과일은 우선 고향에 돌아가서 편히 쉬다가 다시 일하러 오셨을 때 사주세요. 차비는 10만 원으로 충분한 것 같아요. 하지
최가희는 서시언이 F 그룹 대표의 집으로 데리고 올 줄 몰랐다. 최가희에게도 영광스러운 날이 찾아왔다. 하지만 최가희는 신유리가 자신을 반기지 않을 줄은 전혀 생각도 못 했다. 최가희는 난처한 듯 웃으며 말했다. “꼬마야, 안녕? 나는 삼촌 여자친구 최가희라고 해.”신유리는 최가희를 째려보며 말했다. “들어와!”서시언은 당황해하다가 신유리를 꾸짖으며 말했다. “신유리, 이모한테 버릇없이 굴면 안 되지!”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잠시 후, 신유리는 최가희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언니, 안녕.”최가희도 미소를 지었다. 최가희는 서시언을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최가희는 초호화 대저택의 넓은 거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최가희는 자신도 모르게 긴장을 했다. 하지만 거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 중에 본인과 비슷한 연령대의 여자를 보고 긴장감이 풀렸다. “안녕하세요?” 최가희는 먼저 인사를 건넸다. 서시언도 조의찬과 반명선을 보았다. “시언아! 너희도 왔구나!” 조의찬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서시언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의찬아, 오랜만이다. 이게 몇 달 만이지? 그동안 뭐 하고 지냈어?”조의찬은 감정이 북받쳐 말했다. “시언아, 네가 내 이름을 불러줄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 난 네가 나랑 인연을 끊으려는 줄 알았어. 가끔 네 소식이 궁금하면 소경이 형한테 물어봤었는데, 오늘 여기서 이렇게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어.”조의찬은 평소에 부소경네 집에 올 기회가 없었다. 사실 조의찬은 신세희를 마주치기 난처해한다. 하지만 신세희는 아무렇지 않았으며 심지어 본인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인 조의찬에게 고마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조의찬은 좀처럼 부소경에 집에 가지 않았다. 조의찬은 요즘 아주 열심히 일한다. 조의찬이 경영하자 C 그룹은 생기가 돋았다. 뿐만 아니라 조의찬과 붙어지내던 반명선 또한 열심히 공부해서 복학생반 400명 중에 1등을 했다. 반명선이 처음에 복학생반에 들어갔을 때 하마터면 꼴찌를
세 사람은 일상, 회사,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시각 부엌, 신세희는 가정부들과 바쁘게 음식을 준비 중이었다. 신세희는 임신 5개월 차로 태아가 예전보다 많이 안정되어서 가정부들 옆에서 조금씩 도와줬다. 부엌에서 바쁘게 음식을 준비하고 거실에서는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자 신세희는 행복했다. 특히 사랑하는 여자가 생긴 서시언을 보자 신세희는 마음속의 큰 걱정이 사라졌다. 서시언은 엄마, 신유리, 부소경과 같은 가족이다. 신세희에게 서시언의 행복은 매우 중요하다. 부엌에서 음식 준비를 돕고 있던 신세희는 참지 못하고 가정부들에게 물었다. “전 씨 아주머니, 가희 씨 어떤 것 같아요?”전 씨 아주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유리 외숙모로 딱이에요!”옆에 있던 이 씨 아주머니도 최가희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지금 세상에 저렇게 철든 젊은 여자는 보기 드물어요. 그런데 명선 아가씨도 얼굴은 예쁘지는 않지만 아주 성실하고 인내심도 좋아요. 참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두 사람 모두 좋은 사람이에요.”신세희는 최가희와 반명선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후 웃으며 말했다. “시언 오빠랑 의찬 씨 모두 좋아하는 여자가 생겨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제 마음속의 걱정을 내려놓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이제 안심해도 되겠어요.”오늘 저녁, 신세희는 네 명의 손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조의찬은 밥을 먹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부소경에게 말했다. “형, 시간 있으면 형수님이랑 유리 데리고 외할머니 보러 와. 외할머니 기억이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어. 할머니가 얼마나 더 사실지 모르잖아? 외삼촌과 외숙모를 만나기 싫더라도 외할머니는 만나 봬야지.” 조의찬은 솔직하게 말했다. 부소경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 자식! 갈수록 철이 드네. 알겠어, 나도 한번 갈게. 지금 세희 뱃속의 태아가 아직 안정적이지 않으니 우선 나 혼자 찾아뵐게. 그리고 세희가 좀 괜찮아지면 그
