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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든 전태윤은 서둘러 불을 켜고 하예정의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 안의 물건들은 제자리에 있었고, 그녀의 일상용품들도 여전히 그대로였다.

그녀의 옷장을 열어보니, 옷 몇 벌만 적어졌을 뿐, 트렁크는 여전히 옷장 옆에 놓여 있었다.

전태윤은 그제야 크게 숨을 내쉬었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이 이렇게 두려운 것은 처음이다.

그는 하예정의 침대에 앉아서 마치 그녀를 어루만지듯 가볍게 침대를 만졌다.

“예정아...”

그는 하예정의 이름을 낮게 불렀다.

“앞으로는 절대 당신을 속이지 않을 것을 행동으로 보여 줄게! 만약 내가 다시 당신을 속이고 다치게 하는 일을 한다면, 당신이 1년 동안 나를 무시하도록 허락할 거야. 아니, 1년은 너무 길고, 3개월.”

하지만 생각해 보니, 하예정이 3개월 동안 그를 무시하면 미칠 것 같아서, 전태윤은 다시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일주일로 하는 게 낫겠어. 당신이 하루만 나를 무시해도 이렇게 미치는데 일주일 동안 무시하면 나는 완전히 돌아버릴 거야. 이건 너무 해.”

하예정이 만약 그 자리에서 그의 혼잣말을 듣는다면, 어이가 없을 것이다.

한참 지나서야 전태윤은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지만, 잠그지는 않았다. 마음 한구석에서 여전히 혹시라도 하예정이 한밤중에 추우면 그의 따뜻한 품이 생각나서 찾아올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

물론 이것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망상에 불과할 뿐이다.

하예정이 그를 상대한다고 해도 부부 관계가 곧바로 달콤한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날 밤, 전태윤은 하예정의 방에서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하예정은 언니 집에 있을 때처럼 일찍 일어나 언니와 조카에게 아침 식사를 차려주고는 차 키와 휴대폰을 들고 집을 나섰다.

오늘 그녀는 가게로 돌아가 전부터 고객이 심하게 독촉하던 주문을 맞춰야 한다.

사랑의 상처는 별 거 아니니 그녀가 돈을 버는 데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되었고, 잡친 기분을 털어내는 것도 어제 하루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거리에는 차가 몇 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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