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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5화

부하들은 두려운 눈빛으로 하유권에게 발길질을 해대는 남자와 그의 뒤에 선 남자를 바라보았다.

카키색 코트를 입은 남자에게서 지옥에서 온 냄새가 났다.

남자가 개처럼 버려진 여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큰 손으로 쇠고랑을 찬 더러운 그녀의 손을 만졌다.

“어때? 경민 씨? 이제 좀… 만족해?”

고윤희는 그의 손길을 피하며 그에게 물었다.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얼굴.

눈에서 눈물도 흐르지 않았다.

그녀는 멍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듯이 말했다.

“아마 당신은 이런 문명사회에서 사람이 이런 취급을 받을 거라 상상도 하지 못했을 거야.”

“하지만 난 이미 적응했어. 어릴 때, 언니 오빠들과 다른 동생들은 다 자기 침대가 있고 방이 있었지만 난 복도에서 잠을 자야 했어.”

“가끔 그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따분해지면 나를 밧줄로 묶어서 개처럼 끌고 다녔었지.”

“그때는 애들이 어려서 그렇다고 생각했어. 성인이 된 후로도 누군가가 나한테 개목줄을 채우고 끌고 다닐 줄은 몰랐어.”

“이게 당신이 보고 싶었던 모습이야?”

“난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당신이 나한테 이러는지 모르겠어.”

고윤희는 아주 평온한 얼굴로 구경민을 바라보았다.

“윤희야….”

구경민은 잔뜩 갈린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미안해, 윤희야.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너무 늦게 왔어.”

말을 마친 그는 고윤희를 품에 안았다.

남자는 아무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온몸에 쇠사슬을 두른 여자를 껴안았다.

남자의 고급진 코트와 여자의 더럽고 남루한 옷차림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지만 그는 그런 것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를 품에 안은 순간 그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윤희야, 난 살면서 한 번도 지금처럼 두려웠던 적이 없어. 전장에 나가서 싸워도 보고 더 잔인한 장면도 목격했지만 두려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 그런데 지난 보름 동안 정말 두려웠어.”

“당신을 영원히 못 만날 것 같아서 두려웠어. 살아 있어줘서 정말 다행이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

“지금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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