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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5화

서진희는 명쾌한 사람이다. 아줌마가 먼저 자신의 집에 찾아와 사과를 하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저와 함께 춤을 추러 왔어요?”

아줌마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네. 하지만 사과가 먼저에요. 어제 저의 주제넘은 행동에 사과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시 댄스학원에 나와 주세요. 우리 학원에 제일 늦게 들어왔지만 서진희 씨가 춤을 잘 추는 건 인정해요. 서진희 씨는 우리 학원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에요.”

“아니에요,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서진희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누가 우리 집안 사정을 말해줬나요?”

아줌마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씨 어르신이 알려줬어요. 서씨 어르신의 말을 듣고 저는 서씨 어르신이 정말 나쁜 아버지라고 했어요.”

“그리고 저한테 다른 사람의 고통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평생 서진희 씨한테 죽을죄를 지었으니 서진희 씨가 자신을 용서해 주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하시면서요.”

“서진희 씨가 묻지 않으면 저도 말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서씨 어르신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고요. 하지만 서진희 씨가 먼저 물었으니까 하는 말인데… 어르신도 이제 90이 넘는 나이에요. 살면 얼마나 더 살 수 있겠어요?”

서진희는 하루 종일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살면 얼마나 더 살 수 있겠어요?”

머릿속에는 온통 아줌마의 말과 백발이 된 서씨 어르신이 휠체어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서진희는 가슴이 답답해났다.

다음 날, 서씨 어르신이 댄스 학원에 나타나지 않자 서진희도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서진희는 익숙한 휠체어를 발견하고 다급하게 달려갔다.

서진희를 몰래 지켜보다 들킨 모습이 부끄러웠던 서씨 어르신은 머리를 숙이고 말했다.

“진희야, 내가 다시는 댄스 학원에 가지 않을게. 그리고 너의 집 앞에도 찾아가지 않았어. 오늘은 그저 지나가는 길이야.”

“지나가는 길이었다고요?”

서진희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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