신세희는 깜짝 놀란 얼굴로 신유리를 쳐다보았다."우리 유리 왜 그래? 가희 언니가 왜 싫어? 삼촌이 여자친구를 찾지 않았으면 좋겠어? 삼촌이 얼마나 외로운지 알아? 여자친구도 찾고 결혼도 해야 더 많은 동생들이 생기지!"신세희는 7살 난 딸이 사춘기라도 왔을까 봐 걱정되었다.어른에게 대드는 법을 배워 어른들의 선택을 방해하다니?이러면 안 돼!만약 정말 그렇다면 그녀는 반드시 신유리를 잘 타일러야 한다.부소경도 침울한 표정으로 신유리를 바라보았다."우리 유리, 아빠가 삼촌을 위해 직접 고른 여자친구야!"신유리는 눈을 깜빡이더니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진짜? 진짜 아빠가 골랐어?"그러자 부소경은 정색을 하고 호통을 쳤다."왜? 아빠가 삼촌 여자친구를 선택해 주면 안 돼?"신유리는 한숨을 푹 내쉬고 고개를 저었다."아빠! 아빠는 여자를 고르는 안목이 없어!""신유리!"신세희가 그녀를 꾸짖으며 말하자 신유리는 바로 작은 고개를 움츠렸다."우리 엄마 말고 다른 사람이 여자친구를 고르는 안목이 정말 형편없어! 아빠는 엄마 외에 다른 여자를 만난 적 없기 때문에 여자를 잘 알지 못해!"부소경은 작은 꼬맹이를 노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믿고 싶지 않으면 선우 삼촌한테 보여줘! 우리 선우 삼촌은 틀림없이 그 여자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부소경은 화가 나서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네 삼촌이랑 연애를 하는 건 네가 아니라 가희 언니야! 미안하지만 선우 삼촌도 가희 언니를 너무 좋아해!""우리 삼촌이 얼마나 순진한데!""아빠가 삼촌처럼 순진하지는 않잖아!"부소경은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문득 보니 일곱 살도 안 된 딸이 이제는 다 자란 것 같다.그녀의 사고력과 냉정함은 아버지인 부소경과 맞먹는 수준에 이르렀다."너, 도대체 무슨 말이야?"부소경은 참을성 있게 물었다.신유리는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빠 회사에 놀러 간 날, 회사에 있는 언니들이 나와 함께 놀아줬어. 최가희 언니도 함께 즐겁게 놀아 나도 처음에
"응."부소경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저희 요즘 경민 씨와 윤희 언니의 일, 그리고 오빠의 일을 걱정하느라 부부의 생활도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당신은 매일 출근하고 저 혼자 집에서 얼마나 심심하다고요.”“제가 매번 전화를 해도 경민 씨와 일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으면 오빠와 협력하는 일에 대해 말하잖아요.”“며칠 동안 절 신경 쓰지 않았어요? 당신이 말해봐요.”“설마 저에게...... 싫증 난 건가요?”신세희는 그저 장난 식으로 말하고 있었다. 부소경은 어젯밤만 하여도 그녀가 샤워하는 걸 도와줬고 손톱과 발톱을 깎아줬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품에 기대게 한 뒤 드라이기로 머리카락을 말려줬다.그녀는 그 상태로 잠들었기 때문에 언제 드라이가 끝났는지 몰랐다.“여보, 저희 안한지 한참된 것 같아요.....”네 달이 된 듯하다.태아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걸 알게 된 후 부소경은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그녀는 몸이 허약하기 때문에 임신하는 것도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부소경이 어떻게 자신의 욕심 때문에 그녀를 해치겠는가?그녀를 위해 금욕 중이었지만 도리어 신세희는 부소경을 탓하고 있었다.부소경은 정말 할 말을 잃었다.“......”"말해 봐요!"신세희는 하얗고 가는 손으로 그의 가슴팍을 콩콩 쳤다.그러고는 부소경의 손을 자신의 볼록하게 나온 배에 놓더니 귀엽게 말했다.“저희 모자가 싫어진 거예요?”“......”부소경은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지만 신세희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그는 갈라진 목소리로 신세희를 꾸짖었다.“당신 지금 불장난하고 있다는 걸 알아?”여자는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경쾌한 목소리로 말했다.“알고 있어요, 여보가 불이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합법적인 부부라 제가 불장난을 하는 것도 합법적인 권리죠!”“......”“여보!”신세희는 다시 애교를 부렸다.부소경은 일어서더니 신세희를 눕혔다.하지만 너무 격렬하게 그녀를 안을 수 없었다.아이를 임신했으니까.그 결과 부소경은 하마터면 힘들어 죽을
수화기 너머로 마귀할멈을 방불케하는 목소리가 들어왔다.“신세희가 걸레 년인 거 몰라? 그년이 그렇게 많은 남자와 굴렀는데 왜 그년을 그렇게 좋아하는 거야? 왜! 그 년의 과거 몰라?”“그년은 네 사촌 동생 조의찬과도 관계있어. 서시언이라는 부르는 병신과 6년 동안 잤다고.”“그리고...... 네 동생 가성섬 사생아와도 관계있어.”“부소경, 네 베갯동서들이 아주 많아.”“너 최여진이야?”“너...... 너 어떻게 바로 나인 줄 알았어?”부소경은 싸늘하고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멍청해서!”그는 이렇게 말한 후 전화를 끊었다.구경민은 한 달 전에 고윤희를 찾았다. 구경민은 부소경과 인수인계를 할 때 가끔 그의 둘째 삼촌 구성훈, 그리고 자신의 전 여자친구 최여진에 대한 말을 꺼내기도 했다.구경민은 부소경에게 최여진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하지만 구경민의 아이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구경민과 최여진은 잠자리를 한 적이 없었다.