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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아내의 마음을 되돌리려면 체면을 모두 내려놔야 한다더니 정작 도련님은 체면이 여전히 중요한 듯싶었다.

강일구는 재빨리 차에 돌아가 도련님이 준비한 꽃다발을 가져왔다.

“도련님, 아직 사모님께 꽃을 드리지 못했어요.”

그는 꽃다발을 전태윤에게 건넸다.

전태윤은 그제야 정신을 가다듬고 하예정에게 꽃을 사 온 일이 생각났다.

그는 강일구의 손에서 꽃다발을 건네받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양 집사한테 말해서 이번 달 네 보너스를 두 배로 줄게.”

강일구는 매우 신났지만 겉으론 공손하게 대답했다.

“도련님과 사모님이 화해만 한다면 저는 보너스 따위 중요하지 않아요.”

“그럼 그 돈 아껴서 너희 사모님한테 꽃을 더 선물해야겠네.”

강일구는 말을 잇지 못했다.

충심을 표했을 뿐인데 도련님이 더블 보너스를 취소할 줄이야!

뭇사람들은 머리를 돌리고 입을 막으며 키득키득 웃었다.

전태윤은 꽃다발을 안고 가게에 들어가려다가 한 걸음 내디딘 후 바로 물러서며 경호팀에 말했다.

“다들 돌아가. 너희들만 보면 예정이는 내가 저를 속였던 일만 생각날 거야.”

그의 경호팀은 관성 사람들에게 제2의 전태윤이라는 느낌을 준다.

경호원들은 말문이 막혔다.

다만 전태윤은 억울해하는 경호원들을 신경 쓸 겨를 없이 꽃을 안고 가게에 들어갔다.

하예정은 카운터에 앉아 공예품을 만들고 있었고 심효진은 그녀 맞은편에 앉아 양손으로 턱을 고이고 묵묵히 그녀를 바라봤다.

전태윤이 들어오자 심효진은 바로 자리를 비켜주려 했다.

이때 하예정이 고개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심효진은 곧바로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안 비키길 잘했어. 하마터면 예정이를 배신할 뻔했잖아.’

“예정아, 이 꽃 너 주려고 샀어.”

전태윤은 꽃다발을 그녀 앞에 건넸다.

“고맙지만 저는 필요 없으니 어서 나가주세요. 제 시선 막지 말고요.”

하예정은 여전히 차분하게 말하며 전태윤을 바라봤다.

“전태윤 씨, 저 분명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한 것 같은데.”

전태윤은 꽃다발을 건네려는 동작에서 멈춘 채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봤다.

부부가 팽팽하게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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