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22화

작가: 고능비
임수찬은 건축 자재 장사를 하고 싶어했다. 가게를 사들이고 다시 장식하고 장사를 시작하려면 어찌하여도 몇천만 원이 필요했다. 주서인은 수입이 없는 지금 적금을 남편의 장사에 쓰는 것이 아까웠고 사업이 잘 안돼 손해를 볼까 봐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어떻게라도 한번 해보게 하고 싶었다. 만약에 장사가 잘되면 큰 회사의 사모님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바람이 있었다.

가족의 뒷바라지에 익숙해진 주서인은 자연스럽게 부모님과 동생에게 도움을 청했다.

“난 하예진이 아니에요!”

서현주는 멘붕이 온 듯이 소리쳤다.

“당신들 하예진을 그렇게 좋아하면 하예진을 찾아가든가요. 하예진은 당신들을 상대하지도 않을 걸요!”

그녀가 지금 가장 싫어하는 것은 주씨 집안 가족이 때때로 그녀와 하예진을 비교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항상 그녀 앞에서 하예진의 이런 곳이 마음에 안들고 저런 곳이 마음에 안 든다며 욕을 하곤 했다.

이혼한 후에 그녀가 집에 들어가자 다시 하예진이 좋다고 말하기 시작한다.

“형님! 형님 아들이 내 방을 이렇게 만들었으니, 형님은 나를 도와 깨끗이 정리해야 할 거예요. 정한이가 망가뜨린 내 화장품과 스킨케어도 가격대로 배상해야 해요!”

주서인도 화가 나서 대꾸했다.

“내가 이렇게 만든 것도 아닌데 왜 내가 널 도와서 치워야 하는 거야? 그, 그래, 정한이가 이렇게 만든 거니까 정한이한테 도와달라고 해. 이런건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거야. 정한이에게 찾아가서 따져. 네 스킨케어와 화장품은 다 내 동생이 너에게 사준 것 아니야? 네 돈을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낯짝으로 나한테 배상하라고 하는 거야? 네가 샀다는 증명을 보여주면 배상해 줄게.”

서현주는 화가 나서 베개를 잡아서는 주서인을 향해 내리쳤다.

“주형인은 내 남편이에요. 내 남편이 나에게 준 물건은 내 물건인 것과 마찬가지예요. 당신은 가격대로 배상해야 할 거예요. 배상하지 않으면 앞으로 내가 있는 한 다시는 이 집에 들어올 생각 하지 마요! 실력이 있으면 어디 어머니를 데리고 가서 당신을 도와 아이를 보게 해요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923화

    “갓 시집온 데다가 결혼식도 안 했는데 벌써 날 이렇게 괴롭혀요. 형님은 좋은 척마저도 안 하셔요.”그녀는 주형인과 하예진이 아직 결혼하지 않았을 때 주씨 집안의 가족들은 모두 좋은 사람인 척하며 하예진 자매를 친딸처럼 아꼈다고 들었다.결혼 후 하예진이 임신하여 아이를 낳자, 아이가 생기면 떠나지 않을 거로 생각해서인지 주씨 집안의 본성이 드러난 것이다.서현주는 주씨 집안 사람들의 연기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가 이렇게 되자, 주씨 집안 사람들은 더 이상 연기를 하지도 않는다.서현주가 주형인을 정말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 채 시집오지도 않았을 것이다.시댁 사람들의 쓰레기 같은 성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서현주는 그들을 혼내줄 자신이 있는지라 그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그저 주형인의 마음만 사로잡고 그의 지갑을 잘 지킬 수만 있으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서현주는 주형인에게 하소연하면서 눈물을 흘렸고 주형인은 서럽게 우는 와이프를 보고 마음이 아파 났다. 그는 집안의 상황을 한번 둘러보고 역시 화가 치밀어 한 손으로 서현주의 어깨를 감싸 안고 주서인에게 따졌다.“누나, 왜 정한이를 잘 보지 않은 거야? 정한이가 뭘 했는지 봐봐. 오히려 현주를 비난하는 건 또 뭐야? 누나라면 화내지 않을 수 있겠어?”주서인은 당당하다는 듯 반박했다.“정한이는 아직 어린애잖아. 철이 안 든 거야.”“정한이가 철이 없다고 해도 누나까지 철이 없는 건 아니잖아? 정한이가 내 방에 들어와서 파괴하는 것을 보고도 막아야 한다는 걸 몰라?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너! 난 네 친누나야. 어떻게 네 친누나한테 이럴 수 있어? 정한이가 언제 네 방에 들어갔는지 나도 몰랐어. 엄마를 도와 함께 요리하고 있었는데 인기척이 없길래 그저 정한이가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으려니 했는데 네 방을 어지럽힐 줄 누가 알았겠어. 그러게 왜 방문을 잠그지 않았어? 자신이 제대로 문을 잠그지 않은 잘못이지 정한이를 탓하는 건 또 뭐야? 내가 엄마를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924화