또 부소경은 구경민에게서 최여진이 반호영과도 잠자리를 가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최여진은 반호영의 아이를 임신한 줄 알고 부성웅과 진문옥을 찾아갔으며 구성훈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지금 최여진의 갈라진 목소리를 들은 부소경은 반호영이 그 아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걸 바로 깨닫게 되었다.비록 부소경은 반호영과 몇 번 만나지 못했지만 그의 성격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필경 두 사람은 쌍둥이 형제였으니까.반호영의 잔인한 성격으로 최여진을 죽을 만큼 괴롭혔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그리고 최여진이 어떻게 부소경의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을까? 무조건 구성훈 혹은 구자현이 그녀에게 줬을 거다.가재는 게 편이라더니.부소경은 그들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지금 부소경이 걱정하는 건 오직 반호영일 뿐이다.아버지는 반호영을 어디로 보낸 걸까?마침 어제 조의찬은 부소경에게 본가로 돌아가 보라고 제안했다. 깨어난 후 아침을 먹은 부소경은 신세희에게 말했다. “오늘은 나가서 좀 걷자.”신세희는
눈 깜빡할 사이에 신유리는 어느덧 18살이 되었다.벌써 대학교에 다닐 나이었다.그녀의 남편 부소경은 곧 쉰 살을 앞둔 사람이라 구레나룻이 하얗게 변해버렸다.그녀와 부소경 두 사람이 함께 파란만장을 겪은 시간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갔다.너무 빨랐다."영감."신세희가 그를 불렀다.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신세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영감 아니에요? 당신은 곧 50대이고 나는 이제 겨우 40대인데, 난 할멈이 아니지만 당신은 그냥 토종 영감이잖아요! 봐봐요, 당신 지금 구레나룻도 하얗게 변해버렸잖아요. 결혼식 날에 염색 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싫어! 난 남들이 나를 와이프밖에 모르는 남자라고 얘기하길 바란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 나를 가꿔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부소경은 자신보다 10살은 어려 보이는 와이프에게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지!신세희는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조금도 늙지 않았다!40대에 들어선 사람이 어찌 늙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부소경은 자신의 젊은 와이프를 보며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는 와이프와 결혼식을 올릴 날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날은 경치가 예쁘고 날씨가 맑게 갰으며 딱 좋은 기온에 바람도 없었다.그날 두 신인은 남성 최고급 호텔에서 더블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남성 및 글로벌 인사들이었다.신세희와 부소경, 엄선희와 서준명은 모두 친척이 적었지만 네 명의 친척 친구들을 모두 불러 모은 덕이 남성 호텔 마당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두 신인 커플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비록 젊은이는 아니었지만 새로웠다.엄선희의 부모는 기쁜 마음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의 엄선희가 또다시 돌아왔다.2년 동안 여러 번 수정을 마친 덕에 엄선희는 원래 모습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돌아왔다.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이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이번 결혼식의 모든 주최와 비용은 신세희와 부소경이 부담했다.엄
엄선희는 자신의 아이를 껴안은 채 고개를 들어 친 엄마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마음이 벅차올랐다.감격과 억울함 때문에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그녀는 엄마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이윽고 엄씨 어르신도 두 모녀를 꼭 끌어안았다. 한 가족이 성공적으로 상봉했다.아니, 이제는 다섯 명이고, 서준명까지 더하면 총 여섯 명이었다.여섯 가족은 함께 부둥켜안고 있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참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마구 흘렸다.간호사도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한참 지나서야 엄씨 어르신과 엄씨 부인은 엄선희를 놓아주었다."됐어, 얘야, 이제 집으로 들어가자. 