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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처음 당신이 나를 속인 걸 알았을 때, 나는 너무 화가 났어요... 됐어요, 당신 머리카락이 다 곤두선 것 같으니, 그 얘기는 그만할게요. 화가 채 풀리지도 않고, 아직 마음 정리도 안 되었는데 당신 대신 사정하러 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그녀와 한편이던 절친도 그를 대신해서 사정했다

“당신이 화낼 권리가 있어, 내가 잘못했어. 당신을 그렇게 오랫동안 속이지 말았어야 했어. 신분을 밝힐 때도 직접 솔직하게 말할 용기가 없어서 다른 방법을 선택해서 당신에게 알렷어... 다 예준성이 그러라고 시킨 거야!”

하예정은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

“이 일은 결국 당신이 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예전에 당신을 믿지 않은 것을 인정해. 당신을 경계하고, 당신이 돈을 노린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당신의 인품을 절대적으로 믿어.”

하예정은 잠시 침묵을 지킨 후 고개를 들어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망설이다가 다시 결심한 듯 물었다.

“태윤 씨, 우리 다시 합의서를 쓸까요? 당신의 정체를 알고 화내는 것은 부차적인 일이고, 난 지금 우리의 현실적 차이를 더 고려해야 해요. 당신은 억만장자 전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지만, 난 부모도 없는 고향에 볼품없는 친척만 득실득실한 아무 능력도 없는 평범한 여자예요. 모든 면에서 당신과 어울리지 않아요.”

“예정아!”

전태윤은 엄숙한 어조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

“당신이 어떤 신분이든, 난 이미 마음먹었어. 당신만 나와 어울린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야. 자신을 비하하는 그런 말은 하지 마.”

“난 자신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말하고 있을 뿐이에요.”

하예정은 결코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않는다.

“난 당신의 능력이 필요 없어, 내가 능력이 있으면 돼, 난 당신과 가족을 부양할 수 있고, 앞으로 우리 아이를 부양할 능력이 있어, 내가 번 돈이면 우리가 축구팀을 낳더라도, 부양할 수 있어. 자신을 압박하지 마, 당신이 가족을 부양할 필요가 없어, 당신은 지금처럼만 있으면 돼, 난 의견 없어.”

전태윤은 하예정이 이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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