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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고가령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친구가 참 많았는데 어떤 친구를 말하는 거야?”

“초등학교 친구도 많고 대학교에도 많았어. 애들이 나랑 친구가 되고 싶어서 다가오다 보니… 누굴 말하는 거지?”

서준명은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고모의 어린 시절이 궁금해서요!”

“그랬구나. 사실 어릴 때는 고민이 별로 없었어. 주변에서 알아서 다 해줬거든.”

고가령은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듯 감상에 젖었다.

서준명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먹을 불끈 쥐는 것으로 분노를 참았다.

고개를 들자 아버지의 애원하는 듯한 눈빛이 보였다.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었다. 누가 뭐래도 아버지에게는 사촌여동생이었다.

서준명은 어쩔 수 없이 분노를 집어삼켰다.

다행히 고가령도 계속 떠들지는 않았다.

서준명이 불쾌해 한다는 것을 눈치챈 걸까?

아니면 이 집에서 자신이 환영 받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던 걸까?

고가령은 점심도 먹지 않고 작별인사를 했다.

그들을 문밖까지 바래다준 서준명은 불쾌한 얼굴로 부모님에게 말했다.

“두 분이 응대할 수 있었잖아요. 꼭 저를 불러야만 했나요?”

“고모랑 오붓하게 만두나 먹으려 했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웠나요?”

아들이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그의 어머니는 다급히 다가와서 아들을 위로했다.

“준명아, 너를 집으로 부를 생각은 없었어. 소정이가 너 꼭 보고 싶다고 전화한 거야. 우리도 저 사람들을 일주일이나 피했어. 계속 피할 수는 없는 거잖아?”

부친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사실 가령 고모가 틀린 말을 한 건 아니잖아. 어릴 때 우리 집에서 같이 자란 것도 사실이고. 네 할머니가 딸을 잃고 힘들어할 때 가령 고모가 옆에서 기쁨을 줬어.”

서준명은 그런 말을 듣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죄송해요, 아버지.”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고소정이었다. 서준명은 보자마자 짜증이 치밀었다.

핸드폰을 부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어머니가 옆에서 그를 달랬다.

“전화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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