우리 집으로!"나금희는 고개를 들어 엄선희를 바라보았다. 비록 원래 얼굴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그녀의 아이가 맞았다. 사오 년 전에 실종됐던 아이를 드디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그동안 엄선희는 희귀병을 앓게 되었지만 우연히 받은 치료 때문에 성공적으로 완치되었고 이로 인해 피와 혈액형이 바뀌게 되었다.엄선희는 죽을 운명이었지만 가짜 엄선희 덕분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아무튼 그녀의 딸 엄선희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운아였다.4,5년 동안 겪은 고난, 그게 무슨 대수겠는가?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중에 파란만장을 겪어본 적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그 고난이 아이의 재산으로 될 이고 앞으로 아이는 이를 소중히 여길 줄 알고 아낄 줄 알며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아주 좋았다.엄선희의 복귀에 엄씨 가문은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온 남성 사람들이 서준명의 아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윽고 전해진 소식은 바로 얼마 지나지 않아 서준명과 엄선희가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이었다."이 일은 이미 남성 전체에 퍼졌어요. 결혼식은 대체 언제 할 것 같아요?"여유시간에 신세희가 장난식으로 엄선희에게 물었다.엄선희는 옆에 앉아있는 반명선을 보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명선 씨가 내 얼굴을 다시 원상 복구시켜 주겠대요. 하지만 천천히 되돌리려면 2년은 걸린대요. 난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서준명은 갑자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왜 그래, 아들?"서씨 부인은 이미 세 아들을 잃었고 남은 아들이라곤 서준명 한 명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어머니, 그냥 운명이 장난치는 것 같아서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군요, 모든 게 다 하늘의 뜻이었어요!"서준명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했다.서씨 부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왜 그러니, 얘야?"서준명은 울다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이제야 알겠어요. 하늘이 왜 엄선희 씨한테 사오 년 동안 이런 수고를 겪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아요. 하늘은 비록 그녀에게 잔인한 고문을 내렸지만 마지막엔 결국 해피엔딩을 선물했잖아요. 그러지 않았다면 진짜 죽은 사람은 우리 엄선희 씨 아니겠어요? 나의 엄선희를 살렸잖아요."아들의 말에 서씨 부인은 감격 어린 말투로 말했다."그래, 결국 마지막에 행운을 맞이한 사람은 바로 우리 엄선희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하느님도 아껴주시는 엄선희. 준명아, 빨리 선희를 데려와, 그동안 그 애가 얼마나 수고가 많았겠니."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몸을 돌리자마자 그는 두 아이를 발견했다."아빠, 우리 엄마를 데려오려는 거예요?"단이가 서준명에게 물었다.서준명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미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엄마 안 데려오면 내가... 진짜 아빠 때릴 거예요!"미미는 점점 박력 넘치는 모습으로 컸다.게다가 오빠도 그녀의 편을 들어줬기 때문에 서씨 가문 마당에서 고양이랑 다투든 강아지랑 다투든 그녀는 줄곧 이기는 쪽이었기 때문에 미미는 자신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서준명은 웃으며 미미를 품에 껴안았다."아빠는 맞는 거 무서워해. 그러니까 미미가 아빠 때리면 아빠는 아파서 울 거야. 그래서 아빠가 미미 말에 따를거야. 오늘 당장 엄마 데려올게, 어때?"두 아이는 엄마를 데려온다는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엄마를 데려오기 전에 먼저 할머니와 할아버