    주형인은 주서인을 사납게 노려보았다.“누나, 내 방 잘 치우고, 앞으로 정한이 잘 봐둬. 올 때마다 소란 피우지 말고. 정한이 예전에 우빈이를 괴롭히고 장난감을 뺏는 걸 좋아했어. 저번에는 거짓말까지 해서 우빈이 병원에 들어갔던 거 기억나지? 정한이 아직 어리다고 신경 안 쓰면 안 돼, 지금 안 가르치면 이제 커서 가르치려 해도 말 안 들어.”주서인은 또 무슨 말을 하려 하다 자신이 온 목적을 기억하고는 마지못해 대답했다.“알았어, 방 정리하는 건 도와줄게. 정한이 원래 이 성질인데 내가 어떻게 가르쳐?”주형인은 아내를 달래고 나서야 주서인에게 물었다.“누나, 집에는 무슨 일로 왔어?”“나랑 형부가 실직했잖아, 요즘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아. 나이가 든 게 문제야. 다들 35세 이하의 사람들을 요구하거든, 그런데 나와 네 형부는 모두 40대 초반이잖아.”“...”“네 형부, 가게를 열어서 건축 자재 장사를 할 생각을 하고 있어. 지금 많은 사람이 집을 사잖아. 집을 사면 인테리어를 해야 하지. 건축 자재 장사를 하면 분명 잘 벌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우리에게는 돈이 얼마 없어서 너한테 돈을 좀 빌리려고. 형인아, 너 수입도 많고 따로 저축한 돈도 몇억 정도 있잖아. 형부한테 4, 5천만 원 정도 빌려주라. 장사가 잘되면 이자까지 다 갚을게.”몇천만 원을 빌리면 마침 가게를 열 수 있고, 더 많이 빌리면 운전 자금도 넉넉히 둘 수 있다.주서인은 동생이 돈이 많은 것을 노리고 되도록 많이 빌려야겠다고 생각했다.서현주는 주서인의 말을 듣고 바로 얼굴이 어두워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먼저 주형인의 태도를 관찰했다.“형부가 뭘 한번 해보려 하는 건 좋은 일이야. 하지만 가게를 차리는 데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해? 누나와 형부는 십여 년 동안 일해왔고 평소 지출은 모두 부모님이 내주셔서 월급은 모두 저축했을 텐데. 십여 년 동안 저축한 돈에서 그 정도 돈도 못 꺼내?”주서인은 덜컥해서 아무 소리를 해댔다.“요즘 나와 형부는 수입이 없잖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925화

    아니나 다를까, 서현주는 이렇게 말했다.“형님, 저와 형인 씨는 결혼식도 치러야 하고 집안 인테리어도 해야 해요. 모든 것이 다 돈이 필요한 데다 우리 둘 다 실직한 터라 당신에게 빌려줄 여분의 돈이 없네요.”주형인의 말을 듣고 그녀는 형님이 꽤 많은 돈을 저축했을 거라 예측되었다. 다만 이런 사람들은 친정에서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 항상 친정 사람들의 돈을 쓸 생각만 하고 자기 돈은 밖으로 꺼내기 아까워한다.‘나 서현주가 있는 이상 주형인에게서 한 푼도 가져갈 생각 하지 마!'주서인은 입을 삐죽거리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같은 시각, 성씨 집안의 별장.하예정은 주우빈을 데리고 호화로운 홀 안으로 들어갔다.“우빈이 왔어? 어서 이모할머니한테 와봐.”이경혜는 주우빈을 보자마자 일어나서 마중 나왔고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으로 가득했다.이경혜와 여러 번 만나 좀 익숙해져서 그런지 주우빈은 드디어 이경혜의 품에 안기는 것에 반항하지 않았다.“이모할머니.”하예정은 과일 두 상자를 이경혜에게 건네주며 말했다.“이모, 이것들 다 이모가 좋아하는 과일이에요.”“내가 먹기 좋아하는 건 나절로 사 먹을 수 있어. 앞으로 이런 돈은 쓰지 말아. 너희 두 자매가 우리 집에 와서 날 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기쁘니 물건 같은 거 사 올 필요 없어.”하예정 자매가 처음 방문하러 왔을 때는 모두 꽤 비싼 선물들을 사 들고 왔었다. 이경혜에게 한바탕 꾸중을 들은 후에 자매는 과일을 사 들고 오기 시작했다. 몇만 원어치만 쓰면 되였기에 이경혜가 그녀들을 대신해서 돈을 아까워할 필요가 없었다.이경혜는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부잣집에 시집온 후 진수성찬을 다 먹어보았지만, 일부 제철 과일을 여전히 좋아한다.어쨌든 지금 그녀의 신분으로는 길거리의 포장마차 간식들을 먹더라도 누구도 감히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그들은 함께 소파로 돌아와 앉았다.하예정이 탁자 위에 과일 두 상자를 올려놓자 도우미가 바로 와서 가져가 씻었다.매번 하예정 자매가 과일을 사 오면 이경혜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926화

