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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그럼 나랑 함께 우리 집들을 보러 갈래?”

전태윤이 말한 집들은 자연스럽게 그가 결혼 전에 산 것을 의미한다.

그가 산 집은 대부분 앞뒤 정원이 달린 별장이다.

고층은 단 하나인데 장차 아이가 학교 다니는 걸 대비해서 사놓았다. 그 집을 살 때 전태윤은 솔로였지만 집안 어르신들이 평생 그를 독신으로 살게 할 리는 없으니 결혼하고 애 낳고 학구열에 뛰어들어 아이를 더 나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미리 학교 근처들에 집을 몇 채 사놓았다.

그의 아이가 어느 학교에 다니던 근처에 모두 집이 마련돼있으니 시름 놓고 공부만 하면 된다.

“회사일 안 바빠요?”

“너와 함께하는 일이면 안 바빠.”

하예정이 말했다.

“집 보러 가도 주말에 가요. 태윤 씨도 출근 안 하고 나도 가게 안 나가니 그때 다시 봐요.”

그녀는 전태윤의 업무 시간을 빼앗고 싶지 않았다.

전태윤은 떠보듯이 그녀에게 물었고 이젠 해답을 들었으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예정은 그가 예전에 산 집들을 함께 보러 가기로 했으니 여전히 그를 남편으로 대하고 가족으로 여기고 있다.

비록 지금도 떨어져 지내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 그럼 토요일 아침에 처형네 집으로 데리러 갈게. 처형한테 내 아침밥도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려.”

“알았어요. 태윤 씨 오는데 언니가 설마 굶기겠어요?”

하예정은 우빈을 안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에게 말했다.

“나 이만 갈게요. 태윤 씨 계속 볼일 봐요.”

전태윤도 잇따라 일어나며 기대에 찬 눈길로 그녀에게 물었다.

“우리 함께 밥 먹을까?”

시계를 들여다봤지만 고작 오전 열 시라 점심때가 되려면 아직 두 시간이나 더 남았다.

물론 그가 원하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

“아니요, 난 일단 우빈이를 언니네로 데려가야 해요. 태윤 씨 몸 봐가면서 일해요. 너무 무리하지 말고요. 술도 적게 마셔요. 허튼소리 할라.”

전태윤은 어안이 벙벙했다.

누가 배신한 걸까? 술 취해서 홧김에 한 말을 대체 누가 그녀에게 알려준 걸까?

실은 아무도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예전에 전태윤이 질투에 눈이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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