죽기 직전까지도 가짜 엄선희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을 똑똑히 뜬 상태로 자신이 바닥에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녀는 자신의 계획이 이대로 틀어질 줄 미처 몰랐다. 결혼식만 마치면 진짜 엄선희를 대신해 남성에서 상류사회를 누리는 서씨 가문 사모님으로 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총살당하고 말았다.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이유를 알기도 전에, 울 틈도 없이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그녀의 아쉬움은 결국 그녀의 몸에 영원히 파묻히고 말았다.얼마나 억울했으면 심장이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감지 못한 걸까?서준명도 깜짝 놀랐다.그는 원래 미란다 무리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계획이었기에 오늘 경찰들도 이들을 죄다 잡아갈 생각으로 온 것이었다. 하지만 서준명은 이 타이밍에 미란다가 암살당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범인은 대체 누구일까?서준명은 당황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경찰들은 오늘 이곳에서 범인들을 완벽히 체포하려던 계획이었기에 츄리닝으로 무장한 경찰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든 경찰도 많았다. 모두 미란다를 잡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이었다. 하지만 미란다 대신 미란다에게 총을 쏜 범인을 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차 안에 있던 구릿빛 피부 뚱보는 엄선희를 사살하려던 자신의 치밀했던 계획을 뚫고 이토록 많은 경찰들이 나타날 줄은 미처 몰랐다.그는 작전도구를 숨기기도 전에 경찰에게 그만 체포당하고 말았다.정말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미란다가 엄선희 얼굴로 성형하여 그녀의 신분을 도용한 사건은 우연히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초라하게 마무리되었다.경찰은 구릿빛 피부 뚱보를 잡고 취조하고 나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는 해외에 있는 서준명의 세 형님이 엄선희를 죽이라고 보낸 사격수였다.이 남자는 남성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씨 가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내내 엄선희를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다가 어렵게 엄선희가 나타나 기회를 잡고 죽이게 되었으나 손쉽게 경찰에게 체포당하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서준
두 여직원은 봉쇄형 유리차를 끌고 나왔다. 유리차 안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있었다. 다이아몬드는 유리를 뚫고 오색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가짜 엄선희는 홀린 듯이 반지를 바라보았다.주얼리샵 맞은편에 주차하여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구릿빛 피부 뚱보도 덩달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구릿빛 피부 뚱보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세상에! 저 여자를 얼마나 사랑하길래 저토록 비싼 반지를 선물하는 거야! 저 여자는 죽어 마땅해! 죽어 마땅하다고!"한편 주얼리 샵안, 서준명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바라보았다."내가 선물한 반지는 어때, 마음에 들어?"가짜 엄선희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좋아, 여보 너무 좋아! 너무 마음에 들어!""이 반지는 원래 4년 전에 선물하려던 건데, 아쉽게 됐네, 그때는...""괜찮아, 여보. 지금도 마찬가지잖아? 비록 4년정도 늦게 선물 받았지만 결국 내 손에 끼워줬잖아. 이게 정말 최고 아니겠어?"가짜 엄선희는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했다."빨리 껴봐, 보여줘!"서준명이 제촉하며 말했다."하하. 알겠어!"말을 마친 서준명은 반지를 꺼내 정중하게 가짜 엄선희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그순간 가짜 엄선희의 마음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두근거렸다.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나른한 기분이었다.서준명!남성 두 번째 재벌이자 남성 귀공자인 서준명이 드디어 그녀에게 값비싼 반지를 선물한다고?와!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그 순간 가짜 엄선희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그녀는 행복에 젖어 서준명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듣지 못한 게 아니었다.그녀 자신을 엄선희라 생각하고 다닌 탓에 서준명이 그녀의 본명을 외칠 때에도 눈치채지 못했다.서준명이 또다시 물었다."미란다 씨, 행복해?""응? 당신..은..?"가짜 엄선희는 그제서야 서준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순간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녀는 겁에 질린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홀 안 세 테이블에 빽빽이 앉아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그들은 아직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였다.