    한 손으로 주우빈을 안고 다른 한 손으로 하예정의 손을 잡고 있는 이경혜는 마음이 아파서 안쓰러운 어조로 말했다.“전 대표가 신분을 밝힌 후 넌 여태껏 이모를 찾아와 하소연하지도 않고 이모가 너를 위해 화풀이를 하지도 못하게 하니 참, 이모는 걱정이 되어 머리가 다 하얗게 될 지경이다. 너희 두 자매는 어쩜 고집이 이렇게 세니. 네 엄마는 성격도 좋고, 고집도 안 센데. 너희는 누구를 닮았는지 정말 모르겠다.”하예정이 웃었다.“우리 자매 성격이 이모를 닮았다고 하지 않으셨어요?”이경혜는 말문이 막혔다. 그들 자매는 확실히 자신과 비슷하다. 자신이 하예정 자매를 좋아하는 것도, 이모 조카 사이여서뿐만 아니라 자매의 인품과 일 처사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이모가 널 위해 무얼 해주었으면 좋겠어?”전태윤이 신분을 밝힌 후, 성소현은 하예정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전태윤에게 속히 운 하예정을 대신해서 그를 혼내겠다고 별렀다.성소현의 마음이 안정된 것을 보고 성씨 일가 사람들은 그제야 불안했던 마음을 놓을수 있었다. 이경혜도 더는 꺼릴 것이 없다. 조카가 그녀를 필요로 하는 한, 그녀는 언제든지 친정 식구로서 조카를 도울 생각이다.“이모, 제가 도움받을 일이 있어서요.”“이모가 할 수 있는 건 꼭 도울 게, 내가 돕지 못한다 해도, 네 사촌 오빠들이 너를 도울 거다.”“이모만 계시면 돼요. 앞으로 이모께서 연회에 가실 때 저를 데리고 갈 수 있어요?”“그건 문제없지, 평소에 내가 소현이 보고 연회에 같이 가자고 했는데, 그 계집애는 그 사람들이 가식적이라고 싫어해서 같이 안 가. 이 사교권이나 다른 사교권이나 모두 마찬가지로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야. 자신한테 도움 되는 사람한테는 아부하고, 자신을 도울 수 없지만 미움을 사면 안 되는 사람은 피하고, 자신한테 도움도 안 되고, 신분도 자기보다 못한 사람은 깔보면서 죄를 짓는 것을 조금도 꺼리지 않지.”“맞아요.”“모두가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니, 남을 함부로 믿지 마. 남을 해치면 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927화

    그녀는 전태윤과 평생을 함께 사는 수밖에 없다. 그녀가 헤어지겠다고 하면, 가만 놔두지 않을 텐데. 그한테 맞추어 살 수밖에.“최근 초대장을 많이 받았는데 아직 안 봤어. 집사가 특별히 주의를 주지 않은 걸 보니 모두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은데. 네가 이모를 따라다니며 경험을 쌓고 싶다고 하니, 이제부턴 내가 너를 데리고 모든 연회에 참석할게.”말을 마친 이경혜는 집사에게 그 초대장들을 가져오라고 분부하고는 초대장을 한번 훑어보고는 하예정에게 건네주었다.“예정아, 먼저 이 초대장 날짜를 가까운 데로부터 먼 날짜 순서로 배열해 놓아. 그러면 내가 너에게 연회를 주최하는 주인이 어떤 사업을 하고 있고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그 가족들은 어떤 성품을 가진 사람들인지 이야기해 줄게. 교제하려면 성품을 알아내는 게 제일 중요해. 사실 사람을 사귀는 것도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야. 자신을 알고 남을 알면 백전백승할 수 있어.”“알겠어요”.하예정은 초대장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날짜에 맞춰 배열해 놓았다.“엄마, 예정이 왔어요?”이때, 성소현의 목소리가 집 밖에서 들리더니 그녀가 차 키를 흔들며 나타났다. 주우빈을 발견한 그녀는 이경혜의 품에서 주우빈을 받아안고는 머리 위로 높이 치켜들었다. 신난 주우빈이 깔깔 웃어댔다.“소현아, 우빈이를 꽉 잡아, 넘어질라.”이경혜는 딸이 아이를 제대로 안지 못해 넘어질까 봐 긴장하며 딸에게 주의를 주었다.“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넘어지더라도 우빈이는 다치게 안 할 테니.”우빈이와 잠시 놀아준 후에야 성소현은 아이를 내려놓고 물었다.“우빈아, 소현 이모 좋아?”“좋아요, 우빈이는 이쁜 소현 이모가 좋아요.”성소현은 주우빈의 얼굴을 살짝 꼬집으며 웃었다.“요 녀석, 말도 참 이쁘게 하는구나. 어린 녀석이 벌써 여자한테 기분 좋은 말을 할 줄 알다니, 이제 어른이 되면 여자 킬러가 될 게 분명한데?”그리고는 다시 자기 얼굴을 만지며 자신 있게 말했다.“하긴 우빈이는 거짓말할 줄 모르는 어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928화

