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57화

하유권은 땅에 철퍼덕 쓰러진 고윤희를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내려다보더니 다시 전화기를 가까이 가져다 댔다.

“대표님, 그 여자 지금 저의 곁에 있습니다. 제가 발로 차놓았더니 강아지보다 더 말을 잘 듣습니다. 오늘 저녁, 제가 반 죽여 놓을까요? 대표님을 대신해 먼저 괴롭히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죽이지는 않을 겁니다.”

하유권은 구경민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어떻게든 그의 마음에 들려고 아득바득 애를 썼다. 고윤희는 이제 그의 욕정을 풀 상대가 아니었다. 고윤희를 이용해 구경민의 손을 잡고 서울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앞으로 하유권은 구경민 대표의 사람이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 들려온 건 구경민의 칭찬이 아닌 주광수의 욕설이었다.

“네가 대표님을 대신해 고윤희를 괴롭히면, 우리 대표님이 도착해 괴롭힐 수 있는 기회가 있기나 해?”

하유권은 이마에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닦고 말했다.

“네네, 맞습니다. 구경민 대표님께서 직접 처리하셔야 합니다. 구경민 대표님의 뜻을 이제 알겠습니다. 다시는 이 여자를 다치지 않고, 죽지 않게 잘 돌보겠습니다.”

“끊어!”

주광수는 바로 전화를 끊고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구경민의 곁으로 가 말했다.

“대표님, 사모님 이제 괜찮으실 겁니다.”

뒷자리에 앉아있는 구경민은 절망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발, 그러길…”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기도 했다.

“윤희야, 제발 다치지 마. 제발…”

하유권의 발길질에 땅에 널부러진 고윤희는 몸을 일으키지 않았다. 몸을 일으킬 생각도 하지 않았다.

지금의 고윤희는 치매 환자처럼 멍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하유권의 다음 발길질을 기다렸다. 그러나 하유권은 힘겹게 그녀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시선을 맞추고 말했다.

“이렇게 좋은 물건을 내가 직접 맛보지 못하다니.”

“괜찮아, 구경민 대표와 함께 서울로 올라가면, 예쁜 여자들이 널리고도 널렸겠지.”

그는 발을 들어 다시 고윤희를 툭툭 가볍게 건드리고 말했다.

“오늘은 여기서 무릎 꿇고 있어. 운이 좋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