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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화

하예정은 우빈을 안고 차 앞으로 가서 차 키로 문을 열고 아이를 안전의자에 앉혔다. 그녀는 고개 돌려 뒤에 서 있는 전태윤에게 말했다.

“먼저 갈게요.”

전태윤은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겨우 대답했다.

“그래.”

그는 하예정의 차 앞부분을 보더니 또다시 차를 바꾸라고 했다.

하예정은 이미 차에 앉아 시동을 걸고 도어를 내리고는 그에게 말했다.

“이건 태윤 씨가 준 첫차에요.”

전태윤의 눈빛이 한없이 짙어졌다.

그녀는 곧장 출발했고 전태윤은 제자리에 서서 멀어져가는 그녀의 차를 배웅했다.

강일구는 경호팀을 거느리고 멀리 서 있을 뿐 감히 다가오지 못했다.

도련님과 사모님이 더이상 다투진 않지만 부부 사이가 왠지 멀어지고 삭막해진 것 같았다. 예전 같은 알콩달콩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예정의 차가 종적을 감춘 후에야 전태윤이 손짓하며 경호원들을 불러왔다.

“회사로 돌아가.”

그가 나지막이 말하자 강일구가 기사더러 얼른 차를 가져오라고 했다. 전태윤은 롤스로이스에 앉아 경호 차량의 보호를 받으며 위풍당당하게 회사로 돌아갔다.

한편 하예정은 곧게 언니네 토스트 가게로 갔다.

하예진의 토스트 가게는 인테리어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필요한 물건도 거의 다 사놓았다. 그녀는 식탁과 의자를 내려놓고 깨끗이 청소하면서 개업 날짜만 기다렸다.

자영업자들은 개업 날짜를 신중하게 고른다.

가게 이름은 ‘하루 토스트’이다. 전혀 우아하지 않고 친근한 이름으로 정했다.

이 거리에는 이미 수많은 패스트푸드 가게와 토스트 가게가 있다.

하예진이 인테리어 할 때 이 거리의 음식점 주인들이 그녀가 무슨 가게를 열지, 자신들과 경쟁 상대가 되는 건 아닌지 모두 지켜보았다.

또 일부 사람들은 진작 그녀를 찾아와 여쭤보았고 그녀도 토스트 가게라고 숨김없이 말해주었다.

그 뒤로 토스트 가게 사장님들은 틈만 나면 하예진의 가게로 찾아와 지금 장사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이 거리에 토스트 가게만 반 이상 차지해서 경쟁이 매우 크다고 푸념했다.

그때마다 하예진은 가볍게 웃을 뿐 아무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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