    “...”“예정아, 네가 결심을 내렸으니 이 언니가 목숨을 걸고 너를 보좌할게. 너와 함께 우리 엄마를 모시고 연기하러 갈게. 그런 자리는 바로 연기하는 자리 아니겠어?”이경혜는 정말 이 골칫덩이 딸 때문에 화병이 날 것 같았다.하예정이 웃었다.“언니도 사업하는 것을 배우기로 결심했으니 참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아요.”“소현이가 너의 절반만 생각해도 난 더 바랄 것 없겠는데.”이경혜는 딸을 두고 어쩔 방법이 없었다. 물론 딸에게는 충분한 자본이 있기 때문에 남에게 잘 보일 필요 없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다.“전 소현 언니의 이런 솔직함이 좋아요.”성소현은 의기양양해서 턱을 치켜들며 엄마에게 말했다.“엄마, 보세요, 엄마는 예정이가 나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예정이는 또 내가 낫다고 생각해요.”“넌, 누가 조금만 칭찬하면 하늘 높은 줄 모르니, 원.”세 사람이 웃고 떠드는 소리와 주우빈의 낭랑한 웃음소리가 섞인 방은 즐거움으로 가득 찼다.잠시 후, 도우미 한 명이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사모님, 식사 준비되었습니다.”이경혜는 응하고 나서 하예정에게 말했다.“예정아, 식사하고 나서 위층으로 올라가 소현의 드레스 좀 입어보아라. 어떤 스타일이 맞는지 보자. 내가 드레스 몇 벌 맞춰줄게. 오후엔 머리하러 가고. 네가 전 대표의 생활방식에 적응하기로 결심했으니, 무조건 변해야 한다. 네가 배우려고 하는 것들은 너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거야. 예의범절은 내가 천천히 가르쳐 줄게. 넌 똑똑한 아이니까 한번 가르치면 될 거라고 믿어.”하예정은 이모의 지시에 따랐다.이모의 길을 복제할 수는 없지만, 자신을 더 훌륭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적어도 전태윤의 발목을 잡지 않을 수 있다.“우빈아, 밥 먹으러 가자.”이경혜가 주우빈을 안았다. 그녀는 여동생이 어렸을 때랑 많이 닮은 주우빈을 정말 예뻐했다. 만약 우빈이가 치마를 입으면 동생이랑 더 닮았을 텐데.“엄마, 새언니는 집에 없어?”“요즘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보이러 갔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929화

    이경혜는 조카딸을 바라보며 말했다.“전 대표를 알고부터 그가 우리 집에 온 건 처음이다.”하예정은 주우빈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담담하게 말했다.“뭔가 찔리는 게 있는가 보죠.”“여기까지 온 걸 보니 그런 것 같구나. 이모도 그 자식이 너를 속인 건 화가 났지만, 그가 너에 대한 진심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네가 전 대표를 알게 된 건 몇 개월이지만, 내가 그를 알게 된 건 10여 년이니 너보다 그에 대해 더 잘 알지.”전씨 가문에서 아이들을 매우 엄밀히 보호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상업계에 진출하기 전까지 외부에서는 그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며, 그들은 일반 가정의 아이들과 다름없는 매우 조용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그래서 이경혜가 전태윤을 실제로 알게 된 시간이 10여 년이라고 말한 것이다.당시 전태윤은 이미 전씨 그룹에 들어가 경험을 쌓았고, 그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에 의해 상업계의 성대한 연회에 참석하면서부터 정식으로 모습을 드러냈다.그가 전씨 그룹을 인수한 후, 까탈스러운 성격 때문에 그에게 호감을 가진 수많은 젊은 아가씨들을 막으려고 곁에 늘 덩치 큰 경호원들을 데리고 다닌다는 것, 전씨 가문 큰 도련님에 대해 아는 것은 이것뿐이다.이경혜는 전태윤을 20살부터 30살이 넘은 지금까지 지켜봤지만, 그는 정말 스캔들을 일으킨 적이 없었다.전씨 그룹 산하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있고, 계약한 연예인들이 매우 많다. 많은 여성 모델이 운 좋게도 전태윤을 만나서, 어떻게든 전태윤과의 스캔들을 퍼뜨리려고 해도 기회를 주지 않는다. 수단이 좀만 과격하면 아예 연예계에서 매장해 버린다.앞날을 망친 전례를 보고는 누구도 감히 전태윤을 건드리는 연예인이 없었다.관성 상류사회의 명문가 아가씨 중에 전태윤을 짝사랑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성소현도 몇 년 전 전태윤에게 첫눈에 반해 수년간 짝사랑에 빠졌고, 한때 사랑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생각을 하다가 끝내 내려놓지 못하고 용감하게 고백하며 공개적으로 대시한 것이었다. 관성의 수많은 명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930화

    성소현은 전태윤이 오는 것이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듯 밥을 먹고 있었다.엄마가 자신을 쳐다보자, 그녀는 고개를 들고 말했다.“엄마, 나를 봐서 뭘 해요. 조카사위가 온 거지 엄마 사위가 온 것도 아닌데. 엄마 사위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으니, 저를 몇 년 더 먹여 살려야 해요.”“네가 시집가기 싫으면 엄마가 평생 먹여 살릴게.”“믿고 싶지 않아요, 난 올해 스물일곱 살이니 반올림하면 서른 살이에요. 난 엄마가 효진이 엄마처럼 내가 좋다고 쫓아다니는 남자만 있으면, 나를 시집보내지 못해 안달하실까 봐 걱정돼요.”효진이 엄마가 바로 그러지 않았는가?물론, 소정남은 아주 훌륭하고 말주변도 좋아서 심씨 가족을 완전히 자기편으로 만들었다. 이제는 하루빨리 효진이와 결혼 신고하게 하는 일만 남았다.“엄마, 조카사위가 보고 싶으면 빨리 들어와 식사를 같이하자고 하고, 싫으면 내가 나가서 쫓아낼게요, 나를 사촌 처형이라고 부르면 봐줄 수도 있는데.”“...”결국, 하예정이 나갔다.처음으로 성씨 저택을 방문하는 전태윤은 경호원들을 데리고 오지 않고 강일구만 데리고 조용히 왔다.전태윤은 차 안에서 기다리지 않고 차에서 내려 별장 입구에 서서 기다렸다.도우미가 들어가서 통보한 지 한참 지나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는 조금도 불쾌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강일구와 운전기사는 전태윤이 사 온 선물을 들고 옆에 서서 같이 기다렸다.라이벌 관계로 몇 년 동안 서로 대치하다가 갑자기 친척 관계가 되었으니, 전태윤이든 성기현이든 서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들이 일을 크게 벌이려면, 다소 서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전태윤이 비록 예전에 친척은 친척일 뿐이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고 냉정하게 말했지만, 많은 사람은 전태윤과 성씨 그룹의 관계가 과거처럼 긴장하지 않고 전씨 그룹이 성씨 그룹에 숨 돌릴 틈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물론, 만약 성씨 그룹이 전씨 그룹을 이용해서 이득을 챙기려고 한다면, 전씨 그룹은 조금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어쨌든, 두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97화