왜 엄선희가 가자마자 경찰들이 몰려든 걸까?사람을 체포하러 온 게 아닐까?"아니에요, 형사님, 저희는... 남성 서씨 가문 도련님 서준명 씨의 친구들입니다. 서준명 씨 아내를 구해준 보답으로 집 두 채를 선물한다고 했는데, 혹시 잘못 찾아오신 건 아닌가요?"바로 그때 진미리가 용감하게 나서서 경찰들에게 물었다.아무도 진미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지 않았다.몇몇 경찰들이 나서서 그들의 휴대폰을 몽땅 수거했다.한 명도 빠짐없이.진미리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희는 서준명 씨의 친구예요.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잖아요.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서준명 씨가 알면..."한 경찰이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했다."저희가 잡으러 온 것은 바로 서준명 씨 친구들인 당신들입니다!""네? 왜요?"진미리는 의아했다.사실 그녀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에 자신의 여동생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자신의 동생은 서준명의 아내와 똑같은 얼굴로 성형했고 서준명도 동생을 아내로 받아들였는데 이를 사기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돈도 한 푼 뺏지 않았는데?게다가 살인 방화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신분만 도용했을 뿐인데, 아니, 서준명이 가짜 엄선희를 아내로 인정했으니 신분 도용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신분 도용도 아니었다.때문에 지금 진미리와 그녀의 공범들은 자신이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경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진미리를 바라보았다."자신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어찌 당신도 모르나요?"진미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우리는 서준명 씨의 친구들이에요. 게다가 서준명 씨는 남성에서 유명한 사람이고요. 서준명 씨도 당신들이 우리를 잡으러 왔다는 사실을 아나요?""알죠, 서준명 씨가 신고했으니까!"진미리와 그녀의 동료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하나같이 동상처럼 굳
"2천억이라니! 서씨 가문 형제들과 완전히 등 돌리려는 셈 아닌가! 서준명이 엄선희를 저토록 사랑하다니! 저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어! 반드시 죽일 거란 말이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공손한 태도로 서준명의 큰형에게 물었다."사장님, 명령만 내리세요! 저 여자를 어떻게 죽일까요! 지금 당장 없애버릴까요!""안돼!"서준명의 큰형이 다급히 말렸다."지금은 죽일 타이밍이 아니야. 보는 눈이 많아서 자리를 피하기 어려울 거야. 나한테 충성하는 사람은 너밖에 없는데 너까지 잃을 수는 없어. 밖에서 처리하고 발 빼기 쉬운 곳으로 골라. 지금은 아니야!"구릿빛 피부 뚱보가 곧바로 말했다."알겠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말씀에 따를게요. 그럼 시끌벅적한 장소를 골라 저 여자를 죽여버릴게요!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통화를 마친 뒤 구릿빛 피부 뚱보는 은밀히 홀 안의 상황을 관찰했다.한편 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함께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한 명 한 명 빠뜨리지 않고 모두에게 물었다.모두 전에 가짜 엄선희에게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었다.서준명은 전에 이 사람들에 대해 전부 조사를 마쳤었다. 사기조작단과 마찬가지였다!총 서른 명 정도였는데, 그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가짜 엄선희의 가족들이었다.오빠와 언니, 형수와 형부, 그리고 고모 일곱 명과 이모 여덟 명.남은 건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근무해 온 부하들이었다.서준명은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정말 비겁하기도 하지!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가족들과 친구들까지 동원하다니. 하지만 그들이 억울한 게 뭐가 있을까? 그들은 모두 가짜 엄선희가 계획한 사기단에 가담한 공범들이다.그들이 엄선희에게 입힌 피해는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그들은 그의 두 아이까지 해치려고 했다!서준명이 어찌 그들을 또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술을 한 바퀴 권하자마자 서준명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떠내 연락을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서준명의 말에 진미리는 쑥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휴, 어떻게 매번마다 서준명 씨한테 신세를 지겠어요, 아무... 