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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2화

구서준은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준명이한테 친척은 정아 씨랑 공주님밖에 없죠.”

“장난하지 말고요!”

신세희가 곱지 않게 그를 흘겼다.

“숙모님, 그래도 내가 상사거든요? 일 안 해요?”

구서준이 생글생글 웃으며 되물었다.

신세희는 그제야 자신이 지각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녀는 곧장 뒤돌아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로 들어서려던 신세희는 다시 걸음을 멈추고 미심쩍은 표정으로 물었다.

“준명 오빠 다른 친척 없는 거 맞아요?”

“확실해요!”

구서준이 대답했다.

신세희는 그제야 시름이 놓였다.

‘그래, 서 씨가 한두 명도 아니고. 내가 예민했던 거야.’

그렇게 그녀는 이 일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리고 일에만 몰두했다. 오후에 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가야 했기에 일정이 빠듯했다. 요즘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눈코뜰 새 없이 바빴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신세희는 유치원에서 고상은 엄마를 마주치지 못했고 그녀에 대한 기억은 점차 흐려졌다.

어차피 그녀와 별로 접점이 없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차갑고 솔직한 사람일 뿐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주일이 지나갔다.

그날은 주말이었고 엄선희는 야외로 캠핑을 나가자고 제안했다. 마침 남성에 있던 구서준도 바로 그 제안에 동의했다.

물론 민정아도 두 손 들어 찬성했다.

하지만 신세희는 약간 미안한 얼굴로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나는 시간 안 될 것 같아. 다음 주로 미루는 게 어떨까? 이번 주에 엄마가 댄스 클럽에 가입하시기로 했어… 사실 우리 엄마가 피아노 잘 치고 그림도 잘 그리지만 엄청난 몸치시거든.”

“그런데 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마침 시간 되니까 같이 연습하자고 했어. 이런 때라도 응원해 드려야지.”

신세희가 웃으며 말했다.

평생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져본 적 없는 엄마였다. 이 나이에 하고 싶은게 생겼다는데 당연히 지지해 줘야 했다.

“그럼 가지 말자. 집에서 서준 씨랑 데이트해야지.”

민정아가 말했다.

엄선희도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됐어. 엄마랑 뜨개질이나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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