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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2화

구경민을 따라온 주광수는 저도 모르게 흐느꼈고 구경민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초라한 행색에 배가 불룩 나온 고윤희가 목에 개목줄을 달고 신민지에게 개처럼 끌려서 들어왔다.

그녀의 목, 그리고 손목은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

그리고 쇠사슬의 끝을 신민지가 잡고 있었다.

조금 전 구경민 앞에서 전해민 때문에 크게 망신을 당한 신민지는 어떻게 하면 전해민의 기를 꺾어줄까 고민하던 중에 하유권에게 이끌려서 별장 안으로 들어오는 고윤희를 발견했다.

그녀는 재빨리 달려나가서 하유권에게 말했다.

“목줄 저 주세요. 구 대표님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여요.”

이런 상황에서 하유권은 신민지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신민지가 구경민과 꽤 친하다고 알고 있었다.

하유권은 목줄을 신민지에게 넘기며 공손하게 말했다.

“민지 씨, 구 대표님 앞에서 얘기 좀 잘해줘요. 이거 내가 5분 전에 옆집 개목줄을 풀어서 채운 거거든요. 이대로 가면 구 대표님이 아주 좋아하겠죠?”

신민지도 그 말에 동의했다.

그녀는 목줄을 잡고 의기양양한 말투로 하유권에게 말했다.

“알았어요. 그런데 애인 관리 좀 잘하셔야겠어요. 해민 씨는 하 사장님한테 별로 마음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말을 마친 그녀는 고윤희를 끌고 별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구경민은 드디어 그토록 그리워하던 그녀를 마주했다.

그와 7년을 같이 살면서 그를 황제처럼 모셨던 배려심 많은 여자.

2주 사이에 그녀에게는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더 이상 살고 싶은 욕구가 보이지 않았고 2주 전처럼 아무리 힘들어도 힘든 와중에 즐거움을 찾던 긍정적인 모습이나 행복한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고윤희는 영혼이 나간 사람처럼 보였다.

그녀는 신민지가 이끄는 대로 무표정한 얼굴로 끌려다녔다.

입고 있는 옷은 더러워서 눈 뜨고 봐줄 수 없었고 머리도 산발이 되었다.

유독 얼굴만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다.

2주 사이에 그녀의 배는 조금 더 부풀어 있었다.

5개월쯤 됐을까?

이제 4개월 정도만 더 지나면 구경민은 아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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