    송씨 가문의 어르신 송국호도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하지만 그들은 곧 정신을 차리고 변함없는 표정으로 앞으로 나아갔다.고현과 전호영은 이미 한 쌍의 커플로 되었다. 그들이 동성애자일지라도 두 가문의 어르신들 모두 의견이 없었기 때문에 외부 사람들이 좋게 봐주지 않는다고 해도 뭔 소용 있으랴!그 또한 두 사람의 자유였다.고현이 여자 분장하든 전호영이 여자로 분장하든 그건 그들의 자유였다.“전 대표님. 고 대표님.”별장 주인의 성씨는 송 씨로서 이름은 국호였다 그는 팔순이 넘었지만 정정하시고 강성 업계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송씨 가문은 업계에서도 명망이 꽤 높은 가문이다. 따라서 송씨 가문의 연회에 고현도 체면을 세워 주어 참석했다.“어르신.”두 사람 모두 예의 바르게 송국호에게 안부를 물었다.송국호는 웃으며 맞이했다.“고 대표님. 전 대표님. 안으로 들어오세요.”그는 두 사람을 별장 안으로 초대하면서 고현이 치마를 입은 모습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씨 가문의 사람들은 송국호만큼 좋은 정신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고현을 가끔씩 힐끗 쳐다보았다.그들은 고현이 치마를 입은 모습이 남성 옷을 입은 것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고현은 도도하지만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평소 도도한 모습 때문에 그녀의 특유한 부드러움을 가리고 있었던 것이다.고현이 치마로 갈아입고 여자로 변장하니, 마치 고현의 본래 모습인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고현이 여자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현이 여자로 변장했지만, 그 분위기는 여전히 차가웠고 사람을 매혹하는 것도 여전했다.전호영은 고현의 손을 잡고 송국호의 안내로 화려한 별장 안으로 향했다.정원에 서 있던 사람들 전부 두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전호영 일행이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야 사람들은 정신을 차렸다.이때 어떤 재벌가 딸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저분이 정말 고 대표님이라고요? 내 눈이 멀어진 게 아니죠? 여자로 분장하시니 더 아름다워 보이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96화

    고현이 남자로 분장하는 것이 얼마나 성공적이고 인상 깊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운전기사와 경호원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들은 고현은 분명 남자인데 전호영과 동성연애를 하고 있으니 전호영을 위해 여자로 분장한다고 생각했다.그들은 보기 싫어도 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고현이 원래 여자였다면, 다들 그들이 눈이 멀었다고 하지 않겠는가?그들이 8년을 따라다니던 대표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는 눈이 먼 사람으로 여겨질 것이다.경호원들이 한숨을 내쉬는 모습에 고현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고현은 자신이 여자 신분을 회복하여 모두를 놀라게 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다들 그녀가 전호영을 위해 여자 분장을 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아마도 머리를 길러야 할 것 같다고 여겼다.그녀의 긴 머리가 허리에 닿을 때면 사람들은 분명 그녀가 여자라는 것을 믿을 것이다..아니다. 나중에 사람들은 그녀가 전호영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여자로 변장하기 위해 긴 머리를 기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휴. 어차피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고현은 늘 여의치 않았다.어쨌든 그녀가 여자라는 진실을 말했으니 믿거나 말거나 사람들의 몫이었다.연회가 열리는 별장에 도착하자 별장의 주위에는 각양각색의 고급 차들로 가득 차 있었고 별장의 대문도 활짝 열려있었다.그리고 사람들이 별장 정문 앞에서 손님들의 주차를 도와주고 있었다.별장 안에는 오늘 저녁 연회에 참석하러 오신 손님을 접대하는 사람도 있었다.고현마저 체면을 살려 연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보면 오늘 저녁 연회가 엄청나게 크고 호화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회에 참석하는 사람들도 모두 강성의 명망 있는 사람들이며 연회를 주최한 주인도 강성에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그런 신분이 아니라면 고현도 체면을 새우 주지 않을 것이다.고현이 자주 타던 그 마이바흐 차는 강성 상류사회 사람들도 익숙히 잘 알고 있다.고현의 차가 다가오는 것을 보더니 입구에 있는 사람이 급히 마중 나와 운전 기사에게 별장 안에 주차 공간이 있으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95화

