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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하예정이 고개 들어 그를 쳐다볼 때 전태윤은 몸을 홱 돌리고 가버렸다.

하예정은 성큼성큼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가슴이 쿡 찔린 듯 아팠다.

다만 그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자신을 위해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심효진과 성소현이 밖에서 얘기를 나눌 때 전태윤이 심각한 표정으로 서점을 나왔다. 그는 두 여자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늘 타던 롤스로이스로 곧게 걸어갔다.

경호팀은 그의 명령대로 다 가고 없지만 기사는 전태윤이 차를 쓸까 봐 감히 떠나지 못했다.

전태윤이 다가오자 기사는 얼른 차에서 내려 그에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

2분도 안 될 사이에 전태윤은 롤스로이스를 타고 성소현과 심효진의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두 여자는 서로 마주 보다가 곧장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

카운터에 하예정은 안 보이고 그녀가 공예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공구들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테이블 위에 피가 몇 방울 떨어졌고 가위에도 핏자국이 있었다.

하예정이 다친 걸까?

“예정아.”

“예정아.”

심효진과 성소현은 그녀를 애타게 부르며 안으로 걸어갔다.

하예정은 화장실에 있었다.

방금 전태윤이 갑자기 그녀에게 버럭 화냈고 그녀가 고개 들어 그를 마주 보려 할 때 전태윤은 몸을 홱 돌리고 서점을 나섰다.

하예정은 순간 정신이 팔려 가위로 손가락을 찔렀는데 상처가 꽤 깊어 그 자리에서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 그녀는 재빨리 서랍에서 늘 쟁여뒀던 지혈제와 밴드, 소독약을 꺼내고 면봉으로 간단히 소독한 후 상처에 지혈 크림을 바르고는 밴드를 붙였다.

피가 너무 많이 흘러 책상에도 떨어지고 그녀의 다른 손가락에도 잔뜩 묻었다. 그녀는 화장실에 들어가 손에 묻은 핏자국을 씻고 있었다.

“나 여기 있어.”

하예정이 대답하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어디 다쳤어?”

심효진이 관심 조로 물었다.

“이리 봐봐.”

하예정은 밴드를 붙인 손가락을 보여주며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

“가끔 가위에 찔릴 때도 있어. 피를 몇 방울 흘렸을 뿐이야. 괜찮아, 아무 일도 아니니까.”

심효진은 하예정의 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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