아무것도 아니에요.""어머, 언니, 어려운 일 생기면 언제든지 얘기 하세요. 제 남편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능력 있는 남편이에요. 못 하는 게 없다니까요."가짜 엄선희는 고개를 들어 애교 섞인 말투로 서준명에게 말했다."내 말이 맞지, 여보?"서준명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가짜 엄선희를 보며 말했다."자기 생각은 어때? 당신이 선택한 남편인데 틀릴 리가 있을까?""당연히 없지!"가짜 엄선희는 행복한 표정으로 서준명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를 품에 안자 순간 역겨운 기분이 들었다.이 가짜 엄선희는 확실히 진짜 엄선희와 아주 닮았다. 만약 이 엄선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한 상태로 있었다면 서준명은 당연히 그녀를 그가 오매불망 기다리던 진짜 엄선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짜 엄선희라면 그에게 이런 요구를 건네진 않았을 것이다.엄선희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님처럼 자라 고생한 적이 없지만 탐욕스러운 사람은 아니었다.엄선희는 돈에 아무런 개념도 없는 여자였다.게다가 사치품도 사지 않는 사람이었다.심지어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단 한 번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가격의 사치품에 손대지 않았다.서씨 가문에 시집와서도 그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자신의 남편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짓도 절대 하지 않았다. 남편의 자금을 외부에 흘러 나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난감한 일까지 시키다니!엄선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이 가짜 엄선희는 탐욕스럽기 그지 없었다!그럴수록 너무 괘씸했다!하지만 이럴수록 서준명은 더더욱 표정을 가다듬고 가짜 엄선희를 보듬어 주었다."여보, 이 사람들을 사심 없이 도와주는 걸로 봐서 전에 당신한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맞지? 그럼 나도 고마움을 전해야지. 이분들이 없었다면 평생 내 아내를 보지 못하고 살 뻔했으니까
가짜 엄선희는 자연스럽게 동의했다.3일 후, 그들은 남성에서 가장 크고 호화로운 호텔에서 엄선희의 은인들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 그들 중 일부는 외지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남성 현지인도 있었다. 서준명이 사람들을 대충 살펴보자, 익숙한 중년 여성이 있음을 발견했다.그 중년 여성은 미루나와 같은 집에 살며 미루니에게 DNA 검사를 제안한 여자였다.서준명은 가짜 엄선희와 손을 잡고 그 중년 여성에게 다가갔다. "저를 아직 기억하십니까?”가짜 엄선희는 즉시 그 중년 여성을 소개했다."여보, 여긴 나한테 많은 도움을 준 언니 중 한 명이야. 이름은 진미리. 이 언니는 내가 유산했을 때를 포함해 항상 날 보살펴 줬어. 내 생각에는 이 언니에게 집 두 채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진미리라는 중년 여성이 즉시 손을 흔들었다.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선희 씨를 돌봐주었던 것도 제 공덕의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절대 돈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에요.” 진미리는 말을 하며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 씨, 사실 저는 오랫동안 미루나에게 관심을 가졌어요. 나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때 엄선희 씨는 일이 있어 남성에 오지 않았기에 준명 씨와 미루나가 마주치는 걸 정말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DNA 검사를 하라고 권한 거고요. 요즘은 DNA가 가장 정확하잖아요? 그러니 DNA 검사를 하고 나니 미루나가 가짜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잖습니까.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겉모습도 전혀 다르고,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억지로 남의 아내인 척하는 건 무슨 심보란 말입니까? 정말 말이 안 됩니다, 준명 씨와 선희 씨의 부모님 모두 현명하셔서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그 미루나에게 정말로 당할 뻔했습니다. 그럼 선희 씨도 힘들어서 울다 지쳐 쓰려졌겠지요…” 진미리의 말을 들은 서준명은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럼 집을 두 채 드리면 될까요?” 서준명은 이미 사람을 보내 확인을 마친 상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