    진미리는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전화기가 꺼져도 찾아올 수 있잖아요. 우리가 낳은 사람이 원래 딸이잖아요. 두려울 게 뭐가 있어요.”말은 이렇게 했지만, 진미리는 결국 휴대전화를 꺼내 전원을 꺼버렸다.오늘 밤 연회에 참석하는 강성 상류층 사람들이 얼마나 놀랄지는 말할 것도 없고 고현의 경호원들과 고씨 가문의 노동자들도 고현이 치마를 입은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씨 가문의 집사는 수없이 말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삼켜버렸다.경호원들도 멍한 정신 상태에서 정신을 차린 후, 무언가 말을 하고 싶었지만 결국 아무도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하지만 경호원들이 전호영을 바라보는 눈빛이 매우 불만인 것으로 보면 그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아마 전호영이 고현을 비뚤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고현에게 여자 행세를 시켰다고 생각할 것이다. 전호영 이 나쁜 놈이 고현을 괴롭혀도 너무 괴롭힌다고 속으로 욕했을 것이다.하지만 고현과 전호영이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있는 것을 보면서 여느 사랑하는 연인들과 다를 바 없다고 느껴 경호원들은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경호원들은 고현은 이미 전호영에게 속아 넘어가 진정한 게이로 되었다고 여겼다.너무 아쉬웠다!고현처럼 훌륭한 회사 대표가 전씨 가문의 전호영에 의해 삐뚤어졌으니 이 얼마나 해를 끼치는 일인가!전호영은 신사처럼 고현을 위해 차 문을 열어 그녀가 차에 올라타도록 부축했다. 고현이 부축하지 않아도 된다는데도 전호영은 부축해야 한다고 고집했다.경호원들은 눈이 망가질 것만 같았다. 정말 전호영을 한바탕 때리고 싶었다.도도하고 카리스마가 넘쳤던 고현은 전호영으로 인해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이 안 되도록 망가지고 있었다.그나저나 고현이 치마로 갈아입으니 경국지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너무 아름다워 눈을 뗄 수조차 없었다.고현은 성격이 냉담했기에 여자로 변장하면 고귀하고 도도하게 보였다.그녀가 차에 올라타자마자 경호원들에게 나지막이 말했다.“호영 씨를 그렇게 노려보지 마세요. 마음속으로 호영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94화

    고현은 전호영의 팔짱을 끼고 핸드폰을 넣은 가방을 들며 전호영에게 말했다.“호영 씨, 우리 출발해요.”“경호원들과 함께 가시겠어요?”전호영이 그녀에게 물었다.고현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당연하죠. 아니면 제가 고현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건데요?”분명히 그녀는 고현이지만 오늘 밤 여자 신분으로 연회에 참석하기 때문에 아마 많은 사람이 그녀가 고현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을 것이다.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나타나야만 경호원들의 낯익은 얼굴을 통해서라도 그녀가 고현이라는 사실을 믿을 것이다.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밖으로 나갔고 꽃에 물을 주고 있던 고진호 부부는 두 사람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고현이 여전히 자신이 고른 드레스를 입고 있는 것을 본 진미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딸의 짧은 단발머리를 보자 진미리는 결국 한숨을 쉬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가발을 그렇게 많이 샀는데 하나도 착용하지 않는다니... 휴.”진미리는 다시 고현의 발을 보았다. 고현의 치맛자락이 좀 길다고는 하지만 그녀가 걸을 때 무슨 신발을 신고 있는지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고현이 여전히 구두를 신고 있는 것을 본 진미리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입을 열었다가도 바로 삼켜버렸다.어쨌든 연회에 참석할 사람은 고현일 텐데, 다른 사람이 비웃어도 두려울 게 뭐가 있겠는가!미래의 사위도 개의치 않은데 진미리가 아무리 걱정해도 뭔 소용 있으랴!진미리는 못 본 척하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아저씨, 아주머니. 그럼 우리 먼저 가볼게요.”전호영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고 고현은 오늘 밤 치마를 입고 연회에 참석하려고 했다. 그녀는 더는 사람들이 전호영이 동성애자라고 뒤에서 비난하는 것이 싫었다.그녀는 그를 위해 치마를 입으려 했다!전호영은 드디어 고현이 그를 위해 여자의 신분을 드러내게 되는 날을 기다려 왔다.전호영이 기분 나쁠 리가 없었다.그는 헤벌쭉 입이 찢어질 정도로 웃었다.“그래, 다녀와.”고진호는 웃으며 말을 건넸다.두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93화

    고현이 입을 열었다.“호영 씨는 너무 뻔뻔스럽네요.”전호영은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제가 뻔뻔스럽지 않았다면 고현 씨의 마음을 훔치지 못했을걸요. 우리 큰형을 따라 배웠거든요. 우리 형이 형수님에게 구애한 적 없지만 뻔뻔스럽게 자신의 미래 아내를 쫓아다녀야 한다고 저에게 말했거든요. 우리 큰형도 옛날에 체면을 중요시하게 여겼지만, 우리 형수님과 지내면서 점점 뻔뻔스럽게 되었어요.”전태윤 부부가 금방 결혼했을 때 많은 갈등이 있었고 냉전도 자주 했었다.전호영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감히 더 깊이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때로는 전태윤 부부가 싸움이 심해질 때면 전씨 할머니까지 나서야 했다.고현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전 대표님께서 호영 씨가 자신을 뻔뻔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아마 호영 씨는 이 세상에서 없어질지도 몰라요.”고현은 전씨 가문의 형제들이 맏형 전태윤을 유난히 존중했고 또 가장 두려워한다고 전해 들었다.전태윤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여전히 차갑고 도도한 모습이지만 하예정 앞에서는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전씨 가문은 형제들은 서원 리조트에서 함께 산 덕분에 사촌 형제지간일지라도 정이 아주 깊었다.따라서 맏형 전태윤의 지위도 높았고 그의 형제들도 그를 잘 따랐다.“큰형이 지금 여기에 없는데요 뭐. 그리고 제가 한 말도 사실인걸요. 우리 형도 형수님이 생긴 뒤로 뻔뻔해졌거든요. 우리도 따라 한 것뿐이에요.”고현은 여전히 웃으며 말을 건넸다.“호영 씨가 뻔뻔한 사실을 남에게 밀지 마세요. 그만하고 우리 얼른 가요. 호영 씨, 네가 오늘 제가 드레스 입고 하이힐을 신는다면 남들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요? 제가 비웃음을 당해도 괜찮겠어요?”전호영은 그녀가 벗은 하이힐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제가 뭘 더 신경 쓰겠어요? 제가 언제 다른 사람이 비웃을까 봐 두려워했었나요? 저는 남들 시선이 두렵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사람이에요. 남들이 시선이 신경 쓰였다면 오늘 같은 달콤함도 없었을 거예요.”전호영은 다른 사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92화

