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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원수도 별 거 없었다.

“손녀사위 왔군. 어서 자네 아내 좀 자제시켜. 어른을 공경할 줄도 모른다니까. 부모 없이 자란 애들은 역시나 교양이 없어. 자네는 재벌 가문 출신이니 자네 집안에서 가정 교육을 엄청 중시할 거야. 예정이처럼 버릇없는 애랑은 얼른 이혼해. 이혼을 못 해도 따끔하게 혼내줘. 말을 안 들으면 그냥 때려. 자고로 여자는 매를 맞아야 순종한댔어. 전에 얘 할미도 내 말을 안 들어서 매일 두들겨 팼더니 그제야 듣더라고. 예정이가 내 옷을 흠뻑 적셨어. 나 새 옷 몇 벌 사 입게 자네가 돈 좀 줘.”

전태윤의 싸늘한 표정에 하 영감은 가슴이 움찔거렸지만 두려움도 무릅쓰고 파렴치한 말을 내뱉었다.

심효진마저 빗자루로 그를 때리고 싶었다.

세상에 이런 할아버지가 있다니.

예정이네 아빠가 정말 하 영감의 친아들이 맞을까? 심효진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화가 난 하예정은 물통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더니 또다시 물을 한 통 받았다.

하 영감은 그녀가 또 물통을 들고나오자 이번엔 당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아까는 그녀가 감히 이렇게 나올 줄 몰랐기에 정신을 못 차리고 흠뻑 젖었지만 이번엔 곧바로 전태윤의 뒤에 숨으려 했다.

“예정아, 물통이 얼마나 무거운데 얼른 나 줘.”

좀 전까지 냉랭하게 서 있던 전태윤이 앞으로 몇 걸음 다가가 그녀 손에서 물통을 건네받으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이런 힘 쓰는 일은 직접 하지 마. 말만 하면 내가 도와줄게.”

하 영감은 말문이 막혔다.

그는 황급히 서점 밖으로 도망쳤다.

전태윤은 물통을 들고 그를 쫓아갔다.

하 영감은 쏜살같이 달려가서 둘째 손자의 차에 냉큼 올라탔다. 하지문의 차가 고급 차라 앉기 편하여 그는 외출할 때마다 둘째 손자의 차를 즐겨 탄다.

나름 있어 보이니까!

손자가 능력이 있으니 할아버지인 그도 체면이 선다.

한편 손녀는 재벌가에 시집갔지만 할아버지로서 그는 덕을 못 볼뿐더러 손녀와 손녀사위에게 물벼락까지 맞았다.

하예진 자매는 역시나 손해 보는 녀석들이다!

하예정이 태어난 그해, 하 영감은 사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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