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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화분을 들고 있던 서준명이 멈칫했다.

“갑자기 왜 이런 질문을 했을까? 세희 너… 뭔가 발견한 거라도 있어?”

신세희는 가슴이 철렁했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에요. 오빠가 주말마다 엄마 집에 내려오니까 우리 말고 다른 친척은 없는 것 같아서요.”

그녀는 일부러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서준명은 안도의 숨을 내쉬고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 친척 얘기가 나오니까 머리가 아파.”

신세희는 잠시 주저하다가 미심쩍은 표정으로 물었다.

“왜 그래요, 오빠? 설마 정말 다른 친척이라도 있어요?”

서준명이 웃으며 대답했다.

“있지. 우리 엄마도 아는 친척이야. 고모랑은 유치원 동창이라고 들었어. 사이가 꽤 가까웠다고 했는데 고모 신분을 알고는 고모를 우리 집에서 내쫓았지.”

신세희도 그 이야기를 들은 적 있었다.

어린 시절 서진희에게는 아주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서진희가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고 바로 절교했다고 했다.

그리고 서진희가 서씨 가문 저택에 오는 것까지 반대했다.

아마 기억이 맞다면 그 친구의 이름이 고가령이었을 것이다.

고씨!

고상은도 고씨였고 서씨 성을 가진 할아버지와 친척 사이라고 했다.

아마 우연은 아닐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서준명을 바라보았다. 서준명은 화분을 내려놓고 입구 계단에 걸터앉더니 그녀에게 말했다.

“사실 할아버지는 건강이 안 좋은 게 아니라 그 친척을 피하겠다고 서울로 가신 거야.”

“네?”

놀란 신세희가 되물었다.

서준명은 약간 피곤한 말투로 대답했다.

“사실 다 할아버지 잘못이지 뭐. 나한테는 사촌고모인데… 그러니까 우리 할머니 언니의 딸이야. 어릴 때부터 우리 할머니 옆에서 컸거든. 우리 할머니가 딸을 잃었잖아. 그래서 그 고모를 딸처럼 키웠어.”

“물론 할아버지도 고모를 예뻐하셨지. 이름이 고가령일 거야.”

신세희는 이미 아는 이름이었기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고가령의 아버지는 모 기업의 임원이었다. 평범한 가정보다는 풍족하게 살았지만 서씨 가문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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