    사실 전호영은 차를 세울 때 고현이 평소에 자주 타는 그 마이바흐 차를 보았다.“집 안에 있어. 들어가 봐.”진미리는 물건을 들여 집 안으로 들어가려다 다시 전호영의 손에 물건을 전호영 손에 쥐여주었다.“난 꽃에 물을 좀 주고 들어갈게. 날도 어두워질 것 같으니 먼저 들어가 봐.”전호영은 자주 고씨 가문의 저택으로 왔고 진작에 고씨 가문을 그의 두 번째 집으로 생각했다.전호영은 혼자 집 안으로 들어갔다.집에 들어서자 그는 한 여자가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를 들고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을 보았다.그 여자는 고현과 정말 똑같이 생겼다.만약 고현이 치마를 입고 가발을 쓴다면 저렇게 예쁠 것이다.고현은 원래 긴 가발을 쓰고 싶지 않았지만, 전호영이 말하는 소리를 듣더니 재빨리 가발을 쓰고 앉아 있었다.전호영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고 싶었다.그녀는 전호영 앞에서 치마를 입은 적 있었다.당시 고현은 그날이 전호영 앞에서 치마를 입는 유일한 날이라고 생각했었다.그러나 고현은 지금 또 치마를 입고 있다.그녀는 전호영을 위해 한 번이고 두 번이고 늘 그녀의 원칙을 깨뜨렸다.아니, 눈앞의 여자가 바로 그의 고현이었다.전호영은 씩 웃었다.그는 다가가더니 먼저 손에 들고 있던 가방들을 내려놓고 꽃다발을 고현에게 건네주며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여신님, 이 꽃다발을 당신에게 드릴게요.”고현의 시선은 꽃다발에 가려져 더는 휴대전화를 쳐다보지 못했다. 그녀는 휴대전화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전호영을 올려다보며 빙그레 웃는 그의 얼굴을 보며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서프라이즈도 해주고 싶었는데, 호영 씨 표정을 보니 놀라지 않은 것 같네요.”“현이 씨가 저를 위해 치마를 한 번 갈아입었을 때 제가 재빨리 현이 씨 도도한 모습을 기억해 버렸죠.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전호영은 고현이 꽃다발을 받기를 기다렸다가 뒤로 몇 걸음 물러서서 그녀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물었다.“준비되었다고 했는데 정말 이렇게 나가려고요? ”고현은 지금 드레스를 입고 가발을 착용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91화

    잠시 후, 진미리가 말했다.“됐어. 나도 상관 안 할래.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엄마는 몇 년 더 살고 싶어.”“엄마, 저는 효녀거든요.”진미리가 입을 열었다.“난 네가 불효녀라고 말 한 적 없어. 네가 여자 신분을 회복하는 일에 엄마가 더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말이야. 더 관여하면 내가 열 받아서 죽을 것 같아. 내가 몇 년을 더 살아서 네가 결혼하고 자식까지 낳는 것을 보려면 너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 게 좋겠어. 네가 여자로 살든 남자로 살든 네가 개의치 않는데 나도 더는 상관하지 않을래. 내가 진작에 상관하지 말았어야 했어.”말을 마친 진미리는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엄마, 어디 가세요?”“엄마 바람 좀 쐬면서 기분 전환 좀 할게. 네 아빠한테 잔소리 좀 해야겠어.”고진호는 밖에서 꽃들에 물을 주고 있었다.그러자 고현이 말을 건넸다.“그럼 나가서 아빠에게 몇 마디 잔소리하고 오세요. 잔소리하시고 나면 그래도 제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실걸요.”진미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꽃에 물을 주던 고진호는 진미리가 나오는 것을 보더니 물었다.“현이가 연습 잘하고 있어요?”“휴, 말도 마세요. 지금에야 와서 가르치려고 하니 너무 어려워요. 오후 몇 시간 만에 20년이 넘는 습관을 고치려고 하니 너무 어려워요.”고진호가 웃으면서 말을 건넸다.“그럴 줄 알았어요. 됐어요. 내버려 둬요. 현이가 행복하기만 하면 현이가 어떤 신분으로 살아가든 상관없잖아요.”갑자기 고현이 여자라는 일이 드러나게 되면 아마 강성 전체가 뒤흔들릴지도 모른다.전화 폭격을 당할 장면을 미리 생각한 고진호도 미리 전원을 끄려고 계획했다.“현이가 드레스는 입고 싶지만, 하이힐 대신 구두를 신겠대요. 휴... 진작 알았다면 애당초 현이가 소란 피울 때 반대했야 했는데. 벌써 20년이 흘러 멀쩡한 딸이 아들로 변하게 되다니...”“현이가 입고 싶은 대로 입게 놔둬요.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대상은 현이지, 우리가 아니잖아요.”고진호는 고현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90화

    “걱정하지 마세요. 준비하고 계세요. 저랑 함께 연회에 가요.”고현이 말을 이었다.“그럼 집에서 기다릴게요.”“좀 이따가 봐요.”그는 고현이 왜 반나절 휴가를 냈는지 전호영은 더는 묻지 않았다.전호영은 먼저 서둘러 고씨 가문의 저택으로 간 다음 다시 얘기하려고 했다.전호영과의 통화를 마친 고현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려다가 맞은편에 앉아 있는 진미리를 보더니 다시 휴대전화를 집어 들어 전호영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척했다.“메시지 보내는 척 하지 마.”진미리는 일어나서 걸어가더니 손을 뻗어 고현의 휴대전화를 가져다가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엄마, 저는 핸드폰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회사에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저를 찾아야 하거든요.”고현은 다시 휴대전화를 방패막이로 삼고 싶어 했다.“회사 일 전부 고빈에게 맡겼잖아. 고빈이가 처리하게 놔둬. 빈이가 오늘 저녁 연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리고 빈이는 너보다 어리지 않아. 너보다 겨우 10분 정도 어릴 뿐이야. 게다가 남자로서 빈이는 당연히 그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해. 남존여비라고 당연히 남자가 무거운 짐을 지게 해야지.”고현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엄마, 그 생각은 너무 보수적이에요.”“남들에게는 보수적인 사상일지 모르지만, 우리 집에서는 남자가 무거운 짐을 지게 하고 딸이 가볍게 행복하게 살게 하는 것이 우리 집안의 규칙이야.”진미리는 고현 옆에 앉았다.고현은 진미리와 논쟁하려 하지 않고 바로 머리를 수그렸다.“네네, 우리 엄마는 가장 예뻐요. 우리 엄마가 하신 모든 말은 다 정확해요.”진미리는 고현을 노려보고 있었다.“엄마, 또 왜요? 오후 내내 저를 노려보신 횟수가 지난 20여 년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아요.”진미리는 딸의 허벅지를 툭툭 치며 꾸지람했다.“똑바로 앉아! 사나이처럼 앉지 마. 넌 지금 우리 가문의 딸이야. 고씨 가문의 아들이 아닌 딸이라고! 그리고 앉자마자 하이힐을 벗지 마. 어느 집 딸이 자리에 앉자마자 하이힐을 벗는 것을 봤어?”고현은 투덜댔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89화

    전호영의 전화를 받은 고현은 잠시 멈추고 쉴 수 있는 핑계를 주었다.고현은 자신의 하이힐을 신고 걸어 다니는 자태를 감시하고 있는 진미리에게 말했다.“엄마, 호영 씨 전화예요.”“그래.”고현은 소파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와 앉았고 그녀의 걸음걸이 자태를 보던 진미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따라왔다.남자의 분장에 익숙해진 고현이 치마로 갈아입고 하이힐을 신으면 진미리의 요구대로 잘 걸을 수 없었다. 재벌가 딸들의 우아한 자태로 걷는다는 것은 하늘을 오르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고현은 하이힐을 신고 삐뚤삐뚤 걸어 다녔다.어쨌든 진미리는 고현이 하이힐을 신고 걷는 모습이 매우 못마땅했다.고현은 소파에 앉자마자 바로 하이힐을 벗어 던졌다.진미리는 고현의 상황을 살피지도 않은 채 하늘을 찌르는 듯한 굽 높은 신발을 신고 걷는 연습을 시켰다. 비록 연회에 참석할 때 신을 하이힐은 그렇게 높지 않지만 말이다.고현은 내심 불만이었다.하지만 진미리는 굽 높은 신발로 연습을 해야 연회 때 신어야 할 하이힐을 쉽게 신을 수 있다고 했다.“호영 씨.”고현은 부드럽게 전호영을 불렀다. 그녀는 지금처럼 전호영의 전화를 기다린 적이 없었고 또한 이렇게 부드러운 말투로 전호영의 이름을 부른 적도 없었다.그녀는 성격이 차가운 편이라 전호영을 사랑하게 되더라도 그에게 부드럽게 대하지 않을뿐더러 다른 여자들처럼 애교도 부리지 않았다.가끔 고현이 전호영과 이야기할 때 약간의 웃음을 띠면서 말을 건네기만 해도 전호영은 며칠 동안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다.“오후에 회사에 돌아가지 않았어요. 반나절을 쉬려고 우리 부모님 집으로 왔어요.”고현의 부드러움은 전호영이라는 이름을 부를 때만 사용됐고 다시 입을 열어 말했을 때는 말투가 정상으로 돌아갔다.전호영이 물었다.“괜찮으세요? 어디 아픈 건 아니죠?”그녀는 워커홀릭이라 결혼하기 전의 전태윤처럼 평일에 쉬는 일이 거의 없었다. 주말이 되어 집에서 쉰다 해도 사실 업무를 처리하기 위함이었다.고현은 가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